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ngnam Blacksmith RAW novel - Chapter 59
제 59화
-천하제일 대장장이 선발대회.-
최고의 대장장이를 선발하기 위한 공개 오디션!
가수는 가라! 요리사도 가라! 이제 대세는 대장장이다!
최고의 대장장이를 선발하기 위해 저희 MBS에서는 실력 있는 대장장이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한창 TV에 가수 오디션이 광풍처럼 휘몰아쳤었다.
그리고 그 후 요리사들이 안방극장을 점령하며 셰프라는 용어를 정착시켰다.
각종 흥미로운 방송 아이템들을 찾아 헤매던 방송국이 무리수를 던지는 것 같았다.
‘대장장이 선발대회라. 별것을 다하는군.’
한태석은 천하제일 대장장이 선발대회에 처음에는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실력을 뽐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장님! 어떠세요? 대한민국 최고의 대장장이를 선발한다는데. 당연히 사장님이시죠!”
지민은 대한민국 최고의 대장장이는 무조건 한태석이 되어야 한다며 한태석의 옆구리에 바람을 불어넣었다.
“안녕! 좋은 아침! 응? 무슨 일 있어?”
혜진은 출근하면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놀랐다가 천하제일 대장장이 선발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지민과 함께 한태석의 양 옆구리에 바람을 펌프질했다.
“당연하지! 태석 씨가 아니면 누가 최고의 대장장이겠어! 전설의 대장장이! 악마의 대장장이라고 사람들이 찾아올 정도인데!”
“그러니까요. 사장님 아니면 안 되는 거죠!”
지민과 혜진이 한태석보다 더 흥분했다.
“큼! 큼! 아니 뭐 그다지 관심이…… 나보다 더 뛰어난 대장장이들도 있을 테고. 그리고 꼭 이런 곳에 참가할 필요는…….”
“무슨 소리예요! 태석 씨! 당연히 참가해야죠!”
“맞아요! 사장님이 나가서 그냥 다 발라 버려요!”
과격한 혜진과 지민의 말에 한태석은 당황했다.
“한 사장! 자네도 나가나?”
“예? 뭘 말입니까?”
“아이구! 당연히 최고의 대장장이를 뽑는다는 대장장이 선발대회인가 하는 거 말이야! 자네라면 분명 최고의 대장장이가 될 건데.”
“아이구! 그럼요. 한 사장님 솜씨 하면 이거 아닙니까! 이거! 최고!”
한태석의 대장간의 단골들은 한태석에게 대회에 참가하냐고 연신 물어왔다.
한태석이라면 충분히 대한민국 최고의 대장장이가 되기에 충분하다며 참가하라고 성화인 것이다.
한태석도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들어야만 했다.
“뛰어나신 분들께 한수 배워 볼까 합니다.”
“오! 그렇구만! 내가 보았을 때는 한 사장이 한 수 가르칠 것 같아. 하하하!”
한태석이 천하제일 대장장이 선발대회에 참가하겠다는 말에 다들 한태석을 격려하고 꼭 우승을 하라고 응원을 했다.
결국 한태석은 참가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큼! 나보다 더 뛰어나신 분들이 분명 계실 거야. 나는 단지, 그런 뛰어난 전국의 대장장이들이 다 모인다면 그분들의 실력을 보며 나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겠지. 그래. 그 목적일 뿐이야.”
대장장이들 간의 교류가 쉬울 리가 없었다.
한평생 한 지역에서 머물며 물건들을 만들어 내는 장인들이었다.
“그런데 상금은 얼마야?”
“아! 예! 5억! 오! 엄청나네요.”
“그래? 생각보다 많이 주네.”
상금이 무려 5억이나 된다는 말에 혜진도 놀랄 정도였다.
물론 한태석에게야 상금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지만 그 정도 상금이라면 전국 대장장이들의 귀가 솔깃할 만한 액수였다.
그렇게 천하제일 대장장이 선발대회가 방송국에서 공개 오디션으로 나간다는 소식이 대한민국에 퍼져 나갔다.
“참 내. 별, 이제는 대장장이들도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나와?”
