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ngnam Blacksmith RAW novel - Chapter 120
제 120화
50.
“저주받은 액자?”
“그렇다니까. 진아 사진이 그 저주받은 액자에 걸려서 진아가 지금 위험하다니까.”
호미는 식혜를 홀짝홀짝 마시며 심각한 표정의 한태석에게 저주받은 액자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한태석 또한 엘리제와 오만득이 만들고 있는 저주받은 물건들에 관해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기에 호미가 말을 하는 저주받은 액자가 어쩌면 오만득이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하다.’
그런 물건이 이미 학생들에게까지 퍼졌다면 벌써 상당한 희생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컸다.
“그러니까 귀 긴 여자.”
“선생님이라 불러!”
엘리제는 호미의 머리를 후려치며 고개를 내저었다.
호미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는 알겠지만 자신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 저주라면 내 힘으로는 불가능해.”
엘리제가 엘프 중에서도 고귀한 혈통인 하이엘프라고는 하지만 이미 저주가 걸린 존재의 저주를 깨어버릴 힘은 없었다.
더욱이 도깨비인 호미나 신수인 사리가 깨지 못하는 저주라면 더욱더 마찬가지였다.
호미나 사리가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약한 저주 정도는 사라져 버렸으니 진아의 몸에 걸린 저주는 꽤나 지독한 저주였다.
더욱이 진아의 몸에 직접 걸린 저주가 아니라 저주의 실체가 따로 존재한다면 그 실체를 파괴하지 않는 이상은 해체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압도적인 힘으로 눌러버리는 방법이 있었지만 그러려면 신과 같은 절대적인 존재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러니 저주의 실체인 저주받은 액자라는 것을 찾아야만 해.”
엘리제의 말에 한태석도 고개를 끄덕였다.
만일 저주받은 액자가 다크 스미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면 저주받은 액자 자체를 부셔야만 하는 것이다.
“흐음! 저주받은 액자를 찾아야 한다는 건데. 그건 그렇고 이 마귀는 뭐야? 왜 여기서 술 마시고 있는 건데?”
사리는 기분 나쁘게 자신의 옆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애나를 인상을 찡그리며 바라보았다.
자신과는 상극의 존재인 애나가 뭐가 그리 좋은지 자신의 옆에 붙어 있는 것이었다.
“아잉! 히잉! 몸이 따끔따끔해. 너 불 속성 신수구나. 나 신수 처음 봤어. 마수들은 마계에서 많이 봤는데.”
애나는 이제는 자신의 정체를 숨길 생각도 없는지 싱글벙글 웃으며 한태석의 일행 속에 끼어있었다.
그런 애나가 다들 어이없었지만 그냥 놔둘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유가 존재했다.
‘저거 날뛰면 대형 사고 난다.’
‘저 정도 고위 마족이라면 용사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 엘리제 혼자로는 아무래도…….’
한태석은 성검을 만들어야 하나 고민을 했지만 엘리제가 성검을 다룰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고 자신 또한 아직은 성검을 만들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음을 알고 있었다.
한마디로 건드리면 벌집이 되는 존재가 애나였다.
사고라도 친다면 어쩔 수 없이 싸우겠지만 가만히 있는 애나를 건드려봐야 본전도 찾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애나도 딱히 싸울 생각이 없는 듯이 지구에서의 생활에 만족을 하고 있는 듯 보였으니 일단은 그냥 놔두고 있는 것이다.
“하아! 애나. 혹시 저주에 대해서 아는 것이 있어?”
“저주라면 내 전문은 아니지만 나름 공부는 조금 했어서 대강은 알아. 언니. 저주받은 액자에 사진이 걸리면 점점 죽어간다라. 흐음! 뭐 그다지 악질적인 저주는 아니네.”
다들 대체 어떤 것이 악질적인 저주냐며 애나를 바라보았지만 애나가 알고 있는 저주들 중에서는 그다지 끔찍한 저주는 아니었다.
“일단 저주라는 것이 본체가 가장 중요한데. 혹시 저주받은 액자에 관한 이야기가 인간들에게 많이 퍼졌니?”
