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014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45화(1016/1031)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45화
47. 제대로 된 수작(1)
기사단의 2차 공개 채굴이 시작된 지 약 30분 정도 흘렀다.
수많은 참가자들이 구렁텅이 밑으로 사라졌다.
“미, 미친…… 진짜 죽고 있어.”
“근데 밑에서 무슨 일이 한 번 더 일어나는 것 같지 않아? 비명이 한 번 더 울리던데…….”
“모, 몰라. 알고 싶지 않아.”
경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환호성을 지를 참가자들이 줄어들고 있었다.
대신 소문을 듣고 마을 주민들이 몰려오긴 했다.
“와, 저거야?”
“진짜 개꿀잼~”
“아니, 트기장이 왜 진짜 있냐고.”
트기장.
트리비 시청자들끼리 채팅창에서 서로 싸움이 붙으면 우스갯소리로 일대일 채팅 초대로 투기장 열라는 말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진짜 트기장이 존재했다.
다름 아닌 치즈마을에.
“다음은 참가번호 19번! 모솔! 참가번호 26번! 딸기슈터!”
레몬이 다음 선수들을 호명하자.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아아!”
“모, 모솔!? 진짜 모솔이 왔어?”
“기사단에게 복수하려는 거냐!? 모솔!!”
-엥?
-모솔이 기사단 시험을 보러왔다곸ㅋㅋㅋㅋㅋ
-뭐지???
-어째서?
마을 주민들은 모솔이 기사단 시험을 보러 왔었다는 걸 몰랐기 때문에 상당히 놀랐다.
“뭐야 저 딸기 케이크 같은 아바타는?”
“근데 상대가 딸기슈터?!”
“쉣…… 현실에서 안 만난 게 다행이다.”
상대에 대한 관심도 지대했는데.
나름대로 인지도 높은 스트리머인 딸기슈터였기 때문이다.
레송이는 스스로 호명하고도 홍송이 쪽에 가서 속삭였다.
“어, 언니. 대감께서 모솔은 붙이라고 했는데…… 딸기슈터는 좀 빡세지 않아? 매칭을 바꾸는 게…….”
“응?”
그러나 홍송이는 무슨 소리냐는 듯 콧방귀를 꼈다.
“저 정도도 통과 못 하면 기사단에 들어올 수 없다. 레송이.”
“……?”
그녀는 이미 뼛속까지 기사단이었다.
“그런 약한 새끼는 우린 필요 없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개진심이네
-기사단에 제일 진심인 1인ㅋㅋㅋ
-홍송이 농협에 있었음 어쩔 뻔했냐 ㅋㅋㅋ
-헉;ㅋㅋㅋ
-알파걸 ㄷㄷ
“그, 그렇구나? 으히히.”
레송이는 조금 당황했지만 평소처럼 그냥 웃어넘기고 대회를 마저 진행했다.
“두 선수! 서로 마주 보고 서라!”
* * *
모솔은 마른침을 삼켰다.
‘내가 아무리 릴에서 챌린저라도…….’
서크는 경험이 얼마 없다.
물론 게임 하나로 어느 경지에 도달한 이들은 다른 게임도 엄청나게 잘하는 경향이 있다만.
게임을 좀 하는 건 상대도 마찬가지다.
딸기슈터.
마스터 원딜러 출신으로 어쩌면 피지컬적인 능력은 미드 라이너인 모솔보다 더 뛰어날지도 모른다.
그리고─
“쿄쿄쿄쿄……!”
저 기괴한 딸기 무늬 원피스와 양 갈래 머리를 한 채 흘러나오는 남자의 목소리.
서크의 아바타로 봐도 적응이 안 된다.
“오랜만입니다? 모오~스트 솔리아? 이거 어린 남자와 대결이라니. 설레는군요.”
“…….”
-ㅅㅂㅋㅋㅋㅋㅋㅋㅋ
-시작부터 정신대미지 ㅋㅋㅋ
-기찬이 정신 대미지에 약한데 ㅠㅠ
-ㅋㅋㅋㅋㅋㅋ어우
“크, 크흠. 간만입니다. 형님.”
“형님이라뇨? 언니~ 라고 해봐요. 쿄쿄쿄!”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호오?”
딸기슈터는 모솔의 비장한 말투에 자세를 잡는다.
“제 성 정체성을 무시하는 발언입니까? 모오~스트 솔리아?”
네 성 정체성이 대체 뭔데?
