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ngnam Blacksmith RAW novel - Chapter 185
제 185화
115
“어! 이게 다 인간들을 위해 하는 일인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제노는 뉴스에서 제노 컴퍼니의 바이오 연구소가 압수수색을 받는 장면을 보며 엔진 오일을 원샷했다.
독한 엔진 오일이 제노의 몸으로 들어가며 제노의 몸은 열이 확 오르는 것이었다.
“너 전에 제노 컴퍼니하고 상관없다며.”
움찔!
지민의 말에 제노의 몸이 움찔 떨렸다.
다들 그런 제노를 바라보자 제노는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는 듯이 고개를 돌리는 것이었다.
“저거 회장 검찰청 들어갈 때 너 어떻게 할래?”
“휠체어도 못 타고 큰일 났네.”
뉴스에 나오는 제노 컴퍼니가 제노의 회사임이 밝혀졌다.
“우와 인공지능 로봇 무섭네. 감쪽같이 동료들을 속이고. 안 그래요? 사장님?”
“응? 허허! 그런가?”
한태석은 제노가 제노 컴퍼니의 주인이라는 것에 웃음을 터트렸다.
형인 한장우가 그렇게 경계를 하던 제노 컴퍼니의 주인이 바로 자신의 옆에 있었던 것이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응? 하하! 죄송은. 그게 잘못도 아니고. 그런데 출근은 안 하는 것 같던데 일은 언제 하는 거니?”
한태석은 제노가 사과를 하는 것에 사과할 것도 아니라며 손을 내젓고서는 언제 저런 큰 회사를 차렸나 궁금해했다.
“인공지능으로 의사 결정을 즉각 즉각 내릴 수 있습니다.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고 중앙 서버는 지하 공장에 위치해 있으니까요.”
전혀 어려울 것이 없다는 제노의 말에 지민이 한소리 했다.
“저거 봐. 저러니까 사람들 일자리가 없어지는 거지. 사장님은 요괴들 일자리 만드느라 정신없는데. 제노 너무하네.”
“…….”
인간의 일자리를 제노가 빼앗아 간다며 주먹을 쥐고 구호를 외치듯이 팔을 뻗는 지민에 제노는 억울해했다.
“제노! 사람들 일자리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 생산성이 기계들에 비해 영 안 좋기는 하지만 제노 컴퍼니는 일자리 창출에 힘쓰는 좋은 기업이다.”
제노는 자신이 인간들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있는지를 호소했다.
환경 보호뿐만 아니라 수많은 인간들의 편리한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의 숫자가 너무 많았고 모든 이들을 다 편안한 삶을 살게 해주기에는 지구의 자원이 부족한 것이 문제였다.
“현재 상태로는 인간의 숫자를 많이 줄여야 한다. 현재 지구의 자원으로는 지금의 인간 숫자를 유지하기란 힘들다. 환경 보호도 현재 상태로는 수많은 동식물들이 멸종을 막을 수 없으며 인간들의 종도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자리 창출만으로는 현재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란 불가능하다.”
“…….”
“…….”
한태석과 지민 그리고 혜진은 제노의 말에 인류의 최후가 떠오르는 것이었다.
‘인간과 기계의 마지막 전쟁.’
‘이거 요괴가 문제가 아닐 것 같은데.’
제노는 무려 은하 간 이동이 가능한 우주선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었다.
더욱이 지하에는 엄청난 규모의 공장들을 가지고 있는 제노였다.
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제노 컴퍼니의 공장들도 있었으니 제노가 마음만 먹는다면 세기말 SF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하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것이었다.
볼품없어 보이는 제노의 모습과는 달리 제노가 가진 힘은 어쩌면 인간들을 넘어섰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일단 짧은 시간에 한성 그룹이라는 굴지의 대기업을 위협할 만큼 성장을 한 제노 컴퍼니의 총수임이 밝혀진 이상 제노는 결코 무시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다.
