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00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33화(1004/100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33화
43. 봉봉협상(1)
모솔.
모스트 솔리아의 약자…… 라고 늘 본인이 덧붙여달라 하는 그 모솔이다.
모솔은 집이 불탄 이후로 한동안 로그인을 안 했었다.
그럴 만도 한 게 자신이 일궈왔던 모든 게 다 날아갔으니.
다시 시작할 엄두가 안 나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늘 아침 로그인을 한다.
[모솔 님이 로그인했습니다.]-오
-대박
-기찬아 ㅠㅠㅠ
-멘탈 추스렸나
“에휴. 왔습니다. 그래도 해야지 뭐.”
그는 다소 체념한 듯한 모양새로 씩 웃었다.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는 표정이다.
-ㅠㅠㅠ
-다시 하면 되 ㅠㅠ
-재산은 그대로 있음
-집만 지으면 돼용
당연히 그의 시청자들은 모두 반가워했고, 그 반가움은 단순히 말로 끝나지 않았다.
빠밤!
[정기 님이 무려 1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잘왔다……]그가 돌아오자 후원 세례가 이어졌다.
빠밤!
[나는기찬 님이 무려 1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믿고있었다구~! ㅇ/]빠밤!
[나솔모솔 님이 무려 1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모솔이 나솔 나갈 때까지 방송해야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캬
-ㅇ/
-가즈아
“허억. 가, 갑자기 이렇게 큰 금액을…….”
모솔은 나이가 어리고, 방송 사이즈가 작은 편이었기 때문에 만 원대 후원조차 매우 드물었는데.
연타로 이어지고 있었다.
‘도, 돌아온 보람이 있어.’
거기에 여기선 버프까지 이어지니, 꽤나 감동받은 모양새다.
.
.
.
“가…… 감사합니다! 여러분!”
척!
그가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전했다.
“돈 벌어서 나솔 나갈 때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나가는거냐고 ㅋㅋㅋ
-모솔 특집하면 진짜 모솔이 독무대 아님?ㅋㅋㅋ
-나솔 300기 특집 ㄱㄱ
-크
-ㅋㅋㅋㅋㅋ
-오늘 근데 왜 아침부터 옴?
잠시 채팅을 읽던 모솔이 대답한다.
“아. 오늘 아침부터 온 거요?”
모솔은 화재 사건 이후로 허망함에 잠시 게임을 안 들어왔었는데.
왜 대뜸 이런 시간에 돌아온 걸까?
“아, 오늘 할 게 많아서요. 집 복구도 해야 되고. 오후에 기사단 면접 봐야 돼요.”
-?
-???
-기사단 ㅋㅋㅋ
-아 ㅋㅋㅋ
-엌ㅋㅋㅋㅋ
-헉;
-ㅁㅊㅋㅋㅋ
희한한 채팅창 분위기.
필터링까진 되지 않고 있지만 기사단에 들어간다는 걸 두고 놀라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뭐야. 제가 못 들어갈 거 같아요? 저 정도면 그냥 합격이지…… 아, 아닌가?”
자신감 있게 말하다가도 머리를 긁적이는 모솔.
뭔가 반응이 안 좋으니 너무 건방 떤 거 아닌가 싶었던 것.
-ㄴㄴ 프리패스일거임ㅋㅋㅋ
-#*%(@@
-어휴 그냥 합격임
-합격!
-*#&@
필터링된 채팅까지 올라오는데.
“아니, 뭔 욕까지 해요. 참 내.”
그는 이게 욕인 줄로 알았다.
여기서 설상가상.
도구를 사려고 광장으로 나왔던 모솔은 한 거대한 게시판을 보게 되는데.
[풍선일보]풍선껌이 연재하는 일간지.
풍선일보였다.
모솔은 반가운 마음에 펄쩍 뛰었다.
“오. 풍선껌 형님?”
그에게 늘 소식을 전달해 주던 약초꾼이었던 풍선껌.
이렇게 멋진 언론인이 되었구나.
“이제 완전 기자신데요? 대애박.”
모솔이 이 마을에서 유일하게 소통하던 게 풍선껌 아니던가?
그러니 그는 풍선일보를 곧이곧대로 믿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 와중에 가장 큰 사진이 박힌 기사가 이것이었다.
[마을 “대화재” 그 불길로 뛰어든 건 기사단뿐이었다.]“……!”
모솔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기사단이?
날?
“이럴 수가.”
