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ngnam Blacksmith RAW novel - Chapter 75
제 75화
“바루 씨 그게 아니라니까요.”
“예? 아! 죄송합니다.”
외계인 노동자 바루는 오늘도 새로운 희망을 가슴에 품고서는 힘겨운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었다.
직장 상사는 도끼 눈을 하고서는 바루의 잘못을 지적했다.
때로는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하아! 어머니.’
일억 광년 떨어진 고향의 어머니의 얼굴을 언제나 볼 수 있을지 장담을 할 수 없었지만 바루는 언젠가 꼭 고향에 돌아갈 날을 꿈꾸었다.
그때까지 열심히 일해 지구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이바지를 해야만 했다.
‘언젠가 나는 힘들지라도 나의 후손이 고향 땅을 밟을 수 있기를…….’
바루는 이제 고작 우주로 나갈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지구가 언제 일억 광년 떨어져 있는 자신의 고향으로 갈 수 있을지 장담을 할 수 없었지만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
“우와! 정말이지 외계인 고문한 거 아닙니까?”
움찔!
바루는 한 손님의 말에 몸을 움찔 떨었다.
뜬금없이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듣고 있는 외계인 간담이 서늘해질 지경이었다.
“호호호! 외계인이라니요. 우리 사장님 실력이 좋으셔서 그래요. TV에도 나오시잖아요. 아! 인기투표 좋아요 좀 눌러 주세요. 아셨죠? 호호호!”
“하하하하! 예! 지민 양 부탁인데 해 드려야지요!”
손님 접대 담당인 지민은 한태석의 천하제일 대장장이 선발대회의 온라인 인기투표에 한 표 주시라는 말을 손님에게 하고 있었다.
지민은 바루가 외계인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물론 바루는 자신이 외계인이며 일억 광년 떨어진 별에서 왔음을 지민에게도 말을 했었다.
하지만 지민이나 혜진 모두 그런 바루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다행이라면 다행이지. 나를 고문하지는 않을 것 같으니까.’
바루는 군인이었다.
분명 바루의 별의 과학 기술은 지구의 과학 기술보다 월등했지만 바루를 고문한다고 해서 지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사실 지구의 과학도 일부의 과학자나 학자들이 아는 것이지 일반 시민들이 해당 과학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당연히 바루도 마찬가지였다.
고문을 해 봐야 바루에게서 건질 것은 외계인 성 지식이나 외계 연예인 신상 잡기 정도나 될까 별것이 없는 것이다.
물론 바루도 군인 출신이었기에 어느 정도의 무력은 가지고 있었다.
‘지민 양이나 혜진 양이라면 나 정도는 그냥…….’
가끔 운동 삼아 지민과 혜진이 한태석이 만들어 준 무기를 들고 활극을 벌였다.
바루는 그런 두 사람을 보고서는 두 사람을 어찌해 볼 생각을 포기해 버렸다.
상대는 우주 괴수에 준하는 괴물들이었다.
하여튼 바루는 자신의 정체를 적어도 지민과 혜진에게는 숨겨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지구인들은 외계인을 고문하려고 한다.’
외계 행성의 정보 수집이 바루의 임무 중의 하나였다.
수많은 외계의 행성의 정보를 수집했었지만 지구인들처럼 호전적인 종족은 많지 않았다.
지구인들은 외계인들을 대화의 대상이 아닌 고문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무척이나 중요한 정보였기에 바루는 자신의 수첩에 별 다섯 개를 치며 지구인들의 특성을 적었다.
딸랑!
“아! 어서 오세요.”
한태석의 대장간은 손님이 무척이나 많았기에 일이 무척이나 많았다.
그래서 바루가 적응을 하기에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만한 일자리를 찾는 것은 바루로서는 어려웠다.
아르바이트조차도 신분 확인을 했기에 신분이 불명확한 바루를 써 주는 곳이 없었다.
그러니 살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적응해야만 했다.
매장에 들어온 손님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자 몸이 오싹한 느낌이 드는 바루였다.
