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04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76화(1047/107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76화
57. 세계의 비밀(1)
아몬드는 밤이 되면 게임을 끝내고, 아침이 되면 게임을 시작하지만.
대부분의 스트리머들은 새벽까지 남아서 플레이한다.
그건 파프리카 쪽도 마찬가지였다.
대체로 새벽반이 많은 게 스트리머들 사이에선 일반적.
그런데 이번엔 좀 달랐다.
“저, 전 나가볼게요…….”
“그래.”
“어휴…… 저, 저도요.”
밤이 되자 꽤 많은 인원이 자리를 비워 버렸다.
원인은 사실 너무 뻔했다.
“그래, 처발리고 나니까 멘탈 나가겠지.”
후추가 중얼거리는 것처럼, 기사단에게 참패당해서 순간적으로 의욕을 잃은 것이다.
“어떡하니? 새우야.”
“…….”
책임자인 새우는 할 말을 잃었다.
아무리 장난으로 시작한 로켓단 짓이라지만, 이런 식으로 당하면 장난도 할 맛이 안 나는 법.
“아다만티움은 다 챙겼니?”
“……며, 몇 개만.”
“어휴.”
후추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드러눕는다.
“어떡하니. 우리, 아니, 나 어떡하니.”
“왜.”
“이거 올튜브에 올라가면 악플 테러 받을 게 뻔하잖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
-괜찮아 ㅠㅠ
-욕 좀 먹을듯ㅋㅋㅋㅋ
-트롤추~
“내가 아몬드 다 묶어놓고 방심해서 놓치고, 마지막에도 뭐 해보지도 못했어.”
“그건 복수자가 좃버그 직업이라 그런 거잖아! 젠장! 운영진 불러!”
새우도 복수자 버그에 대해 듣고는 화가 잔뜩 났는지 씩씩댔다.
“아니, 그래도 아몬드한테는 멀쩡했단 말이야?”
후추는 아몬드만큼은 잡을 수 있었는데, 그걸 못 했다며 아쉬워한다.
“아뇨, 후추 누님.”
이때 오렌지가 나타난다.
“만약 다른 치즈마을 주민도 공격이 가능했다면, 훨씬 수월했을 겁니다. 결국엔 단무지가 누님 발목을 잡으면서 아몬드가 노마크로 풀린 거잖아요?”
그의 말은 이랬다.
복수자 스킬이 다른 주민들에게도 적용됐다면.
아몬드를 제외한 다른 주민 중 누구도 후추를 함부로 막아설 수 없었을 거란 것.
그러면 오히려 아몬드를 묶어놓기 편하다는 거다.
“그…… 그건 그렇지…….”
후추는 어느 정도 납득하면서도, 완전히는 납득하지 못했다.
‘그건 네가 아몬드랑 안 싸워봐서 그래.’
활 든 아몬드와 싸운다는 건, 벽과 싸우는 것과 같았다.
어떤 술수를, 꼼수를 써도, 아무것도 먹히지 않을 것 같았다.
“오렌지야, 너 말 잘했다. 빌어먹을 운영진들 좀 부르자, 어?”
휙!
누워 있던 새우가 갑자기 일어난다.
그는 아무래도 복수자의 버그(?)는 고치고 넘어가야 한다고 다짐한 것 같다.
-새우 ㅋㅋㅋㅋㅋㅋ
-왤케 열받았누 ㅋㅋㅋㅋ
-볼케이노 그 자체;
-원래 지가 못하고 지면 젤 열받음 ㅎ
“아니, 이건 너무하잖아? 왜 우리한테만 이렇게 가혹한 건데?! 식량도 없고! 인원도 없고! 거기에 버그까지! 정상화해 달라고 해야지!”
-ㄹㅇㄹㅇ
-옳소~
-그건그럼ㅋㅋㅋㅋ
-너무 심해
새우의 말이 다 맞았다.
물론, 아몬드가 초반에 파프리카로 쳐들어와서 이렇게 된 거지만.
하여간 현재로선 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일까?
펑!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운영진 중 하나가 나타난다.
척 보기에도 멋들어진 양복 코스튬을 입고 있는.
“베르베르베에에르!”
그는 까망베르였다.
“뭐, 뭐야.”
“헉.”
“운영진!?”
까망베르는 멋들어지게 고개를 숙였다.
“맞습니다. 제가 운영진, 까망베르입니다.”
그는 운영본부로부터 소식을 듣고 이곳 파프리카 마을에 등장한 것이다.
“후추 님의 복수자 직업이 문제죠?”
버그를 고쳐주려는 걸까?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그래요, 왜 치즈마을 주민을 공격 못 합니까!? 이딴 게 어딨어요!”
새우가 이때다 싶어 따진다.
