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034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65화(1036/107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65화
53. 역적 재판(2)
서바이벌 크래프트엔 기사단과 농협의 전쟁 말고도 다양한 사건, 다양한 인생들이 존재했다.
“아니, 그러니까 여기 제 자리라고요!”
“방금 돌림판! 이거 잘못된 거 아냐!?”
직업으로 돈 버는 건 잊은 채, 돈 놓고 돈 먹는 게 업이 된 타짜들도 있었으며.
“월척이다아!”
그냥 조용히 처음부터 낚시만 하고, 낚시 방송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와, 저희 이제 돼지도 키울 수 있는데요?”
축산, 농업에 종사하며 그저 마을을 발전시키는 사람들도 있었다.
“오늘 저희 뿔멧돼지 사냥 나가보겠습니다~”
“거기 던전이 있다던데요? 진짜인지 가 볼게요.”
혹은 제작진이 준비한 오픈 월드 속 몬스터를 잡으며 점점 강해지는 모험가들도 있었다.
이런 이들 덕에 치즈마을은 시간을 거듭할수록 문명의 발전을 이뤄 나갔다.
이렇듯 수많은 인생들이 있으니, 사건 사고도 참 다양했는데.
아무리 쥐 잡듯 뒤져봐도 이런 경우는 없었다.
[젤로 님이 로그인했습니다.]“또 감옥이야?”
감옥에서 로그아웃했다가 다시 감옥으로 로그인하는 사람은 젤로뿐이었다.
-미친 게임 ㄹㅇㅋㅋㅋ
-릴이나 하러 갑시다 방장
-ㅅㅂ 또 감옥이누 ㅋㅋㅋㅋㅋ
-에라이 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젤로는 하루 정도 지나면 풀어줄 줄 알았다.
“아니, 좀 풀어줍시다. 이제 다들 잠도 자고 와서 이제 마음도 풀렸을 텐데! 그럼 나도 풀어줘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음이 풀렸으면 나도 풀어 ㅋㅋㅋ 젤로 명언 ㅋㅋㅋ
-ㄹㅇㅋㅋㅋ
-상처가 사라졌으면 죄도 사라져야지 암 그렇지
“안 됩니다.”
한사코 재판을 기다리라는 말뿐이었다.
“대감께서 오셔서 재판을 진행하셔야 합니다.”
앞을 지키고 선 기사는 똑같은 말만 지껄인다.
“와, 이 사람들 이거 진심이네?”
-쟤 AI 아님?
-저거 누구야 도대체 ㅋㅋ
-이젠 무섭다……
“아니, 여기에만 있으면 나 방송 망해요오!! 당신이 책임질 거야!”
-앜ㅋㅋㅋㅋㅋㅋ
-이젠 이렇게까지……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젤로의 마지막 외침이 효과가 있었던 걸까?
“어?”
[아몬드 님이 로그인했습니다.]아몬드가 들어왔다.
-ㄷㄷㄷ
-염라대감 강림ㅋㅋㅋ
-방송 책임질 분 오셨네 ㅋㅋ
그로부터 감옥의 문이 열리기까진 얼마 걸리지 않았다.
끼익…… 쿵!
“죄수 젤로! 나와라!”
젤로는 쫄리는 와중에도 할 말은 다 했다.
“아니, 아직 재판도 안 끝났는데 뭔 죄수여! 죄수는! 여긴 근본도 없나!?”
젤로의 윽박에 잠시 멈칫한 기사들은 명칭을 정정했다.
“민족 배신자 젤로는 나와라!”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심한뎈ㅋㅋㅋ
-ㅅㅂㅋㅋㅋㅋ
-배신자는 맞지 ㅎ
“하여튼, 나와! 곧 대감님이 오신다.”
철컹.
감옥 문이 열렸다.
기사 둘이 다가와 젤로를 끌고 간다.
* * *
잠시 후.
젤로는 기사들에게 끌려가며 기사단의 성안을 구경할 수 있게 됐는데.
