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03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67화(1038/107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67화
54. 로켓단(1)
“허억…… 헉……! 나, 나가지 마! 나도 재판 볼 거니까!”
도우너츠와 그 외 농협 멤버들이 죽어라 뛰어대며 애원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앜ㅋㅋㅋ
-이거 웃기넼ㅋㅋㅋㅋ
-유쾌하네 ㄹㅇㅋㅋㅋㅋ
시청자 수 언급하면 더 나가떨어지게 되는 게 정석이지만.
극의에 오른 자들은 가끔 그것을 역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도우너츠, 뿔라면, 중년탐정은 연륜으로 보나 스케일로 보나 시청자 다루는 것에선 도가 튼 자들이다.
어차피 이렇게 밸런스가 망가진 싸움이라면 완전히 납득하고 납작 엎드린 것으로 오히려 화를 피할 수 있는 것을 잘 아는 것이다.
“대감님의 은혜! 받으러 가겠습니다!”
도우너츠 뒤에서 뿔라면이 뛰어오며 두 팔을 벌린다.
점점 ‘아성’이 가까워져 오자 정말로 시청자가 나가는 속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진짜 멈췄어 ㅁㅊㅋㅋㅋㅋ
-이 또한 대감의 은혜겠지요……
-캬 이게 연륜인가
-뿔라면이 모든 논란을 피해가는 이유.gif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농협의 모두는 만족해하며 아성으로 뛰어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재판장까지의 안내 표지판이 만들어져 있었다.
“이야…… 대기업.”
“괜히 아성이 아니지?”
기사들 중 하나가 안내한다.
척.
“재판장에 오신 주민분들은 저쪽입니다.”
“아니, 자네는 방송 내내 이것만 하나?”
도우너츠는 깜짝 놀라서 물었다. 컨셉이야 웃기긴 해도 저렇게 안내만 하는 게 방송이 될 리가 없어서다.
지금 농사짓는 게임에서 농사짓던 본인들도 재판에 참여 못 했다고 이 난리가 났는데.
“그것이 수호자의 뜻입니다.”
“…….”
-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무슨ㅋㅋㅋㅋㅋㅋ
-이 정도 컨셉이면 방송 되겠는데요?
-캬
-공부만 한 아이비리거 따위가 대감의 뜻을 어케 알건데 ㅋㅋㅋ
-크
-대 상 현
“크, 크흠…… 알겠네.”
도우너츠는 끄덕이고는 재판장을 향했다.
사실 그가 대화한 사람은 유저가 아니라 NPC였다.
풍선껌의 활약 덕에 몇몇 NPC들이 기사단의 업무를 보기를 원했으며, 아몬드를 ‘수호자’라 부르며 따랐던 것이다.
이윽고 재판장에 도착한 농협.
“여, 여긴가?”
끼익.
재판장의 문을 연 그 순간.
도우너츠와 농협 모두는 깜짝 놀랐다.
“그린티?”
그린티가 증인석에 이미 서 있는 것이다.
근데 그것이 심지어 젤로를 대변하는 쪽이 아니었다.
검사로 나선 홍송이 쪽의 증인이었다.
“증인 그린티 씨는 민족 배신자 젤로의 배반 행위를 목격하였습니다. 맞습니까?”
“맞습니다.”
두둥!
바드의 북소리가 울려 퍼진다.
농협 멤버들의 심장 소리 같았다.
“저, 저 새끼 뭐야?”
“이게 말이 되는 거야?”
“와…… 개자식.”
“여자 때문에 나라를 팔아!?”
그들은 화를 참지 못하고 배심원석에서 그린티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도우너츠는 어지간히 충격을 먹었는지, 아무런 말도 없이 그냥 그린티를 보고 있었는데.
‘그럼 그때…….’
그의 머릿속에서 그린티가 첩자로서 활약했던 장면들이 휘리릭 지나간 탓이다.
모솔 대첩 때 그린티가 기사단이 전부 나갔다고 불이 꺼졌다고 보고했었다.
「야. 그린티. 너 제대로 봤냐?」
당시 뿔라면이 다시 물었지만, 그린티는 꽤나 확신했었다.