왔다 갔다 하는 주제에.
“제, 제 성 정체성도 있거든요!? 제가 언니라고 안 부르겠다는데!”
모솔이 순간 흥분한 그 순간─
“후아아아아아아아아!!!”
-?
-??
-ㄷㄷ
갑자기 우렁찬 남자의 고함과 함께 도끼가 복부를 강타한다.
──콰아아앙!
“컥!?”
순간 눈앞이 새하얘졌다.
젠장.
-깜짝아 ㅅㅂ
-아닠ㅋㅋㅋㅋ
-목소리 ㅅㅂㅋㅋㅋㅋㅋㅋㅋ
-포권 캐릭터인 줄 ㅁㅊㅋㅋㅋ
-아닠ㅋㅋㅋㅋ
“으하하하! 뭘 방심하고 있지!? 소년?”
갑자기 남자 그 자체의 목소리로 바뀐 딸기슈터.
‘이럴 줄 알았다. 개자식.’
모솔이 입술을 질끈 씹으며 몸을 굴린다.
쿠웅!
그가 있던 자리로 도끼가 내리 찍혔다.
모솔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죽일 셈이에요!?”
“레드 플레이어가 되는 것 따위! 남자의 출세에 그 정도 흠은 아무것도 아니지!”
-?
-??
-하나만해 ㅋㅋㅋ
-지편한대로 성별이 바뀌네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진정한 젠더리스……
‘흔들리지 말자.’
모솔의 눈이 바쁘게 움직이며 딸기슈터의 장비 상태를 훑었다.
거대한 도끼를 무기로 쓰고 있고, 원래 직업은 나무꾼으로 알고 있다.
아무래도 도끼 숙련도가 상당할 것이다.
반면 모솔은 농부.
전투에 도움되는 숙련 스킬은 거의 없는 편이다.
‘오, 온다.’
딸기슈터가 벼락처럼 달려들어 휘두른다.
“쪼개기이!!”
후우웅!
도끼날이 모솔을 아슬아슬하게 피해간다.
“와아아아아아!”
관중들이 환호한다.
“아! 모솔 선수! 뒤로 조금씩 밀리고 있습니다아?!”
레송이가 신나서 해설을 얹는다.
모솔은 자신의 뒤를 봤다.
‘이런.’
구덩이가 얼마 안 남았다.
꿀꺽.
‘언제 이렇게 밀렸지?’
처음 도끼 일격을 맞은 게 너무 컸다.
이제 딸기슈터는 최대한 모솔을 밀어내는 데에만 집중할 것이다.
후우우웅!
다시 휘둘러지는 도끼.
‘또.’
이번엔 칼로 공격을 막아냈으나.
발이 뒤로 밀린다.
“여기까지군 소년.”
카아앙!
카앙!
딸기슈터는 연이어 공격을 퍼붓는다.
조금씩 밀려, 어느새 한 발만 뒤로 가도 나락이다.
“나락! 나락!”
“나 ─ 락!”
관중들이 그가 떨어지길 바라는 듯 합창하기 시작하는데.
그때 모솔의 눈이 번뜩였다.
‘지금!’
농부의 스킬.
[거름 뿌리기]촤악!
딸기슈터의 눈에 거름이 뿌려졌다.
“허어억!? 또, 똥 뿌리기! 모솔! 엄청난 기지입니다아아! 으히히!?”
레송이의 취향 저격이었는지 신이 났다.
“이…… 이 더러운!”
딸기슈터는 있는 힘껏 도끼를 휘두르는데.
이 순간이 모솔이 유도한 그 순간이다.
휙.
도끼가 휘둘러지는 타이밍에 맞춰 바닥에 납작 누워 버리는 모솔.
후웅……!
도끼가 크게 빗나가면서 딸기슈터의 중심이 순간 앞으로 쏠렸다.
‘어?’
척!
모솔의 발이 이미 딸기슈터의 발을 걸어버렸다.
엉켜 버린 걸음.
앞으로 쏠린 무게중심.
안 그래도 거대한 머리.
턱─
거기에 모솔은 딸기슈터의 팔을 잡고, 등으로 그 흐름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이런?”
원래 체급이라면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후웅.
딸기슈터가 날아간다.
나락으로.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아아락! 나아아락!”
“모솔! 모솔! 모솔!”
엄청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와아아앙!? 아주 기술적인 한판 뒤집기가 나왔습니다!”
