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90
89화 오자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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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돌아온 카이저에게 경의를 표하며
작성자: 칼럼니스트 테오 벨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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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e스포츠 팬들은 기억할 것이다.
불세출의 스타 카이저(본명보다 더 친숙하기에 앞으로도 이렇게 부르겠다)가 계약상 명시된 자신의 연봉과 인센티브, 그리고 우승 상금을 받기 위해 법적 소송까지 걸어야 했던 사건을.
그리고 그로 인해 평판이 나빠지자 후원사는 일방적으로 후원을 중단해 하마터면 팀이 공중 분해될 뻔했던 한국 e스포츠 프로리그의 추태를 말이다.
놀랍게도 e스포츠의 발상지인 한국은 그러한 열악한 실태가 만연해 있었고, 장기적인 미래를 본 대대적인 투자로 선진적인 프로리그를 구축한 북미 및 유럽권에 뒤처져 더 이상 e스포츠 강국이라 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세계 e스포츠 팬들은 또한 기억할 것이다.
그런 열악한 나라에서 탄생한 카이저의 가공할 활약을.
월드 SC 그랑프리 개인전을 단 한 세트도 패하지 않고 우승한 그는 본인의 소감 그대로 상대가 없었다.
의학적인 선수 육성 프로그램.
과학적인 전략 분석.
소속 프로팀이 해줬어야 했던 역할을 그는 혼자서 해냈다.
그 뒤에 등장한 박영호(Runner), 최영준(rush_Joon) 등의 스타들도 마찬가지다. 열악한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그런 천재가 탄생하는 것을 보면, 역시 한국은 묘한 저력을 가진 나라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어제 벌어진 박영호와 카이저의 대결도 한국의 잠재력을 보여준 명경기였다.
박영호.
한국의 개인리그 챔피언에 월드 SC 그랑프리 개인전 은메달리스트인 그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로게이머였다.
철벽(iron wall)이라 불리는 별명은 그의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준다.
월드 SC 그랑프리에서 박영호는 불리한 상황에 처했을 때도 별명 그대로의 디펜스로 끈질기게 버티고, 장기전에 이르러 상대가 지쳤을 때 폭풍 같은 템포로 반격을 가해 끝내 승리를 쟁취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그러한 버티기와 역전극의 후반 운영은 기본적으로 그가 누구보다도 집중력과 끈기가 특출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즉, 멀티태스킹과 피지컬의 우위로 상대를 찍어 누르는 무서운 승부사인 것.
끔찍한 사고를 딛고 1년 만에 복귀한 카이저로서는 힘겨운 상대였을 게 분명했다.
허점을 날카롭게 찌르거나 마이클 조셉을 격파했을 때처럼 상대를 뒤흔드는 심리전이 아니면, 박영호의 철벽을 뚫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피지컬의 대결이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20대 중반에 이른 나이는 그렇다 쳐도, 심각했던 부상과 1년의 공백기를 감안하였을 때 카이저에게 그럴 만한 피지컬이 있을지는 의문스러운 상황.
어쩌면 우리는 더 이상 절대군주가 아닌 카이저를 보게 될 지도 몰랐다.
하지만 카이저는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시종일관 공방을 주거니 받거니 한 막상막하의 승부라고 착각할 수 있지만, 경기 전체의 그림은 카이저의 전략이 성공을 거둔 그림이었다.
병영 체제를 생략하고 바로 기갑 체제로 감으로서, 박영호로 하여금 먼저 공격하지 않을 수 없게 한 빌드 오더의 선택.
그리고 그 공격을 격퇴해 타격을 입힘으로서 우위를 차지한다는 시나리오였다.
철벽을 부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박영호가 먼저 공격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짚은 것이다.
물론 큰 그림은 그러했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정의 내리기에는 두 선수의 경기력이 너무나 대단했다.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끊임없이 체제를 변화시키며 유동적으로 준비한 전략을 수정하는 그들의 전략성은 무서울 정도였다.
전략팀의 지원에 익숙한 우리 유럽권 선수들이 흉내 내기 어려운 면모였다.
게다가 숨 가쁜 템포와 서커스 같은 컨트롤의 향연.
상대의 동선을 예측하고 함정을 파놓는 순간판단력.
그리고 승리를 향한 강한 집념까지!