“이자는 뭐지?”
“안녕하세요. 엘리제 언니!”
지민은 엘리제가 오래간만에 찾아온 것에 반갑게 인사를 했다.
호미가 다니는 학교 담임 선생님이고 판타지스러운 세계의 엘프라는 종족의 엘리제였다.
정말이지 정상적인 곳이 하나도 없는 강남의 대장간이었지만 이제는 그러려니 하는 지민이었다.
‘응? 그러고 보니 바루 씨도 외계인이라고 했나?’
지민은 바보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바루를 빤히 바라보았다.
‘에이! 아니겠지. 외계인이 어디에 있어! 차라리 귀신이 있다면 믿겠네.’
외계인이 있다고 이제는 뭔 문제가 될까 싶었지만 지민은 외계인은 없다고 굳게 믿으며 엘프인 엘리제를 바라보았다.
“어쩐 일이세요?”
“호미 어디 갔어?”
“호미요? 학교 안 갔어요?”
지민은 호미를 찾는 엘리제에게 학교 안 갔냐는 말을 했다.
그런 지민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는 엘리제에 지민은 인상을 찡그렸다.
“그 녀석 벌써부터 땡땡이야? 어휴! 정말 못 말린다니까.”
수백 살이 넘는 나이의 호미였지만 지민의 눈에는 열 몇 살의 초등학생으로만 보였다.
“흐음! 모른다고. 알았어. 이거 호미 중학교 진학 서류야. 대장장이에게 전해 줘.”
“아! 예!”
지민은 엘리제가 넘겨준 호미의 중학교 진학 서류를 받아보며 참 시간이 빨리 간다는 생각을 했다.
“헤! 벌써 호미가 중학생이 되는구나.”
언젠가 호미도 독립을 할 것이라는 생각에까지 젖어드는 지민이었다.
그렇게 상념에 젖어드는 지민에 바루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기 지민 씨.”
“예? 왜요?”
“저기 방금 여성분 혹시 외계인인가요?”
바루는 엘리제에게 느꼈던 예사롭지 않은 느낌에 엘리제가 인간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계인 아닌데요.”
“예? 그럼…….”
“엘프에요. 엘프.”
“엘프?”
바루는 엘프라는 생소한 종족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구에는 인간 이외의 지적 생명체가 없다고 알고 있는 바루였다.
그렇게 고개를 갸웃거리는 바루에 지민은 엘프가 무언지 설명을 하려고 했다.
“그러니까. 엘프가 뭐냐면. 흐음! 외계인?”
지민도 엘프가 뭔지 설명을 하려다가 지구가 아닌 다른 차원이나 별의 종족이라는 이야기를 하려다가 그게 결국 외계인인 것에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고 보니까 엘리제 언니 외계인이네. 와! 대박.”
“…….”
연신 대박을 외치는 지민에 바루는 다시 수첩을 꺼냈다.
‘지구를 노리는 또 다른 외계의 종족이 있는 건가? 조사를 해 봐야겠어. 외계인은 생각보다 가까이 우리의 주위에 있구나.’
바루는 지구를 침략하는 것이 생각 이상으로 어려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고향으로 돌아갈 수조차 없었기에 지금의 조사가 무의미한 것이라는 생각도 들어 쓴웃음이 나오는 바루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리제에 대해서 조사하려는 생각을 굳히는 바루였다.
“내 이름은 제노! 제노! 바루 씨 길 좀 비켜주시겠습니까?”
“아! 예! 죄송합니다.”
지구의 과학 기술은 생각보다는 뛰어났다.
아직 우주에 진출을 제대로 하지는 못했지만 고도의 인공지능 로봇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제노는 능숙하게 매대에 대장간에서 만든 물건들을 옮겨놓고서는 다시 대장간으로 향했다.
바루의 고향에도 로봇은 있었지만 제노만큼 완벽에 가까운 인공지능 로봇은 여간 비싼 것이 아니어서 일반인들은 구매를 하기 어려웠다.
