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ngnam Blacksmith RAW novel - Chapter 173
제 173화
103.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무척이나 긴장을 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무언가를 쫓고 있는 중이었다.
그들 가운데 가장 앞서 걷고 있던 남자가 무언가를 발견한 것인지 뒤의 팀원들을 향해 멈추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렇게 다들 멈추고서는 몸을 숙이며 경계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들 자신들이 지금 뭘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정말 팀장님은 왜 이러는 거야? 그리고 이 방패하고 검은 또 뭐야? 애들 장난도 아니고 말이야.’
팀원들의 손에는 단검보다는 조금 크고 장검이라고 보기에는 작은 검이 들려 있었다.
그래도 예리하게 갈려 있는 것이 살상력은 상당해 보였다.
문제는 자신들은 경찰이기에 누군가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체포를 해야 했으니 이런 검은 필요치 않은 것이다.
그나마 자신의 팀장을 믿기에 따르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점점 팀원들은 자신의 팀장이 혹시 노망이 든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고 있었다.
그런 팀원들을 데리고 있는 팀장은 다름 아닌 노도원 팀장이었다.
강남 경찰서 강력계 팀장인 노도원은 한태석으로부터 받은 탐지기와 무기를 들고서는 또다시 발생한 강력 사건 현장에서부터 범인을 추적하고 있었다.
한태석의 설명대로 심장이 없는 시체의 몸에 탐지기를 가져 대자 탐지기는 반응을 했다.
탐지 시간이 그리 길지 못하다는 말에 노도원 팀장은 팀원들을 데리고서는 급히 추적을 시작한 것이다.
혼자 갈까 했지만 상대가 인간도 아닌 요괴라고 하니 혼자서는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은 것이다.
“제길! 여기서 끊겼어.”
“대체 뭘 찾고 계신 겁니까? 팀장님.”
“그러게 말입니다. 뭐가 끊겼다는 겁니까?”
더 이상 탐지기가 반응을 하지 않자 한숨을 내쉬는 노도원 팀장에 팀원들이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물어왔다.
‘하! 미치겠네. 요괴라고 말을 해도 안 믿어 줄 텐데.’
사실 팀원들을 데리고 온 이유 중의 하나는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라는 것도 있었다.
요즘 세상에 요괴니 귀신이니 하면 믿을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괜히 자신만 미친놈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었으니 노도원 팀장은 말도 하지 못한 채로 속만 끓고 있어야 했다.
“일단 이 주변에 이상한 것 없나 수색을 해 보자고. 대신 조심해야 돼. 뭔가 이상한 낌새가 있으면 바로 도망을 쳐야 해.”
“여기서요?”
“그래. 이인 일조로 해서 움직이고. 내가 말을 하는데 절대 조심해야 해. 알았지?”
노도원 팀장의 거듭된 말에 팀원들은 어이없어했지만 노도원 팀장을 잘 알고 있는 팀원들이었기에 일단 노도원 팀장의 지시를 따르기로 했다.
그렇게 이인 일조로 해서 네 팀이 사방으로 수색 작업에 들어갔다.
“대체 뭘 찾으라는 거야? 범인을 찾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그러게 말이야. 이상한 도구 들고 이리저리 움직이시는 것 같은데.”
“일단 찾는 시늉이라도 하자고.”
“그래.”
그렇게 팀원들은 주변을 수색하고 있었지만 평범한 숲 속일 뿐 특별해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주시당하고 있었다.
어설프게 쫓아오는 추격자가 있다는 것을 안 요괴가 노도원 팀장과 그들의 팀원을 보고 있는 것이다.
아직 인간과의 분쟁은 피해야 한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인간에 대한 분노가 가득한 요괴는 자신을 방해하는 인간이 너무나도 미웠다.
더욱이 이 대로 계속 쫓아온다면 자신들의 여왕의 안식처마저 들킬 수밖에 없었다.
‘여왕의 안식처를 들킬 수는 없다. 죽인다.’
이미 살인을 저지른 요괴였다.
인간 한둘 더 죽인다고 해서 바뀔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렇기에 요괴는 자신을 따라오는 인간들도 죽이기 위해 점점 인간들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인간의 심장을 꿰뚫어 버리려는 순간 외마디 고함이 들려왔다.
