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89
88화 초월(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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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위성을 격추시킴으로서 다시 한 번 버텨내는 데 성공한 박영호.
“박영호! 박영호!”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함성.
관중들은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열심히 싸우는 박영호를 더 응원했다.
이신은 웃었다.
강한 상대.
그래서 더 부수는 맛이 각별하다.
이신도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확장 기지를 추가로 가져가고, 항공정거장을 늘려 지어 전술위성을 미친 듯이 뽑았다.
공격 나가 있는 병력은 계속 박영호를 압박하며 나오지 못하게 했다.
그러면서 고속전차를 3시 지역으로 정찰 보냈다.
3시에 몰래 짓고 있는 박영호의 부화실을 발견.
들통이 나자 박영호는 부화실 건설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자원 확보를 위해 확장 기지를 가져가려는 걸 칼 같이 차단한 것이다.
-아, 이신 선수 정말 날카롭습니다!
-박영호 선수의 부활의 빌미를 철두철미하게 짓밟고 있습니다!
-방법이 없어요. 어떻게든 박영호 선수가 앞마당 앞에 진 치고 있는 병력을 걷어내고 진출해야 해요!
이신의 행동은 점점 더 빨라졌다.
전술위성 3기가 생산되자 로켓 프리깃으로 호위하며 전장에 데려왔다.
파앗! 팟! 팟!
전술위성은 고속전차 6기에게 디펜시브 실드를 걸어주었다.
디펜시브 실드로 보호된 고속전차 6기가 특공대처럼 박영호의 진영에 침투했다.
아예 정면 돌파였다.
촤촤?! 촤촤?!
사방에서 흑안개 속에 숨어 있는 촉수충들이 공격했지만, 무시하고 돌입한 이신.
앞마당에 새로 생산된 괴물주술사를 보자마자 일점사로 사살!
연이어 식량자원을 채집하는 일벌레들을 닥치는 대로 사냥했다.
“와아아아아아!”
“오오오!”
슈퍼 플레이에 팬들이 탄성이 터져 나왔다.
1마리, 2마리, 3마리……!
촉수충과 바퀴가 벌떼처럼 덤벼 테러를 진압했다.
하지만 그 짧은 틈새에 고속전차들은 전광석화처럼 일벌레 7마리를 사살한 뒤였다.
디펜스의 핵심인 괴물주술사까지 포함해 박영호에게 엄청난 데미지를 입힌 셈이었다.
-이신 선수의 날카로운 찌르기!
-정말 보는 관점이 남다릅니다! 어떻게 디펜시브를 걸고 대놓고 쑥 들어갈 생각을 하나요?! 박영호 선수도 눈 뜨고 코 베인 기분일 겁니다!
한 순간의 일격으로 인하여 박영호는 휘청거렸다.
그리고 더 무서운 광경이 이어졌다.
-저게 뭔가요?!
해설진도 경악했다.
너무나 전투가 치열했던 나머지 경기장의 화면은 전투지역만 비췄을 뿐, 이신의 본진 지역을 비추지 않았었다.
그래서 진군을 시작한 엄청난 숫자의 고속전차와 기동포탑을 보며 모두가 어안이 벙벙해졌다.
-어, 엄청난 물량입니다!
-방금 그렇게 고속전차를 컨트롤하는 와중에 기갑 체제로 전환하고 저런 물량을 뽑아냈나요?! 정말 신입니까! 손이 몇 개입니까, 이신 선수!!
때마침 경기장의 화면이 이신의 개인화면을 보여주었다.
“오오―!”
“히익!”
경악하는 관중들.
화면이 미친 듯이 전환되고 있었다.
저게 인간의 인지능력으로 허용되는 수준인가 싶을 정도로 화면이 휙휙 바뀌었다.
전투 지역에서 컨트롤을 하고,
확장 기지를 추가로 가져가고,
본진에서 병력을 계속 생산하고,
사방팔방으로 정찰을 보내 혹시나 숨겨진 박영호의 확장 기지가 있는지 체크!
보는 사람이 다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이신은 거의 무아지경 속에서 엄청난 수준의 멀티태스킹을 아까부터 계속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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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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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호의 이마에 땀이 비 오듯이 흘렀다.
장시간 집중력을 극도로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고스란히 몸에 나타난 것이었다.
공격을 받았다는 안내음이 계속해서 떴다.
