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554
554화 마지막 도전(3)
이신이 장악한 내리막길은 나폴레옹의 본진과 가까웠다.
몇 발자국만 더 내려가면 투석기의 사거리가 나폴레옹의 앞마당에 닿을 수 있을 정도.
나폴레옹으로서는 크게 압박을 받을 수 있는 위치였기 때문에 서둘러 저 고지를 탈환할 필요가 있었다.
‘저 위치를 내주면 두고두고 위협을 받게 되어서 아무것도 못한다.’
나폴레옹은 경각심을 가졌다.
저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무리해서 석궁병과 방패병을 많이 소환한 이신.
반면 나폴레옹은 기사나 투석기 같은 고급 병과가 나오기 시작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신 이신은 질 대신 양으로 밀어붙였다.
석궁병의 숫자가 상당해서 저 고지를 빼앗기란 쉽지 않을 듯싶었다.
‘지리적인 불리함도 있으니 더 곤란하게 됐군.’
이신에게 내리막길은 나폴레옹에게 오르막길이었다.
싸우면 나폴레옹이 손해를 안고 시작할 수밖에 없는 지리적 조건이라는 뜻이다.
‘하필이면 12시 대 2시라니. 자리 운이 없군.’
아마 이신도 이를 노리고 2시에 나폴레옹이 있는 걸 확인하자마자 행동에 나선 것이리라.
이곳 제 9 전장 아르셀에 대해 아주 잘 분석했다는 뜻이었다.
어쨌든 불평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나폴레옹은 기사를 더 소환해 4기까지 늘렸다.
투석기는 이제 막 1기가 제작되고 있는 현황.
일단은 기사 4기로 어떻게든 해봐야 했다.
‘우디노, 술트.’
“옛!”
“예, 폐하!”
기사 사도인 우디노와 술트가 대답했다.
‘전장을 시계방향으로 우회해서 적의 후방을 교란시켜라. 어떻게든 한 번 흔들어보는 거다.’
“옛!”
“명을 받듭니다!”
우디노와 술트는 기사들을 이끌고 냅다 달렸다.
나폴레옹의 기사 4기가 이신을 장악한 길목을 피해 전장을 크게 우회했다.
이내 이신의 진영 인근에 도착하여서 기습 작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으악!”
“악!”
추가로 소환되어서 이동 중이던 이신의 석궁병 2명이 기사들의 습격을 받아 죽었다.
기사들이 계속 그 인근을 다니며 오르막길과 이신 본진을 단절시켰다.
하지만 이에 대하여 이신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신에게서 특별한 반응이 없자 나폴레옹은 나름대로 상황을 유추했다.
‘투석기를 준비 중이겠지.’
이신으로서는 점유한 길목에 투석기를 배치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오르막길에 투석기가 떡하니 버티고서 바위를 쏘면 나폴레옹으로서는 본격적으로 골치가 아파지는 셈이었다.
‘그 전에 내가 먼저 저 길목을 탈환해야한다.’
가뜩이나 오르막길이라 불리한데 위에서 바위까지 쏘면 더 싸우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신은 석궁병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한 상황.
확장과 테크 트리가 더 빨랐던 나폴레옹이 먼저 투석기 1기를 제작 완료했다.
기사 4기가 계속 이신의 진영 인근을 돌며 교란 작전을 벌이는 동안, 나폴레옹은 투석기로 오르막길 공략에 나섰다.
‘마세나, 저 고지를 공격해라.’
“옛!”
투석기를 제작한 공병은 바로 사도 앙드레 마세나였다.
마세나는 분해된 투석기를 끌고 공격에 나섰다.
투석기를 호위하기 위하여 화살탑 2채에 있던 궁병들도 모두 데리고 나왔다.
다시 재조립된 투석기가 오르막길에 배치된 이신 군을 향해 바위를 쏘기 시작했다.
[계약자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사도 상급 악마 앙드레 마세나가 능력 ‘속사’를 사용합니다.] [투석기의 발사 속도가 30초간 2배 빨라집니다. 60초 후 재사용 가능합니다.]쉬이익―
쿠우웅!
“으악!”
석궁병 2명이 사망했다.
앙드레 마세나가 사도로서의 능력을 발휘했다.
2배 속사!
30초 동안 앙드레 마세나가 조종하는 투석기는 2배 빠르게 바위를 쏘아댔다.
