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ngnam Blacksmith RAW novel - Chapter 177
제 17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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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괜찮냐?”
“어? 뭘? 뭐가?”
혜성은 자신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는 친구에 의아해했다.
“아니! 너 안색이 창백한 것이 어디 아픈 것 같은데.”
“안색? 내 안색이 뭐 어때서?”
“완전 죽을상인데. 야! 적당히 해라. 그러다가 몸 삭는다. 호르몬이 넘쳐도 하루 일딸 이상은 안 돼!”
“뭐라는 거야!”
혜성은 친구의 농담에 버럭 화를 내고서는 화장실로 가서 세수를 하고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조금 무리를 하면서 공부를 한 혜성이었다.
“역시나 안 하던 짓을 하면 안 된다더니. 와! 이 얼굴 망가진 것 좀 봐. 진짜 장난 아니네.”
누가 봐도 아파 보이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혜성은 그 아파 보이는 얼굴이 마치 훈장이라도 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좋아! 오늘은 조퇴다.”
혜성은 자율 학습을 빠지고 조퇴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
“선생님! 몸이 안 좋아서.”
“어! 너 정말 몸이 안 좋아 보인다. 병원 한 번 가 봐라. 공부도 좋지만 몸 생각하며 해야지.”
“예? 아! 예! 감사합니다.”
웬일로 그 독하다는 학생 주임도 자신의 얼굴을 보자 정말 아파 보인다며 혜성에게 조퇴를 하라고 할 정도였다.
그렇게 혜성은 학생 주임의 허락을 받아 조퇴를 할 수 있었다.
“나 정말 아픈가? 그리 아프지는 않은데. 아니 아프다고 생각하니까 아픈 것 같긴 하다. 그래도 병원 갈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혜성은 학교를 나와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을 했다.
병원에 가고 싶지는 않았다.
평소대로라면 학교를 마치고 학원에 가야 했지만 조퇴를 하면서 시간이 어긋나 버린 것이다.
집으로 갈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지만 지금 집에 가 봐야 아무도 없었기에 혜성은 길거리를 배회했다.
PC방을 가려고 해도 친구들은 아직 학교에 있었기에 혼자 갈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때는 분명 꿈이었겠지?”
혜성은 얼마 전에 보았던 괴물이 꿈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이후로 그런 괴물들은 보지 못했다.
인터넷에서도 그런 괴물들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았다.
당연히 꿈일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래. 말이 안 되지! 말이!”
그렇게 자신이 잘못 본 것이라 생각을 하며 만화방이나 가자는 생각을 할 때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중학생 정도 되는 남학생을 볼 수 있었다.
“뭐야?”
고등학생인 혜성이었다.
아무리 혜성이 비리비리해 보여도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꼬나 볼 정도로 체구가 작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혜성은 놀라운 말을 들어야만 했다.
“야! 너 이리 와 봐!”
“뭐? 너?”
“그래! 너! 빨리 와 봐!”
생긴 것은 쥐방울만 한 놈이 반말을 하는 것에 혜성은 요즘 애들이 참 무섭다는 생각을 하며 울컥 화가 치밀어 올랐다.
싸움을 그리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지만 중학생에게 맞고 다닐 정도로 허약하고 겁이 많은 혜성은 아니었다.
혜성은 중학생에게 험악하게 인상을 찡그리며 다가갔다.
“너! 뭐하는 놈이야? 까불고 있어! 이것이.”
“까불기는! 너 대체 무슨 요괴하고 붙어먹었길래 그러냐? 몸에서 요괴가 좋아할 냄새가 아주 진동을 하네!”
“뭐? 요괴?”
꼬맹이의 입에서 나온 기이한 말에 혜성의 두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혜성에게 반말로 말을 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호미였다.
호미는 혜성에게 다가와서는 얼굴을 만지작거리다가 손으로 혀를 잡아 뽑았다.
“에에에! 네에에에!”
“조용히 해! 꼬맹아! 요기가 몸에 아주 박혀 버렸네! 아주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냐?”
“뭐…… 뭐…… 뭔 소리를 하는 거야?”
“뭔 소리고 뭐고! 너 요괴 만난 적 있지? 빨리 말해! 안 그러면 너 얼마 안 있다가 죽는다.”
