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053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84화(1055/107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84화
59. 워킹 홀리데이(4)
급한 대로 모닥불 피우던 막대기로 몬스터를 때려잡았더니.
갑자기 땅이 비옥토가 되었다.
아니, 처음부터 비옥토였는데 못 보고 지나갔던 걸까?
어두워서?
‘그럴 리가.’
젤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맞잖아? 이거 아까 비옥토 아니었죠?”
시청자들에게 다시 확인하듯 묻는다.
-글쎄여?
-ㅔ
-잘몰루~
-우리가 어케암?ㅎ
-ㅋㅋㅋㅋㅋ
젤루의 방송 경력이 몇인데.
애초에 제대로 된 대답은 기대 안 했다.
오직 놀리거나 모른 체하는 채팅뿐이었다.
‘호오?’
그럼에도 젤루의 눈이 번뜩였다.
‘이거…….’
오히려 더 확신하게 됐다.
뭔가 비꼬는 듯한 반응이 나오는 게, 뭘 숨기면서 모른 체하고 있는 것.
방금 발견된 비옥토에 뭐가 있긴 한 거다.
그게 뭘까?
‘설마.’
젤루는 지금 자신 앞에 널브러진 것들을 살펴본다.
시커멓게 탄 시체.
시커먼 비옥토.
이게 우연일까?
젤루의 눈이 다른 죽은 몬스터 시체로 향한다.
그 시체에 불을 붙여본다.
화르륵.
잠시 기다린다.
땅이 시커멓게 탈 때까지.
그리고, 시체를 치운다.
“!”
[비옥한 토양]또 생성됐다.
화전민마냥 몬스터 시체를 불태우면 비옥토가 생긴다.
채팅창이 요동친다.
-헉
-ㄷㄷ
-큰 거 온다ㄷㄱㄷㄱ
-ㄴㅇㄱ
-와 ㅋㅋㅋㅋ
젤루가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그간 기사단이 몬스터 잡겠다고 설쳤던 이유를 알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ㄹㅇ
-너무 일찍 세계의 비밀을 알아버린 소년……
-진짜 그렇네
-조기 교육 미쳤네
젤루는 비밀에 근접했다.
“근데…… 하아…… 그것만이 아닌 것 같은데?”
머릿속이 복잡했다.
뭔가 알 것 같은데, 정확히 캐치가 안 된다.
‘캐 보자.’
팅.
젤루는 비옥토를 캐본다.
==== ====
[비옥한 토양]희귀도: 전설
등급: B
설명: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검고 비옥한 토양. 모든 수확량이 200% 증가한다.
==== ====
“피와 땀…….”
같은 설명이 이젠 다르게 보인다.
-설명은 정직하네 ㅋㅋㅋ
-ㄹㅇ 피와 땀이었더 거임ㅋㅋ
-ㅋㅋㅋㅋㅋㅋ열심히 만들어서가 아니었음ㅋㅋ
-진짜 사람을 갈아버리는 민족 ㄷㄷ
그래.
피와 땀으로 만든 건 알겠는데.
‘등급이 B인데.’
듣기로 처음 아몬드가 치즈마을을 방문했을 때 들고 있던 건 최소 A 등급 이상이다.
수확량 3배짜리.
자신은 왜 B인지 생각해 본다.
「비선별인원. 그 자식이 와서 우리를 다 쓸어 먹고 갔어. 드래곤까지 부렸다니까?」
「맞아. 싹 다 불태웠지.」
파프리카 마을 주민들의 증언이 생각난다.
젤루는 순간 저도 모르게 욕을 뱉었다.
“이런…… 개새끼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 알아버렸냐고 ㅋㅋㅋㅋ
-깨달아버린 젤루 ㅋㅋㅋㅋ
-눈을 뜬 용사 ㄷㄷ
-앜ㅋㅋㅋㅋㅋㅋ
-반응 ㅈㄴ웃기네 ㅋㅋㅋ
시청자들은 듣자마자 젤루가 욕한 이유를 이해하고 있었다.
그야 젤루는 한순간에 그간 기사단이 벌인 행적들의 이유를 알아버린 것이다.
그리고 반인륜적인 산업 구조도.
그는 초코송이에게 다가가 고함쳤다.
“어머니……!”
“무, 무슨. 왜 그래?”
“아버지가 죽은 이유…… 알아냈습니다아!”