애나의 질문에 호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거의 다 알고 있을걸.”
“그럼 곤란한데. 저주라는 것의 본체가 많이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힘이 강해지거든. 저주라는 것은 걸리기는 어렵지만 걸려도 파쇄법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마련이거든. 그렇기에 저주는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누어지는데 첫 번째는 저주의 본체를 철저하게 숨겨서 저주의 대상을 괴롭히는 것이 있고 다른 하나는 저주의 본체를 드러내어 점점 강해지는 저주가 있어. 당연히 본체가 드러나니 들킬 위험성은 커지지.”
저주가 사람들 사이에 퍼지면 퍼질수록 저주는 강해진다.
하지만 그렇게 알려지면 저주를 파괴할 자들이 꼬이는 것은 당연했다.
저주의 본체가 그만큼 위험해진다는 것이었다.
세상에 비밀은 존재하지 않기에 저주 자체가 드러나는 것이다.
그에 반해 숨겨져 있는 저주는 힘은 약하지만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저주의 대상자들을 괴롭힌다.
들킬 위험도 없고 들켜도 저주 자체가 다른 요인으로 파괴되어 버리니 저주의 본체는 그다지 타격을 받지 않는다.
문제는 저주의 본체가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믿어지면 저주의 힘이 과도하게 강해진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저주는 그 자체로 하나의 생명이 되어 걷잡을 수 없는 파멸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때는 본체가 부서져도 저주가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
“뭐야? 그렇게 위험한 거야?”
“뭐 그 정도 급의 저주는 마왕급이나 돼야 할 수 있는 거니까. 뭐 마왕급도 처음부터 바로 그 정도 급의 저주는 만들 수 없으니 시간이 걸리지. 뭐 그 정도로 공을 들여 저주를 만들 마왕들은 없으니까. 그 정도는 아닐 거야. 다만.”
“다만?”
애나는 잠시 저주에서 예외가 하나 있음을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전설 급의 대장장이가 만든 저주의 물체가 있다면 가능할지도.”
애나의 말에 다들 한태석을 바라보았다.
한태석이라면 저런 저주받은 물건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응? 응? 왜? 왜?”
애나는 다들 한태석을 바라보는 것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는 다른 사람들을 두리번거렸다.
“대장장이 양반. 혹시…….”
“후우! 오만득일 거다.”
한태석은 자신을 의심하는 호미에 범인은 오만득일 것이라고 말을 했다.
“오만득? 아! 전에 대장장이 양반하고 사리를 공격했던 그 대장장이 말하는 거지? 그가 저주받은 물건을 만들었다는 거야?”
호미의 말에 한태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서는 아리에 관해 이야기했다.
아무래도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일 듯하기에 엘리제에게 도움을 요청하려고 찾아왔지만 호미나 사리도 이 문제에 끼어들어 있어서 이야기를 해주는 한태석이었다.
“확실하지는 않아. 하지만 가능성이 크다는 거지.”
한태석의 말에 호미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오만득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비겁한 자식! 그랬군. 그딴 놈이 그런 짓을 저지른 거구나.”
호미는 안 그래도 오만득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품었는데 이 일로 해서 완전히 악감정이 들었다.
“그놈. 가만두지 않겠다.”
오만득을 쓰러트리기 위해 엘리제와 애나로부터 특훈을 받았던 호미였다.
물론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렇게 각오를 다지는 호미였다.
“그런데 오만득이 누구야?”
다들 오만득을 떠올리고 있을 때 애나는 사리에게 오만득을 물었고 사리는 그런 애나에게 이야기해도 괜찮은가 하는 생각을 하다가 대답을 해주었다.
“여우 요괴를 데리고 있는 대장장이라고 있어. 주인님을 쓰러트렸던 자야.”
“여우? 아! 그 잠자던 여우 말하는 거구나. 나 알아!”
애나가 오만득을 안다는 것에 다들 애나에게로 시선이 모여졌다.
애나가 오만득을 아는 이유가 의아스러운 것이었다.
