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001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32화(1003/100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32화
42. 낚시(3)
슬슬 점심시간이 다가올 무렵.
농협에서 비교적 오전에 활동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도우너츠도 그중 하나였다.
[도우너츠 님이 로그인했습니다.]-와 이 시간에 방송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재요 경제 방송 안해요?ㅋㅋㅋㅋ
-본업 포기 ㅋㅋㅋㅁㅊ
-서크가 인생이야……
그가 이 시간에 들어오는 건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었는데.
“흐아암. 조…… 졸리긴 한데, 그 빌어먹을 기사단 놈들 생각하면 내가 잠이 안 와서 왔습니다.”
서바이벌 크래프트가 사람을 미치게 하는 게 분명했다.
“당분간 주식 창도 안 보려구요, 그냥.”
그의 본업이나 마찬가지인 주식 투자를 잠시 포기한 것이다.
-ㄷㄷㄷ
-ㅁㅊㅋㅋㅋㅋ
-기사단이 얼마나 긁은거야 대체 ㅋㅋㅋ
-개빡치긴해 ㅋㅋㅋ
“아…… 치키챠 당한 그 장면이 아직도 꿈에 나와. 난.”
불길 속에서 뿔라면이 발로 걷어차이던 그 장면.
거의 PTSD나 다름없었다.
“이기려면 별거 없습니다. 밤낮없이, 성실하게! 갈아버려! 어?”
-캬
-이게 아이비리그? 이게 아이비리그?
-엘리트 마인드 ㄷㄷ
-갑시다!
“아. 참고로 저만 갈린다고 안 했습니다. 하하하.”
그의 말과 동시에 뿔라면과 중년탐정도 졸려 죽겠다는 얼굴로 들어왔다.
“흐어어…… 아, 아니, 진짜 누가 좋소 사장 아니랄까 봐 뭔 회의를 한다고.”
“어허! 다 같은 사장님들끼리 왜 그러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오자마자 극딜ㅋㅋㅋㅋ
-뿔라면 화났다 ㅋㅋㅋㅋ
-이 사람들이 이 시간에 서크를ㅋㅋㅋㅋ 아몬드 효과 미쳤다 ㅋㅋㅋㅋㅋ
-아몬드…… 대체 얼마나 긁은거얔ㅋㅋㅋ
뿔라면이 아몬드라는 말에 발작한다.
“아몬드? 아몬드 얘기 채팅에서 하지 마. 어? 아몬드가 긁긴 뭘 긁어. 그 사람 때문에 온 거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긁혔넼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
-나중에 다시 초대석 ㄱㄱ
“초대석은 저번에 했잖아! 이게 지금 장난으로 보여요? 이거 게임 아니야~ 나 진심이야. 이 시간에 게임 켜는 게 이게 게임으로 보이냐고!”
-무, 무서워요……
-ㅋㅋㅋㅋㅋㅋ눈 뒤집어졌엌ㅋㅋ
-개화났넼ㅋㅋㅋ
사실 도우너츠보다 더 화가 난 게 뿔라면이다.
발로 걷어차인 것도 뿔라면이고, 불을 번지게 한 것도 그였다.
덕분에 농협 청문회에서 가장 타박을 많이 받았다.
“아니, 솔직히 너무하잖아. 불타 죽은 건 다 우린데. 어떻게 아몬드가 영웅이 됐냐고? 어?”
거기에 그만한 희생을 치르고도 그들은 영웅 행세조차 못 하게 됐다.
“가난마저 뺏어가는 부자 놈들…… 진짜 죽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앜ㅋㅋㅋ
-진짜 개웃기넼ㅋㅋㅋ
-찐텐이여 ㅋㅋㅋ
도우너츠가 그를 다독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스퓌릿은 좋구만, 자네. 안 그래도 내가 전략을 좀 짜왔는데, 우리가 기사단보다 앞서는 방식을 하나 만들 수 있어.”
“……뭔데, 그게?”
도우너츠의 작전이라면 보통은 아닐 것이다.
“너 맨날 작전이랍시고 짜놓고 다 발렸잖…….”
“직업.”
늘 아몬드에게 당하기만 하던 도우너츠.
그런 도우너츠의 말이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달콤하게 귀를 간지럽힌다.
“직업……?”
그럴듯하다.
“그 기사단 전부 무직인 거 알지?”
“그, 그렇지.”