그 사실을 깨달은 지민은 제노의 컵에 엔진 오일을 따라 주며 다정하니 말을 했다.
“제노 님. 아까 제가 한 말은 다 농담이었다는 거 아시죠? 우리는 같은 일터에서 일하는 동료잖아요.”
“응?”
제노는 갑자기 왜 지민이 다정스럽게 자신을 대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지민에 혜진도 다정스럽게 제노와 제노의 옆에 서 있는 영희를 대하는 것이었다.
혹시 모를 미래의 일에 대비하는 현명한 두 여인이었다.
그런 두 여인의 우려를 알지 못하는 한태석은 제노가 가진 힘에 대해서 전혀 생각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제노는 에고를 가진 로봇이지만 같이 대장간에서 일을 하는 동료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는 한태석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제노가 제노 컴퍼니의 총수라고 할지라도 별생각이 없는 한태석이었다.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모르는 것이다.
물론 안다고 해서 한태석이 제노를 바라보는 모습이 달라질 것은 없었다.
그렇게 한태석이 제노가 세계적인 대기업인 제노 컴퍼니의 총수임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지민은 한태석에게 제노의 도움을 좀 받자는 말을 했다.
“제노의 도움?”
“예! 제노라면 요괴들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을 듯도 한데요.”
다들 제노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가능하다. 지금이라도 알고 싶다면 알려 줄 수 있다. 제노.”
제노는 자신의 몸에서 메모리칩을 하나 꺼내었다.
“지구의 모든 인간 아닌 존재의 데이터다. 위치부터 형태와 특수한 능력까지 전부 조사가 되어 있다.”
제노가 지구 상의 모든 요괴와 기이한 존재들에 대해 모두 조사를 해 뒀다는 말에 다들 경악을 해야만 했다.
“제노야. 혹시 우리도?”
“지민 양의 키는 164에 몸무게 51 쓰리 싸이즈는 30…….”
퍼억!
지민의 주먹이 제노의 얼굴을 후려쳤다.
후환보다 지금 자신의 비밀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야! 너 미쳤어! 그런 걸 왜 조사해!”
두 눈에 분노가 일렁이는 지민에 제노는 죽음의 공포를 처음으로 느껴야만 했다.
“호호호! 제노야. 설마 내 데이터는 없겠지? 그치? 안 그러니?”
“사…… 삭제. 삭제했다.”
제노는 혜진까지 미소를 지은 채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에 지민과 혜진의 데이터는 완전히 삭제했다며 인간 여자의 비밀은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지민과 혜진의 비밀은 철저하게 봉인이 되었지만 제노의 요괴들에 대한 데이터에 다들 상당히 큰 충격을 받아야만 했다.
지구에서 제노가 모르는 정보는 사실상 없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우와! 이런 존재도 있어?”
“그렇다. 신은 주인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구에는 다양한 신과 다양한 요괴 및 마물들이 존재했다.
인간들은 그 존재들을 전설이나 신화로 여기고 있을 따름이었고 지금은 애써 믿지 않으려고 했을 뿐이었다.
“어머! 엘고르 씨 엘리제 언니하고 같은 엘프였어?”
“뭐? 영화배우 엘고르 말이야?”
지민은 제노의 데이터를 뒤지다가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엘고르가 엘리제와 같은 엘프라는 것에 놀라야만 했다.
혜진도 그런 놀라운 사실에 깜짝 놀랄 때 지민은 엘고르와 요즘 그렇고 그런 사이로 오해를 받고 있는 베르가의 정체를 보고 또다시 깜짝 놀라야만 했다.
“어머! 언니! 베르가 씨는 마족이라는데요!”
“뭐? 마족? 엘프하고 마족은 사이 나쁜 거 아니었어?”
혜진은 엘고르와 베르가가 무척이나 야하게 포즈를 취하고 찍은 영화 포스터를 떠올리며 놀라 했다.