감동으로 떨리는 거대한 2등신의 머리통.
“기…… 기사단 형님들이 저를…… 구하러 왔었군요!?”
-ㄷ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ㅋㅋㅋ
-ㅠㅠ눈물 없인 못보겠다 ㅠㅠㅠㅠ
-ㅠㅠㅠㅠ
-#&*$@&$@&**
-캬~
-)$@*$(@
실체를 아는 시청자들의 채팅은 필터링되고, 모르는 시청자 혹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시청자들의 것만 보인다.
심지어 비꼬는 말인 ‘눈물 없인 못 보겠다’ 같은 채팅도 모솔에겐 의미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이 오해를 전달할 방법 같은 건 시청자들에게 존재하지 않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모솔은 감동으로 격앙돼 몸을 부르르 떤다.
그리고 주먹을 불끈 쥔다.
“남자 정기찬! 반드시 기사단에 들어가서 한 몸 바치고 싶습니다!”
-ㅠ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
여러 가지 의미의 눈물이 그의 채팅창에서 바다를 이뤘다.
* * *
한편, 수많은 NPC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아몬드.
[전설 직업 발견!]그는 예기치 않게 이런 걸 발견하게 되는데.
[수호자]-신이시여 대체 이자에게 왜…… 이런 힘까지……
-수호잨ㅋㅋㅋㅋㅋ
-젠장;
-도우너츠 오열ㅋㅋㅋㅋㅋㅋㅋ
-실화냐?ㅋㅋㅋ 전설???
-이거 히든이네?
무려 전설이라는 칭호가 붙는 직업이 나타난 것이다.
무슨 원리로 이게 나타나게 된 건지, 아몬드는 알 수 없었다.
시청자들도 제대로 알지는 못했다.
추측할 뿐이다.
-풍선껌 캐리 ㄷㄷ
-이걸 풍선껌이??
-설마 그 신문 때문임?
풍선껌이 만든 기사 때문이라는 게 일단 첫 추측이다.
-후원자 코인 때문 아냐?
-후원자 코인 복선 뭔데
-이걸 이렇게 쓰는거구나
아니며 신선이 직접 언급했던 후원자 코인 때문이라든가.
-둘 다임
-두 개 조건 합쳐져야지
-ㅋㅋㅋ스노우볼 미쳤다
종합해 보자면 사실 둘 다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해소되지 않는 요소가 있다.
-근데 왜 아몬드임?
후원자 코인, 신문에 난 기사.
이거에 해당되는 유저는 총 셋.
고구마, 단무지, 아몬드.
근데 왜 아몬드만 이 혜택을 누리는 걸까?
빠밤!
[루비소드 님이 7만 원 후원했습니다.] [이거 완전 럭키빅키잖아? << 이왜진?]설마 단순히 운이 좋아서?
띠링.
[가지볶음 님이 2천 원 후원했습니다.] [니체: 신은 죽었다……]아니면 신이 죽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밸런스 이렇게 맞췄으면 죽는게 맞음 ㅇㅇ
-ㄹㅇ……
-신 아까 모솔이랑 같이 타죽었는데 못 봄?
-ㅋㅋㅋㅋ가볶쉑 ㅋㅋㅋ
-ㄹㅇ뭐냐 왜 아몬드만ㅋㅋㅋ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확실한 건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세력 간의 저울추가 심각하게 기울고 있다는 것이다.
여론을 등에 업은 기사단의 단장.
든든한 봉봉이와 송송이.
농협과 파프리카 마을에서 털어온 수많은 장비로 키울 수 있는 군사력.
거기에 비옥토로 얻게 될 엄청난 농업 생산량까지.
아몬드가 치즈마을에서 갖지 못한 건 직업과 낚싯대뿐이었는데.
이제 직업마저도 구하게 돼서, 낚싯대만 남았다.
그것도 엄청난 직업을 얻게 됐다.
다만─
띠이이!
[전직 자격 미달]아몬드가 바로 전직하려 하자 이런 메시지가 뜬다.
이에 백발의 신선이 말한다.
“허허. 지금은 안 될 걸세. 수호자가 되기 위해선 풀어야 하는 조건이 있네.”
“그게 뭔가요?”
“그건…….”
신선은 수염을 한 번 쓰다듬더니 윙크를 하며 말한다.
“비밀.”
-?
-??
-ㅋㅋㅋㅋ
-아몬드 순간 칼에 손 올라감
-비옥해지고 싶나?