로켓 프리깃이 본진 내부까지 침투해 하늘군주를 사냥했다.
폭탄충이 달려들어 1기를 잡아내니, 이번에는 항공수송선이 언덕 위에 기동포탑을 운반했다.
언덕 위에서 포격모드로 변신한 기동포탑이 막강한 화력을 뿜었다.
쉴 틈이 없었다.
하늘군주에 바퀴들을 잔뜩 태워 언덕 위에 드롭했다.
바퀴들이 벌 떼처럼 모여들어 기동포탑 2기를 정리했다.
바로 그 순간에 다시금 디펜시브 실드로 보호된 채 달려드는 고속전차 2기!
이번에는 바퀴들로 제대로 길목을 막아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엄청난 속도로 공방을 주고받는 두 사람!
하지만 고속전차의 목적은 이번에는 침투가 아니었다.
‘……?!’
박영호는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흑안개 속으로 들어온 고속전차가 지뢰를 매설했다.
흑안개 속에 있던 촉수충들 코앞에 말이다.
촉수충들이 가만히 있지 않고 촉수를 뻗었지만, 그 공격은 지뢰가 아닌 고속전차에게 향했다.
‘어림없어!’
박영호는 즉각 매설된 지뢰 2개를 일점사격 했다.
하지만 그 순간,
파아앗! 파앗!
전술위성이 지뢰에 디펜시브 실드를 걸어 버렸다!
촉수충들이 일점사해도 실드로 보호 받아 제거되지 않은 지뢰들은 일제히 튀어나와 촉수충들과 자폭했다.
-꾸어엉!
-꾸어엉!
-꾸엉!
촉수충 3기와 바퀴 6기가 일제히 지뢰에 폭사당했다.
‘저게 뭐야!’
디펜시브 지뢰!
전성기 시절에도 아주 간혹만 선보였던 이신의 성명절기 같은 컨트롤 스킬이었다.
그걸 어떻게 이런 난전 속에서 펼칠 수가 있단 말인가!
촉수충들이 몰살당하자 이신의 병력이 물밀 듯이 진군했다.
밀고 들어온 기동포탑들은 앞마당의 부화실을 타격할 수 있는 거리에서 포격모드로 변신했다.
퍼퍼퍼퍼퍼펑―!!
박영호의 심장을 때리는 듯한 포격이었다.
이젠 자신이 졌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기가 들었다.
박영호는 마지막까지 하늘군주에 괴물주술사와 바퀴들을 잔뜩 태운 뒤에 움직였다.
저 기동포탑들 위에 바퀴들을 잔뜩 떨어뜨릴 생각이었다. 거기에 괴물 주술사로 흑안개를 펼치면, 잘하면 저 병력을 전부 잡아먹을 수 있는 것이다.
병력을 가득 머금은 하늘군주 4기가 이동했다.
하지만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나는 로켓 프리깃!
박영호는 로켓 프리깃에 의해 하늘군주가 전부 격추되기 전에 병력을 지상에 떨어뜨렸다.
목표였던 기동포탑의 바로 머리 위에 드롭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두 사람의 반사 신경이 교차했다.
드롭한 즉시 괴물주술사로 흑안개를 펼치려 했던 박영호.
하지만 기다리고 있던 이신은 괴물주술사가 눈에 보이자마자 기동포탑으로 일점사격을 해버렸다.
흑안개 한 번 뿌려보지 못하고 괴물주술사는 죽어 버렸다.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전략적으로도 컨트롤로도, 심지어 속도로도 압도를 당했다.
모든 전의가 꺾여버린 그 순간, 이신은 마지막까지도 상대를 가만 놔두지 않았다.
항공수송선이 본진에 들어와 고속전차 4기를 드롭한 것이다.
고속전차들이 일벌레를 사냥하기 시작함과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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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ner: 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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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아아아악!”
“우와아아아아!”
차음 헤드셋을 벗으니 부스 밖에서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는 관객들의 열광이 아스라이 들려왔다.
박영호는 머리를 싸쥐고 괴로워했다.
분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꼭 이기고 싶었는데!
땀에 범벅이 된 채 괴로워하는 박영호. 결국 JKT의 최용훈 감독이 부스 안에 들어와 박영호를 다독이며 데리고 나가야 했다.
