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ngnam Blacksmith RAW novel - Chapter 169
제 169화
99.
“성길아! 그거 들었냐?”
“예? 무슨 말씀이십니까?”
박성길은 소방서의 선배로부터 한마디 말을 들어야만 했다.
“사리네 대장간 말이야.”
“사리네 대장간이요? 거기가 왜요?”
강남 소방서의 마스코트가 된 사리의 주인이 있는 대장간을 박성길이 모를 리가 없었다.
다른 소방관들도 한태석이 만들어 준 각종 방열 장비들의 도움을 받고 있었기에 한태석에 대한 호감은 상당했다.
그렇게 한 번씩 대장간에 들려서는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해 가는 소방대원들이었다.
“거기 이번에 새로 온 여직원이 있는데. 너 아직 안 가 봤냐?”
움찔!
박성길은 영희를 말하는 것을 알고서는 몸을 움찔 떨었다.
오늘도 아침까지 함께 있었던 영희였으니 박성길이 모를 리가 없었다.
영희는 한태석의 매장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어! 너 아나 보네. 이 자식 언제 또 갔던 거야? 자식이! 빠져가지고!”
박성길의 몸이 움찔 떠는 것에 박성길의 선배는 박성길의 옆구리를 팔로 찌르며 장난을 걸어왔다.
“윽! 그런데 그게 왜요?”
“아! 엄청난 미인 아니냐? 와! 완전히 연예인 해도 될 것 같던데 말이야. 지민씨나 혜진씨도 미인이지만 그 이름이 뭐였더라.”
“영희 씨요.”
“응? 너 이름은 어떻게 알고 있냐?”
박성길의 선배는 박성길이 영희의 이름을 알고 있자 의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아! 그게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박성길은 당황해하며 대충 얼버무렸다.
‘이거 나하고 같이 산다는 거 들키면 아주 작살이 나겠는데.’
박성길은 선배와 동료들을 떠올리며 영희와 같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절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영희가 인간이 아닌 안드로이드 로봇이라는 것을 들킨다면 한성 그룹의 법무팀의 무서운 아저씨들과 만나게 될 것만 같았다.
“하! 그런 처자와 같이 살면 얼마나 좋을까? 안 그러냐?”
“선배님은 형수님 있잖아요.”
“그러니까 하는 말이지.”
박성길은 선배의 망상에 고개를 내저었다.
자신은 여자 친구도 없는데 있는 사람이 더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그렇게 남몰래 한숨을 내쉬는 박성길에 선배인 최가운은 씨익 미소를 지으며 박성길에게 말을 했다.
“한번 꼬셔 봐.”
“예?”
“에이! 뭘 그리 놀라고 그래! 용기 있는 자가 미녀를 얻는다. 몰라? 너 자주 거기 가잖아. 이름도 알고 있겠다. 그 정도 미녀면 한번 도전을 해볼 만하지 않냐?”
“아니 그게.”
박성길은 최가운의 말에 당황하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얼굴까지 붉어진 박성길에 주변의 동료들까지 웃음을 터트리며 솔로인 박성길의 등을 떠미는 것이었다.
“나는 성길이가 영희 씨 꼬시는데 점심 건다!”
“오오! 그럼 나는 뺨 맞는다에 저녁까지!”
갑자기 도박판이 되어 버리는 소방서였다.
그리고 그때 호랑이도 제 말을 하면 온다는 말처럼 소방서에 영희가 방문했다.
“야! 성길아! 영희 씨 오셨다!”
“예? 영희가 왜요?”
“영희 씨가 니 친구냐?”
한태석으로부터 이번 달 내열 장비를 배달하러 온 영희였다.
엄청난 미녀인 영희가 찾아오자 소방서 직원들은 대기 인원을 제외하고 다들 영희에게로 달려왔다.
“이거 사장님께 전달을 해 드리라고 부탁받았습니다.”
“아! 예! 감사합니다. 커피라도 한 잔 드시겠습니까?”
소방서 서장이 영희로부터 배달품을 받으며 영희에게 잠깐 들어가서 커피라도 한 잔 드시겠냐는 말을 했다.
“그럼 부탁하겠습니다.”
“아! 예! 야! 성길아! 너 커피! 커피!”