레송이도 잔뜩 흥분하여 고래고래 고함쳤는데.
“아, 아직!”
터억!
경기장 끄트머리에 손이 남아 있었다.
“끄…… 끄으…….”
끝나지 않았다.
딸기슈터가 경기장 끝을 붙잡고 버틴다.
“따, 딸기슈터!? 살아 있어요!!”
그러나 말 그대로 목숨만 부지한 것이다.
화르르륵……!
이 경기장 끝엔 나락만 있는 게 아니다.
불지옥도 함께.
이미 그의 몸은 불타고 있다.
[화상]모솔은 칼을 빼 들며 천천히 다가갔다.
마무리를 할 생각이다.
“쿄, 쿄쿄……! 모…… 모스트. 솔리아……?”
딸기슈터가 또 목소리를 바꾸며 애원했다.
“부, 부탁 있어요.”
“뭡니까.”
“어, 언니라고 불러줄래요? 주, 죽을 때만큼은 여자로─”
“에라이.”
모솔이 손에 칼을 찔러 버렸다.
푹!
“꺄아아아아아아아아!?”
왠지 모르게 재밌어하는 것 같은 비명이 울려 퍼지며 그의 신형이 땅 밑으로 꺼졌다.
-진짜 지독한 새끼다
-아니 끝까짘ㅋㅋㅋㅋㅋㅋㅋ
-ㅅㅂ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모솔은 분명히 들었던 것 같았다.
‘응?’
뒤에 추가 비명이 울려 퍼지는 걸.
“어? 어어어어어!? X발 뭐야!? 뭐으어으어어!?”
그 순간만큼은 억지로 깐 목소리도, 높인 목소리도 아닌, 딸기슈터 본인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던 것 같았다.
‘뭐지?’
그의 강력한 컨셉이 벗겨질 정도의 공포가 이 밑에 도사리고 있는 것 같았다.
* * *
어찌 됐든 2차 시험이 전부 끝났다.
절반은 나락으로 떨어졌고, 절반은 살아남았다.
그렇게 열다섯이 남았고, 그들은 다음 시험으로 향했다.
“3차로 간다.”
“줄 서서 따라와!”
3차 시험은 간단한 인터뷰였다.
인터뷰는 단무집에서 말 그대로 정말 면접 시험처럼 진행됐다.
“왜 기사단에 오려고 하시죠?”
“음. 직업 사이에 공백이 있는데. 이때는 뭐 하셨나요?”
“만약에 마을에 침략자들이 온다면 어떤 대처를 하실 건가요?”
상당히 정상적인 질문들이 주어졌고, 분위기도 훨씬 누그러져 있었다.
애초에 이들은 전부 합격자기 때문.
2차를 통과한 이들은 이미 기사단의 자격이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인터뷰를 본 이유는 곧이어 밝혀졌다.
잠시 후.
3차가 끝나고 합격자들이 단무집 앞, 비옥한 토양이 깔린 밭 위에 도열했다.
총 열다섯의 합격자가 있었다.
“축하한다. 제군들.”
척.
마지막 순간엔 기사단장인 아몬드가 등장했다.
“너희들은 모두 우리 기사단의 일원이 됐다.”
“!”
모두 신이 나서 펄쩍펄쩍 뛰고 싶었으나, 왠지 모르게 군대 같은 분위기에 가만히 있었다.
누군가는 심지어 훌쩍거리며 울기까지 했다.
[머랭]머랭이라고 하는 서크 전문 스트리머였다.
그녀는 활동 기간에 비해 인지도가 적은 편이었기에 기사단에 합격한 게 너무 큰일이었던 것이다.
-?
-아니 ㅋㅋㅋㅋ
-이 정도냐?
-우는 사람이있는데??
-2차 시험 생각하면 그럴만 함ㅋㅋㅋ
“단, 너희는 전부 동기가 아니다.”
“!?”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이들이 입사 동기가 아니라는 것!
“우린 회의 끝에 너희를 두 개의 계급으로 나누기로 했다. 3차 시험을 기준으로.”
-ㄷㄷ
-아 그래서 있었던거구나
-헉
“일단 ‘붕’자 배다.”
-붕ㅋㅋㅋㅋㅋㅋ
-붕미친ㅋㅋㅋㅋ
-딸기슈터 됐으면 딸붕이여?ㅋㅋㅋ
-붕어는 붕붕이ㅁㅊㅋㅋㅋㅋㅋ
-올게 왔구나
붕자 배가 선배였다.
