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008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39화(1010/1031)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39화
45. 고투버 어셈블(1)
쿵!
마지막 타이틀이 나오면서 끝날 때, 주혁도 테이블을 내려쳤다.
“좋아! 좋았어!”
아몬드가 영영 안 나오는 줄로 알고 걱정했더니, 마지막에 등장해 준 것이다.
“이게 주인공이지!”
마치 진짜 주인공이 등장하듯이 말이다.
“게다가 성적도…….”
주혁이 화면 한구석의 시청자 표시를 쳐다본다.
그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걸린다.
‘노력한 보람이 있구나.’
안 그런 것 같아도, 상현이는 이번 서바이벌 크래프트 컨텐츠에 상당히 열심이다.
일단 플레이 타임부터가 엄청 늘어나지 않았는가?
‘거기에 해본 적도 없는 컨셉 플레이 이 악물고 하는 것도…….’
심지어 역할극의 성격을 띠는 이런 게임.
유상현과 어울리지도 않고 경험도 없는 그런 게임이었는데.
나름대로 ‘아성 출신 악덕 지주’라는 역할을 만들어 컨셉 플레이를 해주고 있었다.
‘특히 모솔을 불태운 건…… 그야말로 이 컨셉을 끝까지 밀겠다는 의지의 표현!’
아마 고봉이 연기하는 고구마만큼 상현이도 괴리감을 느낄 텐데.
최대한 잘 해내고 있다. 그야말로 지옥(아성)에서 온 사장님이다.
덕분에 커뮤니티 내 사람들 반응도 좋다.
[아몬드 나온닼ㅋㅋㅋㅋ] [마을을 망치러온 마을의 구원자……] [모솔 불태우는 거 나오려나?ㅋㅋㅋㅋ 솔직히 심의 걸릴 수준] [아몬드 서크 컨셉 개웃겨 이번에]물론 이런 컨텐츠가 늘 그렇듯,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모솔 진짜 실망하면 어떡함?ㅠ 너무 걱정된다……] [아니 몬드야 이거 맞아?] [그러니까 아몬드한테 왜 낚싯대를 안주냐고]걱정을 빙자해서 이 기회에 깎아내리려는 사람도 있다.
[아몬드 이미지 좋았는데. 좀 위험한 거 아냐?] [아몬드 인성 나오네…… 괜히 아성에서 5년간 굴렀겠냐 ㅋㅋ] [좀 쎄하지 않음?]그러나 아몬드의 팬층은 두텁고 탄탄하다.
-컨셉놀이에 과몰입러들 또 나왔네
-먹이 금지
-쎄하긴 뭔ㅋㅋㅋㅋ아몬대감은 걍 쎄다 외워.
-그럼 도우너츠는 주가조작범인데?ㅋㅋㅋ
그들의 쿠데타 시도는 금세 진압되었다.
“휴.”
타다다다닥…….
물론 그 진압 부대 중 한 명은 주혁 자신이었다.
“틈만 나면 나와요. 틈만 나면.”
이젠 커뮤니티 소방수 같은 직업이 있다면 한번 지원해 볼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뭐…… 이게 다 관심이지.”
주혁은 좋게좋게 생각한다.
팬이 있으면 안티가 생기게 마련.
너무나 당연한 빛과 그림자다.
아몬드가 만들어내는 그림자가 커졌다는 건, 그만큼 품을 수 있는 그늘이 크다는 것.
‘앞으로 아몬드 곁으로 사람들이 더 모일 거야.’
이제 아몬드를 중심으로 스트리머들이 모일 준비가 됐다는 것이다.
이미 서크에서도 그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조금 이상한 형태이긴 하지만 기사단 멤버들은 그전까지 교류가 없던 스트리머들인데.
다들 그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지 않나?
이대로만 간다면 플랫폼 대항전에서도 이 인연이 그대로 이어질 것이다.
‘좋아.’
시작이 좋다.
“근데…….”
주혁은 이제 현재 치즈마을로 시선을 돌리는데.
“이번 여론은 돌리기 힘들겠는데?”
현실에서의 아몬드 위상은 올라갔지만, 서크 내 기사단에겐 위기가 닥치고 있다.
* * *
한편 치즈마을.
주민들의 여론이 손바닥 뒤집듯 계속해서 뒤집어지고 있었다.
“아니, 그러니까…… 막상 죽은 건 다 농협이라니까?!”
“에헤이. 그래도 풍선일보가 맞다니까 그러네! 이 양반이!”
바로 누가 진짜 모솔의 집을 태웠냐? 라는 것에 대한 여론이다.
“풍선일보가 뭔데!? 어? 이거 그냥 야매 언론 아냐! 옆에 농민일보 안 보여요?”
풍선일보의 말이 맞냐, 농협의 말이 맞냐로 싸우고 있는 것이다.
농협 측도 대자보를 만들어서 간이로 기사를 실어놓은 것이다.
[농민일보]이름하여 농민일보.