그러나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직업은 본래 파프리카 마을 여러분이 치즈마을을 점령해서 식민지화한 이후, 여러분에게 10번 이상 죽은 치즈마을 주민이 복수자로 다시 태어난다는…… 뭐 그런 설정입니다.”
“……예?”
“‘예?’가 아니라, 여러분은 사실 진즉에 치즈마을을 식민지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있었던 겁니다. 베르베르베~ 르!”
요약하자면, 너희가 게임을 개못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
후추와 새우, 오렌지의 얼굴이 벌게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ㅁㅊㅋㅋㅋ그런거였어???ㅋㅋㅋㅋ
-아니 그런 힘이 어딨던건데요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선별인원! 또 너냐!!
-힘숨찐이었네 ㅋㅋㅋ
“그렇지만 여러분은 어떤…… ‘변수’의 등장으로 완전 운영을 말아먹었습니다. RTS 게임, 스타크래프트로 치면 진출 타이밍이 한 박자 늦어버린 것이죠?”
-스타로 말하니까 바로 알겠누 ㅋㅋ
-헉
-이쯤되니 새삼 진출 타이밍을 브금으로 알려주는 사기 종족이 생각나네……
-진출 늦은 저그? 이거 못이깁니다
“그게 얼마나 큰지는 파프리카 여러분 다 게임을 잘하시니까 잘 아실 겁니다. 그래서 정리해 드리면, 이건 버그가 아닙니다. 그냥 못난 여러분의 자화상이죠? 베르베르베에르!”
-ㅅㅂㅋㅋㅋㅋ너무하네 ㅋㅋㅋ
-아니 ㅋㅋㅋㅋ
-돌고돌아 겜알못ㅋㅋㅋㅋ
-캬
“……제, 젠장!”
새우는 절망했다.
복수자 직업이라도 고치면 할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버그가 아니라니! 버그가 아니라니!?
“운영자 양반! 그게 무슨 소리요!”
“하지만!”
척.
까망베르가 검지를 치켜든다.
아직 할 말이 더 있는 모양이다.
“사람은 고쳐 쓰지 못해도, 직업은 고쳐 쓸 수 있답니다.”
“……?”
“이 땅 어딘가엔 그런 신비한 능력을 다루는 능력자가 있습니다.”
“!”
꿀꺽.
로켓단 모두는 마른침을 삼켰다.
‘이…… 이건.’
‘히든?’
‘힌트다.’
이건 단순히 신비한 능력으로 직업을 고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이 땅에 어떤 비밀이 있다.
그걸 지금 운영진이 먼저 언급한 것이다.
“그분의 능력이라면…… 직업을 고치는 건 물론이고, 강화까지 가능하지요.”
“그분이 어딨습니까?”
“춥디추운 곳, 차가운 두 개의 보름달이 뜨는 곳. 얼어붙어 유영하는 달이 너희를 환대하리라.”
툭.
그가 어떤 책을 하나 던져준다.
“이 땅의 가장 깊숙한 곳에 모든 것을 기록한 영원과 찰나의 기록 보관소가 잠들어 있습니다. 그곳에서 이 세계의 비밀을 알아내신다면, 여러분께도 기회가 있습니다.”
책의 제목은 ‘전설적인 미치광이 신비학자 겐조’라고 적혀 있었다.
그 책의 하단엔 작게 ‘영원과 찰나의 기록 보관소 103-1’이라고 적혀 있다.
-ㄷㄷ
-뭔데
-와
-이런 게임이었어??
-헉
-캬 뭐야
-모험 컨텐츠도 있었냐고 ㅋㅋㅋ
-이거 정치 살육 느와르 아니었나요?
새우가 그 책을 펼쳐서 더듬어보더니 외친다.
“지, 진짜야. 이 책이 그 기록 보관소에서 나왔는데!?”
“……이, 이런 거까지 있다니.”
다들 놀라는 눈치다.
까망베르는 덧붙였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겁니다. 음, 치즈마을이, 아니, 기사단이 여러분을 그냥 둘 것 같지 않거든요. 하지만 진흙 속에서도 꽃이 피는 법! 해내리라 믿습니다.”
그럼, 이만.
까망베르는 그렇게만 말하고 펑! 하며 사라져 버렸다.
-그걸 어케 찾냐고
-아니 서크 맵이 얼마나 큰데 저걸 찾누??
-어디 힌트라도 있나?
-알려주고 가 ㅠㅠㅠ
-이걸 근데 안알려주고 누가 찾으라는거임?ㅋㅋㅋㅋㅋ 누가 땅 끝까지 파보냐고.
* * *
한편, 치즈마을에서 완전히 잊혀지고 있던 한 인물이 있었는데.
