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000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31화(1002/100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31화
42. 낚시(2)
아직 기사단 면접도 시작을 안 했고, 스트리머들도 얼마 없는 이 시간.
이때 낚시를 시도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그런데─
[랜덤 상태 이상: 어지러움] [랜덤 상태 이상: 중력 3배] [랜덤 상태 이상: 빙결] [랜덤 상태 이상: 중독].
.
.
펑, 펑, 펑.
별의별 상태 이상을 걸어대는 시청자들.
그들은 낚시가 이 세계의 종말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으어어…….”
아몬드는 어지럼증으로 휘청거리는 다리로 어떻게든 앞으로 가며, 중독 현상으로 푸르딩딩해진 손을 문고리에 올렸다.
중력이 3배라 어지간히도 움직여지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문을 연다.
그런데 얼어붙었다.
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캬
-ㅇ/ㅇ/ㅇ/
-치즈 마을에선 우리가 갓청자다 이말이야ㅇ/
-어이어이 단돈 10만원이면 아몬드를 괴롭힐 수 있다구~? ㅇ/ㅇ/
-사람들 진짜 ㅋㅋㅋㅋ
-치즈 마을의 종말을 막아주세요 ㅇ/
원기옥 마크를 붙이면서 10만 원을 후원하는 미친 시청자들.
“그, 그래도 할 건데……!”
빙결이 해제된 후, 아몬드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문을 연다.
끼익.
-지독하다 지독해
-전생에 강태공이었음?
-이래도 낚시를 해?
-이 정도면 시청자들한테 부탁할 법도 한데 ㅋㅋㅋ
-이 자식 이거 이러면서 수금하는거임 돈으로 더 패야함
누군가는 아몬드가 수금을 위해 이런다고 생각했다만, 그건 아니었다.
아몬드는 주변에서 말리면 더 하려고 하는 그런 사람일 뿐이다.
단지 여기는 말릴 때 10만 원이 드는 세계일 뿐이다.
빠밤!
빠밤!
빠밤!
.
.
.
계속해서 울려 퍼지는 팡파레.
실시간으로 그의 후원 통장의 0의 갯수가 바뀔 수준이었다.
-낚시한다고 협박하면 떼 돈을 번다 메모……
-수금박사 ㄷㄷ
-돈 한 방울 없는 곳에서 이 정도의 후원을?
-여러분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더 후원받으려는 돈미새의 모습을 보고 계십니다.
-ㅋㅋㅋㅋㅋㅋㅋ근데 진짜 하려나?
* * *
잠시 후.
한 잡화 상점의 문이 열린다.
“이…… 이 무슨 일입니까!?”
상점 주인 ‘팔이’가 깜짝 놀라서 후다닥 뛰어온다.
“아니, 왜 만신창이가 되신 겁니까!?”
온갖 상태 이상으로 범벅된 손님.
그는 아몬드였다.
“아…… 그게…… 낚시를 좀 하려다가……”
“대, 대체 뭘 낚으려 했길래!? 레비아탄이라도 만났나요?”
“레비…… 뭐요?”
“아, 아닙니다. 일단 들어오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지독하다 ㄹㅇ
-넛틸리언 쉑 결국 왔엌ㅋㅋㅋ
잡화점까지 오자 후원 폭격도 잦아들었다.
“휴.”
휴식을 취한 아몬드는 다시 몸을 일으켜서 ‘팔이’에게 말을 걸었다.
“낚싯대 하나 구하려 하는데요.”
“낚싯대요? 그런 건 안 팔아요. 간단한 도구는 직접 만드시는 게 나을 겁니다.”
“……아.”
오히려 너무 간단해서 안 판다니.
-루비소드 우승~!
-ㅋㅋㅋㅋㅋㅋㅋ결국 안 파는거였어???
-ㅁㅊㅋㅋㅋㅋㅋ
-왜 안팔아 ㅁㅊㅋㅋㅋ
-표정 ㅋㅋㅋㅋ
‘젠장.’