“그러게 웃기지도 않네. 그래도 왠지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
시민들도 이제는 하다 하다 대장장이들이 TV에 나와서는 망치질을 한다는 것에 어이없어하면서도 나름 기대를 했다.
이제는 사라져 가는 직업인 대장장이였다.
대량 생산을 하는 공장들이 생기면서 대장장이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었다.
이러다가는 대장장이들도 인간문화재처럼 변해갈지도 몰랐다.
그렇게 참가 접수를 하고 난 뒤에 한태석은 밤이든 낮이든 가리지 않고 더욱더 열심히 대장간에서 망치를 휘둘렀다.
적어도 망신을 당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깡! 깡! 깡!
행여라도 창피를 당할 수는 없었기에 좀 더 실력을 갈고닦는 것이었다.
그렇게 한태석이 대회 참가 신청을 하고 난 뒤. 한태석의 상가 건물 맞은편에 있는 한성그룹 본사 회장실에서는 한 남자가 한장우 회장의 앞에서 보고를 올리고 있었다.
“한태석 이사님께서 대회 참가를 신청하셨습니다.”
“그래. 예정대로 되었구만. 수고했네. 김 PD.”
“아닙니다. 회장님. 오히려 저희가 감사하지요.”
천하제일 대장장이 선발대회는 한장우가 벌인 일이었다.
아무리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 방송국이라지만 대장장이 선발대회를 구상하는 것은 무리였다.
성공할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고 실패라도 한다면 큰 손해를 볼 일이었다.
하지만 막대한 자금을 지원해 주는 대기업 회장의 입김이라면 방송국도 무시를 할 수는 없었다.
상금부터 광고에 이르기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한성그룹이 해 주기로 약속이 되었다.
‘후후! 그 녀석이라면 스타가 될 수 있어.’
한장우는 자신의 동생이 최고의 대장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게 해 주려는 속셈이었다.
“그럼 우승자는 한태석 이사님으로 하면…….”
MBS 방송국의 김 PD는 한태석을 우승자로 만들겠다며 한장우에게 이야기를 했다.
한태석이 한장우의 동생이라는 것은 김 PD도 알고 있었으니 한태석을 우승자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아는 것이다.
“아니! 그럴 필요 없어.”
“예?”
놀라는 김 PD의 모습에 한장우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럴 필요 없다고. 정정당당히 해. 정정당당히. 태석이보다 더 실력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우승자가 되어야지. 내가 그리 속 좁은 인간이 아니야. 김 PD, 경고하는데 태석이에게 무조건 우승을 주겠다는 거. 그거 내가 원하지 않아.”
한장우는 정정당당히 승부를 가리라고 경고를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렇게 정정당당히 해도 우승자는 이미 결정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한장우였다.
‘태석이 그 녀석보다 뛰어난 대장장이가 있을 리가 없잖아! 정정당당히 해도 그 녀석이지.’
한장우도 사실상 한태석이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무려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한태석을 실력으로 이길 존재는 없었다.
그렇게 한장우의 지시로 천하제일 대장장이 선발대회가 열리게 되었고 전국의 수많은 대장장이가 부와 명예를 손에 넣기 위해 지역별 예선을 치르러 모여들었다.
“우와! 방송 카메라다! 어! 저기 연예인! 사장님! 연예인이에요!”
예선부터 방송국 카메라와 기자들이 몰려 있었다.
한태석은 서울 지역 예선에 참가했다.
과거 서울에도 수많은 대장장이가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울에서 밀려나고 사라졌다.
그래도 아직 소규모로 대장간들이 운영되는 곳이 있었고 그런 대장장이들이 지역 예선에 나와 있었다.
그 지역 예선에서 1등을 해야만 전국 대회인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이었다.
물론 상금에 눈이 먼 어중이떠중이들이 전부 몰려들어 왔다.
대장장이도 아니면서 망치 하나 들고서는 겁 없이 설치는 이들도 있었다.
그렇기에 지역 예선 전에 예비 예선을 치러야만 했다.
한태석은 그런 예비 예선을 통과하고서는 지역 예선에 진출한 것이다.