갑자기 살벌한 말을 하는 중학생에 혜성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했다.
“얼마 전에 밤에 괴물을 만났는데.”
“역시! 혹시 어떻게 생긴 놈이야? 기억나?”
“아…… 아니. 그러니까 얼굴은 개같이 생겼는데 사람처럼 두 다리로 서 있고.”
“늑대 요괴인가? 개 요괴인가? 아무튼 그놈 말고 다른 놈은 또 없냐?”
“어? 검을 들고 있는 여자도.”
“여자? 검을 들고 있었어? 사람?”
“어! 사람인 것 같기는 한데.”
“아! 그건 요괴 아닌 것 같고.”
호미는 혜진이거나 지민 둘 중에 하나겠거니 했다.
“아니! 혹시 귀가 이렇게 길었냐? 금발에?”
“아니. 그건 아니고 검은 머리에 지민 누나 닮은 사람이었는데.”
“지민 누나?”
호미는 지민을 어떻게 알고 있나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지민이 얼굴에 흉터가 났을 때 했던 말을 떠올렸다.
“아아! 니가 그 애구나. 애송이. 그러게 집에 일찍 들어가지. 왜 한밤중에 싸돌아다녀가지고서는!”
혜성은 호미의 말에 왠지 억울했지만 아직도 얼떨떨한 것이 일단은 얌전히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몸 안에 요기가 스며들었어. 그 요기를 빼지 않으면 너 죽는다. 일단 따라와.”
몸에 요기가 스며들었다고 말을 하는 정체불명의 중학생을 따라가는 혜성이었다.
‘나 대체 뭐 하고 있는 거지?’
혜성도 자신이 뭘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호미를 따라 왠지 눈에 익은 곳을 향해 가고 있을 때 호미가 걸음을 멈추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아! 너 좀 특이 체질이구나. 요괴가 꼬이는 그런.”
“뭐? 악!”
혜성은 자신의 몸이 날고 있음을 알고서는 비명을 질렀다.
“시끄럽다 꼬맹이. 네 기운이 요괴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혜성은 자신의 허리를 붙잡고 있는 호미를 볼 수 있었다.
성인 몸무게인 자신의 몸을 붙잡은 채로 마치 하늘을 나는 듯이 뛰어다니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한적한 산속에 내린 혜성은 지금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얼굴을 연신 꼬집었다.
“아파! 아파! 엄청 아파!”
제발 꿈이라면 깨길 바라며 몸을 덜덜 떨고 있을 때 혜성은 또다시 괴물들을 볼 수 있었다.
숲 속에서 괴물들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그렇게 모습을 드러낸 괴물들은 호미와 혜성을 바라보며 말을 했다.
“이봐. 도깨비. 그 인간 남자를 내놓아라. 그놈만 내놓으면 목숨만은 살려주지.”
“크크크크! 그 인간의 몸에서 싱싱한 심장의 힘이 느껴지는군.”
혜성은 자신의 심장을 노리는 듯한 괴물에 이게 무슨 난리도 아니냐는 듯이 몸을 부르르 떨며 뒷걸음질을 쳤다.
“이놈들. 감히 요괴들 따위가.”
호미는 자신을 협박하는 요괴들에 인상을 구겼다.
자신이 도깨비인 줄을 알면서도 협박을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네놈들 내가 누구인지 모르고 있는 거냐.”
“흥! 약해 빠진 네놈 따위가 산신의 부하라 하나, 신수만 없다면 우리들만으로도 충분하다.”
도깨비와 함께 다니는 신수라면 요괴들인 자신들도 감당하기 힘들었지만 반쪽짜리 도깨비라면 충분히 상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자신들의 주인인 구미호에게 드릴 인간의 심장은 아무 인간의 심장이나 뽑아다 줄 수 없었다.
요기에 반응을 하는 그런 인간의 심장을 찾아야만 했고 그 때문에 요괴들은 그런 인간들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산신의 방해로 쉽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던 중에 혜성으로부터 무척이나 진한 심장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산신의 도깨비가 방해가 되기는 했지만 자신들이라면 충분히 호미를 제압하고 혜성의 심장을 빼앗아 갈 수 있을 것이라 여긴 것이다.
