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543
543화 스웜(3)
양측의 마력 격차가 다시 23만가량으로 벌어진 가운데, 5차전이 곧바로 시작되었다.
이제 피차 말이 필요 없었다.
이미 4차례나 싸우며 승패를 주고받으면서 서로에 대해 잘 알게 됐다.
‘테무친의 새로운 소모전 패턴을 이겨내야 한다.’
오크 전사를 방패막이로 던져주며 오크궁기병으로 데미지를 입히는 패턴.
그 뒤에도 오크 전사만 계속 충원하며 소모전을 무한정 펼치는 방식은 프로게이머인 이신이 보기에도 상당히 세련된 수법이었다.
오크궁기병만 전력을 유지하면 조합이 무너지지 않고 유지될 수 있는 것.
이를 잘 알고 실행한 테무친은 과연 서열 3위에 어울렸다.
여기까지 이신과 팽팽하게 대결을 펼친 것만으로도 지금껏 상대했던 어떤 계약자들보다도 강하다는 증거였다.
하지만 이신은 이런 승부를 여러 번 치러보았다.
대회를 앞두었을 때, 같은 연습 상대와 수십 판씩 게임을 치렀다.
단언컨대 이신은 같은 상대와 치른 수많은 연습 게임에서 한 번도 승률에서 밀린 적이 없었다.
상대방도 나름대로 이신이 보여준 플레이를 복기하고서 그 대처법으로 대응했다.
수십 판씩 하다 보니 서로의 밑천이 다 나온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승부가 크게 기운다.
그것은 상대의 플레이의 핵심을 무너뜨렸을 때였다.
그땐 연습을 도와준 상대 선수의 멘탈이 망가지기 전에 다른 선수로 교대를 해야 했다.
그 탓에 이신은 하루에 네댓 명씩 연습 상대를 가지고 대회를 준비하곤 했다. 연습을 도와준 선수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한계를 맛봤다며 토로했다.
‘저 패턴만 무너뜨리면 내가 이긴다.’
게임의 신.
상대를 무너뜨리는 데 도가 튼 악질적인 승부사!
이신은 테무친에게 더 이상의 카드가 없음을 알아차린 것이다.
‘조합이 갖춰지기 전에 타이밍 러시를 펼치자.’
무서운 것은 오크궁기병과 오크 전사의 조합이었다.
그 둘의 조합이 갖춰지기 직전의 타이밍에 공격하면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다.
이신은 그 타이밍 러시를 위하여 빌드 오더를 새로 구성했다.
무수히 많은 경험과 남다른 게임 재능 덕에, 이신은 원하는 타이밍에 맞춰 빌드 오더를 즉흥적으로 조정할 수 있었다.
테무친의 소모전을 저격하는 새로운 빌드 오더!
그 결과, 5차전이 시작되자마자 이신은 병영을 건설하고 궁병을 일찌감치 소환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대장간과 함께 병영 1채를 더 건설.
2채의 병영에서 궁병을 계속 소환했고, 대장간에서 무기 개발이 완료되자 모두 석궁병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방패병과 장창병을 함께 소환하면서, 특수 병영에서도 공병이 나와 투석기를 제작했다.
투석기 2기가 제작되자 이신은 병력을 모조리 이끌고 출진했다.
4차전 때는 석궁병+기사+투석기로 나섰다가 소모전에 당했다면, 이번에는 처음부터 방패병+장창병을 섞은 조합을 완성한 채 나선 것이었다.
휴먼이 이 정도로 병력을 갖춰서 나왔으니, 오크로서는 자기 진영에 당도하기 전에 격퇴시켜야 했다.
자기 진영 인근에 투석기가 도달하여서 한 번 자리 잡으면 골치가 아파지므로, 그 전에 물리쳐야 하는 것은 오크의 공식이나 다름없었다.
이신이 진출한 타이밍은 미묘했다.
테무친이 오크궁기병을 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어서 아직 오크 전사의 숫자는 얼마 없을 시기였다.
‘노리고 나왔구나.’
테무친은 이신의 의도를 감지했다.
오크궁기병과 오크전사의 조합이 완성되기 전에 반 박자 빠르게 나온 이신.
‘이렇듯 공격 시기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니.’
테무친은 이신의 운영에도 감탄해야 했다.
그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이 서열전의 핵심은 의도한 공격 시기에 최고의 전력을 동원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 일이었다.
이신은 테무친이 아직 최고의 전력을 갖추기 직전에 공격에 나섰다.