「그럼요. 이미 불 다 꺼져 있었어요. 얘네 미리 가서 대기하는 거라니까요? 홍차 때도 그랬어요.」
이 말만 믿고 농협은 기사단의 뒤를 잡기 위해 한발 늦게 출발했는데.
실상은 기사단이 농협의 뒤를 잡아 전부 불태워 죽였다.
‘대체 언제부터?’
처음부터 배신자였던 건 아니다.
처음엔 분명 홍차와 갈라섰던 것 같았다.
왜냐하면 그는 홍차가 사실은 배신할 생각이 아니었다는 외침을 듣고 진심으로 당황했었으니까.
‘그때구나.’
도우너츠는 깨달았다.
「나도 바보 아니거든? 나도 알고 있었어. 얘네가 밭을 팔아서 몬스터들이 내 밭에 온 거. 그래서 농협 첩자라도 할까 했던 거야. 근데 너희는 전부 내가 배신한 줄 알던데? 얘기도 안 들어보고.」
홍차의 진심을 알게 된 그린티.
그때의 표정 변화를 왜 몰랐을까.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난 기사단에 남을 거야.」
홍차는 농협이 기사단보다도 더 자신을 믿지 못했다며 기사단에 남기로 했다.
그때 그린티가 흔들린 것이 틀림없다.
모솔 대첩은 바로 그다음 날 일어난 사건이니까.
「여기서 모솔이 피해를 입으면 걔네들이 올 거예요. 그래야 구원자처럼 보일 테니까.」
그날따라 자세하게 오더 하며 농협을 이끌었던 그린티.
그는 완벽하게 농협을 불구덩이로 처넣기 위해 홍차와 양동작전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모솔대첩…… 괜히 완패했던 게 아니었어.”
도우너츠가 이렇게 중얼거리자, 다른 농협 멤버들이 깜짝 놀란다.
“서, 설마 그때부터야?!”
“헉…….”
“더러운 새끼.”
그린티와 친한 백숙과 노가리는 더 분노했다.
그런데 그들의 분노는 아주 찰나였다.
그들의 시선이 슬쩍 우측 하단을 확인하고 나서는 분노의 기색 같은 건 사라져 버렸다. 아니, 오히려 애써 좋은 기분을 숨기는 표정이 되어버렸다.
‘멈췄다.’
‘아니, 오히려 상승 중…….’
‘방송은 흥했다.’
그야 시청자 수 하락이 멈춘 걸 넘어 다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린티의 배신은 충격적이지만, 그 배신 당사자들의 방송은 흥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야 사람들이 가장 궁금한 반응이 이쪽일 테니까.
“그린티 이 호구 새끼.”
시청자가 올라가는 현상에 기분이 업된 백숙과 노가리가 더 거세게 그린티를 욕한다.
사실 시청자는 시청자고.
그린티는 그린티대로 화나니까.
웃으면서 욕을 박는 현상.
“저 새낀 그냥 게임을 못함.”
“배신 타이밍도 거지 같음. 한타각만큼 못 봄.”
“그븅이 되겠네. 이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ㅋ
-첨부터 홍차랑 짜고 친거임???
-지금 배신 뭐냐고 ㅋㅋㅋ
-개화났네 ㅋㅋㅋㅋㅋ
-그븅이 ㅋㅋㅋㅋ
그것이 시청자들이 보기엔 굉장히 유쾌했던 모양인지, 반응이 좋다.
이에 뿔라면이 두 손을 모으며 고개를 숙여 중얼거린다.
“이 또한 대감의 은혜겠지요…….”
-배신조차 ㅋㅋㅋㅋ
-어디까지 엎드린거야 ㅋㅋㅋㅋ
-속보) 실시간 뿔라면 븅자 배 예약중 ㅋㅋㅋㅋ
-진짜 처세술의 왕
-아 슝보단 븅이지 ㅋㅋㅋ
* * *
농협이 대감의 은혜를 한껏 받고 있는 한편.
재판은 재판대로 진행이 되고 있었다.
“젤로는 명백한 민족 배신자입니다. 이자는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치즈 마을을 통째로 파프리카에 넘기려 했습니다.”
그린티는 작정하고 젤로를 몰아붙였다.
“아니, 증거가 있습니까!? 그린티 님!”
