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01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43화(1014/1031)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43화
46. 공채(2)
약 1시간 전.
기사단 앞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그곳에 와 있던 건 다름 아닌 모솔이었다.
“뭐야. 모솔이잖아?”
모솔을 보고 주민들은 자신들의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는데.
“뭐? 나 여친 있었거든? 비, 비록 데이터로 되어 있지만!”
“아…… 아니, 너 말고. 모스트 솔리아. 모솔이 왔다고.”
“미친?”
그야 모솔이 기사단과 농협 사이 갈등의 최대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아니. 아무리 돈이 좋아도 자기를 태워죽인 사람을?’
현재 농민일보로 인해 밝혀진바, 모솔의 땅이 전부 타버린 직접적인 원인은 기사단의 방화였다.
근데 기사단 시험을 보겠다고 와있어?
주민들이 모이면 모일수록 그의 뒤통수가 따가워졌다.
‘모솔이 여기 있어?’
‘대체 뭐야? 모솔이??’
‘응? 모솔?’
어쩔 수 없었다.
대체 모솔이 여기에 왜 있는 거지?
이건 모두의 머릿속에 공통적으로 지나가는 질문인 것이다.
‘혹시 협박당했나?’
‘대체 뭐지? 염탐하러 왔나?’
사람들은 각자 머릿속에서 말이 되는 시나리오를 만들어 나갔다.
그냥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모솔은 그러거나 말거나 매우 신나 보였다.
“이야 여기가 기사단의 본거지……!”
난생처음 나온 치즈마을 나들이에 흥분한 것이다.
더군다나 사람들이 그를 알아봐주기까지 한다.
“모, 모솔 님 아니세요?”
엄청나게 유명한 스트리머도 아닌지라, 딱히 알아보는 사람도 없던 모솔.
왠지 모르게 치즈마을에선 유명인사였다.
“현실에서는 찐따였던 내가…… 여, 여기선 유명인사!?”
-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이크 채널 좀 바꿔 기찬아
-ㅅㅂㅋㅋㅋ이걸 육성으로 ㅋㅋ
-앜ㅋㅋ
-해리포터 아니냐고~
-모리포터와 현자의 돌ㅋㅋ
그를 알아보고 놀라며 인사하는 이들은 점점 늘어났고.
“헉 모솔 님?”
“모…… 모솔이다.”
모솔의 어깨가 잔뜩 올라갔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아, 아하하!”
내가 이 정도로 유명했나?
-왜 다 알아보지??ㅋㅋ
-진짜 크네
-모솔 방송 월클 맞습니다
-근데 뭐지? 몰카 아님?ㅋㅋ
시청자들 중 몇은 이미 알고 놀리고 있었고, 모르는 이들은 뭔지 몰라 진짜 어리둥절해했다.
모솔이 이 정도 스트리머가 아니라는 건 그의 애청자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모솔은 전혀 알지 못했다.
왜 자기가 유명한지. 왜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쳐다보는지.
“봤어? 나 사람들이랑 인사할 줄 안다니까? 어?”
그는 그냥 신났을 뿐이다.
-ㅋㅋㅋㅋㅋ……
-그래;
-뭐지 대체
-진짜 알파메일은 자기가 인사 안함 ㅉㅉ 모솔처럼 사람들이 와서 인사함
-캬
모솔은 농민일보를 보지 않았다.
애초에 광장 쪽을 가 보지도 않았으니까.
아니, 봤다고 해도 그는 농민일보 따위를 믿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누구인가?
풍선일보 최초의 구독자 아닌가?
풍선껌이 약초꾼이던 시절부터 그로부터 소식을 듣던 사람.
그런 사람이 풍선일보가 아닌 농민일보를 믿는다니, 애초부터 성립할 수 없는 이야기다.
물론 주민들은 그걸 모르니 너무 해맑아 보이는 모솔의 모습을 보고 또 각자의 시나리오를 쓸 수밖에 없었다.
‘기사단을 이렇게 좋아한다고?’
‘피해자가 여기를 왔다는 건…….’
‘이러면 사실 기사단이 방화 안 한 거 아냐?’
‘농협 미쳤네…… 주작을 어디까지 한 거야?’
모솔이 기사단을 좋아한다.
즉, 기사단은 모솔과 관계가 좋다.
그렇다면 사실 기사단은 모솔에게 방화하지 않았다.
농민일보가 거짓이다.
이런 식의 논리 흐름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 * *
모솔은 기사단 나들이를 나와서 행복했던 것도 잠시.
“1차 시험은 무질문 자기소개로 하겠다!”
두둥.
기사단의 시험이 시작된 후로는 밑도 끝도 없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이럴 수가. 하필?’
그야 모솔이 서 있던 위치.
여긴 누가 봐도 아몬드에게 심사받는 위치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점점 그에게 다가온다.
“다음.”
“수고하셨습니다.”
3초 안에 응시자들을 떨어뜨리며, 아몬드가 다가온다.
