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083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214화(1085/111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214화
68. 내가 돌아온 이유(3)
하루 전.
6인의 메인 시나리오 참가자.
수도자들은 먼 여정을 나섰다.
“찰나와 영원의 도서관…….”
오렌지는 그 이름을 되뇌며 중얼거린다.
“어디서 들어봤던 거 같기도 하고.”
-운영진이 말함
-그거 운영진이 준 책에 있던 거 아님??
-아마 다크 나이트로 바꾸러 갈 때
채팅을 본 오렌지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아. 그때?’
후추의 복수자 직업이 심대한 오류를 갖고 태어나서 문제가 됐던 적이 있다.
그때 운영진이 특별히 뭔가를 알려주는 책을 가져다 줬는데.
그 책이 찰나와 영원의 도서관에서 빌려온 것이었다.
‘이럴 수가.’
당시 로켓단은 결국 도서관은 찾지 못했고, 책에 나온 그 미치광이 과학자만 겨우 찾았을 뿐이었다.
“지금 그걸 우리가 찾으러 가는 거구나? 근데 그걸 찾고 싶다고 찾을 수 있는 건가?”
“걱정 말라. 내가 위치를 알고 있으니.”
성녀가 그의 말에 끼어들어 근심을 잘라내었다.
“아. 그렇습니까? 그거참 다행인데…… 그러면 또 퀘스트가 너무 쉬운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쩌라는거야
-ㅋㅋㅋㅋㅋ걍 도파민 중독자
-ㅋㅋㅋ얘는 걍 찾고싶은거임 맨땅에서부터
“하? 네놈들이 순서를 뒤죽박죽으로 만들어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진행하는 것인데. 누굴 탓하는 것이냐?”
“예?”
“파프리카 마을이 치즈마을을 점령하고, 진즉에 그 밑 광산까지 다 캤어야 맞았느니라.”
“……헉.”
-대스포 ㅋㅋㅋㅋㅋㅋ
-성녀님 운영진이냐고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앜ㅋㅋ
-이거 운영진이 대신 말하고 있는 거 아니야?ㅋㅋㅋㅋㅋㅋ
“그 도서관에서 내가 봉인되어 있다는 힌트를 발견하고, 날 찾으러 오는 게 먼저였지만. 너희들이 약해 빠져서는 반대로 되었다.”
-헉ㅋㅋㅋㅋ
-근데 그거 오렌지 탓이 아닌데
-ㅋㅋㅋㅋㅋ범인은 님 업고 있는데요;
-아몬도일<<<범인
“억울합니다. 성녀님. 저희 파프리카가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어, 어떤 미친 사람이 혼자 쳐들어와서 저희를 다 죽였습니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ㄹㅇ
-비선별인원 ㅠ
-억울하긴 함ㅋㅋㅋㅋ
-그 또한 대감의 은혜잖아. 한잔해
움찔.
이에 아몬드가 찔리는지 멈칫한다.
‘이런.’
오렌지는 말실수를 깨닫고, 분위기를 풀어보려 한다.
“대, 대감?”
다행히 말을 거는 게 어려운 건 아니었다.
“성녀는 왜 대감이 업고 가십니까? 제가 업고 가겠습니다.”
성녀가 대감에게 업혀 가고 있다.
아랫사람으로서 이런 건 당연히 자기가 하겠다고 나서야 한다고.
그렇게 오렌지는 배웠다.
그런데─
짝!
“?”
성녀가 그의 손을 후려친다.
“안 된다. 넌 챠크라가 너무 적다.”
“……?”
-헉ㅋㅋㅋㅋㅋㅋ
-앗……
-진짜 너무하닼ㅋㅋㅋㅋ
-ㅠㅠㅠ
-하꼬라서 ㅋㅋ
-그게 뭔 상관이냐고 ㅋㅋ
* * *
“안 돼. 아몬드한테 업혀야 된다 해. 그래야 투샷이 동시에 잘 나오지.”
모니터링실.
장 피디가 오더하고 있다.
“네 전달했습니다.”
타다다다닥.
직원 중 하나가 성녀 쪽으로 키보드로 타이핑해서 보내준다.
그러자 오렌지의 손을 후려치는 성녀.
“13번 카메라 성녀 쪽으로 당겨.”
“예!”