한편, 이신은 동료들과의 하이파이브도 세리머니도 생략한 채 지친 모습으로 자기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카메라가 자신에게로 자꾸 들이대자 치우라고 짜증을 내고 싶었지만, 이신은 마지못해 오른손을 들어 팬들에게 인사했다.
“와아아아아!”
“카이저! 카이저! 카이저! 카이저!”
-이 함성이 들리십니까? e스포츠를 사랑하는 모든 팬 분들이 신의 부활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카이저가 돌아왔습니다!
-이미 복귀 후 여러 차례 멋진 경기를 보여줬지만, 오늘의 이 매치는 의미가 다르죠!
-아, 물론입니다! 상대가 박영호였습니다! 신진 최강자 쌍영의 일인에 세계무대에서도 정상급 기량을 입증한 그 박영호였단 말이죠! 그런 박영호를 상대로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박영호 선수도 정말 잘해줬습니다. 누가 오늘의 박영호 선수 플레이를 보고 못했다고, 박영호답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졌다, 졌다 싶은 분기마다 철벽같은 디펜스를 폭발시키며 버텨내는 그 근성, 그 역량! 정말 대단한 명승부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모든 면에서 이신 선수가 박영호 선수를 압도한 그림이었습니다. 전체적인 큰 전략의 틀에서 보면, 결국 박영호 선수로 하여금 먼저 공격을 시도하게 한 뒤에 자신이 철벽처럼 막아내 우위를 차지하는 그림이었죠. 차라리 계속 테크트리를 타고 확장을 가져가면서 후반을 도모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하지만 그때 승부를 보고자 했던 판단은 틀린 판단이 아니었죠!
-그렇죠. 보통은 거기서 끝낼 수 있었을 텐데, 상대가 또 이신이었죠! 정말 신의 경지의 디펜스를 보여줬어요. 게다가 후반에 가서도 다각도로 반격을 퍼붓는 박영호 선수에게 정말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모조리 받아치면서, 정말 완벽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끝내 마지막에 가서는 저 박영호 선수가 이신 선수의 템포를 쫓아가지 못할 정도였죠!
-예, 피지컬적인 측면에서도 박영호 선수에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진정한 의미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 근데 이신 선수의 신족을 못 본 게 조금 아쉽죠?
-하하하, 그렇습니다. 그냥 아예 3 대 3 나오고 에이스 결정전에서 한 판 더 붙으면 어떨까요?
-하하하! 방진호 감독이 들으면 화낼 의견이었습니다.
탈진한 이신은 벤치에 몸을 기댄 채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나 맞지?”
“뭐가요?”
옆에서 주디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방금 내가 플레이한 게임 맞지?”
“네.”
주디가 웃으며 말했다.
“예전의 카이저의 모습 그 자체였어요.”
이신은 웃었다.
그렇게 밝게 웃음 짓는 그의 모습에 또다시 모두가 놀랐다.
“나도 그렇게 느꼈어.”
나는 신이다.
게임의 신이다.
그렇게 이신은 충만하게 차오르는 자신감을 느꼈다.
3세트는 주디의 차례였다. 상대는 장민태라는 신족 플레이어였다.
이신은 주디에게 손짓했다.
주디가 가까이 다가오자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생 더블. 병력 풀로 모일 때까지 절대 싸워주지 말고, 센터에 지뢰만 열심히 깔아.”
“네.”
“이기고 와.”
“네!”
격려를 받은 주디는 신이 나서 부스로 향했다.
그리고 3세트, 이신의 작전대로 주디는 순조롭게 승리를 얻었다.
시작부터 확장 기지를 가져가 자원 우위를 얻은 주디는 조급해진 상대의 도발에 넘어가지 않고 방어와 병력 생산에만 몰두했다.
이리저리 공격을 시도해 보려고 병력을 운용한 장민태.
하지만 오히려 계속해서 지뢰를 밟아 손해만 보는 모습을 보이다가 주디의 총공격 한 방에 무릎 꿇었다.
특별히 슈퍼 플레이를 보여주지 않았지만, 무난하게 승리를 얻어가는 모습은 이신이 의도했던 양민학살머신의 모습 그 자체였다.
뒤 이어 4, 5세트는 JKT가 승리를 가져가면서 에이스 결정전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틔웠지만, 6세트에서 정다울이 마침내 데뷔 첫 승을 따내며 스코어는 4 대 2가 되었다.
MBS의 첫 승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