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010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41화(1012/1031)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41화
45. 고투버 어셈블(3)
드디어 기사단에 찾아온 풍선껌.
분명 그를 서류부터 탈락으로 점찍어놨던 기사단인데.
“풍선껌 님 오셨습니다!”
지금은 달랐다.
척!
일렬로 도열한 봉봉이들과 홍송이.
그들이 차렷 자세로 서 있고, 그 끝에는 아몬드가 두 팔을 벌리며 그를 환대했다.
“껌 형~!”
풍선껌도 아무렇지 않게-그야 당연히 그는 서류 탈락 사실을 모르니까- 아몬드에게 두 팔을 벌리며 좋아라 했다.
“몬드야~!”
콩.
둘은 커다란 머리를 서로 부딪힌다.
“아, 아이고. 이게…… 팔이 안 되네?”
“그러게요.”
머리 크기에 비해 팔이 워낙 짧아 간단한 포옹이 힘든 구조.
-기사단에서 고스투버스터즈가 뭉쳤다 ㄷ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넘커엽당ㅋㅋㅋㅋ
-수연이 불러와 ㅠㅠ
아몬드는 긴말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DM으로 대강 내용은 보셨죠?”
“그래. 내 힘이 필요하다고?”
“일단 따라오시죠.”
아몬드는 풍선껌을 데리고 2층으로 향했다.
풍선껌은 아무 생각도 없이 그를 따라나섰다.
그런데 은근슬쩍 봉봉이들이 풍선껌 뒤를 따라오며 탈출구를 막고 있었다.
눈치라고는 없는 풍선껌은 당연히 모르고 있었고.
“와. 집 좋다? 이게 힐링이지~”
한가하게 집 구경을 하며 아몬드를 따라가고 있었는데.
쿵.
“?”
아몬드가 커다란 상자를 앞에 꺼내놨다.
“이…… 이게 뭐야?”
“선물입니다.”
“그래?”
근데 왜 선물을 2층까지 올라와서 주는 거지?
풍선껌에게조차 이건 꽤 수상한 방식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2층 계단을 막는 게, 1층 입구 막는 거보다 보안이 더 좋기 때문이다.
출구를 틀어막으며, 단봉이가 첨언한다.
“기자님 드리려고 특별히 준비했습니다.”
“대…… 대체 뭐길래?”
풍선껌이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뭐야 얘네 무서워 ㅋㅋㅋㅋ
-ㄷㄷ
-이거 ㅋㅋㅋ 쎄한데
“언론인에게 가장 큰 선물이 뭐겠습니까?”
“……비옥토?”
-????
-엌ㅋㅋㅋㅋㅋㅋㅋㅋ
-본심 튀어나오네 ㅋㅋ
-캬
“크흠. 기삿거리 아닙니까?”
“어…… 그래?”
전혀 공감 못 하는 듯한 풍선껌.
“예.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열어보시죠.”
스윽.
상자 뚜껑을 치우자 물건들이 보였다.
“이게 뭐야?”
“원격 폭발이 되는 폭탄과 테러리스트 젤로가 남겨놨던 팻말입니다.”
“……!”
[농협은 잊지 않는다. 농협은 용서하지 않는다.]-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ㅋㅋㅋㅋ이런짓까지??
-ㄹㅇ임???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
-농협 do not forget, 농협 do not forgive…….
이 팻말을 처음 보는 풍선껌의 시청자들은 자지러졌다.
농협과 기사단의 갈등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젤로가…… 농협 사주를 받고 테러한 거였어?”
“그렇죠.”
단봉이가 폭탄을 들어 올리며 설명한다.
“이 폭탄은 젤로가 사용했던 것과 같은 것입니다.”
“어? 근데 폭탄은 터졌잖아?”
“예. 그건 터졌죠. 이건 농협 분들의 시체에서 가져온 겁니다.”
“!?”
농협 멤버들의 시체에서?
대체 언제?
아니, 애초에 농협인들의 시체를 왜 볼 수 있었던 거지?
아무도 못 봤는데.
풍선껌의 눈이 흔들렸다.
‘설마.’
그 역시 농민일보의 기사를 봤었다.
설마 했는데….
‘그거 진짜였어?’
이 자식들이 농협을 태워 죽인 장본인이다!
-???