낙담한 아몬드는 사냥에 도움 될 만한 물건이 뭐라도 있는지 잡화점을 둘러보는데.
“아니, 근데 마을의 영웅님께서 이런 꼴을 당하시다니. 그때의 그 구조 작업이 어느 정도로 힘드셨길래!”
“……예?”
이게 무슨 소리인지 모솔 농경지의 비옥토만 싹 다 털어온 그로서는 알 도리가 없었다.
“아니, 마을 대자보에 대문짝만하게 난 그 사진의 주인공이시잖아요!”
뭐가 대문짝만하게 나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말투성이.
-#&#(#(@
-??
-뭔 말이여?
-*#*!!%#$
필터링 된 채팅이 몇 개 올라오는 걸로 보아 모르는 뭔가가 있는 것 같았다.
물론 현실 시간으로는 겨우 하룻밤 사이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모르는 시청자가 대다수였다.
-??
-영웅???
-얘가 영웅이면 난 현자다 ㅅㅂㅋㅋㅋ
-넛틸리언이 영웅?
-도대체 뭐가 얼마나 잘못된거얔ㅋㅋ
그들 입장에서 아몬드가 한 행동 중에 그 어떤 것도 ‘영웅’이라 불릴만한 게 없었기에 황당하기 그지없었는데.
“그 대자보라는 게 어딨습니까?”
“광장에 있지요. 풍선일보에서 만들었습니다.”
“……?”
뭔가 적잖이 트롤을 할 것 같은 언론사 이름이었다.
-ㅋㅋㅋㅋㅋ풍선일봌ㅋㅋㅋㅋ
-껌형ㅋㅋㅋㅋ
-뭐야 언론인됐어?ㅋㅋㅋ
-언론사 사장 풍선껌 ㄷㄷ
-오보가 굉장히 많을 것 같은 이름이다
아몬드는 잡화점에서 뭔가를 사는 건 포기하고, 얼른 광장에 나가본다.
“!”
잡화점 주인이 말한 대로였다.
[풍선일보]이렇게 쓰여진 거대한 게시판이 세워져 있었고, 그 위엔 몇 개의 기사가 쓰여 있었다.
[위대한 독립투사 풍선껌 이곳에 잠들다]==== ====
누군가는 침략자들에게 굴복하여 나랏돈을 바치기로 했으나 열사 풍선껌은 용암에 온몸을 집어 던지며 그들에게 저항하였다.
열사는 후에 마을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풍선일보라는 일간지를 만든……
==== ====
첫 기사부터 매우 신뢰성이 떨어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기잖아 ㅁㅊㅋㅋㅋ
-독립투사는ㅋㅋㅋㅋㅋ개뿔ㅋㅋㅋ
-역사 왜곡 뭔데 ㄷㄷ
-독립투신 아님?ㅋㅋㅋㅋ
놀랍게도 기사 밑에는 댓글도 달려있었는데.
-미호: 풍선껌 님 ㅠㅠ 오늘도 당신을 기립니다……
-피클: 열사 뜻이 열로 죽는다는 뜻인가요? 그럼 ㅇㅈ입니다 ㅎ
-도우너츠: 거짓만 일삼는 자칭 언론 물러가라!
-타코야끼: 조이를 눌러 x를 표하시오.
댓글은 실명제인 모양이다.
-댓글ㅋㅋㅋㅋ 뭔뎈ㅋㅋ
-도우너츠 ㅋㅋㅋㅋㅋㅋㅋㅋ
-비추 실명제(찐) ㄷㄷ
“농협이 풍선껌을 싫어하네요?”
실명제다 보니까 누가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그대로 보였다.
왜 농협이 풍선껌을 싫어하게 됐을까?
그다음 기사를 보면 알 수 있었다.
[마을 “대화재” 그 불길로 뛰어든 건 기사단뿐이었다.]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세 남자의 사진.