누가 지은 건지, 웅장하고 위엄이 넘치는 건물이었다.
그런데 그보다 눈길을 더 사로잡는 광경이 있었으니.
“헉! 대감님 오신대! 모두에게 알려! 비사아아앙!”
레송이가 갑자기 그렇게 소리치더니, 모두가 분주하게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대, 대감님이!?”
“젠장! 전원 환복!”
촤라라락!
모든 기사들은 풀 옵시디언 갑옷을 차려입었고, 고봉이는 쏜살같이 뛰어서 대감의 책상 앞에 방금 수확한 견과류들 한 그릇을 올려놓는다.
턱.
그럼에도 그는 만족이 안 됐는지 갑자기 고함을 친다.
“새끼들이 빠져 가지고! 우유 어딨어!?”
“지, 지금 짜서 온다고 합니다!”
“소를 그냥 이 근처에 두라고! 목 날아가고 싶어!? 바드는?”
“바, 바드…….”
바드는 아직 로그인을 안 했다.
“네가 북이라도 쳐!”
“예? 저, 전 대장장이인데요?”
“망치 치는 것처럼 치라고! 명령 거역인가!?”
“아, 아닙니다! 치겠습니다!”
척.
붕붕이는 졸지에 북을 받게 됐고.
어색한 포즈로 스틱을 쥐었다.
꿀꺽.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젤로에게까지 들릴 정도였다.
뒤이어 숭이, 붕이들이 마구 뛰어다니면서 이리저리 널린 상자들을 한구석으로 치웠다.
우다다다다!
수많은 기사들이 먼지 나게 뛰어다니는 와중에 젤로는 어정쩡하게 한편에 서 있었다.
젤로는 황당해서 자신의 시청자들에게 물었다.
“이거 무슨…… 몰카인가?”
-ㄹㅇㅋㅋㅋㅋㅋ
-뭐냐 이거 ㅋㅋㅋ
-와 아몬드 간지 ㅈ된다
-이게 알파메일의 삶?
-악마는 옵시디언을 입는다…… 메모……
-그가 온다……!
그 시각, 아몬드는 로그인한 후 단무집에서 잠시 후원 등을 확인하고 있었다.
“아, 루비소드 님. 또 후원 감사합니다. 오늘도 대감으로서 열심히 해볼게요~”
그는 별생각 없이 단무집을 나서 뿅뿅거리며 기사단 성을 향해 움직였다.
“출근맨 님, 또 시작부터 후원 감사합니다~ 예, 대감도 출근합니다~”
놀치마 2화의 효과인가?
아몬드의 방송엔 시작부터 후원을 쏴주는 시청자들이 늘어났다.
덕분에 아몬드의 기분은 굉장히 좋은 상황이다.
헤헤.
그의 아바타는 활짝 웃고 있는 표정이었다.
뿅뿅…….
그 상태로 꾸준히 기사단 성을 향해 움직인다.
반면─
“비사아아아아아아앙!”
기사단 성은 아직도 분주했다.
“오와 열! 안 맞춰!?”
“죄, 죄송합니다!?”
고봉이는 오와 열이 엇나간 기사의 코앞으로 얼굴을 들이밀며 으르렁거린다.
“대감님이 보시면…… 넌 끝이야. 알겠어? 끝.”
“죄…… 죄송…….”
“닥쳐! 사과하지 말고! 처음부터 잘하라고! 처음부터!”
-ㅅㅂㅋㅋㅋㅋㅋ
-신들린 연기 ㅋㅋㅋ
-고봉이 오스카 상 노림?
-ㄹㅇ 도라이네 ㅋㅋㅋ
-그러니까 이게 아성의 시스템인거죠?
젤로는 굉장히 당황한 채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건 너무한 거 아닌가?
“저…… 이,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쿵.
그때였다.
“죄인은 그 입을 닫아라.”