“마흔 신입 안 뽑아요.”
“수고하셨습니다.”
모든 인원이 탈락하고 있다.
두근, 두근.
심장 박동이 거세진다.
-ㄷㄷㄷ
-하필 아몬드 ㅋㅋㅋ
-ㅈ됐다
-아몬대감 ㅠㅠ
-그렇게 기찬이가 부를 땐 안오더니 ㅅㅂ
모솔은 점점 딱딱하게 굳어갔다.
‘아니. 뭐야. 꽤 잘한 사람들도 떨어지잖아?’
무질문 자기소개 같은 건 모솔의 성격과는 전혀 맞지 않는 시험 방식이다.
그야 자기소개 잘하는 찐따가 어딨겠는가?
심지어 꽤 활기차게 잘 말한 인싸들조차 우수수 떨어지고 있었다.
‘이거 내가 통과할 수 있는 거 맞아?’
그리고, 어느새─
“!”
두둥.
아몬드의 거대한 머리가 만들어낸 그림자가 드리웠다.
꿀꺽.
모솔이 마른침을 삼킨다.
“다음…… 응?”
수많은 사람들을 탈락시키는 내내 태평했던 아몬드의 표정에 변화가 생겼다.
‘뭐야…… 모솔?’
아몬드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선글라스를 잠시 내린다.
그리고 시청자 채널로 속삭인다.
“여러분. 진짜 모솔인데요?”
진짜 모솔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짜겠냐?
-헉
-쟤는 왜 ㅋㅋㅋㅋ
-미친ㅋㅋㅋㅋㄹㅇ이네???
-아니 농민일보 기사 보고도 여기로 왔어???
-설마 풍선일보만 믿는거니 모솔아 ㅠㅠㅠ
-기찬아 ㅠㅠㅠㅋㅋㅋㅋ
-미치겠다 ㅋㅋㅋ
빠밤!
[루비소드 님이 12만 원 후원했습니다.] [양심이 있으면 모솔 합격 주세요! ㅠㅠ]-ㅠㅠ
-공주님 ㅠㅠ 이 자식은 갱생의 여지가 없습니다 ㅠㅠ
-ㅋㅋㅋㅋㅋㅋㅋ오죽하면 ㅋㅋ
-ㄹㅇㅋㅋ 좀 줘라
모솔을 만약 떨어뜨리면 시청자들의 원성이 자자할 예정이다.
다름 아닌 루비소드도 모솔 지지 선언을 하고 나섰으니.
‘음…….’
아몬드도 고민해 본다.
모솔을 가두리로 태워죽였던 일이 스쳐 간다.
양심이 있으면 합격시키는 게 맞다.
‘뭣보다 그림이 좋아.’
만약 모솔이 기사단에 들어오면 농민일보의 공격은 의미가 없어진다.
그들 주장에 의하면 모솔이 최대 피해자인데, 막상 가해자와 손을 잡은 꼴이니.
신뢰를 잃어버릴 것이다.
아몬드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임원들이 맨날 그림이 좋네 그림이 좋네 하던 이유가 이건가.’
막상 조직을 운영해 보니 이미지란 게 생각보다 너무 중요했다.
문제는 지금 모솔의 상태.
“어…… 저, 저…… 아하하…….”
완전 정신이 나가 있었다.
‘너무 못하면 붙여줄 수가 없는데.’
-제발 잘해라 ㅠㅠㅠ
-모솔 정신차려!!
-아니 그냥 붙이면 안됨? 축협 스타일로?
* * *
한편, 다른 응시생들.
“김마흔이 떨어지다니.”
“와앗?!”
그들은 연이은 네임드들의 타락에 충격을 받고 있었는데.
요주의 인물이 또 시험대에 올랐다.
“모, 모솔이 시험 본다아아!”
모솔이 시험을 본다는 이야기가 퍼진다.
“모솔?”
“이럴 수가. 진짜 모솔이잖아?”
“모솔이 지금 시험본다고?”
“저 둘이 사이 안 좋은 거 아니었어?”
모솔과 아몬드의 대치는 다른 주민에게도 시선 강탈이었는데.
그들이 보기에 앙숙 둘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격이었기 때문이다.
“제발 잘해라. 모솔…….”
“보여줘. 너만의 플로우를.”
주민들의 시선이 모이는 곳엔 당연히 그렇듯 레송이가 왔다.
“오우 이거 재밌는 세기의 만남~~ 치키챠아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모솔이 여기 왜 ㅋㅋ
-치키챠 ㅋㅋㅋ
-이건 뭔데?
그녀를 따라 제작진의 카메라도 대거 등장했다.
장 피디는 대놓고 이렇게 말했다.
“카메라 3대 더 붙여. 메인 예고편이다.”
슈우우웅.
주변에서 카메라가 날아와 온갖 각도에서 이 둘의 대치를 촬영했다.
‘대, 대체 왜 이렇게 주목하는 거야?’