아몬드가 하나하나 호명하며 줄을 다시 세웠다.
거기엔 모솔이 포함되어 있었다.
“오오오! 나, 나 모붕이야!”
“대박. 나도……! 난 굴붕이!”
“우리 붕붕이들이야!?”
이게 뭐라고 엄청 좋아하는 붕이들.
-ㅅㅂ모붕잌ㅋㅋㅋ
-모붕아……
-붕붕이들 넘 커엽넼ㅋㅋ
-꿀벌도 아니고 붕붕이들ㅋㅋㅋ
그다음이 공개됐다.
“그 밑은 ‘숭’이다.”
-송이 봉이를 ㅗ만 ㅜ로 바꾼거네 ㅋㅋㅋ
-숭ㅋㅋㅋㅋㅋㅋㅋㅋ
-원숭이여?ㅋㅋㅋ
-아……ㅋㅋㅋ
-숭잌ㅋㅋㅋㅋㅋㅋㅋㅋ
“헐…… 나, 난 머숭인데?”
훌쩍거리던 머랭이 갑자기 안 울기 시작했다.
-머슴이냐곸ㅋㅋ
-머숭ㅋㅋㅋㅋㅋㅋ
-머숭아 ㅠㅠ
그 외 다른 숭숭이들도 미묘하게 기분이 나쁜 듯한 표정이 되었다.
사실 어감으로 치면 거기서 거기인데.
그냥 아래위로 나뉘어졌다는 것 자체로 그렇게 느껴 버리는 것이다.
어쨌거나 봉송 기사단에서, 봉송붕숭기사단이 되어버린 아몬드의 기사단.
그들은 한층 더 강력해졌다.
* * *
합격 후, 기사단의 신입들은 간단한 기사단 규칙을 익혔다.
규칙에 대한 교육은 고봉이가 진행했다.
그 후엔 기사단 전체의 비전을 설명하는 시간이 왔는데.
이때는 아몬드가 직접 등장했다.
“우리는 단순히 여기 오는 몬스터를 막는 게 목적이 아니다.”
기사단의 모두에게 아몬대감은 존경의 대상.
모두가 똘망똘망한 눈으로 그가 말하는 비전을 기대하고 있었다.
“침략자들을 막는 것도 목적이 아니다.”
여느 첨단 기업의 설명회처럼 빌드업이 예사롭지 않았다.
“오오…….”
“그, 그럼 뭡니까!?”
아몬드는 뜸을 들이다가 선언했다.
“침략자들을 침략하는 게 우리의 최종 목적이다.”
“!”
-캬
-이거지
-만주정벌 ㄷㄷ
-ㅋㅋㅋㅋㅋㅋㅋㅋ
-포부 ㄷㄷ
-역시 대기업!
기사단의 엄청난 포부에 다들 감격한 듯한 눈빛이다.
“와 대박…….”
“기사단 들어오길 잘했어.”
“엄청나.”
그런데…….
“?”
묘한 침묵이 이어졌다.
아몬드가 뒤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것이다.
‘뭐지.’
‘이게 끝이야?’
‘비전 발표가 3줄 요약?’
비전 발표라 하면 그래도 구색 갖추기로 몇 가지 더 말할 텐데.
정말 이게 전부였다.
“박수!”
고봉이가 호통치듯 박수를 외치며 손뼉을 친다.
짝짝짝.
마지못해 치는 신입들이 쳐주는 박수 소리와 함께 아몬드는 퇴장했다.
그 후, 단봉이가 따라 나오며 작게 묻는다.
“그…… 근데 대감. 그 마을 좌표가 정확히 어디였습니까?”
이 전쟁을 준비하는 건 단봉이다.
그런데 준비하다 보니 적이 정확히 어딨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아몬드는 자기가 처치해 본 적이 있다고만 했지, 위치를 말해준 적이 없었다.
“아…… 크흠. 좀 기다려.”
“예? 아니, 작전을 짜려면 지금 알아야 합니다요.”
왜 뜸을 들이는 거야.
이 중요한 걸.
“방송 돌려봐야 돼.”
“…….”
아몬드는 기억을 못 하는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까먹었냐고 ㅋㅋㅋ
-ㅁㅊㅋㅋㅋㅋㅋ
-어딘지도 모르는거였어???
-아니 ㅋㅋㅋ
-개웃기네 ㅋㅋ
-명장면 리플레이는 인정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