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00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36화(1007/1031)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36화
44. 놀치마(1)
주혁은 긴장된 얼굴로 이 글자를 쳐다봤다.
[지금 최초 공개 중!] [1.4만 명 함께 보는 중]1.4만 명.
꽤 좋은 수치다.
물론 가짜 국대 마지막 에피소드가 시작하자마자 63만 명이 함께 보고 있었던 걸 생각하면 한참 모자란 수치지만.
‘그거랑 비교하면 되겠냐고.’
가짜 국대는 올튜브 역사에서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컨텐츠이며, 국가 간의 대결을 다뤘던 국가 대항전을 기반으로 만든 것이다.
그런 것과 치즈라는 플랫폼 홍보용 이벤트로 만든 영상을 동일 선상에 둘 수 없었다.
‘관계자들이 대충 10만 넘으면 대박선이라 했지.’
주혁은 기획 회의 때 나눴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영상에 집중했는데.
[3.6만 명 함께 보는 중]시청자가 상당히 가파른 속도로 늘고 있었다.
[5.7만 명 함께 보는 중]거의 초 단위로 만 명씩 늘어나는 시청자.
[6.9만 명 함께 보는 중]심지어 늘어나는 숫자도 점점 커진다.
* * *
영상이 시작됐다.
[장 프로덕션 presents]맑은 호수가 보인다.
째액, 째액.
새 소리가 들려온다.
호수 너머 저 뒤에 솟은 산맥.
반짝이는 물결과 푸른 녹음.
그림으로 그린 듯한 풍경이다.
뿅. 뿅.
2등신의 캐릭터 하나가 걸어 나온다.
이름 모를 어떤 아바타.
긴 머리에 수염이 있다.
그는 자연스러운 몸짓으로 맑은 호숫가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그의 입술이 클로즈업된다.
“후우.”
심호흡을 내쉬었다.
그는 낚싯대를 꺼내 든다.
척.
이내 큰 동작으로 낚싯줄을 던진다.
촤라라라라락!
나무로 만든 도르레가 마구 돌아가며 낚싯줄이 끝도 없이 펼쳐지더니, 어느 거리를 기점으로 낙하한다.
풍…… 덩!
낚시찌가 맑은 물로 떨어진다.
위로 비친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이 출렁이면서 어떤 글자가 되어간다.
[놀러 오세요! 치즈마을!]-오오오
-영화 시작 같누
-1화라고 이런거까지 ㅋㅋㅋ
-돈 좀 썻냐
글자는 유영하듯 물결을 따라 흔들린다.
그러던 중─
“어어. 왔다.”
남자가 낚싯대를 끌어 올린다.
첨벙!
놀란 눈을 한 물고기가 튀어나왔다.
부제와 함께.
[ep. 1 힐링해 주세요!]-ㅋㅋㅋㅋ물고기 표정ㅋㅋㅋ
-근데 저 사람 어디서 많이 봤는데
-와 그래픽이 넘 귀엽다 ㅠㅠㅠ
-낚시가 종결 컨텐츠 맞네 ㄷㄷ
-설마 이거 아무도 힐링 안하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그런 결말입니까?ㅋㅋㅋ
-설마 팡어 아재 아님???
최초 공개로 보는 시청자들이 오프닝이 마음에 들었는지, 채팅 빈도가 순간적으로 많이 늘어났다.
치지지직.
화면이 넘어갔다.
활기찬 목소리와 함께 다른 아바타가 튀어나왔다.
“오늘 치즈마을이 첫 입주신가요?”
예쁜 치마를 입고 입는 아바타다.
[에멘탈]그녀의 이름은 에멘탈.
치즈마을의 운영진 중 하나였다.
에멘탈이 카메라를 쳐다보며 묻는다.
“오. 아무것도 모르신다구요? 괜찮아요.”
휙.
치마가 흩날리게 돌아서며 손짓한다.
“저만 따라오세요.”
치즈마을 입구를 향해 걸어가는 에멘탈.
춤을 추듯 나풀거리는 걸음걸이를 따라 카메라가 이동한다.
두둥~ 두둥~~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 위로 몇 개의 악기들이 덧씌워지더니, 멜로디도 흘러나왔다.
에멘탈의 목소리로.
“저희 마을에선 있잖~ 아요~”
그녀가 노래를 부르며 마을을 소개했다.
-??
-뮤지컬임?
-와 뭐야
-헐 ㅋㅋ
-힐링되네요……
-돈 좀 썼누
-진짜 힐링 컨텐츠인가봐 ㅠㅠ 넘 좋다 ㅠㅠㅠ
아무것도 모르는 올튜브만 보는 유저들은 진짜 힐링이라며 좋아라 한다.
