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038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69화(1040/107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69화
54. 로켓단(3)
파프리카는 지난번 패배 이후 칼을 갈았다.
“우릴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우릴 더 강해지게 만들 뿐이다!”
파프리카의 리더, 새우가 내세운 슬로건이었다.
멋진 말이지만, 파프리카에 정확히 들어맞는 말은 아니었던 것 같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냉담했다.
-?
-??
-……?
-ㅔ?
-죽었잖아요 ㅋㅋㅋㅋ
그야 이들은 죽었기 때문이다.
-겁나 죽어놓고 뭔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캡슐 열고 죽여달라 이 소리인가
-ㅋㅋㅋㅋㅅㅂㅋㅋㅋ
-죽이지 못하는 고통 ㅇㅈㄹㅋㅋㅋ
-그냥 너네를 보는게 고통이야……
파프리카 시청자들 사이에서 현재 치즈마을의 파프리카 스트리머들은 일종의 놀림거리였다.
기껏 플랫폼 간의 갈등 구도를 만들어놨더니, 거기서 치즈에게 완패한 것 아닌가?
파프리카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그래서 그 화를 다 스트리머들이 받게 되는 것이다.
끝없는 조롱으로!
띠링.
[로켓단간부 님이 2만 원 후원했습니다.] [아몬드의 화살에 맞아 죽으면, 먼저 가있던 후추가 마중나온다는 말이 있다. 난 이 이야기를 참 좋아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ㅋㅋㅋㅋㅋㅋㅋ
-이왜진ㅋㅋㅋ
-머리에 화살 10개 꽂혀있을 듯ㅋㅋㅋㅋ
-정보) 후추는 화살도 아닌 그냥 칼맞아서 10번 죽었다
-ㅁㅊㅋㅋㅋ
“닥쳐어!”
파프리카는 팔이 빠져라 밤낮없이 곡괭이를 휘두르면서 광부 레벨을 더 올렸다.
기어코 많은 이들이 광부 2레벨에 도달해, 부착 폭탄을 만들 수 있게 됐고.
거기에 옵시디언을 캘 수도 있게 됐다.
이는 거의 하루 안에 만들어낸 성과였다.
이 정도 속도가 나오려면 그야말로 서크에 목숨을 건 수준의 플레이타임인 셈인데.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그들의 목표가 너무나 명확했고, 의지로 모두가 단결됐기 때문이다.
“아몬드…… 널 죽인다. 처음부터 그 생각뿐이었다.”
후추는 눈앞의 옵시디언 광석을 향해 곡괭이를 휘두르면서도 중얼거린다.
-ㅋㅋㅋㅋㅋ이 정도면 아몬드바라기 아님?ㅋㅋ
-정보) 처음부터 죽은건 후추였다.
-비선별인원…… 죽인다……
오로지 ‘비선별인원’을 죽인다는 일념하에.
아니, 아몬드를 죽인다는 일념하에.
모두의 눈에 불길이 활활 타고 있었다.
그러던 중─
“파프리카 님들……! 어디 계세요? 후추 언니……!”
광산 어딘가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초코송이]초코송이였다.
“아, 여기 계셨구나!”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다급하게 외쳤다.
“제, 젤로 님이! 젤로 님이……!”
젤로가 내일이면 처형을 당한다고.
* * *
그리하여 파프리카의 모두는 급한대로 모든 광석을 털어서 무장하고, 폭탄마저 든든하게 챙겨왔다.
마지막까지 두려움은 있었다.
“근데…… 이게 될까?”
후추가 아몬드에게 어떻게 죽는지 봤던 솔트.
특히 그는 신중론자였다.
그러나 후추는 달랐다.
“가 보자. 어떻게든.”
오렌지도 거들었다.
“그래. 씨…… 로켓단이 의리 빼면 시체지.”
그들은 아직도 화살을 맞고 불구덩이에 하나씩 빠져 죽었던 그 장면을 생생히 기억한다.
클립이 따여서 영상 후원으로 매번 들어오니까, 잊으려야 잊을 수도 없다.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야. 젤로를 위해서야.”
새우가 이 전쟁의 의미를 다시 되새겼다.
“이건 아몬드의 독재를 몰아내고, 열사를 구출하는 성전이라고!”
-?
-??ㅋㅋㅋㅋㅋㅋㅋ
-ㄹㅇ맞긴함ㅋㅋ
-성전ㅋㅋㅋㅋ
-뭐 이리 거창해
새우는 말을 좀 거창하게 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그게 또 먹혔다.
