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ngnam Blacksmith RAW novel - Chapter 194
제 19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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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들은 모르는 외계인들과의 협상이 끝나고 난 뒤에 한태석은 그제야 오만득에게로 관심을 돌렸다.
현자의 돌로 인해 아리의 기운이 요계의 문을 열기에 충분할 정도로 쌓였다.
오만득이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든 요계의 문은 영구적으로 요계와의 문을 열 수 있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한태석은 그런 요계의 문을 부술 망치를 준비한 채로 마지막 남은 전쟁을 기다리는 것이었다.
그 팽팽한 긴장감이 두 세력 간에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인간들은 한 발짝 뒤로 물러서 있었다.
기묘한 존재들에 의한 연쇄 살인 사건은 우주 공간에서 갑자기 나타났다가 지금은 사라져 버린 외계의 UFO들에 의해 흔적도 없이 파묻혀 버린 것이다.
“요괴 건 그냥 미제 사건으로 끝내겠다고 합니다.”
“뭐? 갑자기 또 왜?”
노도원 팀장은 갑자기 위에서 내려진 지시에 깜짝 놀라야만 했다.
공권력을 동원해 요괴들의 움직임을 막아내고 있었다.
아직 일반인들은 요괴라는 존재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지 못했지만 정부는 요괴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렇게 요괴들이 인간들을 공격하는 상황에 대비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런 체계를 허물어트리고 덮어버리겠다고 하니 노도원 팀장은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외계 UFO를 일반인들이 너무나도 많이 본 것이 문제 같습니다. 외계인이 정말로 존재했다는 것을 알아버린 것에 전 세계적인 혼란이 너무 크답니다. 그런 상태에서 요괴라니 악마라니 하는 것들까지 나온다면…….”
“아주 다 뒤집혀 버리겠지.”
당장 각종 사이비 종교 단체들에서 외계 UFO의 등장에 휴거라며 세상의 멸망이 도래했다며 각종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실상을 아는 노도원 팀장이나 팀원들로서는 기도 안 막힐 일이었지만 사람들은 혼란에 빠져 버린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지구 상에서 인간들 외에도 다른 지적 생명체들이 살아왔고 지금도 살고 있다는 것이 알려진다면 어떤 혼란이 벌어지게 될지 상상도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사건을 미공개로 하려는 것이다.
“우리 팀을 독립 기구로 편성을 하겠답니다.”
“완전히 접는 건 아니라는 말이로군. 그건 차라리 다행이야.”
노도원 팀장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정말 외계인 건은 정부에도 비밀로 하실 생각이십니까?”
박 형사는 지금도 믿기지 않는 우주에서의 활극을 떠올렸다.
겨우 좋게 끝이 났지만 자신들이 생각하기에도 황당하기 그지없는 사건이었다.
그걸 말을 한다고 해서 다른 이들이 믿어줄지 알 수 없었다.
“그럼 어떻게 이야기를 하자고? 외계인이 있고 외계인들은 지구 대표로 강남 대장간의 사장하고 평화 조약 맺고 상호 불가침조약까지 맺은 뒤에 자신들의 세계로 돌아갔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하자고? 그리고 그 대장간 소속의 우주 전함이 수백 대가 있다고? 그리고 그 대장간의 주인이 어쩌면 신일지도 모르는 존재라고?”
더 믿기지 않은 이야기에 박 형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박 형사를 바라보는 노도원 팀장은 어차피 정부는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여겼다.
“어차피 마지막은 용사라는 혜성이가 해치울 거고 우리가 할 일은 그냥 서포트를 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어.”
노도원 팀장은 정부가 알지 말아야 하는 일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실패를 한다면 끔찍한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렇겠지. 외계인이 아니라 다른 차원의 문이 지구에 열려버리는 거니까.”
노도원 팀장은 박 형사의 말에 동의했다.
외계인의 일이 끝나기가 무섭게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오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말 한태석 그 사람 믿을 수 있는 것입니까?”
박 형사는 매서운 눈빛으로 변해 있었다.
마치 난해한 강력 범죄를 조사하는 형사 같은 눈빛이었다.
한태석에 따르고 있기는 했지만 박 형사는 한태석이 자신들과는 조금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요괴들을 위한 일을 하는 것 같습니다.”
요계의 문을 막는다는 목적은 서로 같았지만 한태석이 마지막으로 추구하는 목적과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적이 어쩌면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박 형사였다.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라. 일단 요계의 문인가 뭔가를 막는 것이 먼저다.”
지금도 요괴들이 인간들을 죽이고 있었다.
요계의 문이 열리게 된다면 얼마나 많은 요괴들이 쏟아져 나와 끔찍한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요괴와의 공존을 원한다면 차라리 그게 나을지도 몰라.’
노도원 팀장은 만일 자신이 신이라면 그래서 인간들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의 균형을 잡는 것이 임무라면 한태석이 추구하는 목적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인간이다.’
요괴들의 사정이 어떠한지는 알 수 없었지만 노도원 팀장은 자신이 인간이기에 인간을 위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
설령 그 결정이 신을 죽여야만 한다면 신을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된 노도원 팀장이었다.
한태석 쪽의 준비가 거의 끝이 되어갈 무렵 오만득도 준비는 끝이 나 있었다.
“마지막 요계의 문의 조각이 완성되었다.”
“대요괴 님의 몸에 쌓인 기운도 충분해졌습니다.”
오만득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요괴를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모든 계획을 자신에게 이야기했던 존재였다.
그가 어떤 존재인지 오만득에게는 사실 중요하지 않았다.
오만득으로서는 아리가 정상의 상태로 돌아가기만 하면 충분했다.
그로 인해 세상이 멸망하든 말든 그건 오만득에게 있어서 중요하지 않았다.
