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76
75화 돌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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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라비아는 굉장히 기괴한 모습을 띠고 있었다.
팔다리가 역겹게 휘어져 오망성 모양을 띠고 있는 모습이었다.
눈, 코, 입, 귀 등 얼굴은 배에 달려 있어서 엽기적인 외모에 괴이함을 더하고 있었다.
지금껏 본 악마군주 중 가장 괴이쩍은 모습을 띤 데카라비아를 보며 이신은 충격에 굳어버렸다.
“왔구나.”
그레모리가 태연하게 말했다.
데카라비아는 그레모리를 보며 히죽 웃었다.
“여어, 악마군주 그레모리여. 바닥까지 추락하더니 요즘은 꽤나 기를 펴고 있군.”
“그대야말로 크게 낭패를 본 지가 얼마 되지 않았을 텐데.”
“쯧, 긴말이 필요 없지. 도전한다.”
“바라던 바다.”
“전장과 마력을 정해라.”
그레모리는 잠시 망설이며 이신을 바라보았다.
이신은 걱정 말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녀가 말했다.
“제1전장 아스테이아. 마력은 5만.”
“뭣?!”
데카라비아가 화들짝 놀랐다.
데카라비아와 함께 온 장년의 백인 남자도 놀란 얼굴로 그레모리와 이신을 번갈아본다. 그가 바로 흑태자 에드워드였다.
“진심이냐?”
“그렇다.”
“끄응.”
데카라비아는 망설여지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5만 마력을 잃으면 삽시간에 71위까지 더 추락해 버리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레모리의 새로운 계약자 이신은 상승세가 무서웠다.
딱 한 번밖에 패하지 않았으며, 그 패배를 안겨준 조아생 뮈라에게도 곧바로 설욕해 더 높은 마력을 따냈다. 사실상 전승행진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겁나면 하지 않아도 된다.”
“기다려라!”
그레모리의 조롱에 벌컥 화를 낸 데카라비아가 흑태자 에드워드를 바라보았다.
이윽고 두 사람은 시커먼 마력의 장막에 둘러싸여 모습이 가려졌다. 둘이서 조용히 상의를 하기 위해 마력으로 시각과 소리를 차단한 것이었다.
그레모리 또한 이신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괜찮을까요? 이렇게 많은 마력을 배팅하고서 져버리면 우리가 71위로 추락하게 돼요.”
“진다 해도 얼마든지 다시 복구할 수 있습니다. 지금껏 상대한 계약자들은 다시 겨룬 데도 이길 자신이 있습니다.”
이신이 계속 말했다.
“이번에 이긴다면 그다음 상대는 안드로말리우스와 오운이라는 계약자입니다. 조아생 뮈라에게 듣기로 오운이라는 자는 실력이 상당해서 싸우지 않는 편이 좋다고 하였습니다.”
“그자라면 저도 서열전을 치러봤어요. 저의 전 계약자가 너무나 빨리 당해서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볼 틈도 없었지만요.”
“어떤 강자든 간에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입니다. 어차피 싸워 이겨야 할 상대라면, 우리가 도전자가 아닌 피도전자인 편이 더 유리합니다. 마력 배팅도 전장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어야 유리한 싸움이 성립되니까요.”
현재 서열 67위에 있는 안드로말리우스가 가진 마력량은 16만 9천이라고 했다.
이번 서열전에서 이겨서 5만을 얻었을 때 그레모리의 마력량은 17만 9천.
안드로말리우스보다도 위 서열로 추월할 수 있고, 따라서 안드로말리우스가 도리어 도전을 해야 하는 입장이 된다.
그러면 전장을 이신이 자신 있는 곳으로 선택해 맞설 수 있게 된다.
“안드로말리우스의 계약자 오운은 실력이 상당하기로 유명했어요. 그보다 위 서열에 있는 악마군주들도 피하고 싶어 한다고 들었어요. 차라리 이번 서열전에서 승리한 뒤에 곧바로 66위로 도전하면 어떨까요? 그러면 안드로말리우스를 피할 수 있잖아요.”
이번 데카라비아와의 서열전에서 승리해서 5만 마력을 획득하면 66위로 도전할 자격까지 갖추게 된다.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보지요.”
마침내 데카라비아와 흑태자 에드워드가 상의를 마쳤는지 마력 장막을 거두고 나타났다.
데카라비아가 말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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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스톡의 에드워드요.”
“이신입니다.”