-연막 지리네 ㅋㅋㅋ
-이야 그러니까 이게 원래 의도였다는거지?
-사람들 티져 영상은 다 잊었냐?ㅋㅋㅋ
아는 사람들은 곧이어 겪게 될 충격에 대비한다.
“아무것도 몰라도 돼요~ 처음부터 시작하면 돼요~”
그러거나 말거나 에멘탈은 노래를 이어나간다.
-노래 정말 잘한다 근데
-와아……
-아바타인데도 예뻐 보여 ㄷㄷ
목소리는 말할 것도 없고 몸짓으로 보이는 춤선이 아마추어가 아니었다.
그녀는 운영진으로 참가했지만, 실은 프로 뮤지컬 배우이자 스트리머이다.
“오? 그럼 직업은요?”
“없어도 괜찮아요~!”
옆에서 끼어드는 또 다른 아름다운 목소리.
-와
-직업이 없어도 된다고? 트수 떡상 ㄷㄷ
-ㄷㄷㄷ
-와아아아아아ㅏㅏㅏ
-대박
-헐
아바타만 봐도 누군지 다 알아보는 사람.
[큐티파이]엄청난 시청자를 거느린 스트리머이자 아이돌인 큐티파이였다.
그녀도 인트로 뮤지컬에 참가했었던 것이다.
그녀들은 아름다운 치즈마을을 배경으로 춤을 추며 마을의 룰을 소개해 나갔다.
직업도 없어도 되며, 뭔가 대단한 걸 하려 하지 않아도 되고, 심지어는 집이 없어도 된다.
여기서 적용되는 단 하나의 룰.
“모두 함께 행복하게 지내요~”
“지내요오오오~~~”
그냥 행복하게 지내면 된단다.
큐티파이가 마지막 파트를 고음으로 올리면서 무대가 끝나는 듯했는데.
퍼엉!
큐티파이가 갑자기 터져 버렸다.
말 그대로다.
터진 것이다.
후두둑.
그녀의 아이템이 전부 바닥에 뿌려졌다.
-?
-???
-엉?
빠밤~!
[사랑해원주율 님이 무려 100만 원 후원했습니다!] [노래 너무 좋아요!!]100만 원 후원 때문이었다.
“꺄아아아악!”
에멘탈은 깜짝 놀라서 뒤로 나자빠진다.
카메라가 점점 줌아웃 된다.
마을의 다른 주민들의 모습도 들어온다.
“나와! 빅팜인지 빅밤인지 인마! 나와보라고!! 이딴 걸 밭이라고 팔았습니까? 예?!”
누군가 NPC의 멱살을 붙잡고 있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젤롴ㅋㅋㅋㅋㅋ
-ㅅㅂㅋㅋㅋㅋ
-힐링 아니네 ㅋㅋㅋ
“커헉!”
“아니, 이거 안 놔!? 어?”
퍼어억! 퍼버벅!
이름 모를 마을 주민 둘이 뒹굴면서 서로의 얼굴에 주먹질을 하고 있었다.
“허억……! 헉……!”
다른 곳 한편에서는 허리 한번 펴지 못하고 미친 듯이 밭을 갈고 있었으며.
“이히히히! 대박이다!”
“으하하하하!”
어떤 이들은 누군가가 열심히 키워놓은 밭을 서리하여 도망치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힐링이지~
-앜ㅋㅋㅋㅋㅋ
-헐…… 내 동심 돌려내……
-정보) 여기서 가장 힐링에 가까운 건 도둑들이다
-나 진짜 힐링 기대했는데…… ㅠ
팅.
다시 에멘탈로 쪽으로 빠르게 바뀐 화면.
그녀는 큐티파이의 아이템들을 발로 슥 치우면서 카메라를 보며 황급히 외친다.
“노, 놀러 오세요! 치즈마을! 모두가 행복한 치즈 마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놀러가겠냐고 ㅋㅋ
-누가 행복한거냐고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K 힐링 ㅋㅋ
-저 영상에서 유일하게 행복한 사람: 100만원 받고 터진 큐티파이
-ㅋㅋㅋㅋㅋㅋ그래도 귀엽당ㅋㅋㅋ
뭔가 급하게 후다닥 마무리된 듯한 인트로가 끝나고, 본격적인 영상이 시작됐다.
치지지지직!
* * *
왁자지껄한 음성이 들려온다.
“와. 여기가 치즈 마을인가?”
“오오~”
하나둘 나타나는 치즈마을의 첫 주민들.
“근데 아까 아몬드 님 처음부터 죽은 거야?”
“심지어 100만 원 받아서 두 번 죽었어.”
