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ngnam Blacksmith RAW novel - Chapter 174
제 174화
104.
“아이고! 오셨습니까! 형님!”
“내가 깡패냐! 무슨 형님이야! 형님이!”
“헤헤!”
노도원 팀장은 팀원들과 함께 술 한 잔 마시러 한 술집을 찾았다.
사실 삼겹살집이나 가서 마실까도 생각을 했지만 이 상태에서 술이 입에 들어가면 별의별 말이 다 나올 것 같았기에 조금 무리를 해서는 독립된 방이 있는 술집으로 들어온 것이다.
“팀장님. 괜찮겠습니까?”
“괜찮아! 괜찮아. 그냥 앉어. 우리는 뭐 이런 곳에서 마시면 안 되는 법이라도 있냐! 아가씨만 안 부르면 되지!”
팀원들의 걱정에도 노도원 팀장은 자리에 먼저 앉아서는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웨이터에게 말을 했다.
“맥주하고 안주…… 싼 거로 내 와.”
“알겠습니다! 노 팀장님!”
경찰 봉급이야 뻔했으니 비싼 거 먹기는 힘들 터였다.
과거에야 뒤로 접대도 받았다지만 요즘 세상에 그런 것은 무리였고 행여라도 들키기라도 한다면 사달이 나도 크게 날 일이었다.
그러니 적당히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마실 생각인 노도원 팀장이었다.
물론 언제나 자신의 의도대로 되지 않는 것이 세상살이였다.
맥주와 소주가 짝으로 노도원 팀장과 팀원들이 있는 룸 안으로 들어오고 안주들이 깔리자 노도원 팀장은 자신의 팀원들에게 술잔을 채워주었다.
분명 기분 내야 할 상황이었지만 다들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만큼 심란한 상황이었다.
“자! 마시지.”
“예.”
노도원 팀장은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짓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당장 조금 전에 보았던 고릴라 모습의 요괴만 해도 아직도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였다.
이미 알고 있었고 각오도 했다고 생각을 한 노도원 팀장조차 그러한데 다른 팀원들이 어쩔지는 생각하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게 폭탄주를 원샷을 한 노도원 팀장은 입을 열었다.
“빠지고 싶으면 빠져라. 서장님께 다른 부서로 이동할 수 있도록 말을 해 둘 테니까.”
노도원 팀장의 말에 다들 몸을 움찔 떨었다.
범인의 실체를 알았으니 계속할지 말지를 묻는 것이었다.
당연히 목숨을 걸어야만 하는 일이었기에 다들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일이었다.
팀원들은 지금의 회식이 마지막 만찬과도 같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왜 자신의 팀장이 무리를 하는지 알게 된 것이다.
“에이! 진짜! 너무 하신 거 아닙니까? 우리가 지금까지 같이 한 게 얼마인데! 까짓거 사람이든 요괴든 나쁜 새끼는 잡아넣는 것이 우리 아닙니까! 나는 안 도망가요! 내가 범죄자한테 도망간 적은 없습니다. 팀장님!”
팀원 중에 가장 과격하고 거친 성격의 박 형사가 자신은 끝까지 가겠다는 말을 했다.
그런 박 형사의 말 때문인지 다들 각오가 서린 눈빛을 반짝이며 자신의 앞에 채워져 있는 폭탄주를 비우며 외쳤다.
“까짓거! 갑시다! 우리가 아니면 그놈들 어떻게 잡습니까!”
“에이! 진짜! 형님! 이런 건 좀 빨리 이야기를 해 주셨어야지! 이제 와서! 에이! 가! 가! 가자고! 나는 간다! 요괴든 뭐든! 까짓거 가자!”
다들 자신의 술잔을 비웠다.
하지만 술잔을 쥔 손이 떨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하실 겁니까?”
워낙 심각한 사건이었기에 술이 들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어떻게 하긴 요괴와 싸울 힘을 길러야지.”
무기가 있다고 해서 요괴들을 붙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얼마나 오만한 생각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으니 요괴와 싸울 수 있는 힘을 길러야만 했다.
