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043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74화(1045/107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74화
56. 복수자 vs 수호자(2)
사실 후추에겐 한 가지 딜레마가 있었다.
절대로 기사단 녀석들 상대로 티 내진 않았지만.
그녀는 지금 엄청난 핸디캡을 하나 안고 싸우고 있었다.
[*복수자의 스킬은 치즈마을 주민들에게는 피해를 입히지 않습니다.]마치 대단한 메리트인 양 적혀 있는 이 옵션 때문이다.
‘뭐야…… 대체 왜 이딴?!’
물론 복수자의 그냥 칼 휘두르기, 발로 차기 등의 공격이 먹히지 않는 건 아니고.
복수자라는 직업에서 제공하는 특수한 스킬만 대미지를 입히지 않는 것이다.
대체 왜 이딴 옵션이 붙어 있냐고 운영진에게 물어봤는데.
“아…… 그게…… 복수자는 사실 파프리카 마을이 치즈마을을 정복하고, 무한한 학살을 자행한 끝에 생긴 복수귀…… 뭐 이런 느낌이라…….”
말을 겁나 돌리긴 해도, 결국 주소지 오배송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이게 사실 치즈마을 직업이라는 거죠?”
“예.”
“…….”
바꿔 말하면, 파프리카 마을이 이렇게 참패할 줄 몰랐어요~ 라는 뜻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굴욕ㅋㅋㅋㅋ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제 순사로 만들었더니 왜 독립 운동가가 됐냐고 ㅋㅋㅋㅋ
-ㅠㅠㅠ이게 다 비선별인원 때문이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이 또한 대감의 은혜겠지요……
후추의 채팅창에서 그녀를 수도 없이 놀려댔고.
커뮤니티에서도 이를 조롱하는 자들이 한가득 생겼다.
파프리카는 굴욕의 연속이었다.
카가강!
후추는 아몬드에게 너클을 휘두르며 다짐한다.
‘여기서마저 밀리면 안 돼.’
그나마 복수자의 판정상 자신을 죽인 자에게만큼은 스킬이 들어간다.
비록 아몬드가 치즈마을 주민일지라도, 그가 복수의 대상이기 때문에 이 패시브가 먹히는 것.
[복수의 일념] [복수의 대상은 복수자로부터 어떤 면역도 부여받을 수 없습니다.]복수의 대상에 한해서만큼은 복수자는 엄청난 OP 직업이다.
아몬드가 불 면역을 얻더라도, 복수자가 쏘는 화염은 대미지가 들어가고, 아몬드가 냉기 면역을 얻더라도, 복수자가 얼리는 것만큼은 막지 못하는 것.
즉, 아몬드가 치즈마을 주민이어도, 후추에게 대미지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심지어 그냥 대미지도 아니었다.
[복수의 표식] [복수의 대상에게 스킬로 피해를 입히면 표식이 생깁니다. 그것을 공격해 터뜨리면 2.5배의 대미지가 가해집니다.]표식을 터뜨리면 무려 2.5배 대미지가 가해진다.
갑옷이고 뭐고 몇 대 치면 죽일 수 있는 수준.
그런데─
‘안 맞아!’
카강!
활대로 너클을 막아버리는 아몬드.
양손으로 마구 휘둘러도, 어떻게 막는 건지 양쪽의 활대로 잘만 막는다.
카가강!
카강!
마치 이런 전투를 수도 없이 해본 놈처럼 말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진짜로 수도 없이 해본 방식이다.
‘막고…… 쏘고, 막고…….’
아몬드는 심호흡과 함께 박자를 맞춰가며 천천히 시위를 당겼다 놨다 하는 것일 뿐.
국가 대항전에선 이보다 더 날카롭고, 더 빠르게 휘두르는 녀석들에게도 쓰던 방식.
그때 비하면 편안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는 후추의 입장에선 완벽한 농락이다.
‘화, 활대로 막으면서 활을 쏜다고!? 그것도 난 개무시하고?!’
펑!
후추 뒤에 있는 애꿎은 로켓단의 뒤통수에만 화살이 꽂히고 있었다.
“아오! 후추시치! 뭐 해! 복수자잖아아!!”
오렌지가 목덜미에 화살이 꽂힌 채로 꽥 소리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다려…… 오렌지야ㅠ
-빡칠만함ㅋㅋㅋ
-앜ㅋㅋㅋ
후추는 얼굴이 벌게졌다.
“아니, 아몬드 님!? 한 번만 죽어달라구요!”
-죽어주겠냐?ㅋㅋㅋㅋ
-죽어주세요! 치즈 마을!