-ㄷㄷ
-헉
-ㅁㅊㅋㅋㅋㅋ
-ㄷㄷㄷㄷ
풍선껌은 시청자들에게만 들리는 채널로 중얼거린다.
“여러분. 저 진짜 큰일 난 거 같은데요?”
-ㄹㅇㅋㅋㅋㅋ
-농민일보가 맞다고……?
-앜ㅋㅋㅋ
-ㄹㅇㅈ됐닼ㅋㅋㅋ
-진짜 개트롤이다 ㄹㅇㅋㅋㅋ
-풍선일보 ㅋㅋㅋ 역대급 똥 ㅋㅋㅋ
-어차피 이렇게 된거 아예 허풍선일보로 가죠
-와 농민일보가 맞는거였엌ㅋㅋ
풍선껌은 이제야 자신의 과오를 눈치챘으나, 단봉이는 설명을 이어나갔다.
“농협의 시체에서 이 폭탄이 발견됐고, 젤로의 시체에서 저 팻말이 발견됐죠. 이건 우연이 아닙니다.”
“그…… 그렇구나?”
풍선껌의 눈이 사방팔방을 훑는다.
“예. 참 좋은 기사가 되지 않겠습니까? 사람 좋은 척 다 하는 농협이 뒤에서는 이렇게 테러를 사주한다니.”
단봉이가 증거물들을 하나하나 보여주며 설명한다.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풍선껌은 출구를 찾으려 했다.
‘젠장. 다 막혔어.’
이 일에 더 이상 휘말렸다간 죽는다.
그런 직감이 든 것이다.
그런데─
“아.”
단봉이가 갑자기 이제 기억났다는 듯 상자를 가리킨다.
“저희가 이것만 넣어둔 건 아닙니다. 하하.”
“?”
“안쪽에 더 보시죠.”
풍선껌은 뭔 말인가 하며 상자를 들여다본다.
증거물들이 있고, 그 아래 하얀 종이가 깔려 있다.
그걸 들춰 본다.
스륵.
“!”
금빛 광채.
풍선껌이 잠시 멈칫했다.
잠시 후─
“농협 이거 나쁜 새끼들이네!”
풍선껌은 이렇게 외쳤다.
“이야기꾼으로서! 그냥 넘어갈 수 없겠는데!?”
-헉ㅋㅋㅋ
-???: 내 안에 뭔가 깨어났습니다……
-고스투버스터즈 재결합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거절하기엔 너무 많은 돈이었닼ㅋㅋ
슝.
풍선껌은 상자를 인벤토리로 쏙 넣었다.
“그렇게 해주실 줄 알았어요. 형.”
아몬드는 씩 웃으며 앞으로 와 손을 들어 올린다.
“고스투─”
“버스터즈!!”
짝!
풍선껌과 아몬드의 손이 부딪친다.
-캬
-고스투 버스터즈! 재결합!ㅋㅋㅋㅋ
-와
-이게 뭐라고 좀 감동이냐 ㅋㅋ
-고스투 버스터즠ㅋㅋㅋ
-크~ 이거제~
-고스톱 버스터즈 아니냐고 이 사기꾼들아 ㅋㅋㅋ
이제 이 둘은 하나가 되었다.
언론까지 손에 쥔 것이다.
* * *
잠시 후.
풍선일보의 헤드라인이 바뀌었다.
[낮에는 농부 밤에는 테러리스트, 두 얼굴의 농협]“뭐?”
“노, 농협이 테러를 사주했다고?”
“헐…… 이거, 이거 봐! 증거래!”
다수의 증거 사진도 게재된 그럴듯한 이야기.
그런데, 바로 옆.
농민일보 기사가 등장한다.
텅.
“헉. 저건 또 뭐야!?”
주민들의 시선이 끌릴 수밖에 없는 제목.
[기사단과 유착한 풍선일보(증거 있음)]-아니 기사 제목 적나라한 거 보소 ㅋㅋㅋㅋ
-신문이 아니라 커뮤글인데??
-농프로 ㄷㄷ
-어그로는 지리네ㅋ
어차피 진짜 언론도 아니니, 언론의 무게감 따위 깡그리 내려놓은 농민일보.
그 효과만은 확실했다.
“뭐야? 이거 증거가 있다는데?”
“풍선껌 님이 에이 설마…….”