“그렇구나. 태석 오빠를 쓰러트린 대장장이구나. 역시. 전설의 대장장이라는 말인가.”
“응? 전설의 대장장이?”
다들 한태석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릴 때 애나는 말을 이어갔다.
“실은 나 전설의 대장장이 찾아서 마계에서 인간계로 나온 거거든. 그러다가 어깨에 여우가 잠들어 있는 대장장이를 전에 찾았다가 호호! 놓쳐 버렸지 뭐야. 제법 실력이 있더라고.”
애나는 해맑은 표정으로 오만득과 만났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더불어 애나가 인간계에 온 이유에 대해서 말을 하는 것에 엘리제는 조심스럽게 애나에게 물었다.
“그…… 그런데 전설의 대장장이는 찾아서 뭐 하려고?”
“응? 아! 그게 언니. 그냥 조사하려고 온 건데.”
“조사만?”
엘리제의 집요한 질문에 애나는 난처해 했다.
하지만 엘리제의 날카로운 눈빛에 애나는 한숨을 내쉬며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후우! 언니. 비밀로 해야 해. 내가 말했다는 거 밝혀지면 나 혼나. 알았지?”
다들 애나가 어리숙한 것인지 아니면 순진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보통 마족이라고 하면 막 사악하고 음험하고 그러지 않나?’
애나는 마족에 대한 선입견을 산산조각내는 마족이었다.
사실 인간도 각양각색이듯 마족이라고 해서 전부 편향된 성격인 것은 아니었다.
머리 좋은 마족도 있고 머리 나쁜 마족도 있었으며 잘 생긴 마족과 못생긴 마족 그리고 애인 있는 마족과 애인 없는 모태 솔로 마족 등 마족들도 인간 세상의 사람들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다만 인간보다 강한 힘과 함께 세상의 멸망을 추구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뿐이다.
물론 모든 마족이 세상의 멸망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었다.
중산층 마족과 서민층 마족들은 하루하루 행복을 느끼며 살면 그만인 존재들이었다.
마왕과 최고위 마족들이 인간계를 침공하면 마지못해 따라갈 뿐 마족들의 정서도 귀찮게 왜 인간계를 침공하고 천계와 싸워야 하는지 부정적인 생각도 존재했다.
하여튼 애나는 마왕으로부터 한가지 지령을 가지고 지구로 내려왔다.
“마계에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제거를 하고 안 위험하다면 제거를 하래.”
“…….”
위험하든 안 위험하든 제거하는 것은 일관적이어서 좋은 애나의 목적에 다들 한태석을 다시 바라보았다.
한태석은 졸지에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도 무척이나 가까이에 있는 존재로부터 말이었다.
“그…… 그럼 오만득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
“응? 그 전설의 대장장이? 흐음! 알려고 한다면 알 수는 있지만.”
애나는 호미의 질문에 무척이나 난처하다는 듯이 머뭇거렸다.
한태석도 제법 뛰어난 대장장이라는 것을 알게 된 애나였다.
하지만 방금 사리의, 오만득이 한태석을 쓰러트렸다는 말에 애나는 한태석을 전설의 대장장이 목록에서 지워 버렸다.
“어디인데?”
“안 돼! 말 못 해!”
“아니! 왜?”
호미는 애나가 말 못 한다는 말에 버럭 화를 내며 애나를 노려보았다.
그런 호미의 모습에 애나는 두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맺히고서는 대답을 했다.
“히잉! 천사의 눈물 아직 끝나려면 한참 남았다고오!”
“천사의 눈물? 그건 또 뭐야?”
“드라마. 드라마.”
한태석이 애나가 말한 천사의 눈물이 무어냐고 엘리제에게 묻자 엘리제는 한숨을 내쉬며 드라마라고 알려주었다.
“전설의 대장장이 죽으면 나 돌아가야 한다고오! 싫어! 아직 끝나려면 한참 남았단 말이야아!”
다들 애나를 바라보며 뭐 이런 마족이 다 있냐고 한심스럽게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