“걔넨 직업 코인 얻을 시간이 없어. 비옥토 돌리기도 빡세거든. 반면에 우린 거의 농부 1차는 진행했잖아.”
“그렇지. 그거가 근데 뭐 어쨌다고? 농부 1차가 많아서 생산량으로 어떻게 한다고? 비옥토한테는 안 돼!”
도우너츠가 고개를 젓는다.
“에이, 무슨 소리를.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닐세. 내가 용암술사에 대해 좀 알아봤거든?”
“……!”
용암술사?
그 강력하던 침략자들?
뿔라면, 중년탐정 모두 눈이 번쩍 뜨인다.
“그거 광부 4차에서 갈려 나오는 직업이더군? 그럼, 농부는 그런 게 없을까?”
그렇다.
농부도 갈려 나오는 전투 직군이 있었다.
“드루이드.”
식물과 동물과 소통하며 그들을 마음대로 다루는 마법 직업 ‘드루이드’였다.
“근데 4차까지 가려면 너무 오래 걸리는데? 이미 기사단 모집도 시작했고…….”
문제는 4차 전직이 어디 쉽냐는 것인데.
“거기서 전략이 나오는 거라네. 이 친구야.”
도우너츠가 씩 웃으며 자신의 머리를 가리킨다.
“우리가 우세인 건 직업도 있지만, 머릿수잖아. 머릿수.”
“어…… 근데?”
“근데는 무슨. 일단 전직만 하면 코인만 계속 모으면 3차, 4차 쭉쭉 올라가는 구조야. 그 코인을 한두 명한테 몰빵하면 되잖아!”
“!”
그랬다.
용암술사 하나의 파괴력이 어떤지 봤다.
“미친…… 이런 미친 아이비리거. 진짜 미쳤다. 와……!”
“이건 인정이군. 나의 추리력도 이 정돈 아니다.”
뿔라면과 중년탐정은 잔뜩 흥분했다.
이건 정말 그럴듯했기 때문이다.
“드루이드의 강함이라면……!”
“이건 정말 가능성이 있지.”
드루이드.
어떤 능력이 있는지는 모른다.
근데 그냥 셀 것 같잖아?
“와……! 하이파이브 한번 칩시다.”
짝!
“농협! 농협! 파이팅!”
“파이티이잉!!”
* * *
“비옥토부터 심겠습니다~”
타다다다다!
비옥토를 심으러 밭으로 뛰어가던 아몬드.
그런데─
‘어?’
척!
누군가 길을 가로막고 나선다.
“오오? 자, 잠시만!”
끼이이이익.
아몬드는 급히 멈춰 섰는데.
‘뭐야. NPC잖아.’
어떤 정체 모를 NPC다.
그가 이렇게 말한다.
“우리 마을의 영웅이 정말 돌아왔구만!?”
응?
NPC들까지도 그가 영웅이라고 생각하다니.
‘풍선껌 형 때문인가?’
그렇다.
그냥 아무개가 퍼뜨린 소문과 이야기꾼이 퍼뜨린 소문은 달랐다.
이야기꾼의 말은 단순히 유저들 사이에서 도는 소문으로 끝나는 게 아니었다.
마을의 시스템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NPC들이 그 소식을 진짜로 받아들이는 것.
그게 이야기꾼의 힘이다.
“난 광부 마스터인 ‘고캥’이라고 하네.”
가로막은 자가 갑자기 자기소개를 한다.
“듣자 하니 직업이 없다더군?”
고캥은 자신의 곡괭이를 어깨에 얹어놓으며 씩 웃는다.
“광부가 되어보는 게 어떤가? 소질이 있어 보이는데.”
아, 직업 때문이었다.
-직업팔이 ㅋㅋㅋㅋ
-뭔데 이건ㅋㅋㅋㅋ
-직업도 영업을 뛰네 ㄷㄷ
“……아, 죄송합니다.”
“?”
아몬드는 그냥 슥 지나쳤다.
광부는 무슨.
“전 낚시꾼이 될 거라서요.”
낚시꾼이 될 몸이다.
-?
-??
-갑자기 낚밍아웃?ㅋㅋ
-될 거 였냐고 ㅋㅋㅋ
고캥은 갸웃거리며 당황한다.
“그…… 그런가? 근데 영웅님께선 그쪽으로는 영 소질이 없는데?”
자신의 곡괭이를 허공에 휘두르며 덧붙인다.