“잘해봅시다.”
“이긴 싸움 외에 잘한 싸움은 없습니다.”
“맞는 말이군.”
흑태자 에드워드는 죽어서 지옥에 떨어진 사람치고는 매우 매너 있는 인물이었다.
두 사람의 대화는 그 정도로 끝났다.
마력이 5만이나 걸린 심각한 싸움을 앞둔 터라 두 사람 모두 긴장하고 있는 것이었다.
서열전이 시작되기 전에 이신은 해야 할 일이 따로 있었다.
“사도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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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인류, 노예)무기: 없음
방어구: 가죽 부츠(이동속도 +5%)
능력: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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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드 레(인류, 기사)무기: 없음
방어구: 없음
능력: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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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드 레에게 방어구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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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구가 임의로 부여되며 300마력이 소모됩니다. 부여하시겠습니까?]?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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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질 드 레에게 변화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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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드 레(인류, 기사)무기: 없음
방어구: 칠흑갑주(방어력 +5%, 이동속도 +2%)
능력: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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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군.’
운이 좋았는지 생각보다 성능이 좋았다. 방어력뿐만이 아니라 이동속도까지 약간 상승했다.
아마도 저 칠흑갑주라는 방어구가 기존에 기사들이 착용한 풀 플레이트 메일보다 더 가볍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이제 남은 마력은 360.
‘무기도 부여하겠다.’
고민 끝에 이신은 결정을 내렸다. 오늘 이신이 펼칠 전략을 위해서는 질 드 레를 포함한 기사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힘을 부여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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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롱 소드(공격속도 +5%)
방어구: 칠흑갑주(방어력 +5%, 이동속도 +2%)
능력: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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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신은 준비가 끝났다.
“이제 끝났나?”
흑태자 에드워드가 물었다. 역시나 매너가 좋은 인물이었다.
“예.”
“그럼 시작하지. 무운을 빌진 않겠네.”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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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군주 그레모리 님과 악마군주 데카라비아 님의 서열전입니다. 전쟁의 승패가 서열과 마력에 영향을 줍니다. 마력은 10만이 배팅됩니다.] [마력 10만이 마력석이 되어 전장에 유포됩니다.] [종족을 선택해 주십시오.]?
“휴먼.”
“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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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전이 시작됩니다.] [악마군주 그레모리 님의 계약자 이신 님과 악마군주 데카라비아 님의 계약자 우드스톡의 에드워드 님께서 참전합니다.]?
그렇게 서열전이 시작되었다.
전장은 제1전장 아스테이아.
이신으로서는 엘프를 상대로 한 첫 서열전이었다.
이신은 일단 7번째 노예로 식량창고부터 건설했다.
식량창고의 위치는 앞마당이었다.
이윽고 8번째 노예로 식량창고 바로 옆에 딱 붙여서 병영을 건설했다.
계속 노예를 소환해 마력석 채집을 시키면서 마력을 모았다.
콜럼버스로 하여금 소환을 보낸 후, 완공된 병영에서 궁병을 소환하면서, 화살탑을 건설했다.
식량창고, 병영, 화살탑을 이어 지어서 바리케이드가 만들어졌다.
그렇게 안전이 확보되자 이신은 비로소 앞마당 쪽의 마력석 밀집지역에 사령부를 건설했다.
확장 기지를 가져간 것이다.
지금까지의 서열전을 떠올려 보면, 평소보다 훨씬 빠르게 마력석 채집장을 늘린 셈이었다.
한편, 콜럼버스는 1시 지역에서 흑태자 에드워드의 본진을 발견했다.
흑태자 에드워드의 앞마당에는 커다란 나무가 세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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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나무: 서열전 시작 시 엘프들에게 주어지는 가장 기본적인 건물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엘프들을 2명씩 소환할 수 있으며, 어린 엘프가 채집한 마력을 저장하기도 합니다.]?
이미 생명의 나무는 완성되어 있었다. 엘프 종족의 생산유닛이라 할 수 있는 어린 엘프들이 마력석을 채집해 생명의 나무로 나르고 있었다.
즉, 마력석 채집장이 이미 완성되어서 활성화된 상태였던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초반에 취약한 휴먼의 약점 탓에 이신은 방어부터 철저히 해놓고 확장을 해야 했다.
그에 반해 흑태자 에드워드는 방어에 따로 마력을 투자할 필요도 없이 바로 마력석 채집장을 가져갈 수 있었다.