“아! 예! 커피를…… 마셔도 되나?”
박성길은 서장이 커피를 타오라는 말에 영희가 커피 마셔도 되나 라는 말을 무심결에 했다.
다들 그런 박성길의 대답에 어이가 없다는 듯이 바라보며 박성길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그럼 정말로 이슬만 마시겠냐! 좀 생각을 해라! 생각을!”
“그 녀석 모태 솔로라서 그래요. 천연기념물.”
박성길을 천연기념물로 만들어 버리며 박성길을 구박하는 모습에 이번에는 영희가 깜짝 놀랐다.
“……!”
“……?”
소방서의 대원들은 박성길의 머리를 감싸 안으며 자신들을 노려보는 영희를 볼 수 있었다.
“주인님. 아니 성길 씨를 괴롭히지 마세요. 마지막 경고입니다.”
“여…… 영희야.”
박성길도 영희의 예상치 못한 행동에 당황해서는 영희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 박성길의 동료들은 다들 얼이 나가서는 박성길과 영희를 멍하니 바라보아야만 했다.
‘아! 난 죽었다.’
영희가 돌아가고 난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지는 상상하지 않아도 충분했다.
이미 묻고 싶은 것이 한가득하다는 표정의 동료들과 상사들에 박성길은 오늘 고된 하루가 될 것만 같았다.
“저…… 절대 괴롭히지 않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저는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성길 씨. 힘내세요.”
박성길을 걱정하는 영희는 그렇게 한태석의 대장간으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당연한 듯이 박성길은 동료들로부터 시달려야만 했다.
“어떻게 된 거야? 너 영희 씨하고 무슨 관계야?”
“혹시 사귀어? 정말이야? 아니 어떻게?”
“말도 안 돼! 저런 초 미녀가 너하고 왜? 너 무슨 약점 잡은 거 있냐? 경찰서에 신고할까요? 팀장님?”
다들 믿기지 않는다며 박성길을 윽박질렀지만 박성길이 할 수 있는 말은 많지 않았다.
사실 영희의 주인이라고는 하지만 자신이 주인님이라고 말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사귀거나 하는 사이라고 보기도 어려웠다.
사실 언제 영희를 데리고 가 버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 그냥 영희 씨 일을 조금 도와드린 것뿐이에요. 워낙 영희 씨가 착해서.”
박성길의 말에 다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러면 그렇지라는 표정으로 박성길을 바라보았다.
“천사야. 천사! 그러니까 그렇지.”
“그럼요. 성길이가 무슨.”
“저는 처음부터 그럴 줄 알았습니다. 딱 보면 모릅니까? 분명 한성 그룹 가문 사람일 것이 뻔하잖아요.”
소방서의 대원들 모두 한태석이 누구인지를 알고 있었기에 영희도 한성 그룹 사람이라 생각을 했다.
재벌에 대한 반감이 있기는 하지만 한태석으로부터 워낙에 도움받은 것이 많았기에 한성 그룹에 대한 반감은 그다지 없는 소방서 대원들이었다.
오히려 인간적으로 한태석을 좋아하는 이들이 상당히 많았다.
그렇게 박성길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들을 하며 박성길의 동료들은 각자의 자리로 떠나갔다.
사건은 그렇게 일단락 난 것으로 여겨졌지만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박성길조차 알지 못했다.
퇴근한 영희가 소방서에 찾아온 것이다.
별다른 옷이 없는 영희를 위해 혜진이 자신의 옷 몇 벌을 주어서는 눈부시게 꾸며주었고 영희가 근무복이 아닌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평상복으로 입고서는 찾아오자 다들 더욱더 눈이 부릅떠졌다.
“안녕하세요. 성길 씨는 언제 퇴근하나요?”영희는 싱그러운 미소를 보이며 박성길의 퇴근을 물었고 다들 시선이 박성길에게도 모여들었다.
“하아! 저기 내일 아침에 퇴근인데요.”
“아! 그런가요?”
영희는 다음 날 아침에 퇴근이라는 박성길에 실망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근무표를 해킹하지는 못해 박성길의 근무 시간을 알지 못한 것이었다.
혜진과 지민으로부터 박성길과 데이트를 해보라고 권유를 받은 영희는 인터넷을 뒤져 남녀의 데이트를 검색해보고서는 만반의 준비를 한 뒤였다.