홀의 입구에서 누군가 들어왔다.
금발을 휘날리는 아바타.
단봉이였다.
“충성!”
기사단의 이인자.
그를 향해 우렁찬 경례가 쏟아졌다.
그 엄청난 포스에 젤로는 닥칠 수밖에 없었다.
단봉이는 시청자 채널에다 킥킥거렸다.
“제대로 쫄았는데요?”
-ㄹㅇㅋㅋㅋㅋ
-젤로야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젤~ 로 쫄았어!
-개꿀잼몰카 ㅋㅋㅋ
그렇다.
이는 단봉이가 꾸민 연출된 상황이었다.
기사단 신입들 기강도 잡을 겸, 방송도 뽑을 겸…….
무엇보다 큰 목표는, 이제 곧 재판을 받을 대형 스트리머인 젤로의 기를 팍 죽이는 것이다.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
“여러분. 이거 장난치는 게 아닌 거 같은데요……?”
젤로는 이제 이걸 장난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진짜로 떨고 있다.
단봉이랑 고봉이 포스가 저 정도인데, 아몬드가 등장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
-진짠가봐
-돌았네
-기강 미쳤따
“어쨌든, 아성에 온 걸 환영한다, 죄인.”
“……아, 예…… 예?”
-아성이라고?ㅋㅋㅋ
-역시 아성이었구나
-ㅅㅂㅋㅋㅋㅋㅋ이래도 되냐?
-대 아 성
-미친 아성ㅋㅋㅋㅋ
“아몬대감의 성. 줄여서 아성이다.”
“……아, 예. 아몬대감…… 성…… 벼, 별걸 다 줄이시네요.”
-아몬드 성ㅋㅋㅋㅋㅋㅋㅋㅋ
-별다줄ㅋㅋㅋㅋㅋ
-맞긴하네
-아몬대감 성이었엌ㅋ
-캬
-폰아성ㅋㅋ
그때였다.
쿵, 쿵……!
북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젤로는 딸꾹질하는 사람처럼 흠칫하여 허리를 곧추세웠다.
-ㅋㅋㅋㅋㅋ자세 뭐야 ㅋㅋ
-왜 기합드는데 ㅋㅋㅋ
-쫄리긴 한다 ㄹㅇ
쿵……! 쿵……!
북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단봉이가 신하들 중 가장 상석으로 옮겨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자 문 앞에 서 있던 기사 둘이 거대한 문을 열었다.
끼익.
“아몬대감 납시오오오오오!!”
안쪽에 있던 바드(?)인 붕붕이가 스틱을 정말 망치처럼 휘두르며 엄청난 소리를 냈다.
콰앙! 쾅!
문이 열리며 등장한 거대한 머리의 그림자.
“…….”
그는 천천히 여유 있게 상황을 훑어본다.
꿀꺽.
젤로는 마른침을 삼키며, 한쪽에 어정쩡하게 짜져 있었다.
‘이…… 이게 대감…….’
말 그대로 한 집단의 우두머리.
보스라고 할 수 있는 존재 앞에서 한낱 광부, 배신자, 매국노, 젤사오적일 뿐인 젤로는 한없이 작아졌다.
-캬
-ㅋㅋㅋㅋ이러고 등장하는게 2등신인게 ㅈㄹ 웃기네 ㅋㅋ
-와중에 아바타는 커엽ㅋㅋ
-너무 해맑은 얼굴로 들어오는 거 아님?ㅋㅋㅋ
와중에 아몬드의 커다란 머리에 달린 입 모양은 세모가 되어 웃고 있었지만.
긴장한 젤로의 눈엔 그게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 * *
한편 아몬드.
그는 이런 의전이 있을 거라는 걸 하나도 알지 못한 채로 성에 입장했다.
단무지도 아몬드의 반응이 유일한 변수일 거라 예상했는데.
‘미리 말씀을 드렸어야 했나?’
이미 늦었다.
아몬드가 성에 입장했다.