그 공격에 나설 때 최대의 병력이 모이도록 운영으로서 조절했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이신이 끌고 나온 병력 규모는 테무친이 지금까지 보았던 동시간대 최대의 군세였다. 이 시간에 저렇게 많은 병력을 끌고 나오는 휴먼은 본 적이 없었다.
부랴부랴 오크 전사를 소환하는 테무친.
오크 전사가 충분히 모이기 전까지는 가지고 있는 오크궁기병으로 시간을 벌어야 했다.
결국 스웜 전술밖에 없었다.
테무친은 오크궁기병을 출진시켰다.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야 한다.
‘투석기를 이용하자.’
공격하려는 의도를 표출하면, 상대는 즉시 전투를 위해 투석기를 조립할 것이다.
투석기를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활용하여서 시간을 벌겠다는 게 테무친의 대책이었다.
하지만…….
“신호에 맞춰서 쏘면 된다!”
석궁병을 이끄는 로흐샨이 중심이 되어서 이신의 군세는 테무친의 오크궁기병들에게 곧잘 대응했다.
오크궁기병이 활을 쏘고 빠지는 타이밍에 맞춰서 석궁병들도 응사했다.
방패병이 앞서서 날아드는 화살을 막아내기도 했다.
“우린 계속 이동한다!”
마르몽이 외쳤다.
마르몽과 또 다른 공병 하나는 투석기를 끌고 계속 이동했다.
이신은 테무친의 의도에 휘말려 시간이 끌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전투에 동원되지 않고 계속 이동하는 투석기.
다른 병력은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는 오크궁기병에 대응만 할 뿐, 투석기를 지키며 계속 이동했다.
‘이대로는 시간을 벌 수 없다!’
치고 빠지는 식으로는 이신의 진격에 제동을 걸기 힘들었다.
계속 치고 빠지며 피해를 누적시키고 싶었지만, 이신의 병력에 방패병이 섞여 있어서 여의치 않았다.
더군다나 콜럼버스와 마르몽도 함께 있는 탓에 저쪽은 이신이 빙의해서 치유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것이었다.
‘하는 수 없나.’
테무친도 결단을 내렸다.
일단 자리는 내주기로 했다.
이신의 병력이 진영 앞에 당도할 때까지 싸우지 않고 오크 전사를 계속 모을 생각이었다.
반격은 이신이 투석기를 조립할 때 한다.
그때까지 침착하게 기다리기로 한 테무친은 이신의 진격을 방치했다.
거침없이 진군한 이신은 금세 테무친의 앞마당 앞에 당도했다.
투석기 2기가 조립되기 시작했다.
다른 병력도 투석기를 지키는 형태로 진형을 짰다.
바로 그때였다.
테무친도 공격 명령을 내렸다.
[계약자 보르지긴 테무친님께서 고유 능력을 사용합니다. 300마력이 소모됩니다.] [말 위에 탄 휘하 병력의 공격력이 15% 상승합니다.]300마력까지 써가면서 고유 능력을 펼친 테무친.
이번 전투에서 사활을 걸었다는 뜻이었다.
[계약자 이신님께서 고유 능력을 사용합니다. 1초에 5마력씩 소모됩니다.] [주변의 모든 아군의 체력이 회복됩니다.] [치유 능력이 적용되는 범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적용 범위가 좁을수록 치유 효과가 상승합니다.]이신 또한 곧바로 마르몽에게 빙의하여서 치유 능력을 펼쳤다.
콜럼버스는 블링크를 펼쳐 달려드는 오크 전사들의 지척까지 접근해 마비침 5발을 난사했다.
피차 사활을 건 전투!
급한 쪽은 테무친이었다.
투석기의 조립이 완료되어 바위를 쏘기 전에, 혹은 이신의 후속 병력이 당도하기 전에 이 군세를 물리쳐야 했기 때문이다.
이신은 그런 테무친의 조급한 심리를 이용했다.
오히려 수비적으로 싸워서 테무친이 더 무모하게 들이대도록 유도했다.
장창병들은 오크 전사와 싸웠고, 석궁병과 방패병은 오크궁기병에 맞섰다.
“취이익!”
“으아악!”
유혈이 난무하는 치열한 전투!
그런데 그때,
“아군을 도와라! 돌격!”
멀리서 4기의 기사가 출현했다.
바로 후속으로 소환한 서영을 비롯한 기사들이었다.
이신은 전투 시 빠른 합류를 위하여 후속 병력으로 기사들을 모았던 것이다.