훙. 훙.
“이렇게! 이렇게 휘두르는 거에 소질이 있어. 알고 있나?”
“알고 있다마다!”
그때였다.
퍽!
고캥 옆에서 갑자기 다른 NPC가 등장한다.
[가알 아바뜨]“그렇게 휘둘러서 밭을 갈면 그게 농부지 뭔가?”
그는 농부로 전직을 담당해 주는 NPC 아바뜨였다.
“고로 농부에 큰 소질이 있지.”
-갈아 밭 ㅋㅋㅋㅋ
-밭갈앜ㅋㅋㅋㅋ
-농부 코인 노가다 빡센데……
농부로 전직은 아몬드가 생각을 안 해본 게 아니었다.
그런데 의외로 귀찮은 게 많아서 그만둔 것이다.
“영웅 나리에겐 내 특별히 농부 코인 딱 한 개로도 전직할 수 있게 해주지.”
“뭐, 뭐야? 나도 광부 코인 하나면 충분하다네!”
대체로 5개는 모아야 하는 코인을 그냥 한 개로 줄여주겠다고까지 한다.
“……왜 따라 해! 이 양반아!”
“따라 하긴 무슨 내가 아까부터 하려던 말이 이거였어!”
심지어 모여든 NPC는 이 둘뿐이 아니었다.
슬슬 소란을 듣고 주요 직업 NPC들이 따라오기 시작했다.
“저기다! 저기!”
“어? 이보시오!”
“아몬드 님!”
뭐야?
아몬드는 의아했다.
대체 왜 이러는 거지.
영웅인 건 알겠는데, 왜 직업 갖고 난리인지 모르겠다.
“마을의 영웅이지만 사실 무직이었습니다만? 이게 실화라니!”
“영웅님이 무직이라고? 반드시 우리 직군으로 데려와야 한다.”
“영웅이…… 무직?”
무직 영웅.
이게 사건의 전말이다.
마을의 관심과 선망을 한 몸에 받는 영웅 ‘기사단’, 그 단체의 수장이 사실 무직이었다는 게 밝혀지면서, 다들 자기 쪽으로 데려가려고 찾아온 것이다.
“나한테 와!”
“우리 쪽으로 와! 넌 재능이 있어!”
“여기다! 여기!”
마을의 작은 길 한복판이 광장처럼 북적거리게 됐다.
“아니, 안 산다니까요.”
아몬드는 한사코 거절하면서 단무집까지 걸어갔는데.
NPC들이 다 집까지 쫓아왔다.
“그러지 말고 생각 좀 해봐.”
“지금 아니면 못 한다? 어?”
“당신을 평생 기다렸어요. 영웅님.”
기이할 정도로 따라온다.
“아니, 이거 버그 아니에요?”
-아니 얘네 왜 이래 ㅋㅋㅋ
-인공지능이 낮아서……
-뭐냐고 대쳌ㅋㅋ
서크의 AI가 그리 훌륭한 수준이 아니라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이래서는 마을이 제대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전직 NPC들이 다 여기 모여 있으니, 전직하려는 스트리머들도 다 이쪽으로 찾아와야 하는 것이다.
“아, 아니! 가알 아바뜨 님! 여기 계시면 어떡해요!? 저 농부 전─”
실제로 한 스트리머가 농부 전직 코인을 들고 와 말을 거는데.
“──떼에에에에엑!”
“?!”
“지금 중요한 일 중이구만! 눈치도 없이 어딜 껴들어! 껴들긴!”
“…….”
스트리머는 상당히 큰 상처를 받은 듯했다.
“흐애애애애애앵!”
그는 이내 우는 소리를 내며 다른 곳으로 뛰어가 버렸다.
-저 사람 누구야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얔ㅋㅋㅋㅋㅋ
-아이고 ㅋㅋㅋ
-ㅁㅊㅋㅋㅋㅋ
그 외에도 다른 스트리머들도 PC들에게 모두 전직을 거절당하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마을의 운영진까지 등장했다.
[까망베르]그가 인파 틈을 비집고 들어와 겨우 손을 내밀며 어깨를 친다.
“아……악! 아…… 몬드 님!!? 선택을 해주셔야! 마을이 제대로 돌아갈 것 같아요!!”
“…….”
그런데 그럴 수가 없었다.