물론 마지막 코스는 신체 특성상 할 수 없었기에 한태석에게 가서는 마지막 기능을 추가해 달라고 요구를 한 영희였다.
그 때문에 한동안 한태석이 격하게 당황을 해야만 했지만 나름대로 일리 있다는 생각을 하며 나중에 추가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었다.
그렇게 자신의 주인인 박성길을 기쁘게 해 줄 만반의 준비가 끝나 있었던 영희였지만 시작부터 문제가 생겨 버린 것이다.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저 먼저 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성길에게 꾸벅 인사를 하며 되돌아서는 영희의 모습에 박성길의 동료들은 안타까운 표정과 함께 부러운 표정을 박성길에게 보내었다.
박성길은 아니라고 했지만 누가 봐도 썸을 타고 있는 모습이었다.
“나쁜 자식!”
“아니 왜요?”
박성길은 자신이 나쁘다는 말을 하는 동료들에 기가 막혔다.
“영희 씨를 실망시켰잖아.”
“하지만 나 근무 중이라고요!”
“그래도 니가 나쁜 놈이야.”
무조건 자신의 잘못이라고 말을 하는 동료들에 박성길은 기가 막혔다.
그리고 그때 한 동료가 달려와서는 박성길에게 외치는 것이었다.
“성길아! 영희 씨가!”
“예? 영희 씨가 왜요?”
빨리 나와 보라는 동료의 말에 박성길은 소방서의 앞에서 잘 생긴 남자가 영희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저…… 저놈이 지금 누굴!”
천사 같은 영희에게 수작을 부리는 남자에 박성길의 동료들은 광분했다.
“뭐해! 인마! 빨리 안 가고!”
“예? 아…….”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는 박성길에 최가운이 박성길의 엉덩이를 걷어찼다.
다른 동료들도 그냥 보고만 있을 거냐는 듯이 두 눈을 부라리자 박성길은 엉거주춤 영희에게로 달려갔다.
‘아니 그럴 일은 없을 텐데.’
영희가 딴 남자와 갈 리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는 있었지만 박성길은 직접 영희의 옆에 모르는 남자가 서서는 말을 걸고 있자 질투가 생겨나는 것이었다.
그렇게 동료들의 응원을 뒤로하고서는 영희에게 다가간 박성길은 영희를 불렀다.
“영희야!”
“예? 성길 씨.”
“어?”
한참 영희에게 작업을 걸던 남자는 박성길이 자신이 작업 걸던 영희에게 말을 걸자 인상을 구겼다.
거의 다 넘어왔다고 생각을 했는데 남자친구로 보이는 박성길이 나타난 것이다.
박성길은 영희의 손을 붙잡고는 남자에게 외쳤다.
“이 여자. 내 거요!”
“아! 진짜!”
남자는 박성길의 말에 그대로 자리를 피해서는 어딘가로 가 버렸다.
길거리에서 남자 있는 여자를 두고 그 남자친구와 싸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자신의 여자를 지킨 승리자인 박성길이었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생각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풋!”
“푸웃!”
하필이면 왜 호미와 사리가 옆에 있었던 것인지 박성길은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호미와 사리를 볼 수 있었다.
둘 다 한태석의 대장간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아는 박성길로서는 입 싸 보이는 둘이 어떤 말을 하고 다닐지 생각하기도 싫어지는 것이었다.
“오오! 내 거래.”
“내 꺼 맞긴 하지.”
“그런가?”
호미와 사리는 어째서인지 한태석의 대장간으로 가지는 않고 소방서로 향하는 것이었다.
“너…… 너희들 어디로 가니?”
“풋!”
“크크큭! 내 거래. 내 거.”
박성길의 말을 무시한 채로 호미와 사리는 소방관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 버렸고 박성길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그리고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동료들의 무시무시한 눈빛들을 받아내야만 했다.
그 불안감이 현실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하아! 미치겠네.”
“성길 씨?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아니야. 그리고 나 이외의 남자 따라가지 마.”
“명령이시라면 알겠습니다.”
박성길은 영희에게 모르는 남자는 따라가지 말라는 말을 하고서는 축 늘어진 어깨로 영희와 함께 소방서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