-엌ㅋㅋㅋ
-계속 빌면 진짜 한 번은 죽어줄듯ㅋㅋㅋㅋ 개절박하넼ㅋㅋ
-읔ㅋㅋㅋ
-목소리만 들으면 살려달라고 비는거임
“흐아아아아─”
후추가 다시 한번 야심 차게 주먹을 휘둘렀으나.
──후웅!
아몬드는 이번엔 머리를 뒤로 까닥이며 피해 버렸다.
“!?”
“오.”
아몬드는 뭔가 발견했다는 듯 감탄한다.
“이거 머리가 되게 빠른데요?”
머리 크기가 워낙 커서, 움직임에 위화감을 없애기 위해 활동 반경 안에서 움직이는 속도만큼은 굉장히 빠르게 설정되어 있었는데.
휙, 휙!
대체로 머리만 노리는 탓에 피하기가 쉬웠다.
“새로운 발견.”
-ㄷㄷ
-뭐야 저 가분수로 위빙을해?
-캬
-???: 제가 선수촌에 있을 때……
-ㅅㅂㅋㅋㅋㅋ 가분수 위빙 개웃기네ㅋㅋㅋ
-ㅁㅊㅋㅋㅋㅋ
-역시 아몬대갈!
“개…… 개킹받아아!!”
후추의 눈깔이 뒤집어졌다.
활대로 막을 땐, 그래, 활 전문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머리 까닥이는 걸로 피하는 건 정말 자존심이 긁혔다.
“으다다다다다다다!!”
그녀는 온 힘을 다해 너클펀치를 휘둘러댔다.
‘오.’
휘리리리리릭!
이성을 잃으면 잃을수록, 아몬드는 후추의 공격 패턴을 읽기 쉬웠다.
“왼, 오, 왼, 오…….”
“들려요! 아몬드 님! 들린다구요!”
“아…… 마이크 채, 채널까지 바꿀 컨은 모자라는데요.”
휘리리리릭!
머리를 마구 휘두르며 할 말은 다 하는 아몬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아몬드마저 그 컨은 안돼 ㅋㅋㅋ
-하긴ㅋㅋㅋㅋ
-마이크 채널컨까지 어케하냐곸ㅋㅋ
-앜ㅋㅋㅋㅋ
사실 격투 게임의 고수라면, 날카로운 심리전이 특기인데.
이미 아몬드의 수없는 도발로 이성을 잃었으니.
후추의 장점이 사라진 것이다.
“대, 대감! 제가 복수자를 맡겠습니다아!”
파앗!
그때, 단봉이가 겨우 인파를 뚫고 나와서 아몬드에게 뛰어온다.
“제, 젠장!?”
후추는 당황했다.
복수자의 스킬은 치즈마을 주민에겐 안 먹힌다.
단봉이가 합류하면 많이 곤란했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카앙!
단봉이의 검이 너클을 튕겨냈다.
“어잇차! 어딜 대감께 손을 대! 때액!!”
-캬 ㅋㅋㅋ
-여윽시 단봉
-포스트 대감 단봉 ㄷㄷ
-ㅋㅋㅋㅋㅋㅋㅋ미치겠닼ㅋㅋ
-단봉이 서크하고 완전 흑화했엌ㅋㅋㅋ
“다…… 단무지!”
“단봉입니다.”
“그 착했던 애가…… 이렇게 흑화했네. 대체 치즈마을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지금 누가 봐도 흑화한 건 누님이에요. 검은 오오라가 풀풀 날리는데.”
“……이, 이건 그냥 스킬일 뿐이야!!”
후추는 단무지를 무시하고 지나가려 했으나.
“어허!”
카강!
단봉이가 재차 가로막았다.
-캬
-대 단 봉
-이러면 끝났는데?
아몬드가 노마크로 풀렸다.
“대감! 지금입니다아아!”
기리릭……!
[주작의 활주로]그는 로켓단이 가장 많이 모인 곳을 향해 스킬을 시전했다.
화르르륵!
불타는 화살이 주작의 형상을 갖추더니, 시위를 놓는 그 순간 날개를 펼친다.
청명한 울음소리와 함께 일직선상의 모든 필드가 불타오른다.
콰아아아아아아아!!
“?”
근데 아무도 안 죽었다.
뭐지?
“아, 아니, 대감! 쟤네 불 면역이에요!”
“……그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우린 몰랐어
-ㅁㅊ 그런거였어??
-먼뎈ㅋㅋㅋㅋ
-애초에 마그마 필드 위에 어케 있었겠냐고 ㅋㅋㅋㅋ
아몬드는 아다만티움의 힘을 보기 전에 후추한테 끌려갔기에 금시초문이었다.