“이걸로요? 할 수 있을까요?”
“아까! 그 남자 말입니다. 호…… 호 뭐?”
“호군.”
“아! 예! 팀장님. 그 호군인가 하는 남자가 그 괴물의 주먹을 맨손으로 막더라고요.”
“어! 나도 봤어. 엄청나더라고. 그게 퇴마사 같은 건가 본데.”
호군이 요괴의 일격을 막는 모습을 떠올린 팀원들은 무조건 요괴에 죽으라는 법은 없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호군이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리 없는 이들이었다.
일단 인간의 모습을 한 채로 싸우는 호군이었으니 자신들도 훈련만 받는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렇게 점점 분위기는 희망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일단 이 무기는 요괴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사실 당황하지만 않으면 충분히 잡을 수 있어.”
노도원 팀장은 한태석에게 받은 무기와 방패를 설명했다.
“이게 말입니까? 그러고 보니까 아까 이거 들고 힘을 썼더니 힘이 세진 느낌이 들더라고요.”
박 형사는 본래 힘이 장사였지만 한태석의 무기를 들자 평소보다 더 힘이 넘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 보십시오!”
박 형사는 확인을 시켜 주려는지 무거운 테이블을 한 손으로 들어 올렸다.
“허! 이거 무슨 마법 아이템입니까?”
“이거 어디서 얻은 겁니까? 팀장님!”
팀원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에 노도원 팀장은 살짝 당황했다.
이 정도인 줄은 생각하지 못한 노도원 팀장이었다.
“어! 그거 아는 대장장이인데. 그…… 어! 산신령하고 관련 있는 대장장이야.”
한태석의 정체를 밝히기에는 너무 위험부담이 있다는 생각을 하며 노도원 팀장은 일단 한태석에 대해서는 비밀로 하기로 했다.
“산신령이요? 대체 산신령이 뭡니까? 그 금도끼 은도끼 하는 그 산신령 말하는 거 아니시겠죠?”
요괴를 잡으면 산신령의 감옥에 봉인한다는 말을 노도원 팀장에게 들은 팀원들이었기에 산신령이라는 존재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것이었다.
“어! 그러니까. 신! 신이야! 그래! 신!”
“…….”
이제는 신까지 나오는 것에 팀원들은 노도원 팀장의 정체가 궁금해질 지경이었다.
“팀장님 혹시 뭐 용사의 후손이라거나 뭐 그런 건 아니시죠?”
“신에게 선택받은 뭐 그런 거?”
노도원 팀장은 자신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팀원들에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알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내가 무슨! 일단 마셔! 내일부터는 바빠질 거야. 요괴도 잡아야 하고 범죄자도 잡아야 하고. 그러니까 요괴 놈 잡을 때까지 회식은 없을 줄 알라고!”
노도원 팀장은 술잔에 술을 따르고서는 팀원들의 이성을 마취시켜 버려서는 난처함을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룸의 문이 열리고서는 무척이나 귀여우면서도 섹시해 보이는 여인이 들어오는 것이었다.
“어? 우리 아가씨 안 불렀어.”
갑자기 아가씨가 들어오자 노도원 팀장은 손을 내저으며 필요 없다는 말을 했다.
지금 하는 말들도 다른 이들이 들어서 좋을 만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래서 그나마 조용한 곳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노도원 팀장의 말에도 아가씨는 나갈 생각이 전혀 없다는 듯이 그들의 룸 안으로 들어와서는 문을 닫는 것이었다.
“이봐요! 아가씨! 우리는…….”
“요괴와 싸우세요?”
아가씨의 말에 노도원 팀장과 팀원들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미소를 짓는 아가씨의 모습에 다들 자신들이 위험한 곳에 발을 들이밀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요괴하고 왜 싸우려고?”
“그러니까! 몇 번을 이야기 하냐고오! 그놈들이 사람을 죽였어! 그러니까 형사인 우리들이 잡아야지! 안 그래?”
“그럼! 당연히 잡아야지!”
혀가 꼬부라진 말투로 두 여인에게 자신들이 요괴를 잡을 거라고 말을 하는 형사들이었다.