“오울블랙은…… 존재한다! 어딘가에!!”
바로 도토리묵.
그는 여전히 어딘가에 존재할 꿈의 땅.
오울블랙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거 아성 앞에 있다고 ㅋㅋㅋ
-이 새끼 분량 챙기려고 이럼
-누가 퍼펙트샷으로 얘좀 쏴 죽여라
-진짜 레전드다 얘는
-그냥 킹덤에서 영원히 나오지 말았어야할 스트리머……
시청자들은 그의 집착에 혀를 내둘렀다.
이미 비옥토가 널린 곳이 치즈마을 안에 뻔히 있는 마당에.
오울블랙에 집착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도토리묵이 말하는 오울블랙(All-Black)이란, 겨우 아성 앞에 있는 그 정도의 비옥토를 말하는 게 아니었다.
“그게 왜 계속 늘어나겠어? 대감은 아는 거야. 무한히 검은 토양이 솟아나는 꿈의 땅을…….”
마치 석유처럼 계속 비옥토가 솟아나는 땅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어휴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가?
-ㅋㅋㅋㅋㅋ그게 왜 늘어나는지 알면 넌 죽어 도토리야……
-그래 그냥 하고 싶은 거 다해 도토리묵
-그래도 얘만큼 서크 잘 즐기는 애 없는데 왜들 그러냐
도토리묵은 시청자들의 말은 듣지 않았다.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다.”
퍼억!
퍽!
그는 그저 묵묵히 땅을 파 내려갔다.
비옥토는 분명 땅을 깊이 파야 있을 거라는 이상한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새까만 건 보통 깊은 땅속에서 나오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석유냐?
-그래 이러다 석유라도 발견할 수도 있지……
-어떻게 컨텐츠가 삽질 ㅋㅋㅋ
그런데, 정말 그의 말이 맞았을까?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었을까?
깡……!
“!”
그의 삽에 뭔가 다른 게 걸린다.
꿀꺽.
철광인가?
근데 전혀 소리가 달랐다.
곡괭이로 바꿔본다.
깡!
곡괭이도 안 먹힌다.
근데 흙더미 사이, 어떤 은회색의 표면이 드러났다.
이 세상의 물건 같지 않은 굉장히 SF적인 재질의 무언가.
“뭐, 뭐야. 이건?”
-??
-어?
-헉
-?
슥, 슥.
도토리묵이 손으로 흙을 털어내 보는데.
어떤 글자가 보인다.
[영원과 찰……]퍼, 퍽!
옆의 흙도 전부 파내본다.
그러자 완전한 글자가 드러난다.
[영원과 찰나의 기록 보관소]“!”
도토리묵은 마비된 사람처럼 멈춰 섰다.
그리고 준비해 놓은 BGM을 틀었다.
[내~ 어린 시절~ 우연~히~]-캬
-ㅅㅂ 진짜냐???
-이거 뭔데??
-헉 ㅋㅋㅋㅋㅋㅋㅋ
-우연히 좌 ㄷㄷ
-아니 미친 이런게 있었어???
-뭐여 ㅋㅋㅋㅋㅋ
-왘ㅋㅋㅋㅋ
도토리묵은 두 팔을 벌리며 눈을 감는다.
[들었던~ 믿지 못할~ 한마디~]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왜 우냐고 ㅋㅋㅋㅋ
-이걸로 진짜 운다는게 미친놈같아 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
-와 진짜 근데 이거 뭔데??
“껌 형조차 제 꿈을 비웃었습니다. 그는 꿈을 좇는 대신, 권력과 욕망, 보물만을 좇았습니다.”
-개성공했잖아요 그래서
-정보) 풍선껌은 현재 기사단의 사외이사급 권력자다
-ㅋㅋㅋㅋㅋㅋㅋㅋ잘 쫓아갔네
-쫓아가서 잡았군요……
“전 어린 시절부터 제 안에 있던 보물상자를 좇았습니다!”
-캬
-크
-그게 강남아파트면?
-ㅠㅠㅠ
-낭만 치사량
그가 흙을 마저 걷어낸다.
퍼버버버버벅!
점차 정체 모를 그것의 윤곽이 드러난다.
매끈하고 미래적인 금속 표면.
함선만큼이나 거대한 크기.
그 한가운데.
정말 작은 틈새지만, 벌어져 있는 것이 명확하게 보였다.
“문……!”
-ㄷㄷㄷ
-들어갈 수 있는거야?
-헉
-와
-이거 뭔데
문이다.
기록 보관소로 들어가는 문.
이곳에 모든 비밀이 잠들어 있었다.
어쩌면 비옥토에 관한 이야기도.
도토리묵은 그 문을 열고야 말았다.
끼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