지이잉.
수많은 모니터 중에 하나에 성녀 아바타의 얼굴이 크게 박힌다.
「안 된다. 넌 챠크라가 너무 적다.」
“오케이~”
장 피디는 마음에 드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생각보다 잘하는데? 엄청 부끄러워하더니.”
“그러게요. 강단 있는 역할이 잘 어울리네요. 근데 저분은 사장님이 섭외하신 거죠? 국가 대항전 때 연이 닿은 걸로.”
“아니? 아니야.”
“네? 그럼요?”
“처음에 치즈 쪽에 저쪽에서 먼저 연락했대. 자기가 플랫폼 대항전에 코치로 참가하고 싶은데. 꼭 스트리머를 해야 되냐고 물어봤대.”
“……코치로요? 릴도 해요?”
“모르지. 하여간 치즈도 뭔가 아쉬웠나 봐. 인지도가 있는 사람이잖아.”
“그쵸. 국가 대항전 때 인기 상당했죠.”
“다만 명분이 없는 거야. 스트리머가 아니니까.”
“아…….”
“내가 그때 제안한 거야. 마침 성녀 역할 해줄 사람 하나 필요한데. 치즈마을 컨텐츠라도 참여하라고 했지. 그러면 그나마 명분이 생기니까.”
“와. 그런 거구나.”
박오훈은 수긍하긴 했지만 머리를 긁적인다.
“아니, 근데 희한하네요.”
“뭐가?”
“보통 이런 내전 코치 같은 건 방송 욕심이 나서 참가하는 걸 텐데. 방송은 하기 껄끄러워한다는 게…….”
“아무래도 그런 거엔 관심이 없고, 정말 그냥 게임을 좋아하는 거 같아.”
“그런가 봐요.”
“뭐, 속내는 아무도 몰라. 국가 대항전 때도 소문만 무성하고 그 뒤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잖아.”
“그쵸. 갑자기 잠적했죠. 광고만 찍어도 쏠쏠했을 텐데.”
모니터를 보던 장 피디는 다급하게 오더했다.
“아, 다음 대사…… 보내. 얼른.”
* * *
“챠크라 이야기 나온 김에 좀 더 말하겠다.”
성녀가 업힌 채로 수도자들에게 설명한다.
“도서관에 유물이 있다. 그 봉인을 해제하기 위해선 엄청난 농도의 챠크라가 필요하니라.”
그 말에 모두 대감을 쳐다본다.
마치 ‘여기 있는데요?’라고 말하듯이.
“안 된다.”
그러나 성녀는 딱 잘라 고개를 저었다.
“종류가 달라.”
“종류?”
“붉은 것을 갖고 와야 한다.”
그랬다.
성녀의 봉인을 푸는 것과는 반대.
이번엔 빨간 막대를 다 채워야 하는 것이다.
파프리카의 시청자들도 필요했다.
“……예? 그걸 어떻게?”
문제는 여기 대부분이 치즈다.
“파프리카라면 제가 있는데요!?”
오렌지가 나섰지만.
성녀는 코웃음 친다.
“하? 농도가 한참 부족하다. 더 필요해.”
“…….”
다시 시무룩해지는 오렌지.
-ㅠㅠㅠ
-하꼬 취급 뭐냐고 ㅋㅋㅋㅋ
-릴 알피지 월드 퍼킬 무시하냐고!
-ㅋㅋㅋㅋㅋㅠㅠ
-아니 성녀 표정 ㅋㅋㅋㅋ 뭔데 ㅋㅋㅋ
보아하니 오렌지만의 시청자 수로는 안 되는 모양이다.
“죄송합니다…… 제, 제가 하꼬라서…….”
그래도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를 하면서 시청자가 꽤 늘었는데도 부족하다니.
급격히 자신감이 하락하는데.
“괜찮아. 어차피 이제 치즈마을이 바로 위야.”
“……예?”
“챠크라야 더 끌고 오면 되지.”
대감이 한 말이었다.
그는 뭔가 계획이 선 모양이다.
“그, 그런 게 가능해요?”
“응.”
아몬드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서버 채팅창을 다시 흘끔거린다.
소통은 못 해도, 그들이 써놓은 글은 볼 수 있었다.
“……안 그래도 가야 할 이유가 있어.”