“그것도 아닌 것 같은데요. 엘리제 언니하고 애나하고도 있으니까.”
“그러네. 두 사람 은근히 잘 어울리잖아. 천사와 악마의 금단의 사랑 뭐 이런 건가?”
제노의 데이터에는 금단의 정보들이 가득했다.
“혹시 제노야 연예계 정보들이나 그런 건 없니?”
“있다.”
지민과 혜진은 관심 없는 요괴들에 대한 정보보다 가십거리에 더 집중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신과 요괴들에 대한 정보는 한태석과 산신전에 꽤 도움이 되는 정보였다.
한태석은 산신전의 여우신과 함께 제노의 데이터들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놀랍군요. 우리들 외에도 다른 땅에도 신과 요괴들이 존재한다고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예상도 못 했습니다. 지금까지 교류를 하지 않았었으니까요.”
다른 지역의 신들과 요괴들과는 별다른 교류를 하지 않았기에 서로에 대한 소식은 잘 알지 못했다,
여우신 호우는 제노의 데이터를 조사하다가 다른 지역도 사정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구 전체적으로 요괴나 마물들의 수가 급감을 하고 있었다.
그건 인간들에게서 삶의 터전을 잃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신들조차 잊혀 가면서 과거의 옛이야기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나마 한국의 사정은 꽤나 좋아진 상태인 것이다.
“어? 우리 말고도 다른 지역에서도 요괴들이 날뛰고 있는 중인가 봅니다.”
“그래. 제노에게 들었다. 더 이상 요괴들이 참지 못하고 날뛰는 것 같더군.”
한태석은 세상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많은 인간들이 행방불명이 되거나 의문의 사고를 당하고 있는 것이 요괴들의 짓도 포함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요괴들을 통제해야 할 지상신들이 힘을 잃거나 사라졌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다른 지역의 요괴와 마물들이 대요괴의 기운에 몰려들고 있습니다. 이래서는…….”
“우리의 힘만으로 막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거지.”
제노의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아직 대요괴보다 산신전의 힘이 조금이나마 우세하지만 만일 다른 지역의 요괴와 마물들이 모여든다면 산신전의 힘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하죠? 산신님.”
“후우! 최대한 다른 지역의 요괴와 마물들의 유입을 막는 방법밖에는 없다. 요계의 문을 부술 때까지는 말이야.”
다른 지역의 요괴와 마물들의 유입을 막아야 했지만 뚜렷한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다들 고심을 하고 있을 때 지켜보고 있던 호군이 답답한지 입을 여는 것이었다.
“그놈들은 그 지역 신들이 통제할 놈들인데 그 지역 신들에게 맡겨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 신들이 힘이 없어 통제가 안 되는데 어떻게 한단 말입니까. 호군님.”
호우가 답답한지 호군에게 한마디를 하자 호군은 당당히 대답했다.
“그럼 신들에게 힘을 주면 되는 것 아닌가.”
“힘을? 대체 어떻게? 아!”
호군의 말에 호우는 한태석을 바라보았다.
좋은 방법이 떠오른 것이었다.
한태석은 그런 호군과 호우가 무슨 생각을 한 것인지 알겠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신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소리군. 신들의 힘을 다시 되살리는 신물이라.’
힘을 잃어가는 신들에게 자신이 만든 신물로 힘을 보충해주는 것이었다.
물론 이것이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시간을 벌어주고 더 큰 피해를 막아 줄 수 있는 방법임을 한태석도 알 수 있었다.
꼭 용사들만 성검을 통해 힘을 가질 것은 아니었다.
성물로 신들의 힘을 증폭할 수 있는 방법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한태석은 다시 대장간으로 돌아와 힘을 잃은 신들에게 선물로 줄 신물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신물을 만들기 시작한 한태석에 여우신인 호우는 한국을 떠나 다른 지방의 신들에게 외교 사절로 찾아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