웃기게도 이 많은 NPC 중에도 낚시꾼을 관장하는 NPC는 없었기 때문이다.
“낚시꾼 하려는데. 낚시꾼만 없어요.”
“아 그러시……예?”
“낚시꾼이요.”
“그, 그걸 아직도?”
운영진도 믿지 못하는 집착.
NPC들이 낚시꾼이라는 말에 성을 낸다.
“낚시꾼? 그런 한량 같은 걸 직업이라 할 수 있나?”
“그 양반은 이런 데 나오지도 않아. 그냥 속세에 관심이 없다고!”
“그런 걸 누가 하냐고! 요즘 세상에!”
낚시꾼에 대한 인식이 별로 안 좋은 모양인데.
그건 오히려 역효과였다.
아몬드가 시청자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아닌가?
“와, 이러면 낚시꾼이 정말 더 하고 싶은데.”
아몬드는 낚시꾼의 그런 자유로운 면이 오히려 더 마음에 든 모양이다.
-앗……
-홍머병 멈춰
-ㅁㅊㅋㅋㅋ
-구라 치지마라 ㅋㅋㅋ
“아…… 아몬드 님? 일단 아무거나 선택을 해주시면…… 이러다 서버 마비돼요!”
까망베르는 여태 선택을 안 해주는 아몬드에게 당황한 듯 안절부절못했다.
-서버의 운명이 이런 놈에게 ㅠㅠ
-???:용사님! 제발!
-어쩜 좋아 ㅋㅋㅋㅋ
-망나니 용사 그 자체네 ㅋㅋㅋ
그러거나 말거나 아몬드는 다 거절한다는 선언을 내뱉는데.
“크흠. 여러분 하여튼 저는 다 거절하겠습니다. 저는 낚…….”
“오오, 근데, 자네!”
척 듣기에도 범상치 않은 울림이 있는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순식간에 주위가 조용해지고.
스르르륵.
수많은 직업 NPC들이 모인 사이로 누군가 나온다.
모두가 길을 비켜주는 것 보면 높은 사람인 것 같다.
하얀 수염을 길게 기른, 마치 신선 같은 노인이었다.
“마을 후원자 코인을 갖고 있군?”
까망베르도 그의 등장에 놀란 듯 얼어붙었다.
“헉…… 버…… 벌써?”
뭔가 높은 계급의 NPC인 모양이다.
아몬드가 그에게 공손히 물었다.
“낚시꾼이세요?”
-겠냐?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 말 하나 했넼ㅋㅋㅋㅋ
-금도끼 은도끼로 얘 좀 패주세요 신선님 ㅠㅠ
-앜ㅋㅋㅋㅋㅋㅋㅋ
껄껄.
신선은 마냥 웃긴지 웃어넘긴다.
“아닐세. 낚시…… 도 물론 훌륭한 취미이긴 할 테지만, 자네에겐 그 이상의 무언가가 보이네. 후원자 코인이 있었지?”
“……아, 아뇨? 그런 거 없는데.”
있다.
아몬드는 그게 뭔지 까먹었을 뿐이다.
빅팜에게 단무지가 자기 밭을 팔고 받은 코인이다.
-있잖아
-뭐가 없다는거야 ㅋㅋㅋ
-이게 플러팅인가 뭔가 하는 그거냐?
-기적의 기억력 ㅋㅋㅋ
-외장호두 찾자마자 능지 떡락 뭔데 ㅋㅋㅋ
“자네에게 있네. 기억을 못 하는 것이겠지.”
띵.
급기야 신선이 손가락을 튕겨 그의 인벤토리에서 빼내온다.
“난 이 마을 터에 오래도록 자리를 잡고 있던 그냥 평범한 노인이네. 그냥 오래 산 게 전부지.”
도저히 이 노인이 무슨 말을 할지 감이 안 잡히는 아몬드.
그건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여러 추측이 난무하지만, 제대로 된 건 하나도 없었다.
“오래 산 만큼 난 이 땅을 사랑하네. 그래서 영웅 같은 사람이 나와 이 마을을 지켜줬으면 했다네.”
“……?”
팅~!
신선이 손가락을 튕겨 거대한 코인 하나를 꺼내 들었다.
다른 직업 코인과는 확연히 다른, 호박색으로 빛나는 보석 같은 빛깔.
[전설 직업 발견!]전설 등급의 직업이 발견됐다는 메시지가 떴다.
“자네가 적임자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