여기엔 모솔의 집에서 발생한 화재, 그날 밤 일어났던 일의 진실이 적혀 있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아몬드”]==== ====
모솔의 집에서 화재가 났을 때.
풍선일보는 그 화재를 진압한 것이 아몬드와 그의 기사단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날 희생된 수많은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실상은 전혀 다르다.
오히려 그날 불을 지른 건 기사단이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마을이…….
==== ====
이 기사엔 그날의 진실이 적혀 있었다.
기사단이 불을 지르고, 농협을 대거 죽였다는 것.
물론 여기엔 사건 현장의 사진 같은 건 없었다.
그 와중에 인증샷을 찍어대는 미친 사람은 없었으니까.
대신 댓글 공작을 해놨다.
진짜 이야기꾼이 만든 대자보가 아니라, 팻말로 대신 해놓은 댓글이다.
-피클: 치즈마을의 “하비 덴트” 아몬드ㄷㄷ
-뿔라면: ㅎㄷㄷ 진실된 언론 드디어 등장했네요
-젤로: 진짜 모솔을 구하려했던 다크나이트 농협…… 애도합니다.
쿵!
누군가 농민일보를 후려치며 외친다.
“이건 가짜예요! 풍선일보는 NPC들이 다 인정했다니까요!? 사진도 없잖아!”
NPC들은 풍선일보 외에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건 분명한 사실.
그러나 스트리머들의 반응은 NPC 같을 순 없었다.
진실을 쓴 건 농민일보인지라, 굳이 사진이 없어도 증거는 많았으니까.
“NPC들이 풍선일보를 인정하는 건 알겠어요! 하지만 대신 저게 있잖아요! 모두가 목격한 증거!!”
어떤 팻말에 사진이 하나 걸려 있다.
[증거물1: 당시 서버의 킬로그]이건 누구나 알 수 있는 증거물이다.
화재 당시 누가 죽었는지에 대한 것이니까.
서버 채팅창을 올려보면 명확히 나와있다.
죽은 건 전부 농협.
농협은 명백한 피해자다.
“화재에 타서 죽은 건 죄다 농협인이라고! 기사단은 단 한 명도 없다니까!?”
“맞아! 게다가 서크 NPC들 빡대가리인 거 다 알잖아!?”
물증은 아니지만, 결정적인 정황 증거였다.
기사단이 모솔을 살리기 위해 불길로 뛰어들었다지만, 막상 죽은 건 죄다 농협.
게다가 죽은 숫자도 엄청나다.
“그…… 그건…….”
“전부 농협의 진술과 일치합니다! 기사단이 농협을 쓸어버리려고 만든 작전이잖아요! 여기 추가 증거 보세요!”
또 다른 팻말에 걸린 추가 증거.
[증거물2: 당시에 겨우 집어온 타다만 촛농]이건 조작이 가능한 증거이지만.
사진 한 장과 그럴듯한 여러 근거들.
호도되기에 충분했다.
“이래도 진짜 풍선일보를 믿습니까?!”
뒤쪽에서 다른 바람잡이들이 외친다.
“맞아! 농민일보가 맞다아아!”
“진정한 참언론 농민일보!!”
젤로와 초코송이다.
농협이 아닌 유명인들의 농협 지지선언까지 곁들여진다.
“……그, 그런가?”
“저 사람들은 농협도 아닌데? 광부잖아?”
“아니, 그럼…… 진짜 그런 극악무도한 짓을 했다고?”
사람들은 슬슬 진실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와 기사단 이거 완전 쓰레기 아냐? 어? 난 그냥 기사단 취소할란다.”
“에라이! 기사단! 이놈들 다 죽이고! 나도 그냥 죽을라요!”
* * *
한편 단무집.
“이리 오너라~”
비옥토를 깔러 갔던 아몬드가 다시 단무집으로 돌아왔다.
“협상은 끝났나?”
크흠.
뒷짐을 지며 들어오는 폼이 이제 영락없는 대감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왤케 뻔뻔하냐
-아몬드 컨셉 너무 킹받아 ㅋㅋ
-정보) 아성 시절 하청 업체를 방문하던 아몬드의 모습이다.
“예. 잘 끝났습니다.”
“역시 우수하군. 단봉이.”
턱.
아몬드가 단봉이의 커다란 머리를 한 번 두드린다.
“특진이 머지 않아 보여. 하하하.”
그는 회사에서 봤던 전무님들을 그대로 흉내 냈다.
“트, 특진…… 아, 아하하하하하! 감사합니다! 대감!”
역시 괜히 굴지의 대기업이 아닌 걸까.
‘흉내만 내도 이 정도라니. 역시 아성의 시스템!’
굳이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당한 걸 그대로 돌려주기만 해도 이렇게나 잘 굴러간다.
지금 단봉이의 눈빛을 보라.
아성을 출근하면 보이던 전투적인 사원들의 눈빛 그대로다.
“대감!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요!”
“응? 뭔데?”
그런데 고봉이가 뭔가 문제가 있단다.
“면접입니다요…….”