-???: 신선을 태우면 무슨 토양이 나오려나
-아직 안되는구나 ㅋㅋㅋ
“비…… 비밀이군요.”
아몬드는 가까스로 검병에서 손을 내려놓으며 대답한다.
“알아가는 재미가 있지 않겠나? 허허. 호칭이 ‘수호자’라는 걸 기억하게.”
신선은 그 말을 남기고는 손가락을 튕기더니.
펑.
하얀 연기와 함께 사라졌다.
* * *
예기치 못한 히든 직업 발견에 운영진 쪽에서도 난리가 났다.
“아니, 대체 저게 어떻게 아몬드한테 된 거야!? 조건이 뭐야?”
아몬드가 히든 직업을 발견했을 때, 운영진들도 NPC들을 제자리로 보내기 위해 몰려왔었잖은가?
그러니 운영진 사이에도 이 소문이 퍼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마을 운영 전반을 담당하는 까망베르와 모짜렐라의 귀에도 들어갔다.
“뭐? 전설 히든을……?”
“그렇다니까요? 전설이라고 써 있었어요.”
운영진은 플레이어의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그들은 분명히 봤다.
전설 직업 발견이란 문구를.
“이거 밸런스가 완전 망가지게 생겼는데?”
“근데 바로 전직은 불가능했어요. 무슨 조건이 있다더라구요.”
“무슨 조건이지?”
운영진도 모든 히든 직업을 외우고 다니는 게 아니었다.
“수호자라 했던가?”
까망베르는 메모장을 켜 작성된 목차를 살폈다.
[수호자]꽤 방대한 양의 글이 써 있었다.
이것을 발견하는 조건부터, 발휘할 수 있는 능력까지.
“전설 등급 직업은 발견 조건과 전직 조건이 따로야. 이건 다행이군.”
발견한다고 바로 전직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아몬드가 아직 수호자가 되진 못한 것.
“발견 조건이 후원자 코인이 있어야 하고, 음유시인이 만든 서사시의 주인공으로 작성된다거나, 바드가 용사의 노래로 만들어준다거나…….”
“이야기꾼이 만든 신문 1면에 나온다거나?”
“그렇네. 그것도 써 있어. 이야기꾼에게 칭송받기…… 라고.”
“허?”
“근데 그다음이 이해가 안 가는데. 신선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데?”
“신선은 왜 아몬드를 인정한 거죠?”
“음.”
띠링.
까망베르는 창을 몇 번 조작하더니, 현재 치즈마을 스트리머들의 통계를 살핀다.
그중 아몬드가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가 두 개 있었는데.
하나는 살인 횟수.
“살인?”
“아, 아니지. 설마. 수호자인데?”
“그럼요?”
“몬스터……?”
둘째는 몬스터 처치 횟수였다.
그도 그럴 게 몬스터는 간접 사냥도 모두 사냥으로 간주되어 불탄 몬스터도 카운트됐으며, 마을로 쳐들어왔던 몬스터를 막은 건 늘 기사단이었으니까.
그가 압도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었다.
“이건가?”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근데 이건 단봉이와 고봉이도 높은데…….”
“그렇지? 그럼 뭐지? 그냥 운이…… 어?”
이럴 수가.
여기서 까방베르는 소름 돋는 데이터를 본다.
[마을 침략자 처치 회수: 53]“자…… 잠깐. 침략자 처치를 53번이나 했다고? 대체 언제?”
“예? 걔네 여기서 한 번도 안 죽었잖아요?”
“뭐지…….”
마을 내부 운영진은 치즈마을 내부에서 도는 정보만을 접하게 된다.
아몬드가 파프리카 마을로 가서 한 번 싹 쓸고 온 건 알 턱이 없다.
애초에 이들조차 파프리카 마을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근데 왜요. 그 데이터가 중요한가요?”
“그야…….”
까망베르가 문구 하나를 보여준다.
[전직 조건: 침략자 처치 70회 이상]“!”
앞으로 얼마 안 남았다.
“이, 이럴 수가. 근데 수호자 능력은 대체 뭔데요?”
“능력? 음…….”
찬찬히 읽어보던 까망베르는 점차 말이 없어진다.
까망베르는 창을 닫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중얼거린다.
“이럴 수가…….”
“왜, 왜 그래요?”
“놈이 이 직업을 얻으면, 이 세계의 균형이 완전히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