세계 e스포츠 팬들은 말한다.
과거 현재 미래를 통틀어 최고의 프로게이머는 전성기 시절의 카이저였다고.
인간이 할 수 있는 극한을 이미 그가 보여주었고, 다시는 그 같은 레벨의 플레이를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나는 감히 말할 수 있다.
어제의 두 사람은 역대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박영호는 물론 카이저도 과거의 자신에서 더 발전된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젠 누가 그에게 대적할 수 있을까?
3년 전과 달리 이번에는 수많은 라이벌이 나타나 카이저를 위협해 주기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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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각 커뮤니티가 폭발했다.
누가 최고냐를 놓고 다시금 말싸움이 불붙었다.
이제 명실상부하게 이신이 세계 최강이라는 말과 단 한 번의 대결로 어떻게 판가름하느냐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또한 최영준에 대해서도 이신이 우위에 섰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 의견은 Player_SIN이 이신과 동일 인물이라는 추측이 거의 기정사실화되었기 때문에 나왔다.
Player_SIN은 개인 방송을 하는 최영준과 겨뤄 2승 1패를 기록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운영 대결에서는 이신이 졌으니 최영준이 더 강하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고, 이신이 이제야 막 몸이 풀려 본 실력이 돌아왔다는 반박도 있었다.
마이클 조셉과 엔조 주앙 등까지 싸잡아 비교하며 전 세계 네티즌까지 논쟁을 벌이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프랑스의 유명한 e스포츠 칼럼니스트 테오 벨몽스의 대호평으로 볼 수 있듯이, 전 세계 e스포츠계는 이신을 경외하고 찬사를 보내는 중이었다.
어쨌거나 그렇게 갑론을박하는 것도 팬들의 즐거움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러한 관심 때문에 MBS는, 그리고 방진호 감독은 문제에 부딪쳤다.
“뭐라고요?!”
방진호 감독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MBS팀의 운영을 책임지는 박상혁 단장은 식은땀을 흘리며 난간한 처지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중국 상하이 텐화 게임단에서 이적료 30억을 불렀어요. 이신 선수 개인에게도 엄청난 대우를 해줄 것 같더군요.”
“이신을 팔겠다는 겁니까?!”
“저야 팔고 싶지 않지만, 윗선에서는 아주 관심이 지대해요.”
“미쳤습니까? 이신이 우리 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얼마나 큰데……!”
“하지만 계약기간은 1년짜리잖아요.”
“…….”
“올해랑 내년 전반기까지만 데리고 있으면 계약기간은 종료되죠. 차라리 팔아서 이적료라도 건지자는 목소리가 경영진에서 나오는 중이에요.”
“그깟 몇 푼 때문에!”
“알잖아요? e스포츠에 대한 방송국의 태도를요.”
e스포츠에 대한 MBS 방송국의 입장은 간단했다.
이익을 볼 수 있지만, 굳이 많은 투자는 필요 없는 분야.
하물며 상부의 현 담당자는 실적을 올려 승진하기에 급급해 투자 금액을 최대한 줄여 당장의 이문을 높이려는 짓을 하고 있었다.
씨근덕거리는 방진호 감독에게 박상혁 단장이 괴로운 얼굴로 계속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미국에서 들어온 제안이에요.”
“미국 어디 팀입니까?”
“뉴욕 SCC에서요. 그쪽은 아예 이신 선수와 주디스 레벨린 선수를 둘 다 원하더군요.”
“주디까지 둘 다?!”
“예, 사제지간이라는 점이나 주디 선수의 출신 집안이나 캐릭터가 된다는 것이겠죠. 아무튼 둘을 데려가는 데 이적료 50억을 주겠다고 하더군요. 아마 올해 후반기가 끝나고 이적 시즌이 되면 정식으로 오퍼가 들어올 거예요.”
“주디까지… 그건 정말 안 되는데.”
2연승을 거두며 순조롭게 데뷔한 주디는 벌써 방진호 감독이 엔트리를 쉽게 짤 수 있게 해주는 핵심 전력 중 하나가 되었다.
둘이 합쳐서 이적료 50억이라니!
실적 올리는 데 급급한 상부의 담당자는 얼씨구나 싶을 것이다.