젤루는 발연기로 눈물을 흘리며 비옥한 토양을 들어 올렸다.
“……뭐?”
“왜 화형당해야 했는지! 왜! 모솔 집에 불이 났었는지! 왜! 홍차 집에 불이 났었는지!!”
-ㄷㄷㄷㄷ
-캬
-ㅁㅊㅋㅋㅋ다 알아버렸엌ㅋㅋ
-초코송이 표정ㅋㅋㅋ
“무, 무슨 소리야…… 그게?”
“그 자식들은 악마예요! 엄마!”
“그, 그러니까 무슨 소리냐고!”
젤루는 초코송이에게 전말을 설명해 준다.
“…….”
초코송이는 순간 굳어버렸다.
이건 연기가 아니다.
“미, 미친 새끼들 아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초머니도 욕나오게하는 기사단의 만행……
-ㅋㅋㅋㅋㅋㅋㅋㅋㄹㅇ
-ㅇㅈ
-???: 독재 맞는데요?
“이거 치즈마을에 말하자. 젤루야. 다시 정상화시키자! 그 마을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어!”
“저, 정상화요?”
“그래!”
젤루는 고개를 저었다.
“어머니…… 그곳에서 저희는 신뢰가 없어요. 탈주자에 매국노의 아들과 부인…….”
“……제, 젤루야?”
“맞잖아요!? 가서 진실을 말하면 뭐합니까!? 광신도들이 와서 또 저희 잡아 족치고 사형~ 땅땅~ 하면 끝나는데! 그럼 젤루가 아니라 이젠 젤라가 나와야 한다구요! 어머니!!”
-젤랔ㅋㅋㅋㅋㅋ
-젤~ 라 좋아!
-ㅁㅊㅋㅋㅋㅋㅋㅋ
-자식이 또 있어?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젤루의 호소에 초코송이는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 그래…… 그럼 어쩔 건데?”
“전 차라리 이 기술을 갖고 파프리카로 가겠습니다.”
그랬다.
젤루가 할 수 있는 건 여전히 같았다.
파프리카로 간다.
식량난에 허덕이는 파프리카를 비옥토로 구한다.
그들은 비옥토 생산법을 모를 것이다.
“파프리카가 식량만 해결돼도, 치즈랑 다시 붙어볼 만할 겁니다.”
젤루는 다시 길을 나서며 다짐한다.
“제가 파프리카를 키우겠습니다.”
-크
-리더쉽
-아니 사람이랑 말도 잘 못하던 젤로가 언제 이렇게 됐누……
-아들이 아빠보다 낫네요
-ㅋㅋㅋㅋㅋㅋ너 치즈잖앜ㅋㅋ
아버지는 치즈 스트리머였지만, 젤루는 아닌 모양.
그는 파프리카를 키우겠다고 선언하더니.
“파카게가 되겠어!!”
“?”
이런 다짐까지 외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파카게 ㅋㅋ
-ㅋㅋㅋㅋㅋㅋㅋ
-파카게 ㅁㅊㅋㅋ
-파맛 책스 같아;
-가즈아 젤루토!
* * *
한편 이를 지켜보고 있던 장 피디와 제작진들.
[파카게가 되겠어!]박오훈이 묻는다.
“이, 이래도 되는 걸까요?”
“……이 정도까진 예상 못 했다.”
장피디는 머리를 긁적였다.
치즈마을 단합 대회였는데?
이거 치즈 플랫폼한테 제작 지원이고 뭐고 다 받았는데?
갑자기 치즈마을을 부수기…… 아니, 녹이기 위해 파프리카에 붙어먹는다?
심지어 파프리카를 키운단다.
그 마을 이장까지 한단다.
“놀치마에서만 좀 편집할까요?”
“…….”
그건 눈 가리고 아웅이다.
“아니. 어차피 큰 틀에서 치즈마을 배신하고 파프리카에 붙어먹는 게 맞잖냐.”
“……그, 그렇죠.”
하아.
장 피디는 한숨을 내쉰다.
“이런 거 사실 윗사람들만 안 불편하면 그만인데.”
“그럼 살릴까요?”
“방금 발언은 솔직히 살리는 수준이 아니라, 메인 예고편에 박아야지.”
“…….”
박오훈은 차마 대답하지 못한다.
‘도파민에 미친 사람…….’