“그…… 그래 씨…… 로켓단이 의리 빼면 시체지!”
이윽고, 선두로 가던 오렌지가 위치를 파악해 냈다.
“여기다.”
재판장의 바로 밑이었다.
“소리 들려?”
“어. 여기서 재판하는가 본데?”
-이게 뭔 짓이여 ㅋㅋㅋ
-여러분은 지금 북한군의 남한 침투를 보고 계십니다
-진짜 소리 들리네 ㅋㅋ
오렌지가 뒤쪽을 향해 조용히 속삭인다.
“쉿. 조용히. 우리 목소리도 들릴 수 있어.”
파프리카의 모두는 재판 과정을 다 듣고 있었다.
아무래도 등장 타이밍이라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마지막 판결을 받는 즉시 위로 올라가려 했다.
“판사가 세 명에 배심원도 있으니까. 판결 시작할 때 올라가면 딱일듯?”
이게 오렌지의 판단이었다.
그리고, 이게 아몬드의 판결이었다.
“판결하겠습니다~ 사형.”
땅땅.
판결하겠습니다에서 올라가려 했던 오렌지는 멈칫하며 벙쪘다.
“지금 올라…… 응?”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
모두 귀를 의심했다.
-???
-?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판결~ 사형~ㅋㅋㅋㅋㅋ
-캬 대한민국에 필요한 판사네요~ㅎ
-심신미약? 몰라서? 응 사형
오렌지가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해서 뒤쪽에 대고 물었다.
“아, 아까 분명 배심원도 있고, 판사도 세 명이라고 하지 않았어?”
모두 끄덕였다.
모두 그렇게 들었다.
이에 대한 질문은 젤로가 대신해 줬다.
“아니, 재판장님! 양옆에 저놈들은 장식입니까!? 왜 혼자 판단하십니까?”
그러나 답변도 빨리 돌아왔다.
“독재니까요.”
파프리카의 모두는 아무런 말도 없이 땅굴 속에서 서로를 바라봤다.
“이, 이거…… 될까?”
“비선별인원…… 이 정도일 줄이야.”
“미쳤다. 이건 나라가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미친ㅋㅋㅋ
-ㄹㅇ 독재국가였냐고 ㅋㅋㅋ
-나라가 아니라 기사단인데요? ㅎ
“야. 근데 우린 언제 올라가?”
우르르르르.
이미 재판장에선 의자 끄는 소리가 한참이다.
“자~ 처형장으로 이동하시겠습니다~ 젤로님의 처형식을 관람하실 분들은~ 그레이트 아케이드로…….”
벌써 처형에 들어간단다.
오렌지는 다급하게 옆쪽 땅굴을 더 파기 시작한다.
“우리도 따라가! 얼른! 얼른 파!”
캉!
카강!
결국 오늘도 파프리카의 광부 레벨은 고고히 올랐다.
-ㅅㅂㅋㅋㅋㅋ
-또 땅 파???
-이 새끼들은 걍 땅을 잘팜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간 드릴ㄷㄷ
-사실상 이 정도면 치즈마을에 배수로 만들어주러 온 거 아니냐 ㅋㅋ
* * *
그리하여 마침내 젤로의 처형식.
젤로는 양손이 뒤로 묶인 채, 처형대에 세팅되었다.
그의 앞엔 아몬드와 단봉이, 고봉이 셋이 심판자처럼 앉아 있었다.
너무나 굴욕적인 구도였으나, 젤로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는 시청자들과 마지막 대사를 뭐로 하느냐에 대한 토론 중이었기 때문이다.
“온 세상을 거기에 두고왔다. 이거 할까요?”
-ㅋㅋㅋㅋㅋㅋ
-글쎄여
-뭘 두고 왔는데 ㅋㅋㅋ
-젤디로저 ㅋㅋ
-광부왕 ㄷㄷ
“아니면. 이 양반 갈 때도 예술로 가네…… 이거?”
-ㄴㄴ
-그건 니가 말할 게 아니잖아 ㅋㅋㅋ
-ㅅㅂ이걸 회의하고 있는게 웃프다 ㅋㅋㅋㅋ
-유전무죄 무전유죄 ㄱㄱ
엄청난 시청자 뷰어쉽 상승으로 한창 기분이 좋고 있었던 젤로.
그런데, 그때 로켓단이 등장했다.
콰아앙!
멋진 화산 연출과 함께.
“젤로 열사를 돌려받으러 왔다!”
뭘 돌려받아?