그런 로봇을 대장간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거 사장님한테 좀 가져다주세요. 바루 씨.”
“예! 알겠습니다.”
바루는 지민의 부탁에 커다란 박스를 들고서는 대장간으로 향했다.
대장간의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는 열기와 함께 쇠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정말이지 이런 후진적인 수공예 작업이 아직도 존재한다니 매번 볼 때마다 놀랍다니까.’
지구도 공업화가 이루어진 행성이었다.
바루의 고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수공예를 직접 볼 수 있는 것에 경이로움과 경악을 함께 느껴야만 했다.
“아! 안녕?”
멍!
“여긴 애완동물도 참 묘하게 생겼단 말이지.”
멍!
“악! 물지 마! 물지 마! 너 외계인 말 알아듣냐?”
그렇게 바루는 한태석의 대장간에서 직원으로 고용이 되어 희망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고풍스러운 저택의 거실에 건장한 체격의 남자들이 모여 앉아 심각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것이 정말인가?”
“그렇습니다. 분명 보았다고 합니다.”
“허허! 정말이지 믿기 어렵지만 만일 사실이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손에 넣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들은 한 가지 소식을 전달받고서는 급히 모여든 이들이었다.
모든 인원이 다 모일 일은 거의 없었지만 전달받은 정보가 너무나도 중요하기에 각자의 바쁜 일들을 전부 취소하고 모인 것이다.
다들 경악한 채로 마치 시장통이라도 되는 양 시끌벅적할 때. 그들의 수장인 듯한 노인 한 명은 무거워 보이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렇게 자신들의 수장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것에 답답했는지 한 남자가 강요하듯이 말했다.
“결정을 내려 주십시오. 만일 이 보고가 사실이라면 우리에게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못을 빼낼 수 있다면 더 이상 숨을 필요가 없습니다.”
수장을 제외한 모두의 몸이 달아올라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비밀스러운 조직의 수장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자신마저 쉽게 움직인다면 천 년 이상을 유지해 온 조직이 자신의 대에서 흔들릴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장으로서도 더는 침묵을 지킬 수만은 없을 정도로 동료들이자 조직 구성원들의 성화가 커지고 있었다.
“프리메이슨이 아직도 그 강대한 조직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를 모르는가?”
“…….”
“…….”
수장의 입이 열렸지만 그건 그들이 원하는 답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말의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 알기에 다들 입을 다물어야만 했다.
프리메이슨은 석조공들의 길드로부터 시작된 조직이었다.
프리메이슨은 수많은 음모론에 등장하는 조직으로 그 기원은 중세 시대 집을 짓는 석공들로부터 시작된 조직이었다.
그들은 그 어떤 위협에도 끝까지 조직의 비밀을 지키는 것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겼다.
죽음 앞에서도 조직의 비밀을 지켰고 그렇게 프리메이슨은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지금에까지 이어진 것이다.
전 세계에는 그런 조직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
어떤 조직들은 종교에서부터 출발을 하기도 했고 어떤 조직들은 특정 직업들의 모임으로부터 시작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오래된 역사를 가진 조직들 중에 수백 년 이상을 버틴 조직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조직의 비밀을 지키지 못해서 사라진 조직도 있었고 다른 조직이나 집단에 무너진 조직들도 있었다.
결국 힘이 없는 조직은 사라짐을 의미했다.
“하지만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 비밀스러우면서도 신비로운 조직의 수장은 만일 자신들에게 들어온 정보가 사실이라면 결국 움직일 수밖에 없음을 스스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사도를 보내겠네. 그러니 그 누구도 경거망동하지 말게나. 만일 허락 없이 나서는 이가 있다면 결코 용서치 않을 것이야.”
“알겠습니다.”
수장의 경고에 다들 몸을 움찔 떨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곳이 어디라고 했지?”
“한국입니다.”
“그렇군. 알겠네.”
그런 조직이 모여 있는 화려한 거실의 벽에는 검은 망치가 그려진 커다란 천이 매달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