“증거 있음! 안 보여?”
사람들은 대체 무슨 증거인지 읽어나 보자는 생각으로 읽어 내려가기 시작한다.
‘이게 뭐야.’
한편, 자신의 기사를 감상하던 풍선껌도 옆으로 와 읽어본다.
근데 읽을수록 가관이다.
“미친…….”
-ㄷㄷ
-이걸 들켰어??
-헐 ㅋㅋ
-망했다
==== ====
풍선일보는 그간 기사단에 호의적인 기사를 써왔다. 심지어 그중 다수는 거짓으로 밝혀졌다.
거짓말을 하면서도 기사단을 감싸는 풍선일보는 최근 기사단과의 유착 정황을 암시하는 장면이 포착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풍선껌이 기사단을 방문하는 사진이 파파라치들에 의해 찍혔다.
특히나 2층에서 상자를 받는 모습은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창 한편으로 시커먼 비옥한 토양이 비친 것은 우연이 아니라, 그들의 검은 속내가 겉으로 드러난 게 아닐…….
==== ====
2층 사진뿐 아니라, 그 밑에도 여러 사진이 더 있었다.
“와…… 진짜 유착인데?”
“미친. 사진 봐.”
“헐. 근데 이거 사과박스야? 사과박스? 미친.”
풍선껌은 이마를 탁 친다.
“……망했다.”
상자를 받는 걸 찍혀 버렸으니, 이거 뭐 할 말이 없다.
-ㅠㅠ
-어째요
-기사단에 또 똥을……
-고스투 버스터즈! 해체!
-ㅋㅋㅋㅋㅋ벌써 망했냐고 ㅠㅠ
풍선껌이 꼬리를 달고 온 것이니 이거 완전 트롤이나 다름없었다.
옆에 있는 풍선일보의 기사는 농민일보의 저 증거들 앞에 모든 신뢰가 사라졌다.
“아니, 그럼 옆에 이 기사는 그냥 쓰레기네?”
풍선일보는 쓰레기 취급을 당했다.
“다 구라지! 기사단 좋은 기사만 쓰잖아!”
“이야…… 기사단 곧 면접 아니야? 망했네. 완전 망했어.”
“아니, 여기 풍선껌 님 있는데! 이봐요 풍선껌 님! 어디 한마디 해보시죠!!”
젠장!
풍선껌은 뒤돌아 도망쳤다.
“이봐요 풍선껌 씨!!”
“에, 에이! 오지 마! 오지 마아!”
* * *
약 30분 후.
기사단.
단봉이가 고개를 푹 숙인 채 소파에 앉아 있었다.
‘젠장.’
풍선껌이 합류했을 때부터 느낀 불안감.
그게 적중해 버렸다.
“흠…….”
그 옆에 있는 아몬드는 뭔가를 고민하는 듯 가만히 땅을 보고 있었고.
옆에 있던 홍송이는 화가 났는지 갑자기 욕을 한다.
“이런 씨발! 비겁한 새끼들! 미행을 붙여!?”
그렇다.
이들도 아까 전에 일어난 일을 알고 있는 것이다.
-컼ㅋㅋㅋㅋㅋ
-바로 욕 박아버리깈ㅋㅋ
-ㅋㅋㅋㅋㅋㄹㅇ 개같긴함
-와 미행 붙인 건 ㄹㅇ 빡친다 ㅠㅠ
쿵!
그녀는 벽을 한 대 쥐어박더니 말한다.
“저 보내주십쇼! 제가 다 불 질러 쓸어버리고 그냥 죽을라요!”
감정적으로 된 건 홍차뿐만이 아니었다.
“대감. 저, 저희 이제 어떡합니까? 이거 완전 외통수입니다?”
단봉이도 그랬다.
“이대로면 저희 완전 고립되는 거 아닙니까? 젤코송이도 농협과 한패고…….”
고봉이도.
“농협이 머릿수로 여론도 엄청 호도하고 있습니다요! 심지어 면접도 다들 취소하는 분위기잖습니까요!? 오늘 다 노쇼 하는 거 아닙니까!? 제 후임은 어떡합니까요!?”
-그놈의 후임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ㅠㅠ
-기사단 망했어 ㅠㅠ
갑자기 기사단이 망해가는 분위기처럼 된 게 누군가에겐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었다.