“와…… 부럽다…… 벌써 백만 원?”
그들은 이것저것 잡담을 하며 각자 살 곳을 찾아다녔는데.
“근데 이거 먹을 거부터 마련해야 되는 거 아닌가?”
“어디 보자…….”
마을 한복판에는 초보자들을 위한 설명 게시판이 커다랗게 설치되어 있었다.
아몬드는 치즈 마을에 한참 나중에 들어오게 돼서 본 적이 없지만, 이런 게 있었던 것이다.
“음…….”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이 게시판을 쳐다보는 가운데, 카메라가 유독 줌인하며 자세히 잡는 한 인물이 있었으니.
[도우너츠]곧 요주의 인물이 될 도우너츠.
그는 설명을 뚫어져라 꼼꼼히 읽어보면서 혼자 무어라 무어라 중얼거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자기 시청자들과 대화하는 것 같았다.
-엥?
-헐 도우너츠야???
-와 ㅋㅋㅋ 뭔데?
-도우너츠 ㄷㄷㄷㄷ
경제 올튜버인 도우너츠의 참가에 놀라는 올튜브 시청자들.
이런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 그의 이력이 화면 한구석에 떠오른다.
후웅.
효과음과 함께 잠시 화면이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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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넬 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510만 구독자의 경제 올튜버
D 증권사에서 7년간 주식 트레이더로 근무
L사의 RPG 게임의 게임 내 이코노미 싸이코 사건 주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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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
-이코노미 싸이코ㅋㅋㅋㅋㅅㅂㅋㅋㅋㅋㅋ
-저 사건 ㅁㅊㅋㅋㅋ
-이런거까지 적어놨냐고 ㅋㅋㅋ
-뭐여 ㅋㅋㅋ
-이거 힐링게임이라면서 이런건 왜……
-이 아저씨 경력직이었구만ㅋㅋ
-분위기는 거의 두뇌 서바이벌 프로그램인디??
-치즈마을…… 벌써 본색을 드러내누
인트로가 끝나자마자 편집 방식부터 전혀 힐링이랑은 상관없어진 모습에 시청자들이 황당해한다.
그러나 놀라기는 이르다.
“오우. 도우너츠 님 아니세요?”
그때 도우너츠 뒤쪽에서 누군가 아는 체를 하는데.
또 화면이 멈췄다.
후웅.
그의 소개도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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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만 구독자의 토크 올튜버
이색 요리 연구가
‘나 빼고 다 뉴비’ 등 다수의 인기 만화 집필
올튜버 최초 2029 주작 연애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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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ㅋㅋㅋ
-뿔라면도 있어???
-뿔라면 치즈 왔음??
-나 빼고 다 뉴비는 ㅈ망했는데??
-뭐야 올튜브가 메인인 사람도 개많네ㄷㄷ
-오오오오
-“절대 그 81화를 보지마” by 뿔라면
그랬다.
도우너츠와 뿔라면은 나이대도 비슷한 데다가 처음부터 연합의 낌새가 있었다.
“아, 뿔라면 님?”
도우너츠가 반가운 듯 그의 손을 마주 잡는다.
“젊은 친구들이 참 많은데. 어떠세요. 이런 데서 동년배들끼리. 한번 잘 해보죠.”
“아, 물론이죠. 저는 벌써 이거 보면서 감이 오거든요?”
“오오. 그래요? 뭐가 좋을지 아시겠어요?”
-시작부터 이미 힐링할 생각은 집어치운 ㅋㅋㅋㅋㅋk아재들
-아니 힐링하라고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 무슨 서바이벌 예능에서 연합하는 그런 거 아님?ㅋㅋㅋ
-캬 이게 사회다 임마!
동년배라는 것으로 순식간에 공감대를 형성한 두 대형 올튜브 크리에이터.
그 둘은 스트리머로서 갖는 영향력도 단연 엄청난 수준이었기 때문에 주변의 시선도 모두 그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뭐가 좋은 거 같으세요. 저한테만 살짝.”
“아, 아이…… 아직 그렇게 말해줄 정도로 확실한 건 아니에요~”
“에, 에이!! 저한테만! 저한테만!”
“아이, 아이 안 되는데? 어어어?”
뿔라면이 도우너츠를 끌고 자신의 귀로 억지로 가져다댄다.
속닥속닥.
못이기는 척 슬쩍 흘리는 도우너츠.
[농부]새빨간 자막으로 강조되는 농부라는 말.
-ㅋㅋㅋㅋㅋㅋ모든 사건의 시작 ㅋㅋㅋ
-여기서부터였구나……
-농부 ㄷㄷ
-벌써 파악했어??
이는 치즈마을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사건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