젤로가 어이없어하며 반격한다.
민족 배반의 증거는 사실 파프리카 외에는 정확히 갖고 있을 순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린티는 고개를 끄덕인다.
“증거 있습니다.”
촤라락.
그는 자신의 스크린샷들을 공개했다.
“영상을 꺼낼 순 없으니, 여기서 한 장씩 넘기겠습니다.”
급하게 움직이면서 찍었던 터라, 조금 흐릿하지만 명확하게 상황은 구분되었다.
첫 장면에선 농협의 모두가 젤로와 함께 기사단과 파프리카 싸움을 구경하고 있었다.
이에 재판관인 단봉이와 고봉이가 한마디씩 한다.
“와 파프리카랑 우리랑 싸우는 걸 구경만 했네? 아예 지라고 파프리카 응원도 하지 그랬습니까!?”
“농협이 그래도 명색이 제1 야당인데. 어떻게 세금 늘리자는 거 말고는 하는 게 없습니까!?”
배심원석에 있던 농협 일원들이 뜨끔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캬
-고카콜라 ㄷㄷ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 1 야당이긴하지
-아니 이미 야당된거야? ㅋㅋㅋㅋ
-독재 국가에서 야당이 뭘 합니까……ㅋㅋㅋ
이미 기사단이 여당이라는 듯 말하는 태도에도 아무도 반박하지 못했다.
기사단은 여당 수준이 아니었다.
치즈 마을의 권력 그 자체였다.
“여기서 갑자기 젤로가 터집니다. 100만 원 후원을 받았죠.”
촤락.
다음 장이 슬라이드 된다.
정말 젤로가 터지는 장면이 나온다.
“와…… 백만 원…….”
“부럽다.”
“젤로니까 백만 원도 받네.”
주민들이 젤로를 부러워한다.
여기서 아몬드가 젤로에게 묻는다.
“젤로 님. 이때 무슨 후원을 받으신 겁니까?”
“그…….”
젤로는 잠시 망설인다.
이때 받은 후원은 ‘젤사오적 죽어라’였다.
“모릅니다. 기억 안 납니다.”
우우우우우우~!
배심원석에서 야유가 쏟아진다.
“아, 아니, 내가 그런 걸 다 어떻게 기억해!”
“100만 원 후원은 흔치 않은데. 기억을 못 하시는 게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아몬드가 몰아붙인다.
“대감께선 100만 원 후원 내용 기억하십니까?”
그러고 보니 아몬드도 100만 원 후원을 받았었다. 그것도 치즈 마을에 떨어지자마자.
하지만 젤로는 아몬드가 그 내용을 기억할 리 없다고 생각하고 도박수를 던진 것이다.
그런데─
“저는 100만 원 받은 적이 없는데요?”
“……?”
아몬드는 100만 원을 받은 사실 자체를 잊었다!
-?
-받았잖앜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
-무적의 기억력 ㄷ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잊어…… 한없이 잊어……
-아예 처음부터 기억을 못하면 논파다!
결국 젤로의 공격은 별로 효과가 없었다.
오히려 반격 건수만 되었다.
“젤로 님. 저야 100만 원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기억을 못 한다지만. 우리 성좌님들이 주신 100만 원의 은혜를 이렇게 쉽게 잊는 치즈마을 주민이라니. 이것만으로도 심판하기에 충분하군요.”
“…….”
젤로는 어디부터 반박해야 할지 몰라 가만히 있었다.
-ㄹㅇ미친놈ㅋㅋㅋㅋㅋ
-그냥 빨리 죽여달라하자
-처형 판결 패스트트랙 없나요?
-항복하자 안되겠다
젤로와 그의 시청자들은 처음 당해보는 아몬드식 화법에 넋을 잃어갔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증거는 지금.
“증인. 증거를 마저 공개하시죠.”
“예!”
촤락!
다음 사진이 공개됐다.
젤로가 죽은 자리에 놓인 박스.
“여기! 젤로 님이 죽었던 여기에 젤로 님의 소지품이 놓여 있습니다.”
촤락!
다음 사진에 그 박스가 열리는 사진이 나왔다.
그 안엔 보랏빛의 영롱한 옵시디언이 한가득이었다.