수많은 비옥토와 철 장비.
경제적인 요건이라면 완벽하다.
그러나, 아몬드는 이들이 왜 이러는지 이해했다.
‘고립된다는 게 문제야.’
일단 서크는 커뮤니케이션 게임이다.
고립되면 방송 재미가 확 떨어진다.
그러나, 단순히 방송 때문만은 아니다.
‘그냥 고통이니까.’
본능.
인간은 본능적으로 고립을 두려워한다.
아몬드도 경험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 내가 모르는 이야기가 돌고, 조금씩 외면당하는 거.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혼자가 되는 거…….
「낙하산이라며.」
「어떻게 들어온 거야. 고졸? 정규직? 말도 안 돼.」
「……쯧. 괜히 나서서 말 섞지 마라. 너 때문에 여럿 곤란해지니까.」
「넌 나이는 어디로 먹어서 이렇게 눈치도 없냐?」
관계의 차단.
이건 단순한 추상적 고통이 아니다.
숨이 차올라 당장에라도 호흡을 헐떡이게 되는, 실재하는 물리적 충격.
그게 심해지는 걸 더러 공황 장애라고들 한다.
꽤 높은 수준의 멘탈 훈련을 해온 아몬드도 그것만큼은 5년을 견디지 못하고, 부장이 나가랄 때 순순히 끄덕였다.
하지만─
‘그래도 5년 했잖아.’
5년의 시간을 내다 버린 건 아니었다.
고립돼도 살아남을 방도는 있다.
‘김주혁.’
단 한 명만이라도, 날 진짜로 믿어준다면.
“이럴 땐 우리끼리 더 뭉치면 돼.”
그것만으로 사람은 충분히 살아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할 것만 집중하면 돼. 우리 일을 잘하면, 천천히 편이 더 생길 거야.”
갑자기 튀어나온 어른스러운 말.
시청자들이 의아해한다.
-?
-???
-할 것만 하는 것: 모솔 태워죽이기
-남을 태워죽이는데 어케 편이 생겨욬ㅋㅋ
-비옥토만 생길듯
시청자들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사기가 땅을 찍은 기사단도 대답이 없었다.
“…….”
짝.
그럼에도 아몬드는 박수를 치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그럼 일단 면접 온 사람들부터 보러 가자고. 하긴 해야지.”
“아…… 예, 예…….”
고봉이가 터벅터벅 걸어 나간다.
“지금쯤 아마 대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요…… 대부분 노쇼겠지만…….”
아몬드는 마음의 준비를 했다.
정말 아무도 없을 수도 있다고.
꿀꺽.
‘태연하게 반응하면 될 거야.’
리더인 그가 여기서 놀라 버리면 모두 불안해질 것이다.
그는 굳게 입을 다문 채 앞장서 문을 열었다.
“자, 기사단 면─”
기사단 면접 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라고 말해야 했는데.
“──와아아아아아아아아!!!”
터져 나온 함성에 아몬드는 말을 잇지 못했다.
“!”
기사단 앞엔 엄청난 인파가 면접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
-???
-뭐야?
-응?
‘뭐야. 이거.’
방금까지 하던 이야기는 다 기우였던 건가?
신청한 사람들이 다 온 거야?
“미…… 미친. 뭡니까요? 이거?”
“신청한 사람들보다 더 많은 것 같습니다요. 훠…… 훨씬!”
아니었다.
신청한 사람들을 훨씬 웃도는 머릿수.
“어……? 어떻게?”
모두가 의아해하고 있었는데.
기다리던 사람들이 외치는 말에서 금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비옥토! 비옥토!”
이들은 풍선껌이 찍힌 사진에서, 뇌물 외의 다른 것도 본 것이다.
“오울블랙은 실존한다아아아아!”
“제발 현장 접수 받아주세요! 충성을 바치겠습니다!”
“농부왕! 몬 D 로져!!”
-ㅁㅊㅋㅋㅋ
-아니 어쩐짘ㅋㅋㅋ
-앜ㅋㅋㅋ
-풍선껌 또 뻥쳤어 ㅋㅋㅋ
-비옥토 때문에 왔네 ㅋㅋㅋ
그제야 아몬드는 기억해 냈다.
자신이 아성을 5년간 다녔던 진짜 이유를.
‘대기업이 좋긴 하지.’
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