젤로는 어안이 벙벙했다.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 된 밥에 파프리카 뿌리기 ㅅㅂㅋㅋㅋㅋ
-뭐야 이제와서 ㅁㅊㅋㅋㅋ
-ㄹㅇ 수어사이드 스쿼드네 ㅋㅋㅋ
도대체 저놈들이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겠고, 굳이 처형을 왜 방해하러 왔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저 새끼들은 도움이 안 되냐!?”
정말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놈들이다.
“진작에 이기든가!”
이기라고 내부 정보도 주고, 옵시디언도 캐주고, 심지어 들어오는 루트까지 알려줬음에도 파프리카는 치즈에 대패했다.
“뭐? 이제 와서 로켓단? 백만볼트 마렵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ㅋㅋㅋ
-젤카츄 ㄷㄷ
파프리카는 젤로가 시청자 채널로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위풍당당하게 걸어오며 외친다.
“열사 젤로! 걱정 마라! 당신의 신변은 우리가 반드시 보호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전드네 진짴ㅋㅋㅋ
-새우 ㅋㅋㅋㅋㅋ 말투 진짜 거창하누
-열사 젤로 ㅋㅋㅋㅋ
척!
새우는 저 멀리 앉아 있는 세 명의 심판관을 향해 외쳤다.
“그때는 미리 파놓은 함정에 우리가 졌지만! 이번엔 정정당당하게 붙자!”
정정당당.
새우는 그렇게 외쳤지만.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아성 안에 존재하는 모든 기사들이 뛰쳐나와 칼을 뽑아 들었다.
스르릉!
스릉!
“누구 마음대로!”
레송이가 숭이들을 이끌고 가장 후방을 막고, 홍송이가 붕이들을 이끌고 전방을 막았다.
“옵시디언도 없는 찐따 놈들이! 뭘 하겠다는 거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옵없찐ㅋㅋㅋㅋ
-그거 얘네거야……
홍송이의 일갈에 새우는 기다렸다는 듯 웃는다.
“으하하하하하!! 옵없찐?”
그가 자신의 뒤를 흘끔 보며 손가락을 튕긴다.
탕!
그러자 가장 칼을 잘 다루는 두 명, 파슬리와 오렌지가 앞으로 나와 자신의 무기를 뽑았다.
스릉!
[아다만티움]파프리카 쪽의 바드가 북을 친다.
두둥! 두웅!!
“이 정도면…… 설명이 됐으려나?”
-ㄷㄷㄷ
-헐
-킹차갓무직 ㅋㅋㅋㅋㅋㅋ
-캬
-킹다갓티움 ㄷㄷ
-와 ㅋㅋㅋㅋ
-미친넘들ㅋㅋㅋㅋㅋ
-뭔데???
아몬드 양옆에 앉아 있던 봉봉이들이 엉덩이를 들썩였다.
“이…… 이럴수가?”
“아, 아다만티움!? 저건 또 뭡니까요?”
서크를 잘 모르는 봉봉이들은 애초에 본 적도 없는 광석.
그건 아몬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반응은 달랐다.
그는 천천히 일어나더니 그들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협상을 제안한다.
“기어코 싸우겠다는 겁니까? 항복하면 한 번만 죽이겠습니다.”
-?
-??
-ㅅㅂㅋㅋㅋㅋ
-앜ㅋㅋㅋ
-ㅁㅊㅋㅋㅋㅋㅋ
그 말에 새우가 킬킬댄다.
“기왕 죽이는 거 열 번은 죽여주시죠? 아몬드 님.”
새우도 피하지 않고 그를 마주 올려봤다. 그의 양옆에 선 검사들의 아다만티움이 반짝인다.
아몬드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활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양옆의 봉봉이들에게 일렀다.
“처형대 20개 더 준비해.”
-캬
-아 오늘 비옥한 날이구나
-이게 대감의 품격이군요
기사단의 바드들이 이번엔 트럼펫을 꺼내 든다.
빰! 빰! 빰! 빠바바밤!
아성 앞 광장, ‘그레이트 아케이드’에서 치즈와 파프리카, 두 마을이 정면으로 부딪힌다.
-캬
-정상대전 ㅋㅋㅋㅋㅋ
-바드들 레벨업 한 거 뭔뎈ㅋㅋㅋ
-크
-이게 뭐라고 두근대냐
-ㅁㅊㅋㅋㅋㅋㅋㅋㅋ
-제발 새우 이겨라 ㅠㅠ 독재를 끝내줘!
-젤로를 구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