아까의 기사는 사진이라고는 풍선껌의 셀카 정도였지만.
이건 확실하게 실감 나는 사진이 찍혀 있었다.
사실에 가까워 보인다는 것.
-?
-이게 이렇게???ㅋㅋㅋ
-와 이거 언제 찍었냐?ㅋㅋㅋ
-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이게 역사……?
-설마 우리가 아는 역사도 이딴식인거 아니겠지 이젠 무섭닼ㅋㅋㅋ
-삼국지 “연의”
원래의 정사를 알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풍선껌의 각색 버전의 역사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뒤바뀌어 있었다.
==== ====
모솔 집 근처에 난 대화재. 이는 모솔만이 아니라 치즈 마을 전체의 위기가 될 수도 있었던 화재였다.
그럼에도 누구 하나 이 현장에 그림자조차 비추지 않았다. 수많은 몬스터와 거대한 화마를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당연하다. 누구나 죽음은 두려운 법이다.
그러나 영웅은 달랐던 걸까?
이때 기사단이 나타났다.
그들은 물을 뿌리며 거침없이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비록 모솔을 구출해 내는 데는 실패했지만 뛰어 들어가는 용기만큼은 영웅의…….
==== ====
이 기사에는 아까 전 기사와는 비교도 안 되는 숫자의 댓글이 달려 있었다.
-고구마: 아니 이 사진을 언제 찍으셨대????
└미호: 와! 기사단! 치즈 마을의 영웅이다!
└슈크림: 영웅님 ㅠㅠㅠ
└레몬: 전 제가 기사단인 게 자랑스럽습니다ㅠㅠ 사혀엉 ㅠㅠㅠ
고구마의 댓글이 베스트로 가장 위로 노출되어 있었다.
‘고구마는 이미 봤구나?’
아몬드는 자신이 없는 사이 봉봉이들이 어느 정도 이 여론을 호도했음을 알게 됐다.
-단무지: 고봉이가 물 제일 많이 뿌렸습니다. 몬스터 겁나 많더라ㅠ
단무지도 이런 댓글을 달며 은근슬쩍 풍선껌의 오보에 탑승했다.
이를 본 아몬드의 시청자들은 자지러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ㅋㅋㅋㅋㅋ
-이 자식들 ㅋㅋㅋㅋ 그냥 탑승해버리기~
-ㅋㅋㅋㅋ봉봉이들 정치력까지 ㄷㄷ
-방화범이 영웅이 되어있고 거기에 댓글까지 달았누 ㅋㅋㅋ
-이 미친놈들ㅋㅋㅋㅋ
-레몬 왤케 커엽냐 ㅋㅋㅋㅋ
“허.”
아몬드도 탄성을 뱉었다.
실상을 알고 보면 이런 악마들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적들의 반격도 댓글에 존재했다.
-백숙: 팩트 체크도 안하고 기사 쓰시네요. 기자님? ㅎㅎ 쟤네들이 다 불태워 죽인건데 영웅은 무슨 ㅎㅎ
그러나 강력한 사진 한 장과 이미 베스트 댓글로 형성된 여론 앞에서 한 줌뿐인 팩트단은 소용이 없었다.
└미호: 와! 음모론자! 당신들이 감자값 폭락시킨거라며?
도리어 그들의 치부만 공개적으로 알려졌을 뿐이다.
└도리도리: ㄹㅇ???
└레몬: 이거 맞아여ㅋㅋ 도우너츠님이 막 감자 다 팔라고 했음ㅋㅋㅋ 아몬드님이 감자 심은 줄 알고 ㅋㅋㅋ
└슈크림: 헉…… 미친. 저도 그때 감자 개손해봤는데 ㅠ
감자 환술 사건을 미호가 꺼내 든 것이다.
그때 감자 폭락의 피해는 고스란히 다른 마을 사람들이 끌어안아야 했었다.