* * *
눈을 질끈 감았던 미호.
“제발…… 대감님. 다시 한 번만 와주세요! 저희를 구해주세요!”
기도하는 그녀에게 조롱이 쏟아졌다.
-되겠냐고
-그런게 가능하냐고 미호야 ㅠㅠ
-미호 컨셉이지? 응?
-정신 차려 ㅠㅠ
죽는 순간에도 대감만 찾는 꼴이라니.
멍청하다고 말했다.
지금 죽음이 바로 하늘 위에서 떨어져내리고 있는데.
아직도 그를 찾는 거야?
그는 오지 않아.
모두가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퉁!
‘어?’
질끈 감았던 눈을 조금씩 떠본다.
흐린 시야에 보였다.
[아몬드]저 앞에 아몬드가 서 있었다.
사나운 지옥의 불을 사방으로 밀어내며, 그곳에 버티고 서 있었다.
순간 모든 시간이 멈춰 버린 것만 같았다.
모두가 믿을 수 없었다.
그토록 그를 기다리던 풍선껌도.
“대…… 대감? 지, 진짜야?”
농협의 모두도.
“미친.”
“진짜 왔다고?”
치즈마을의 주민들도.
“말도 안 돼.”
털썩.
기도까지 했던 미호도 바닥에 쓰러지며 중얼거렸다.
“대감이…… 돌아왔어?”
모두가 믿을 수 없었지만.
그는 거기에 있었다.
확실한 실체를 갖고, 그들의 위협을 밀어내고 있었다.
키이이잉……!
젤루가 소환한 거대한 망치는 용접 불꽃을 일으키며 현무의 형상과 마찰했다.
아무리 더 밀고 들어가려 해도, 절대로 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발력만 더 배가 되어 튕겨나올 뿐이다.
파앗.
젤루의 망치는 그대로 허공에서 사라지고, 지옥불 원형으로 흩어져 버렸다.
아몬드가 젤루의 일격으로부터 주민들을 지켜낸 것이다.
“이, 이럴 수가! 대감이! 대감이 돌아왔다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들은 그제야 그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고 모두 벌떡 일어나 환호성을 내질렀다.
상황을 뒤늦게 인지한 건 시청자도 마찬가지다.
-헉
-???
-진짜야???
-헐
-미쳤다 ㅠㅠㅠㅠㅠ
-와 ㅋㅋㅋㅋ
-ㅆㅂ 대상현!!
-미친 새키 ㄷㄷㄷ
-대 대 감
.
.
.
일순간 쏟아지는 채팅.
이때 모든 스트리머들의 채팅창이 버벅거릴 정도였다.
그건 심지어 치즈와 파프리카를 가리지 않았다.
“후…… 후……? 아, 아니 대체 언제?”
다크나이트 후추의 채팅창에서도 마찬가지.
-헉
-ㄷㄷㄷ
-미친
-망했다
-헐
-???
-대 상 현
-와 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
젤루의 채팅창도 마찬가지.
“이, 이런 미친…… 실화야?”
-진짜임???
-와
-젤루의 3일천하 잘 봤습니다~
-항복해라 젤루야 ㅋㅋ
-어. 형이야~
-ㅁㅊㅋㅋㅋㅋㅋㅋㅋ
이런 결과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가 오기를 간곡히 빌며 대대적인 독립운동까지 벌인 치즈의 주민들조차도 몰랐으니.
그들을 한순간에 짓뭉개 아주 쉽게 통치하려 했던 한마을연맹의 모두는 더더욱 몰랐다.
콰득.
젤루는 이를 악물며, 모든 연맹원들에게 외쳤다.
“한마을연맹! 당장 전부 나와! 우리의 주적이 나타났다아아아!!”
젤루가 비집고 나왔던 지옥문.
그곳에서 우르르 사람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헉……!”
“대감?”
그를 배신했던 기사단의 잔당들도 한가득.
“이런…….”
“결국 화가 되어 돌아왔군.”
거기엔 모솔도 있었다.
“대감…… 그동안 없었잖아요.”
그는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
-헉
-ㄷㄷ
-전남친 등장ㅋㅋ
-와
-자 레이지웜 열일할 차례다~
-진짜 온거임? 미쳤네 ㅋㅋㅋ
-와 ㅋㅋㅋ
-캠핑 간 거 아니었냐고~
척!