애당초 코치로 영입하려 했지 선수 복귀는 기대할 수 없었던 이신.
그리고 연습생으로 데려온 지 얼마 되지 않아 1군 선수로 성장해 버린 주디.
그다지 노력도 없이 얻은 선수들이라서 팔아치우는 건 더 쉬운 것이다.
‘주디야 이신이 가면 따라가겠다고 할 테고, 문제는 이신의 의사인데.’
선수 보강만 한다면, 내년은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는 MBS였다.
어디에 누구를 상대로 내보내도 지지 않는 이신이라는 에이스가 있으니, 전력 충원만 잘하면 내년에는 우승도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주제에는 맞지 않는 대어라는 건가.’
방진호 감독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도 남자인 이상 야망이 없을 수 없었다. 월드 SC 그랑프리 단체전에도 출전하는 최고의 팀을 이끄는 감독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매번 여건도 지원도 따라주지 않아 좌절하고 마는 것이었다.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선수를 키워놓으면 윗선 새끼가 팔아치워서 자기 실적 채우는 꼴을 몇 번이나 보았는지.
방진호 감독은 우울한 기분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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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 오운이라는 사람을 검색해 보았다.
도대체 악마군주 안드로말리우스의 계약자라는 오운은 어떤 인물일까?
오운이라는 이름을 검색해도 별반 뜨는 게 없었다.
‘아마도 중국 사람이겠지?’
그래서 이번에는 중국과 오운을 같이 검색해 보았다.
그래도 안 나오자 전략가라는 단어를 검색어에 추가했다.
그러자 마침내 나오는 인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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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서(伍子胥, 기원전 257~221): 오운(五員), 자는 자서(子胥). 초나라 대부 오사의 아들. 간신 비무극(費無極)의 흉계로 부친과 형이 억울하게 처형되자 초나라를 멸망시켜 원수를 갚겠다고 맹세하며 오나라로 도망쳤다.공자 광(光)을 오왕(吳王)으로 즉위시킨 후 주도면밀하게 초나라 정벌을 계획·지휘, 오나라를 단시일에 강국으로 발돋움시켰다. 동병상련, 일모도원, 도행역시, 심복지환 등 수많은 고사성어의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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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오자서라면 알고 있었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산 인물로, 오왕 합려를 춘추전국시대의 패자 중 한 사람으로 만든 사람이었다.
손자병법(孫子兵法)의 저자인 손무(孫武)와 동시대 같은 나라 사람이었던 탓에 알게 된 인물이지만, 손무 못잖게 대단한 능력을 가진 인물로 기억했다.
복수를 위해 초나라 왕을 무덤에서 파헤쳐 채찍질을 했다는 일화가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다.
‘힘든 상대겠는데.’
공자 광을 오왕으로 즉위시킨 정략과 오나라의 부국강병을 이루게 한 국가 운영, 그리고 전쟁 수행 능력까지 두루 능력을 갖춘 인물이었다.
지금껏 상대했던 자들과 달리 능력이 어느 한쪽에 치우친 사람이 아니었다.
“뭘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하세요?”
문득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이신은 고개를 돌렸다.
그레모리가 보였다.
어느새 그녀의 궁전이었지만, 이신은 놀라지 않았다. 이제 충분히 익숙해졌기 때문이었다.
“오운이라는 인물에 대해 알아본 참이었습니다. 역시 만만찮은 상대더군요.”
“역시 그렇죠? 그런데 이상하게 안드로말리우스는 아직까지 도전할 의사를 표하고 있지 않네요.”
지난번의 서열전에서 무려 5만이나 되는 마력을 얻어 안드로말리우스까지 재치고 67위로 두 계단 껑충 뛴 그레모리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안드로말리우스는 충분히 도전할 자격을 갖추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잠잠하다는 것이었다.
이신이 문득 질문을 했다.
“우리 위 서열의 악마군주는 마력이 어떻게 됩니까?”
“우리 위에 있는 66위의 악마군주는 세에레라고 해요. 그가 가진 마력은 19만 1천이에요.”
“우리가 도전할 수 있는 수치군요.”
“그래요. 그래서 그 문제를 상의하고자 카이저를 부른 거예요. 안드로말리우스의 도전을 기다릴지, 아니면 위 서열에 도전할지를요.”
이신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