만약 이신이 초반부터 작정하고 궁병과 노예를 잔뜩 이끌고 치즈 러시를 시도했다 해도 엘프를 이기지 못한다.
엘프는 초반에 매우 강력한 전투 병과의 엘프를 소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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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쉬익― 콱!
“큭!”
정찰을 하고 있던 콜럼버스가 날아온 화살에 왼쪽 어깨를 맞았다.
머리로 날아오던 걸 피해 즉사를 면한 콜럼버스가 용했다.
멀리서 장궁을 든 엘프 2명이 달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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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프 슈터: 장궁을 다루는 엘프 전사. ‘스승의 나무’ 건설 시 생명의 나무에서 소환할 수 있습니다. 기술 ‘저격’을 익히면 ‘엘프 스나이퍼’로 승급이 가능합니다.]?
휴먼이 초반에 공격을 시도해도 절대로 엘프를 이길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저거였다.
소환하는 데 궁병의 2배인 100마력이 소모되지만, 일단 소환된 엘프 슈터 하나는 매우 날래고 활 솜씨가 뛰어나 능히 궁병 2명 이상의 값어치를 한다.
게다가 엘프 슈터는 약한 궁병과 달리 후반까지도 유용하게 활용이 가능했다.
스승의 나무에서 ‘저격’ 기술을 개발하면, 엘프 스나이퍼로 승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엘프 스나이퍼는 연사 속도가 느린 강노(剛弩)를 쓰지만, 사거리가 더 길고 관통력도 뛰어나 궁병 두세 명을 일격에 해치울 수도 있을 정도였다.
‘결국은 엘프 슈터와 엘프 스나이퍼의 조합으로 빠르고 유동적인 방어선을 구축하겠다는 뜻이겠지.’
이신은 흑태자 에드워드의 첫 단계 전략을 확신할 수 있었다.
예상대로 흑태자 에드워드는 엘프 슈터 5명을 이신의 진영이 있는 7시로 이동시켰다.
콜럼버스가 계속 거리를 두고 물러서면서 엘프 슈터들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엘프 슈터들은 이신의 앞마당까지 당도했다.
바리케이드를 굳건히 쳐놓고 화살탑에 궁병 4명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흑태자 에드워드도 공격해 오지는 못했다.
하지만 엘프 슈터들은 앞마당 앞에 진을 치고 있으면서 이신으로 하여금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차단했다.
‘좋은 전략이다.’
이신은 순수하게 흑태자 에드워드의 합리적인 전략에 살짝 감탄했다.
투석기가 완성되면 엘프 슈터들을 쫓아낼 수 있지만, 그때쯤 상대 또한 ‘저격’을 개발 완료하고 엘프 슈터를 엘프 스나이퍼로 승급시킬 수 있다.
엘프 스나이퍼는 투석기의 천적이었다.
투석기의 사거리가 10이라고 쳤을 때, 엘프 스나이퍼의 사거리는 8.
파괴력 또한 투석기가 더 강하다.
하지만 투석기는 한 번 조립하면 분해하지 않는 한 움직이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투석기 조립이 완료되었을 때, 엘프 스나이퍼들이 과감하게 접근해 일점사격을 가하면 투석기는 속절없이 파괴당하고 마는 것이었다.
즉, 궁병보다 강한 엘프 슈터와 투석기의 천적인 엘프 스나이퍼의 조합으로 이신의 방어선을 분쇄시키고 끝장을 내겠다는 전략이었다.
‘내가 투석기를 제작하기를 바라고 있겠군.’
그렇게 생각하며 이신은 나직이 미소를 지었다.
이신으로서는 그렇게 의도대로 따라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흑태자 에드워드의 깊은 생각만큼이나, 이신도 많은 수 너머를 내다보았기 때문이었다.
‘콜럼버스.’
“예, 계약자님!”
바깥에 정찰을 나가 있는 콜럼버스가 대답했다.
‘9시 지역 구석에 특수병영을 건설해라.’
“예!”
콜럼버스는 명령대로 9시 방향으로 달려갔다.
이신이 선택한 열쇠는 투석기가 아닌 기사였다.
흑태자 에드워드.
새로운 무기와 탁월한 전술로 프랑스 기사들을 무참히 패배시키며 ‘기사도의 시대를 끝냈다’고까지 평가받는 인물.
그런 그를 상대로 이신은 감히 기사를 쓰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