“피하시오!”
“……?”
“……!”
숲이 쩌렁쩌렁 울리는 고함과 함께 두 형사는 급히 몸을 옆으로 날렸다.
거의 본능적인 움직임이었고 두 형사가 있던 자리는 무언가 거대한 힘으로 후려갈긴 듯이 땅이 터져 나갔다.
엄청난 힘으로 후려친 것이었다.
“뭐…… 뭐야?”
“헉! 괴…… 괴물?”
형사들이 본 것은 온통 털로 몸이 덮인 털북숭이 괴물이었다.
혹시나 고릴라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고릴라가 한국의 숲에 있다는 소리는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물론 그건 요괴였지만 두 눈으로 본 두 형사도 그것이 요괴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고 있었다.
단, 요괴의 입에서 인간의 목소리가 들린 것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크르르르! 운이 좋구나. 인간!”
“뭐…… 뭐야? 말을 해? 고릴라가?”
“미친! 도…… 도…… 도망쳐!”
과거에 보았던 영화가 절로 떠오르게 하는 순간이었다.
“죽어라! 인간!”
요괴는 그 사람 머리만 한 크기의 주먹으로 두 형사를 죽이기 위해 휘둘러왔다.
검과 방패가 있었지만 그거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을 듯 보였기에 이대로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쾅!
충격에 사방으로 먼지가 피어오를 정도로 강력한 일격이었다.
사람의 몸이라면 온몸의 뼈란 뼈는 다 부서져 버릴 만한 일격이었다.
이제는 죽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왠지 몸이 아무렇지도 않았다.
“으! 어? 사…… 살았어?”
김 형사는 자신이 살았다는 것에 놀란 눈으로 자신의 몸을 더듬다가 자신의 앞에 서 있는 거한을 볼 수 있었다.
거한의 손이 고릴라의 주먹을 막고 있는 것이었다.
“크르르! 산군!”
“이놈! 감히 산신의 명을 어기려는 것이냐!”
김 형사와 이 형사를 살릴 것은 다름 아닌 호군이었다.
호군도 인간을 죽이는 요괴들을 조사하고 추적하던 중 인간이 요괴를 따라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그들의 손에 한태석의 무구가 들려 있는 것을 보았지만 그것만으로는 너무나도 준비되지 못한 상태였다.
당장 강력한 무기를 손에 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싸울 의지조차 보여주지 못하는 인간들이었다.
그래도 한태석의 무구를 가지고 있는 인간들이었기에 호군은 그들을 지켜 준 것이다.
“이 봐! 무슨 일이야!”
고함과 함께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쳇! 더 이상 날 방해하지 말라! 호군!”
결국 요괴는 몰려드는 인간들에 몸을 피하기로 했다.
물론 눈앞에 있는 호군도 결코 만만치 않았기에 도주를 하려는 것이었다.
그렇게 요괴가 훌쩍 사라져 버리고 나자 노도원 팀장과 주변으로 수색을 갔던 형사들이 몰려왔다.
“다…… 당신은 뭐야?”
한눈에 봐도 수상해 보이는 호군에 형사들이 경계를 했다.
하지만 노도원 팀장은 그런 형사들을 만류했다.
“아! 당신! 한태석 사장님의…….”
“노도원 팀장님이시군요.”
호군은 한태석의 대장간에서 본 적이 있는 노도원을 기억해 냈다.
‘인간 관청의 포졸 나리군.’
노도원 팀장의 신분도 알고 있던 호군은 결국 인간들도 움직이는 것에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요괴들에 의해 인간들이 피해를 보고 있었으니 인간들이 움직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결국 막지 못한 것인가.’
호군은 자신의 힘이 부족해 결국 인간들과의 분쟁이 벌어져 버린 것에 안타까워했다.
“어떻게 된 겁니까?”
“놓쳤습니다. 위험하니 돌아가십시오.”
노도원 팀장은 호군의 말을 듣고서는 자신의 팀원들인 김 형사와 이 형사를 바라보았다.
어찌 된 일인지를 설명하라는 의미였다.
“팀장님! 고…… 고릴라가…….”