단순 폭락이 아닌, 아예 가격이 사라지는 상장 폐지 사건.
피해자들은 그때의 원인을 알아보다가 결국 농협이 한 짓임을 밝혀낸 것이다.
그럼에도 농협은 머릿수를 믿은 걸까?
└그린티: 허위사실 유포하지 마시죠. 레몬님?
└맥주: 이런 찌라시까지 ㅋㅋㅋ 농협에 웬수졌음?
그러나 이 또한 별 소용이 없었다.
└미호: 웬 농협? ^^ 전 농협이라고 한 적은 없는데?
└슈크림: 잡았다 요놈!(포돌이 짤)
미호의 함정 카드가 발동되기도 했으며.
└소주: 어휴; 이딴 음모론을 퍼뜨리네
└레몬: 그니까용ㅋㅋ 음모는 본인들이 저질러놓고~
└소주: 아니. 너 말이야. 너.
└레몬: 그러니까 너 말하잖아. 백숙아. 너.
└소주: …….
레몬도 댓글상에서 상당한 전투력을 발휘하며 적들을 손쉽게 넘겨 버렸다.
그녀는 마치 유도처럼 자신에게 오는 대미지를 전부 흘려 적에게 넘겨 버리는 신기한 화법을 구사했는데.
농협은 이에 정신을 못차린다.
└맥주: 너잖아. 너.
└레몬: 느자나~ 느~ 붸애~
└맥주: ?
이 게시물에선 도저히 승산이 없다고 여긴 건지, 도우너츠나 중년탐정 등 농협의 주축은 아예 등장하지도 않았다.
-레몬 재능 미쳤넼ㅋㅋㅋ
-미호 함정 카드 ㅋㅋㅋㅋ 개무섭
-미호 닉값 오졌다; 구미호식 홀리기
-평소 수만개의 채팅을 읽는 스트리머들이 채팅을 치기 시작하면 벌어지는 일.
-미호는 여기서도 아몬드 밖에 몰라 ㅠㅠ
-스트리머들 댓글 맵다 매워 ㅋㅋㅋㅋㅋ 평소에 시청자들 겁나 봐주는거였어 ㅋㅋㅋ
-댓글이 꼭 무림 고수들의 싸움을 보는 것 같네요 무섭습니다……
아몬드는 채팅을 보며 끄덕였다.
“아무래도 레몬을 사이버 테러 전담부서로 보내야겠습니다.”
-엌ㅋㅋㅋㅋㅋ
-수령님 오더 ㄷㄷ
-사이버 테렄ㅋㅋㅋ
-ㅈㄴ 잘어울리넼ㅋㅋ
이 와중에도 인재 배치에 여념이 없는 기사단장이었다.
“아, 저는 일단 비옥토 배치부터 해보겠습니다.”
-?
-??
-낚시는요?
-아니 ㅋㅋㅋ
-낚시버려?
낚시한다고 방해할 땐 언제고, 이젠 낚시를 찾고 있는 시청자들.
아몬드는 그들이 보란 듯, 휙 돌아서 다시 단무집으로 향했다.
‘어디에 깔지?’
그의 머릿속엔 비옥토 깔기와 기사단 면접이 들어차 버렸다.
정말로 낚시 같은 건 지워진 듯했다.
자신이 없을 때도 멤버들이 저렇게 열심히 싸워줬는데. 낚시 같은 걸 머릿속에 넣어둘 순 없는 것이다.
그는 그대로 달렸다.
그가 있어야 할 곳.
단무집으로.
뿅뿅뿅!
뿅, 뿅!
띠링.
[아몬드특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낚시 <<< 이 말 자체가 낚시임]-앗
-그런거였냐고 ㅋㅋㅋ
-메타 인지 낚시 ㄷㄷ
-헉 ㅋㅋㅋㅋ
-이럴수가……
-돈은 많이 낚았잖아 한잔해~
-더 이상 혼자가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