비록 30초 동안이지만 투석기 2기 위력과 같아진 셈이다. 이는 나폴레옹의 강력함을 뒷받침해주는 중요한 사도의 능력이었다.
쿠웅!
“으악!”
쿠우우웅!
“크헉!”
바위를 쏠 때마다 석궁병이 1명씩 죽었다.
“쳇, 투석기 사거리 밖으로 물러나.”
로흐샨이 소리쳤다.
이신의 석궁병 부대는 투석기의 사거리 밖으로 물러났다.
그대로 달려들어서 1기뿐인 투석기를 부숴버리는 선택을 할 수도 있으나, 뒤에 있는 나폴레옹의 기사들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투석기를 부술 수는 있지만, 그 틈에 기사들이 뒤에서 덮치면 피해가 커진다.
내리막길의 장점을 이용하여서 더 강력한 기세로 돌격을 행하기라도 하면 피해가 어마어마해지는 것을 이신을 이미 파악하고 있던 것이다.
‘역시 달려들지 않는군.’
내심 이신의 공격을 유도할 의도였던 나폴레옹은 입맛을 다셨다.
투석기와 궁병들을 모두 미끼로 내주더라도, 저 석궁병들을 오르막길에서 끌어내리고 싶었다.
하지만 이신은 그냥 물러날 뿐이었다.
조금의 빈틈만 보여도 득달같이 덤벼드는 승냥이 주제에, 판단은 또 칼같이 정확한 이신이었다.
‘하는 수 없군. 투석기가 추가되면 한 발자국씩 전진하면서 계속 밀어붙여라.’
2번째 투석기가 제작 완료되자 나폴레옹은 더더욱 오르막길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더불어 기사들에게는 이신 측의 투석기가 등장하면 오르막길에 배치되지 못하도록 공격해서 부수라고 명령해놓은 나폴레옹이었다.
그렇듯 나폴레옹이 거세게 압박했지만, 이신은 그 오르막길을 절대 내주지 않았다.
석궁병들을 산개시켜서 투석기의 공격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시켰고, 방패병들을 뒤에 배치해 기사들의 후방 급습을 견제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신에게도 투석기 1기가 완성되었다.
이 투석기를 오르막길까지 무사히 이동시키는 것이 관건이었다.
나폴레옹의 기사들이 중간 길목을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르몽, 서영, 이존효.’
이신은 세 사도에게 특명을 내렸다.
‘마르몽은 투석기를 내리막길까지 무사히 이동시켜라.’
‘서영과 이존효는 투석기를 습격하는 적 기사들을 막아라.’
“옛, 주군!”
세 사도가 대답했다.
이존효를 포함한 장창병이 5명.
서영을 포함한 기사단은 3기였다.
나폴레옹의 기사단은 벌써 8기로 늘어나 있었는데, 이들로부터 마르몽이 끌고 가는 투석기를 지켜내야 했다.
이윽고 난투가 벌어졌다.
마르몽이 투석기를 끌고 이동하자 나폴레옹의 기사단이 덮친 것이다.
“마르몽, 이 배신자 녀석아!”
니콜라 우디노가 버럭 호통 치며 앞장서서 덤벼들었다.
[계약자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사도 상급 악마 니콜라 우디노가 능력 버서크를 사용합니다.] [주위 아군이 부상당할수록 공격력이 강해집니다.]저돌적인 성향답게 극단적인 공격성을 드러내는 우디노의 능력.
하지만 이신 측에서도 가장 용맹한 이존효가 능력을 펼쳤다.
“어디 붙어 보자!”
[계약자 이신의 사도 상급 악마 이존효가 능력 광기를 사용합니다.] [주변 아군이 광기에 휩싸여 공격력이 크게 강화되었습니다.]이윽고 양측의 싸움이 격화되었고, 그 와중에 마르몽은 힘겹게 투석기를 끌고 이동했다.
나폴레옹의 기사들이 계속 쫓아가 공격하려 들었지만, 이신의 병력들이 가만두지 않고 계속 가로 막았다.
결국 투석기는 무사히 이동하였다.
이신은 본진에서 추가 병력이 계속 나와 합류했지만, 나폴레옹의 추가 병력은 먼 길로 우회해야 했기 때문에 합류하기 못한 것이다.
마르몽은 오르막길 위에서 투석기를 다시 조립했고, 이윽고 적의 투석기에게 바위를 발사했다.