그렇게 술에 취한 형사들과는 달리 두 여인은 전혀 술에 취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물론 두 여인이 술을 조금 마신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남자들보다 더 많이 마셨으면 마셨지 조금 마시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여인은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니들 너무 약해.”
형사들을 상대해주고 있는 이는 엘리제와 애나였다.
웬 신기의 힘이 느껴지기에 들여다보았더니 노도원 팀장과 팀원들이 요괴를 잡겠다고 의기투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일을 엘리제에게 말을 하자 엘리제도 이 회식에 참여해서는 술과 안주를 털어먹고 있는 것이었다.
“우리가 얼마가 강한데에! 어? 강력범죄자들을 얼마나 잡았다고! 내가 단수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
박 형사는 자신들을 무시하는 엘리제에 자신의 불끈한 팔뚝을 보여주었다.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지만 엘리제의 눈에는 허세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까분다. 인간 상대하는 것하고 요괴 상대하는 것하고는 차원이 달라.”
“아가씨는 대체 정체가 뭐요?”
노도원 팀장은 엘리제의 정체를 물었다.
갑자기 찾아와 요괴와 싸우냐고 물어오는 여인들이었다.
“혹시 퇴마사요?”
“퇴마사는 또 뭐야?”
“언니! 그거 마족 사냥꾼.”
“마족 사냥꾼? 흐음! 뭐 은퇴를 하기는 했지만.”
마족인 애나의 옆에서 마족 사냥꾼이라는 말을 하기는 뭐했지만 한 때는 용사의 파티였으니 마족 사냥꾼이 아니라고 말을 하기도 어려웠다.
그렇게 엘리제가 퇴마사라는 말에 노도원 팀장과 팀원들은 놀란 눈으로 엘리제를 바라보았다.
나이스한 몸매와 아름다운 미모는 도저히 그렇게 보이지 않았지만 이미 박 형사와 힘겨루기에서 박 형사가 처참하게 박살이 났기에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
“우리를 훈련해 주실 수는 없겠습니까?”
노도원 팀장은 엘리제가 퇴마사라는 것에 요괴들과 싸울 수 있도록 자신들을 훈련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후우! 내가 어쩌다가 이런 귀찮은 일을.’
사실 그럴 이유로 접근한 엘리제였다.
한태석으로부터 부탁을 받은 엘리제였다.
한태석이야 대장장이였기에 요괴들과 싸우겠다는 노도원 팀장을 훈련할 수 없었다.
물론 호군에게 부탁을 할 수도 있었지만 호군도 워낙에 바빴기에 가장 한가한 엘리제에게 부탁을 한 것이다.
엘리제는 귀찮았지만 한태석에게 도움받은 것도 있었고 이대로 인간들이 아무런 대비책도 없이 요괴들과의 침공에 박살이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태석의 부탁을 승낙한 것이다.
애나가 조금 마음에 걸렸지만 다행히 애나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다.
“만만치 않을 거다.”
엘리제가 승낙하자 노도원 팀장과 팀원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퇴마사로부터 요괴들을 상대하는 훈련을 받는다면 자신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아질 것이 분명했다.
“그럼 이제부터 스승님으로 불러.”
“예! 스승님!”
다들 엘리제를 스승님으로 부르면서 의욕을 불태웠다.
“그럼 내일부터 훈련받을 애들은 이 술집으로 보내. 아! 저녁때 보내. 나 퇴근하고 훈련 봐 줄 테니까.”
엘리제는 마지막 남은 술을 비우고서는 몸을 일으켜 애나와 함께 룸의 방문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큰 누님!”
“어! 그래.”
엘리제가 복도로 나가자 덩치들이 엘리제를 바라보며 일사불란하게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 광경을 노도원 팀장과 팀원들은 두 눈을 끔벅이며 멍하니 바라보았다.
“저 새끼 강남파 봉팔이 아니야?”
“맞는 거 같은데요. 팀장님.”
“…….”
강남 경찰서 강력계 형사들은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떠나가 버린 열차는 되돌아오지 않는 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