“면접이?”
기사단 면접.
기사단이 준비하고 있는 큰 이벤트였다.
농협보다 부족한 머릿수를 이 기회에 완전히 채우고, 마을 최고 세력으로 거듭나기 위한.
그런데─
“면접에 합격했다는 DM을 보내줬는데…… 대답이 없는 애들이 상당수이고, 거의 절반이 취소했습니다요…….”
대답이 없거나, 취소까지.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
“뭐지?”
“농협 놈들이 저희한테 한참 안 좋은 소문을 퍼뜨려서…… 많이들 취소했습니다요.”
불타오르던 고봉이가 조금 시무룩해진다.
“풍선일보가 좋게 써줬잖아?”
“그, 그러니까요…….”
고봉이는 정확한 정황은 모르는지 머리를 긁적인다.
그때 홍송이가 끼어든다.
“그건 제가 대충 압니닷! 아까 광장을 지날 때 들었거든요.”
홍송이의 설명으로 대충 사정을 듣게 된 아몬드.
“그러니까…… 풍선일보가 농민일보에게 신뢰도에서 밀렸다는거야?”
“예.”
“흠…….”
아몬드는 고심에 빠진다.
그리고 이런 결론에 도달한다.
“이래서 눈치 빠른 놈들은 싫다니까.”
-아닠ㅋㅋㅋ
-반성이라는 걸 좀 해라 ㅋㅋㅋ
-이게 결론?ㅋㅋㅋㅋㅋㅋ
-엌ㅋㅋ
-ㅇㅈ
고봉이가 걱정을 늘어놓는다.
“저희가 농협보다 머릿수가 한참 모자란데 이거 오는 대로 다 뽑아야 하는 거 아닌지 고민됩니다요.”
“어차피 머릿수로 하는 게임은 아니잖아.”
“그, 그쵸…….”
-?
-애초에 힐링게임입니다?
-머릿수로 하는 게임이 아닌게 아니라 이렇게 하는 게임이 아닌데?
-ㅋㅋㅋㅋㅋㅋㅋ아니 뭔 ㅋㅋㅋ 게임에 목표가 있는 것처럼ㅋㅋㅋ
조금 혼란스러운 단어 선택이지만, 아몬드가 전하려던 건 대충 이런 메시지다.
“그냥 천천히 늘려. 면접 다시 보면 되지.”
“알겠습니다요…….”
고봉이는 수많은 신입을 기대했는데, 아쉬운 눈치다.
아몬드는 이만 다른 곳으로 화제를 돌린다.
“그런데 홍송이는 여기 왜 왔어?”
홍송이는 원래 지금 자기 집에 있어야 할 시간인데, 단무집에 와 있었다.
“아, 그게…….”
척.
그녀가 폭탄 하나를 꺼내 든다.
“농협 새끼들 아이템 중에 이런 게 있었습니다. 이거 단무집 폭파시킨 거 아닙니까?”
시청자들이 모두 놀란다.
-ㄷㄷ
-ㄴㅇㄱ
-농협 사주였구나
-헉
-???
-헐
-ㅁㅊ
-미친ㅋㅋㅋㅋ
-아니 진짜 사주받은 자살 폭탄 테러였던거여??
-농슬람 ㅅㅂ 무친넘들ㅋㅋㅋㅋㅋ
아몬드 방송만 본 사람들은 젤로가 실수로 죽는 걸 봤기 때문이다.
그게 어딜 봐서 사주 받고 온 테러리스트인가?
-아니 농협인 척 하려던 거 아니었음???
-진짜 농협이었어??
-헐ㅋㅋㅋ
젤로가 남겼던 팻말도 사실 젤로가 썼다는 건 아몬드도 그의 시청자들도 이젠 대충 예상하던 바인데.
폭탄이 농협에게서 발견됐다?
이건 뭘까?
‘뭐지.’
아몬드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내 생각을 그만둔다.
‘어차피 잘됐어.’
저게 아니라고 해도 억지로라도 주장해야 하는 판에, 스스로 증거물을 만들어줬다?
굳이 안 받아줄 이유가 없었다.
“단봉아.”
“예?”
“풍선껌 형님한테 DM 보내라.”
“……!”
-고스투 버스터즈! 어셈블!ㄷㄷ
-농협 부셔
-풍선껌 참전 ㅋㅋㅋㅋ
저번엔 칼과 방패로 싸운 전쟁이었다면, 이번엔 펜과 종이의 전쟁이다.
여론전?
머리 싸움?
아몬드는 솔직히 자신 있었다.
“감히 나한테 지략 대결을 걸다니.”
그는 자신의 커다란 머리를 어루만지며 웃는다.
“용감하군.”
-?
-??
-……?
-예?
물론 본인만 자신 있었다.
띠링.
[가지볶음 님이 3천 원 후원했습니다.] [용감한 건 자신의 머리를 믿는 아몬드면 개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ㄹㅇ
-그에게 주어지는 합격 목걸이……
-캬
-할 말은 한다! 가지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