이미 세상에 버림받았고 자신도 세상을 버린 오만득이었다.
광기가 오만득을 지배했고 이제는 광기 그 자체만이 남아 있었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은 아무래도 좋은 오만득이었다.
오만득도 눈앞의 요괴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 모를 존재가 자신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준비해라.”
“예!”
오만득의 허락을 받은 존재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 채로 요계의 문을 열 준비를 하러 떠났다.
그 존재가 떠나고 난 뒤에 오만득은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 뱀파이어 이그니스를 바라보았다.
“왜? 아직도 막고 싶은 것이냐?”
막고 싶다는 대답을 하고 싶었지만 이그니스는 자신으로서는 막을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다만 오만득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자신과 같은 슬픔을 겪게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 이그니스였다.
몇 번이고 오만득을 설득했지만 오만득은 그런 이그니스의 설득을 듣지 않았다.
이그니스도 오만득이 다른 선택이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마지막까지 말릴 수는 없었다.
이그니스가 더 이상 말리지 않는 것에 오만득은 피식 웃으며 오만득에게 지독한 어둠을 품고 있는 한 자루의 예사롭지 않은 단검을 쥐여주었다.
“받아라.”
“감사합니다.”
이그니스는 오만득으로부터 단검을 받아들었다.
“하지만 네 힘으로는 무리일 수 있다.”
“…….”
오만득은 의미심장한 말을 이그니스에게 해주고서는 준비를 위해 대요괴 아리에게로 향했다.
한태석으로부터 현자의 돌을 받아 아리의 몸은 완전한 구미호로 변해 있었다.
오만득도 아리의 앞에서는 몸이 오싹할 만큼 아리의 기운은 강력했다.
전에는 마지막 꼬리가 불완전했는데 지금은 마지막 꼬리마저도 완전히 꼬리가 만들어져 있었다.
그런 아리의 몸 주위로 탁한 색을 띠는 여우 구슬이 넘쳐나는 요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이 요기에 노출이 된다면 각종 환상을 보며 죽어갈 것이었다.
“아리.”
“…….”
오만득이 아리를 부르자 커다란 여우의 눈이 떠졌다.
붉은 핏빛 눈동자는 오싹해서 오만득이 알고 있던 아리의 눈빛과는 전혀 달랐다.
하지만 더 이상 지쳐 보이는 모습이 아닌 것에 오만득의 얼굴에서 미소가 지어졌다.
“아리. 이제 끝나간다. 너를 이제 완전히 자유의 몸으로 만들어 줄 수 있어. 크크크크.”
오만득은 이제 끝이 나간다고 생각했다.
죽기 직전이었던 아리였다.
지금은 힘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리의 붉은 눈에서는 원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가득했다.
끔찍한 고통에 당장에라도 눈앞의 오만득을 찢어 죽이고 싶은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했다.
철컹!
하지만 아리는 자신의 몸을 묶고 있는 검은 쇠사슬에 자신이 원하던 것을 이루지는 못했다.
아리의 기운은 분명 대단했지만 그런 기운을 묶어두고 있는 오만득이 만든 검은 쇠사슬은 아리의 몸을 봉쇄하고 있었다.
“조금만 참아라. 너의 몸에 쌓인 과도한 기운이 너의 정신을 아프게 하는 것이니 이제 너의 기운만 덜어낸다면 그때는 나를 찢어 죽여도 된다.”
오만득은 아리의 눈에서 원망과 증오 그리고 분노가 가득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본래였다면 죽었어야 할 아리를 지금까지 붙잡고 있었으니 아리가 느낄 고통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만득은 아리를 살리고 싶었다.
그것이 모든 것을 잃은 자신의 삶의 마지막 목적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아리가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게 된다면 오만득은 얼마든지 죽어줄 수 있다고 여겼다.
아니 자신이 죽어야 아리가 완전한 자유가 된다고 여기는 오만득이었다.
“시작해라!”
그렇게 아리의 기운이 요계와의 문을 향해 흘러들어 가기 시작했다.
아리의 영혼과 정신을 짓누르고 있던 넘치는 기운을 덜어내는 것이다.
아리의 기운이 요계의 문을 열기 시작하자 하늘 위로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 먹구름은 누가 보더라도 오싹할 만큼 예사롭지 않은 기운을 띠고 있었다.
“대체 뭐야? 비가 오려나?”
“왠지 오싹한데. 정말 세상이 어떻게 되려는 거 아니야?”
먹구름은 가득했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기상 현상에 다들 놀라고 있었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누구 하나 설명을 해 주지 못하고 있었다.
외계인들의 우주선도 정부에서는 제대로 된 발표를 해주지 않았다.
한동안 미국의 나사에 문의 메일이 쏟아졌지만 사실 나사도 외계 우주함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기에 무엇 하나 설명을 해 주지를 못했다.
결국 온갖 소설들이 다 쓰이게 되었지만 각국 정부로서는 그냥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에 기묘한 기상 현상까지 더해지니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아! 또 부러졌네. 어! 혹시 수리돼요?”
“예.”
내일 세상이 멸망할지라도 출근은 해야 하는 한국의 직장인들은 구두 굽이 망가지자 때마침 구두수리공(?)을 발견하고서는 자신의 구두를 맡겼다.
투닥! 투닥!
한태석은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구두를 수리해 주고서는 매장 안으로 들어왔다.
매장에는 지민과 혜진 그리고 영희 등이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매장을 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매장 밖으로 하늘 위에 불길한 먹구름이 가득했지만 다들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듯 보였다.
“괜찮을까요?”
“믿고 기다려야겠지.”
한태석은 조금은 걱정스러운 듯한 지민의 질문에 미소를 지으며 매장 밖을 바라보았다.
“대장장이의 임무는 여기까지다.”
한태석은 대장간으로 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