“사…… 사람 말을 하던데요!”
횡설수설하며 자신들도 믿기지 않는 말을 하는 것이었다.
노도원 팀장은 도저히 대화가 될 것 같지 않은 두 형사에 한숨을 내쉬고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가자.”
“팀장님!”
“돌아가!”
단호한 노도원 팀장의 말에 결국 형사들은 산에서 내려와야만 했다.
그렇게 다들 승합차에 탑승해서는 덜덜 몸을 떠는 두 형사를 걱정스러운 듯이 바라보았다.
“팀장님. 그거 뭡니까? 진짜 고릴라입니까?”
고릴라라고 말을 했지만 아무리 봐도 고릴라가 아니었다.
말을 하는 고릴라는 듣도 보도 못했고 고릴라라기보다는 설인이라고 생각되는 형태였다.
왠지 노도원 팀장이라면 무언가 알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자신이 본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김 형사였다.
노도원 팀장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 사실대로 이야기를 했다.
“요괴다.”
“…….”
다들 자신들이 잘못 들었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자신만이 잘못 들은 것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요괴요?”
“그래.”
“그…… 뭐냐! 그 야! 막내야! 그 요괴가 내가 생각하는 그 요괴가 맞냐?”
“예? 모르겠는데요.”
“니는 아는 것이 뭔데! 대학도 나온 놈이!”
자신들의 팀장에게 화는 낼 수 없었기에 애꿎은 막내에게 화를 내는 팀원들이었다.
“요괴 맞아. 요괴. 범인은 인간이 아니라 요괴였어.”
범인이 요괴라는 말에 팀원들은 멍하니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로 가만히 앉아 있을 뿐이었다.
“제길! 이제 믿겠냐! 요괴라고! 요괴! 그때 본 그 날아다니던 그놈은 뱀파이어야! 뱀파이어!”
노도원 팀장은 화를 내며 고함을 내질렀다.
그런 노도원 팀장에 이번에는 뱀파이어까지 나오냐고 표정들이 가지각색으로 일그러졌다.
“형님! 우리가 무슨 퇴마사입니까! 왜 요괴가 나오고! 아…… 아니 그 뱀…… 뱀파이어가 나옵니까! 우리 그냥 평범한 형사예요! 형사! 아니 경찰! 민중의 지팡이!”
“이 자식아! 범인이 요괴인데 나보고 어쩌라고! 어? 요괴든 어쩌든 사람 죽였으면 우리가 잡아야 할 거 아니야!”
노도원 팀장은 사람이든 요괴든 자신들이 잡아야 하지 않냐고 고함을 질렀다.
“요괴를 어떻게 잡아요!”
“무기하고 방패 줬잖아! 그걸로 잡을 수 있대!”
형사들은 자신들의 손에 들려 있는 검과 방패가 사람 잡는 것이 아니라 요괴 잡는 무기라는 것에 미쳐버릴 것 같이 격렬하게 반응을 했다.
하지만 인간이란 적응력의 동물이었다.
시간이 흐르자 다들 진정을 하며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그럼 팀장님. 어떻게 해야 합니까?”
“뭘 어떻게 해. 잡아야지.”
“잡아서요? 잡아서 깜빵 보냅니까? 다른 죄수들이 싫어할 텐데요.”
“보낼 깜빵은 다른 곳에 있어. 일반 교도소 아니야.”
다행히 일반 교도소에는 잡아넣는 것이 아니라는 말에 형사들은 안도했다.
“어디인데요?”
눈치 없는 막내가 입을 열었다.
지금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지만 왠지 들추어내서는 안 될 무언가를 건드리는 질문이었다.
“산신령님의 감옥이 있어. 봉인하실 거래.”
“…….”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사건이 커지고 있었다.
노도원 팀장도 인상을 구기며 한숨을 내쉴 정도였다.
그렇게 노도원 팀장의 팀은 오늘 참 힘들고 길고 긴 하루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님! 술 한 잔 마시면 안 될까요?”
점점 해가 져 가고 있는 하늘에 노도원 팀장은 방향을 틀었다.
시말서를 써야 할지도 몰랐지만 지금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일단 팀원들을 진정시키고 협조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