아몬드가 당황해서 ‘이게 뭐야?’ 같은 반응을 보이면 산통 깨는 것인데.
“?”
그는 그냥 한 번 갸웃할 뿐, 그냥 자기 책상으로 걸어갔다.
놀랍게도 그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이제야 제대로 굴러가네.”
오히려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그 말에 단봉이고 고봉이고 둘 다 벙쪄 버렸다.
-?
-??
-엥?
-몰카…… 가 제대로?
-ㅋㅋㅋㅋㅋㅋㅋㅋ
-뻔뻔함은? 견튜브.
-아성에선 당연한 겁니다만?
-이게 아성의 품격 ㄷㄷ
아몬드는 자연스레 자신의 집무실로 향했고.
그 옆으로 봉봉이가 슥 붙어서 보좌한다.
“대감, 안 계신 사이에 만들어낸 생산물 장부입니다. 수감자가 하나 생겼고…….”
“축산이 요즘 핫한데, 가축들을 케어할 새로운 기사들을 뽑아야 할 것 같습…….”
아몬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걸어가다가, 유일하게 놀랄 만한 무언가와 조우한다.
“어?”
어정쩡하게 서 있는 젤로와 눈이 마주친 것이다.
“아…… 안녕하세요…… 아몬드 님? 저희 이, 인사했던 거 기억하십니까?”
젤로는 그와 눈이 마주치고 흠칫 쪼그라든 와중에도 이전의 인연을 언급하는데.
“여기서 뭐 하세요?”
“……?”
아몬드는 그가 수감자인 줄도 모르고 있었다.
젤로의 턱이 땅에 처박히고.
젤로의 채팅창이 폭발한다.
-?
-??
-니가 여기에 가뒀잖아 ㅋㅋㅋ
-일부러 이러냨ㅋㅋㅋㅋㅋ
-아니 뭐여
-윗선까지 보고 안갔나봄ㅋㅋ
-캬 이게 머기업
-ㅅㅂ 걍 밑에놈들이 알아서 조진거네 ㅋㅋㅋㅋㅋ
빠밤.
[ㅋㅋㅋ 님이 5만 원 후원했습니다.] [젤로는 모붕이 선에서 컷이었던 거임]* * *
잠시 후.
보고를 들은 아몬드는 어찌어찌 이해하고, 젤로의 재판을 시작하기로 한다.
재판장은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거기엔 치즈마을에서 온 각종 배심원과 세 명의 판사가 존재했다.
아몬드, 단봉이, 고봉이다.
“각각 다른 입장을 가진 세 판사가 판결을 내려서 최대한 공정한 재판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가운데 앉은 아몬드는 뻔뻔하게도 이 셋이 각각 다른 입장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진짜 대단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ㅁㅊ
-와 ㅋㅋㅋ
-제발 탈출 성공해라 젤로야 ㅠㅠ
웅성웅성.
채팅창뿐 아니라 현장도 시끄러워졌다.
기사단의 독재 정권이 형성되며, 굳이 농협이 아니더라도 반기사단 성향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게 어딜 봐서 다른 입장이야?’
“어허, 아성에선 저게 다른 입장인 거야.”
“와…… 막 나가네, 막 나가.”
“독재자 평균~”
탕, 탕.
아몬드가 망치를 몇 대 내려친다.
“자, 조용. 젤로 님이 이대로 있으면 방송 망한다고 하셔서, 빨리 재판하고 처형까지 가겠습니다.”
“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ㅋㅋㅋ
-빨리죽여준댘ㅋㅋㅋ
-아닠ㅋㅋㅋㅋㅋㅋㅋ
-그걸 또 보고서에 썼네 ㅋㅋㅋㅁㅊ넘들ㅋㅋㅋㅋ
-젤로는 죽여도 방송은 살려주시네요…… 이 또한 대감의 은혜겠지요
젤로는 황당했다.
‘처형이 정해진 거면 재판은 왜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