그들이 나와 모두 대감에게 칼을 겨눴다.
이로써 파프리카 마을에서 붙었던 시빌워의 리매치가 되었다.
“왜 돌아왔지. 대감? 내가 목숨을 살려준 선처가 마음에 들지 않았나?”
젤루는 가장 선두로 나와 그에게 묻는다.
-입꼬리 좀 내려라 ㅋㅋㅋ
-사실 시청자 떡상해서 신난 젤루는 개추~ ㅋㅋㅋㅋ
-이 새낀 걍 아몬드 좋아함 방송 흥해서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와 갑자기 존잼이네
-아몬드 이 미친 방송의 신 ㅋㅋㅋㅋ
-???: 젠장 아몬드! 난 네가 좋다!
“넌 마을을 버렸다. 이제 와 돌아와서 뭘 어쩌겠단 거지? 심지어 혼자서!?”
아몬드는 고개를 저었다.
“혼자 온 게 아니야.”
“뭐……?”
“4명의 기사가 이미 사방을 포위하고 있다.”
“네…… 네 명의 기사? 포위? 푸하하하하!”
젤루는 일부러 더 크게 비웃었다.
“기사라면 여기에 한 스무 명 있습니다요. 그걸 네 명으로 어찌 포위를 합니까요? 대감?”
-?
-왜 갑자기 팡체를ㅋㅋㅋㅋ
-휴먼 대감체 뭔데 ㅋㅋㅋ
-엌ㅋㅋㅋ
-다요?
“아, 아니. 하, 합니까!”
여러모로 대감과 아직 말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젤팡이.
“하, 하여간. 그들로 대체 뭘 한다는 거지? 이미 넌 치즈마을을 버렸어. 낚시나 처 갈 것이지. 왜 돌아왔냐고!”
아몬드는 맞다며 끄덕인다.
“맞아…… 원래 낚시 가려 했어.”
치즈마을 주민들 모두가 얼이 빠졌다.
‘아니 저 자식이?’
‘진짜 버린 거였어?’
‘망할 놈.’
원망과 애착이 뒤섞인 시선.
젤루의 말대로, 그는 치즈마을을 유기했다.
“그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낚시나 하─”
“하지만 돌아오기로 했어.”
“뭐?”
왜 돌아온 거지?
단순히 여흥을 위해?
메인 시나리오와 관련이 있어서?
아니면─
“날 찾는 사람들이 아직 있어서.”
아몬드의 말에 모두가 침묵한다.
“생각해 보니까. 우린 원래 그런 존재인 거야. 우릴 찾는 사람들이 하나라도 있어야 존재할 수 있잖아. 반대로, 없어졌다가도 우릴 찾는 사람들이 하나라도 있다면, 다시 그곳에 존재해 줘야 되는 거야.”
저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성녀가 그의 말에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이는 성녀 트리아나가 했던 것과 비슷한 말이다.
그녀가 굳이 저주를 무릅 쓰고 다시 돌아온 이유.
이곳에 아직 트수들이 있기 때문에.
-ㅠㅠㅠ
-대감 ㅠㅠㅠ
-아니 저거 아몬드 맞음?
-헉
-챠크라 모으려고 이틀 동안 대사만 연습한 아몬드면 개추~
-광고 받음? 왜 또 말 잘함
-ㅠㅠㅠㅠ
-“그것이…… 스트리머니까”
-크
젤루는 선글라스를 고쳐 쓰며 고개를 숙인다.
“그런 거라면 어쩔 수 없군.”
그도 굳이 반박하지 않았다.
그 또한 스트리머니까.
“하지만─”
그의 양손에서 지옥불이 타올랐다.
“여기엔 네가 존재하지 않았으면 하는 자들도 있다. 아몬드. 그러니까 돌아오고 싶다면…….”
화르르륵……!
“증명해라.”
동시에 그의 수하들이 검을 빼 들었다.
스르릉!
다시 대치하는 두 세력.
아몬드와 젤루.
그러나 이번엔 숫자가 달랐다.
아몬드의 뒤에는 수많은 치즈의 주민들이 서 있었다.
그리고 그가 꺼내 든 무기도 달랐다.
[희망의 활]트리아나에게 받은 보구였다.
기리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