[계약자 이신의 사도 상급 악마 오귀스트 마르몽이 능력 명중률을 사용합니다.] [주변 아군의 원거리 무기 명중률이 100%가 됩니다.]투석기는 물론 근처에 있던 석궁병들까지 명중률이 100%가 되었다.
쉬이잉― 퍼어엉!
마르몽이 쏜 바위가 나폴레옹의 투석기에 명중하여 반파시켰다.
“제길, 거리 재기가 정확한 건 여전하군. 어서 물러나라!”
앙드레 마세나가 침음했다.
오르막길의 특성상 위에서 쏘는 편이 사거리가 더 길 수밖에 없었다.
지금 마르몽이 자리 잡은 위치는 몹시도 정확하게 아래쪽에 있는 나폴레옹의 투석기 사거리는 닿지 않지만, 마르몽은 쏴서 맞출 수 있는 아슬아슬한 위치였다.
정확한 포지션에서 투석기를 다루는 마르몽.
다행히 마세나도 미리 앞에 있는 투석기에게 분해 명령을 내려놓은 상태였다.
한 방 얻어맞고 반파된 투석기였지만, 2번째 바위에 또 얻어맞아 박살나기 전에 분해 완료하여서 뒤로 물러날 수 있었다.
조금만 더 늦었어도 투석기 1기를 잃을 수도 있었던 위험천만한 순간이었다.
투석기 1기를 반파시킨 마르몽의 활약으로 오르막길의 대치는 이신이 유리해졌지만, 이신도 섣불리 달려들지 못했다.
앙드레 마세나가 자신의 능력 속사를 사용하지 않고 버틴 것.
이신의 석궁병들이 덤벼들면 그때 속사를 사용해 반격하겠다는 의지 표현이었다.
앙드레 마세나의 분전으로 대치가 이루어지긴 했지만, 상황은 서서히 나폴레옹에게 불리해져가고 있었다.
비록 마력 채집량에서 부유한 쪽은 나폴레옹이었지만, 이신은 대신 지리적 이접을 쥐고 있었다.
오르막길에 배치되는 투석기가 점점 늘어나자 나폴레옹은 부담을 느꼈다.
이신이 언제 파죽지세로 달려들지 모르니 여기에 대한 방어력을 보강시켜야 했다.
다시 한 번 우회 침투 전략을 시도해보았으나, 이번에는 우회루트에도 이신의 군대가 지키고 있어서 좌절되었다.
이신은 물샐 틈 없이 꼼꼼하게 나폴레옹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한 발짝, 한 발짝, 이신의 투석기들이 미세하게 전진 배치되기 시작했다.
미세하지만 꾸준하게 가까이 다가오니 나폴레옹으로서는 점점 숨통이 조여 오는 기분이었다.
계속 압박 받던 나폴레옹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마법사로 적의 방어선을 부수는 수밖에 없겠다.’
마법사의 화력을 바탕으로 이신의 압박 라인을 뚫겠다는 결단.
마탑을 건설하고 마법사를 소환.
마법사가 3명까지 모이자 마침내 나폴레옹이 총공격을 펼쳤다.
하지만…….
[계약자 이신의 사도 상급 악마 로흐샨이 능력 유도 사격을 사용합니다.] [로흐샨과 가까운 아군 석궁병 12인이 동일한 타이밍에 동일한 지점을 적중시킵니다. 5초에 1회씩 사용 가능합니다.]기다렸다는 듯이 이신도 은밀히 모으고 있었던 그리핀 편대를 출격시켰다.
로흐샨이 이끄는 그리핀 편대는 마법사들을 훌륭하게 저격해버렸다.
기사와 투석기 위주라 지대공 공격 수단이 별로 없었던 나폴레옹군의 빈틈을 정확히 찌른 것이었다.
마법사 3명 중 2명이 파이어 스톰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죽자, 전투는 급격히 이신의 우세로 기울었다.
나폴레옹이 보다 많은 물량으로 밀어붙였으나, 오르막길이라는 지형적 이점과 그리핀 편대의 활약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악마군주 아가레스님의 계약자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님께서 패배를 선언하셨습니다. 악마군주 그레모리님의 승리입니다.] [악마군주 그레모리님께서 마력 5만을 획득하셨습니다.]1차전은 이신이 준비한 전략이 먹혀들면서 그레모리 측의 승리로 끝났다.
정상을 향한 마지막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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