물론 그 예비 예선이 너무나도 간단해서 통과를 했다고 해서 실제 대장장이인지 아닌지는 판단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어차피 이 대회도 예능 프로그램에 가까운 것이었기에 실력이 떨어지는 코믹한 부분의 연출도 필요했기에 약간 어수룩한 이도 필요했다.
아무리 대장장이에 문외한들이라고 해도 직접 보면 실력자인지 아닌지 파악이 되기 마련이었다.
“자! 대한민국 최고의 대장장이를 뽑는 천하제일 대장장이 선발대회 지역 예선을 지금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유명 아나운서 사회자의 선언과 함께 시작된 지역 예선에서 수많은 대장장이가 붉게 달아오른 쇳덩어리를 향해 망치질을 시작했다.
이내 요란한 소음과 함께 붉은 불꽃이 튀어 올랐다.
총 시험은 다섯 가지였고 첫 번째 시험은 하나의 샘플 철 조각을 주고 그 샘플 철 조각과 최대한 동일한 물건을 만드는 것이었다.
“아우! 팔 떨어지겠네. 이건 왜 이리 단단해. 그냥 프레스기로 찍어버리면 되는데. 이게 뭐하는 짓인지.”
철을 다루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힘과 정확성 그리고 기술이 없다면 철은 절대 자신의 변형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나둘씩 떨어져 나가는 참가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1차 시험을 통과한 이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거 너무 많이 떨어지는 거 아니야? 이러면 분량 못 뽑는데.”
담당 PD가 걱정을 할 만큼 첫 번째 시험 난도가 높았는지 상당 숫자의 대장장이들이 떨어져 나갔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군계일학이 분명 존재했다.
“PD님! 저기 저 사람들 장난 아닌데요.”
“어디? 오! 저 사람들이 진짜로구만!”
마치 난타를 보는 듯이 리드미컬하게 울리는 망치 소리와 함께 철을 다루고 있는 대장장이들이 있었다.
고집스러운 얼굴에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망치질을 하는 그들은 짧은 쇠막대기를 하나의 모양으로 만들어갔다.
그런 진짜 대장장이들의 주변에 있는 이들은 대장장이들의 박력에 질려버려서는 다른 곳보다 더욱 빨리 떨어지고는 했다.
깡! 깡! 깡!
하지만 그들도 자신들과 다른 망치 소리에 긴장하고 있었다.
‘진짜가 있다! 이 소리는 진짜 장인이야.’
실력 있는 대장장이들은 망치 소리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적어도 자신들보다 윗줄에 있는 대장장이가 있다는 것을 망치 소리에 알아차린 것이다.
‘하지만 질 수 없다. 이대로는 질 수 없어!’
수십 년의 세월을 바쳤다.
즐거울 때도 있었고 고통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천직이라 생각하며 포기하지 않았다.
이제는 퇴물이 되어가는 대장장이였지만. 그래서 자부심도 사라져 가고 있었지만 곱은 손의 흉터들은 자신이 열심히 살았다는 훈장과도 같았다.
그것을 장난처럼 보기는 하지만 세상에서 알아봐 준다는 것에 대회 참가를 결정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이를 악물고 샘플과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물건을 만들어 내었다.
그렇게 1차 시험을 통과한 열 명의 대장장이들은 남은 5차 시험까지 통과할 만큼 실력이 확실한 이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우승자는 이미 정해져 있음을 말이었다.
22.
“사장님. 정말 합숙해요?”
“헐! 무슨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도 아니고! 합숙이야.”
지민과 혜진은 한태석이 지역 예선을 통과하고 난 뒤에 본선에 앞서 합숙을 하게 되었음을 알고서는 황당해했다.
지역 예선을 통과한 16개의 시, 도 대표들이 본선에 올라갔다.
당연히 한태석도 그 한자리를 차지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대장장이들인 그들이었지만 그중에서도 최고를 뽑는다는 것에 16명의 대장장이는 열의에 차 있었다.
그런 이들이 한 곳에 모여 서로의 실력을 뽐내고 우정을 그린다는 프로그램 포맷은 꽤 실소가 날 법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흥미롭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