재미가 중요한 건 맞는데, 컨텐츠의 본질을 역행하는 발언이 메인 예고편에 들어간다?
물론 그래서 더 재밌게 보일 테지만.
치즈에서 어떨까?
“치즈에 컨펌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하?
장 피디가 코웃음 친다.
“박오훈아. 나랑 일 원투데이 하냐? 우리 SBC 시절에 이런 거 윗선에 요청하면 해주더냐?”
“……그, 글쎄요?”
“너 같으면 대놓고 치즈마을 안 하고 파프리카 가서 이장한답니다…… 이걸 대대적으로 내세워서 치즈를 까도 될까요? 대신 돈은 꼭 주십쇼. 하면 오케이 하겠냐고.”
“안 해주죠…….”
“그래. 안 해주지. 이럴 땐 어떻게 하는지 아냐?”
박오훈은 장 피디에게 듣던 말을 읊는다.
“허락보다 용서가 빠르다?”
“그래.”
“아, 아니…… 그러니까 이건 치즈를 위한 컨…….”
“됐어. 이거 따로 따놔.”
장피디가 다른 직원에게 시켜 버린다.
“옙!”
결국 ‘파카게가 될 거야’는 메인 예고편의 주인공이 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젤루와 아몬드의 완벽한 대결 구도다.
농사로 치즈마을을 지배한 남자.
농부왕 몬 D 로저.
파프리카 마을로 탈주하여 그곳의 왕이 될 남자.
파카게 젤루토.
“세기의 대결이군.”
장 피디가 혼자 중얼거리고 낄낄댔다.
그런데, 파카게의 길은 시작부터 험난했다.
* * *
터벅…… 터벅…….
젤루가 언덕을 올라선다.
“헉…… 허억…… 거, 거의 다 왔어요! 어머니. 쓰러지시면 안 돼요! 어머니!”
초코송이도 뒤따라온다.
쓰러지긴커녕, 사실 젤루와 똑같이 걷고 있다.
“아, 알았으니까. 빨리 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발연기 ㅋㅋㅋㅋ
-왜 괜히 ㅋㅋㅋ
초코송이는 장거리 여행 탓에 이제 연기 맞춰주기도 귀찮은지 그냥 가란다.
그러나 젤루는 여전히 열연 중.
“저, 저기가 아버지가 말했던…….”
좌표상 이 언덕만 넘어선다면,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잠시 후.
드디어…….
“와, 왔다!”
파프리카 마을이다.
두둥.
[파프리카 마을]텍스트로 확실하게 떠오른다.
이제 마을 입구로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
“자, 파프리카의 구원자가 여기 왔노…… 응?”
젤루는 파프리카 마을이니까, 입구에 파프리카 모양의 문양이 새겨진 깃발이 있을 줄 알았다.
치즈마을 입구에도 그런 거 하나 있으니까.
“저게 뭡니까?”
근데 깃발이 걸려 있긴 한데.
아주 거대한 게 걸려 있긴 한데.
펄──럭!
[워킹 홀리데이]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이 적힌 깃발이다.
그리고─
“!?”
척.
마을의 성벽 위에서 익숙한 얼굴이 나타난다.
“오?”
[아몬드]그는 아몬드였다.
‘이런 미친.’
젤루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젤루 어서오고~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ㅅㅂㅋㅋㅋ
-와 소름이다 미친ㅋㅋㅋ
-ㅁㅊ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ㅋ
아몬드가 뒤쪽에 박수를 치며 말한다.
“여기 광부 둘 추가!”
그러자 기사들이 뛰어오며 우렁차게 대답한다.
“예!”
그들은 이내 젤루와 초코송이를 둘러싼다.
척!
아다만티움 창이 그들을 겨눈다.
그중 선두에 눈에 독기만 가득 찬 기사 하나가 말한다.
“워킹 홀리데이에 온 걸 환영한다. 신입.”
“예…… 예?”
젤루가 당황한 사이, 명령은 신속히 주어졌다.
“가진 거 전부 내려놓고. 곡괭이만 들고 들어간다. 실시.”
[모솔]그는 모솔이었다.
-모붕아 ㅋㅋㅋㅋㅋ
-모붕이 개무섭누 ㅋㅋㅋ
-와 ㅋㅋㅋ
-밀덕 성불 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
-캬
-미필이 젤 군인 같넼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