“당시 치즈 마을엔 단 한 개도 없던 옵시디언이 여기 전부 들어 있었죠. 젤로 님. 대답하시죠. 파프리카가 치즈 마을을 침공 준비하는 그 기간에 어디 계셨었죠?”
심판관 봉봉이들이 동시에 탄성을 뱉는다.
“하? 이거 완전 제대로 팔아넘기려 했구만!?”
“뭐야 이거. 치즈 마을 좀 제발 썰어줍쇼! 하고 파프리카에 옵시디언 갖다 바쳤어요!?”
“아니면 파프리카한테 뽀찌로 옵시디언을 받아온 겁니까!?”
너무나 완벽한 증거였다.
이에 젤로는 일어선다.
그는 굴하지 않고 자신의 인벤토리에서 뭔가를 꺼내 보였다.
“여기 이게 뭔지 아십니까? 재판장님?!”
“뭐, 뭡니까.”
“여기 빅팜인지 빅밤인지 하는 놈이 저한테 농사지으라고! 준 땅의 토양입니다.”
그가 주먹을 움켜쥐자, 토양 블록이 스르르 무너지며 흩어졌다.
“이건 흙이라 할 수도 없지요. 모래입니다?”
웅성웅성.
빅팜에게 사기당한 몇몇 마을 주민들이 시끄러워진다.
“이 모래 위에 저더러 농사를 지으라는 겁니다! 이게 치즈마을입니다!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이 개같은 나라 살려보겠다고! 독일로 광 캐러 가고! 철을 한가득 캐왔지요! 근데 돌아오니!”
젤로가 슬쩍 눈치를 주자, 기사단 바드가 어색한 박자로 북을 쳐준다.
두…… 둥!
“기사단에서 철갑을 무료로 뿌리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
-ㅠㅠ눈물난다
-독일 광부 ㅠㅠㅠ
-산업 역군이었는데 ㅅㅂ
-ㅋㅋㅋㅋㅋㅋㅋㅋㅋ드럼 뭔데
“제가 나라를 버린 게 아닙니다! 나라가 저를 버렸습니다! 재판장님!!”
이것이 젤로의 마지막 항변이었다.
오오오…….
꽤 많은 배심원들이 감명받은 듯했으나.
재판장은 완고했다.
“나라가 당신을 버렸다고 해도, 굳이 파프리카에 나라를 팔 필요가 있었습니까?”
“그건…….”
젤로는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억울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몰랐으니까.”
“?”
“치즈가…….”
그가 배심원들을 돌아보며 외친다.
“치즈가 독립할 줄 몰랐으니까!!”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
-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지~
“통신사들이 망사용료 핵 날리고! 트리비 망하고! 치즈가 독립할 줄 몰랐으니까!!!”
-ㅁㅊㅋㅋㅋㅋ
-헉
-ㄷㄷ
-망클리어 ㄷㄷ
-통펜하이머 ㅋㅋㅋ
-ㄴㅇㄱ
-앜ㅋㅋㅋㅋㅋ
배심원들은 전부 아무런 말도 못 했다.
젤로의 말이 어떤 면에서는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 그건 그래. 나도 몰랐어.”
“도대체…… 치즈마을이란 건 뭘까…….”
모두의 가치관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재판은 이뤄졌다.
“판결하겠습니다~”
아몬드가 망치를 친다.
땅땅.
“사형.”
반듯한 무표정으로 뱉어진 판결.
-?
-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ㅋㅋㅋㅋㅋ
-몰라? 모르면 죽어야지
-맑눈광
-판결 “사형” ㅅㅂㅋㅋㅋㅋㅋㅋ
-???: 사형 왜 했냐고? 몰랐으니까!
-옆에 판사들은 왜 있음??? 혼자 하는데??ㅋㅋㅋㅋ
-ㅅㅂ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로써 아성에선 젤로의 사형 집행이 시작됐다.
한편, 그 시각.
아주 멀고 먼 아래의 땅굴 속.
한 무리의 가분수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여기쯤인 거 같은데?”
“이, 이게 될까?”
“가보자. 어떻게든.”
“그래. 씨…… 로켓단이 의리 빼면 시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