모솔은 영문도 모른 채 눈알만 왔다 갔다 했다.
왜 갑자기 모든 카메라, 응시생들이 죄다 여길 보는지 그로서는 알 턱이 없는 것이다.
-ㅋㅋㅋㅋ분위기 왜이럼??ㅋㅋㅋ
-ㅈㄴ 부담스럽네 ㄹㅇㅋㅋㅋ
-미쳤냐고 얘네 ㅋㅋㅋ
-이세계 해리포터 ㅋㅋㅋ
-이거 완전 모솔 몰카급인데?
-치키챠 대전이라 그런가?
모솔은 어물쩡대다가 아몬드와 눈이 마주쳤는데.
그 순간, 수많은 카메라에서 ‘찰칵’ 소리가 연이어 울려 퍼졌다.
“아우…….”
모솔은 속이 울렁거렸다.
“자기소개 해주시죠.”
아몬드가 면접 사상 처음으로 자기소개를 해달라는 말을 했다.
‘다음’ 아니면 ‘수고하셨습니다’ 외에는 왜 떨어졌는지만 설명해 주던 그였다.
같은 줄에 있던 모솔이 누구보다 그 사실을 잘 알았다.
‘자기소개…… 해달라고 하셨어…….’
콰득.
모솔은 그에 용기를 얻었다.
이를 악물고, 내뱉었다.
“아, 안녕하십니까! 제 이름은 모, 모, 모, 모솔입니다! 치, 치즈마을에서 혼자 조용히 농사를 짓던 노, 노, 노, 농부…….”
-ㅋㅋㅋㅋㅋㅅㅂㅋㅋㅋ
-아…… 잘 가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버퍼링 플로우 도랏넼ㅋㅋㅋ
-모모모모모솔아 미미미미미안해
목소리만큼이나 눈알도 사방팔방으로 떨렸으나.
아몬드는 중간에 끊지 않았고, 모솔도 계속 말을 뱉었다.
“농부는 지금 3차를 바, 바라보고 있─”
그런데 결국 버티지 못한걸까?
─척.
아몬드가 그만하라는 손짓을 보낸다.
‘아. 이런.’
모솔이 울상이 되어가는 그때.
“합격.”
“?”
합격이란다.
구경하던 사람들 사이에서 원성이 터져 나왔다.
“?!”
“와아아앗!?”
“버퍼링 플로우 때문에?”
“아니, 다 듣지도 않고?”
“이게 뭔데! 뻑킹 넛틸리언!”
그러나 늘 그렇듯 그는 완벽한 근거가 있었다.
사실 이거 하나 건지려고 초집중하고 있었던 아몬드.
“농부 2차는 우대 사항입니다. 2차 면접에서 보죠.”
-자격증 우대 인정이지~ㅋㅋㅋ
-앜ㅋㅋㅋㅋㅋ
-농경기사 자격증 어떻게 이길건데~
-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지
촤락.
그에게 건네지는 합격 목걸이.
모솔은 그것을 들고는 신이 나서 펄쩍 뛰었다.
“와, 와아아아아아아!! 합격! 합겨어어억!!”
레송이와 카메라가 다가와서 모솔을 인터뷰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 아직 2차 있어
-ㅋㅋㅋㅋ대박ㅋㅋㅋ
-직업 코인 많이 얻은 보람이 여기서 ㅠㅠㅠ
-직업 우대있었엌ㅋㅋㅋ
모솔은 그렇게 2차 시험으로 가게 된다.
* * *
한편 어두운 광산 깊은 곳.
카앙……!
캉……!
그곳에선 외로운 광질 소리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누군가의 고함 소리가 함께 섞여 울렸다.
“오, 오와아아아아아?!”
감탄, 경외, 놀라움.
이 모든 감정이 섞여 있는 외침.
그건 젤로의 것이었다.
“여, 여기…… 여기! 시, 심 봤다아아아아아!!”
-ㄷㄷ
-와 ㅋㅋㅋㅋ
-대박
-미쳤다
-헐
그가 드디어 발견한 것이다.
강철 그 이상의 광물.
[옵시디언]옵시디언의 광맥을.
“허, 헉! 진짜예요!? 젤로 님? 진…… 와아아아아아!?”
초코송이가 가장 먼저 달려왔고, 뒤이어 파프리카 마을의 호위병들이 달려왔다.
“이럴 수가.”
“밤새 호위한 보람이 있었어…… 크흑…….”
“드디어…… 비선별인원을 상대할 수 있는 건가?”
영롱하게 빛나는 옵시디언의 빛깔을 보니 흥분되는 파프리카 주민들.
치즈마을은 물론, 비선별인원까지 상대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긴다.
그리고 때마침 파프리카 마을 모두에게 이런 메시지가 왔다.
띠링.
[다음 치즈마을 침공 때 정체를 밝히고, 스트리밍을 시작하세요.]“!”
그들도 이제 곧 방송을 켜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