[복수자의 집념]슈웅!
후추가 갑자기 등 뒤에서 등장한다.
“멍청한 것! 기회를 주는구나!?”
꺄하하하!
후추가 웃으며 너클을 휘두르는데.
아몬드가 순식간에 무기를 칼로 바꾸더니.
‘됐다.’
[백호의 태세]바람처럼 사라진다.
그리고 주작의 불길이 닿았던 그 경로를 따라 정확히 일직선상으로 돌진.
콰광!
마지막 종착지에서 강한 바람을 일으키며 사방을 베어낸다.
“커헉!”
“으어억!”
로켓단들이 쓰러져 나간다.
“제, 젠장……!? 뭐야, 이걸 기다렸나!? 그 정도의 지략이 있다고!?”
그랬다.
아몬드는 후추가 복수자의 집념 스킬을 쓰는 걸 기다렸다가 날아간 것.
적의 달라붙는 스킬 쿨을 빼고, 자신의 도주기이자 공격기를 써서 사라진 거다.
이러면 후추가 다시 복수자의 집념을 쓰기 전까지는 아몬드는 노마크.
“그럴 리가 없어, 운이야!”
“대감의 지혜를 무시하면 큰일납니다, 누님. 이래 봬도 지략파라구요.”
“……무, 무슨. 어디까지 세뇌가 된 거니!? 단무지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ㄹㅇ
-그럴리가 없잖아
-팩트) 아몬드는 그냥 스킬을 순서대로 쓰는 거다
-ㅋㅋㅋㅋㅋㅋ지략팤ㅋㅋ
한편, 운인지 지략인지 모르겠지만, 적진의 한가운데 돌풍을 일으키며 도착한 아몬드.
놀랍게도 주변엔 오로지 로켓단뿐이었다.
스펙 차이로 인해 기사단이 많이 죽었던 것이다.
“사지로 기어들어 왔구나! 비선별인원!!”
“죽어라, 비선실세!!”
백호의 태세 한 번으로 로켓단을 단박에 해치울 순 없었다.
이들은 아다만티움 풀 세트를 입고 있잖은가?
그러나 아몬드에겐 마지막 남은 사방신의 스킬이 있었으니.
[현무의 지혜]바로 현무다.
그 단단하고 듬직한 형상이 솟구치면서, 발을 구른다.
[발로 땅을 강하게 찍으며, 방어력을 급격히 상승시킴과 동시에 주변 모든 적들을 3초간 기절시킵니다. 쿨타임 30초.]쿠웅──
땅이 쩌적 하며 갈라졌다.
“컥!?”
“어?”
“윽!”
달려들던 로켓단 모두가 멈춰 섰다.
털썩.
[기절]단체로 기절해 버린 것이다.
“지금이다아!”
이에 살아남아 있던 모든 기사단이 달려들었고.
휘릭!
아몬드는 무기를 창으로 바꿔 들었다.
그는 이것으로 끝이라 여겼다.
그러니까 내뱉는다.
“치키챠!”
청룡의 형상이 솟구친다.
[청룡의 포효] [창끝에 2초간 연속적으로 강한 벼락을 떨어뜨립니다. 쿨타임 20초. *전격계는 상위 등급 갑옷에 대해 더 큰 대미지.]훙!
창이 휘둘러짐과 동시에 푸른 전격이 창끝을 따라 연달아 내리친다.
콰과과과과과과과!!!
[오렌지 님이 살해당했습니다.] [파슬리 님이 살해당했습니다.] [올리브 님이 살해당했습니다.] [멜론 님이 살해당했습니다.].
.
.
수많은 로켓단이 전기에 지져져 죽었다.
사실상 전멸.
-견카츄 백만볼트 ㅁㅊ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ㄹㅇ로켓단 엔딩이누 ㅋㅋㅋ
-아 광석을 왜캐냐고 ㅋㅋㅋ 백만볼트면 그냥 파밍하는데 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백만볼트네 ㄷㄷ
-크
-아다만티움 겟도다제~
-끝이야??? ㄹㅇ???ㅋㅋㅋㅋㅋㅋ
-헉ㅋㅋㅋㅋㅋㅋ
* * *
한편, 이를 지켜보던 제작진.
장 피디와 박오훈.
그들은 동시에 중얼거렸다.
“망했다.”
“어떡하냐, 이거.”
파프리카가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꺾여 버릴 줄은 몰랐던 것이다.
심지어 아다만티움까지 전부 헌납하면서.
이젠 저울이 너무 심하게 기울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