그렇게 호미는 자신을 무시한 요괴들에 빠드득 이가 갈렸다.
“신수만 아니라면 나 따위는 이길 수 있다고? 크크큭! 이렇게 무시를 당하다니.”
호미는 요괴들의 말에 자신의 힘을 개방했다.
중학생의 왜소하던 몸이 점점 부풀어 오르며 요괴들보다 더 커지고 온몸에서는 털이 자라났다.
얼굴도 험악하게 변하며 호미의 손에 한태석이 강화해 준 도깨비방망이가 서슬 퍼렇게 반짝이며 들려져 있었다.
“이놈들! 도깨비가 본래 요괴들의 우두머리였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것이더냐.”
호미는 자신이 비록 도깨비 두령은 아니지만 도깨비는 본래 요괴들의 왕을 겸하는 존재임을 건방진 요괴들에게 말하며 으르렁거렸다.
“바…… 반쪽짜리 도깨비가 아니었나?”
“말도 안 돼. 도…… 도망쳐!”
호미의 진정한 정체를 목격한 요괴들은 안색이 창백해져서는 도망을 치려고 했다.
지금까지 신수의 기운에 감추어져 있어 호미의 강함을 알지 못하고 있었던 요괴들이었다.
오만득으로부터 강력한 무기를 받았다지만 상대의 도깨비방망이는 도깨비가 수백 년 이상 자신의 기운을 모은 신기였다.
그런 신기를 한태석이 한 번 더 강화해 주어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어딜 도망가려는 것이더냐!”
“크악! 도깨비님! 용서해주십시오!”
“네놈들의 목숨으로 용서를 받아라!”
호미는 도망을 치려는 요괴들을 붙잡아서는 자신의 도깨비방망이로 흠씬 두들겨 패버렸다.
그렇게 호미가 무시무시한 요괴들을 어린아이 가지고 놀 듯이 흔들어 대는 광경을 지켜보던 혜성은 결국 감당을 하지 못하고서는 기절을 해 버리고 말았다.
몸 상태도 좋지 않았으니 그냥 기절해 버리는 것이 편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으음!”
기절했다가 깨어난 혜성은 이제야 꿈에서 깬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다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
“깼냐?”
“지민 누나?”
혜성이 본 사람은 지민이었다.
왜 지민이 보인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은 혜성이었다.
“꿈인가? 지민 누나. 뽀뽀.”
“으이구!”
지민은 자신의 몸을 안으려고 팔을 벌리는 혜성의 머리를 주먹으로 후려쳤다.
“악! 머리 아파! 꿈이 아닌가?”
머리가 울리는 통증에 혜성은 지금의 상황이 꿈이 아님을 깨닫고서는 놀란 눈으로 주변을 바라보았다.
“여긴?”
혜성이 눈을 뜬 곳은 한태석의 매장이었다.
“혜성이 깼냐?”
“어? 사장님?”
한태석은 깨어난 혜성에게 다가갔다.
아직 어린 학생이기에 혜성을 위험한 일에 휘말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요괴와의 접촉에서 요괴의 요기에 혜성의 몸이 반응을 해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몸 안에 파고든 요기만 빼내 보려고 했지만 그건 불가능했다.
이미 심장까지 파고든 요기는 요괴들이 좋아하는 순혈의 심장이 되어 버린 것이었다.
특이 체질이라면 특이 체질이었다.
‘보통은 처녀들이 마왕의 제물이 되는데. 이 녀석은…….’
구미호 일족인 호우조차도 혜성을 보고서는 입에서 군침을 흘릴 정도였다.
몰랐을 때는 상관없지만 일단 반응을 해 버린 이상 요괴들이 끊임없이 꼬일 운명이 된 것이다.
“저기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요?”
“요괴들이 너를 노릴 거다.”
“예? 뭐라고요?”
혜성은 한태석마저도 믿기 어려운 말을 하는 것에 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니라는 것과 함께 몸이 덜덜 떨려오기 시작했다.
“너를 지켜주려고 노력을 하겠지만 너 스스로도 네 몸을 지켜야만 한다.”
한태석의 말에 혜성은 자신이 꿈에도 그리던 세계로 완전히 발을 내디뎠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발을 내딛자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혜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