[계약자 이신의 사도 상급 악마 서영의 능력 평정심을 사용합니다.] [본인 및 아군을 각종 혼란에서 회복시킵니다.] [주변 아군의 사기와 방어력이 일시적으로 상승합니다.]서영은 기사단을 이끌고 오크궁기병들에게 돌격했다.
오크궁기병은 기사단의 돌격을 피해 물러날 수밖에 없었고, 시간이 끌려버렸다.
바로 투석기가 조립 완료되는 시간 말이다.
“됐다, 쏴라!”
어느새 이신은 콜럼버스에게 옮겨 빙의한 상태였고, 마르몽은 다른 공병과 함께 투석기 조립을 완료했다.
투석기 2기가 바위를 쏘기 시작하니 팽팽하던 승부의 추는 단숨에 이신에게로 기울었다.
테무친도 추가 소환된 오크 전사는 물론, 일하던 오크 노예까지 전투에 동원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원인은 이신이 계획한 타이밍에 완벽하게 걸려들었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이신이 테무친의 소모전을 완벽하게 저격하는 빌드 오더를 구사한 탓에, 침착하게 대응하긴 했지만 출발부터가 불리했었다.
물론 잘 싸워서 전투에서 승리했더라면 얘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전투에 능한 건 이신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병과가 다양할수록 이신 특유의 마이크로 컨트롤이 강점을 발휘했다.
총력을 기울였지만 끝내 이신의 군세를 격퇴하지 못하자, 테무친은 고개를 내젓고는 패배를 선언해버렸다.
[악마군주 발라파르님의 계약자 보르지긴 테무친님께서 패배를 선언하셨습니다. 악마군주 그레모리님의 승리입니다.] [악마군주 그레모리님께서 마력 5만을 획득하셨습니다.] [악마군주 발라파르님의 마력 총량이 3,435,300이 되셨습니다. 서열의 변동은 없습니다.] [악마군주 그레모리님의 마력 총량이 3,303,966이 되셨습니다. 서열의 변동은 없습니다.]발라파르는 5만 마력을 잃었고, 그레모리는 5만 마력을 얻었다.
다시 격차가 23만에서 13만으로 좁혀졌다.
“바로 시작하지.”
테무친이 말했다.
타이밍에서 허를 찔렸지만, 같은 수법에 더는 안 당한다는 의지였다.
“좋습니다.”
이신은 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6차전에서도 이신은 똑같은 빌드 오더를 구사했다.
이것이 필승의 빌드 오더라는 것을 5차전에서 확신했으니까.
테무친은 이번에는 오크궁기병과 함께 오크 전사도 보다 일찍부터 모으기 시작했다.
방금 전과 같은 타이밍에 공격 받아도 격퇴할 수 있는 전력을 일찍 확보한 것.
이신은 같은 타이밍에 또 공격했다.
투석기는 똑같이 2기.
다만 이번에는 방패병의 비중을 높였다.
오크궁기병의 비중이 줄어들고 오크 전사의 비중이 높아진 테무친에게 맞춘 조합이었다.
이번에는 둘 다 의도된 타이밍에 전투를 치를 준비를 완료한 상태.
이번 전투는 순수한 용병술 실력 싸움이었다.
‘이걸 원했다.’
바로 이신이 가장 좋아하는 컨트롤 싸움 말이다.
“취익! 공격!”
오크 전사와 오크궁기병이 적절한 비율로 갖춰진 테무친의 군세가 일제히 공격했다.
이에 맞서는 이신의 컨트롤의 핵심은 바로 방패병이었다.
비가 내리는 방향으로 우산을 기울 듯, 이신은 방패병들을 자유자재로 조정하여서 테무친의 공격 방향에 맞춰 방패의 벽을 이동시켰다.
얄밉게 공격을 계속 가로막는 방패벽.
그 방패 벽 뒤에 숨어 다니며 볼트를 쏘는 석궁병들.
테무친은 계획대로 오크 전사를 다 소모하자 뒤로 물러났다.
그가 원했던 소모전 패턴이었지만, 그 소모전의 결과는 그의 참패였다.
방패의 벽에 번번이 가로막히는 바람에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하고 오크 전사만 소모해버렸다.
‘이럴 수가!’
테무친은 당황했다.
서로 비슷한 전력으로 싸우니 이길 수가 없다!
무수히 많은 계약자를 격침시켜버린 이신의 용병술이었다.
공격을 완벽하게 가로막았던 방패의 벽이 자신과 이신의 실력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의미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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