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091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222화(1093/111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222화
71. 영원히 기억될 찰나(2)
결사대는 도서관에 도착했다.
은빛 금속 재질로 뒤덮인 거대한 타임캡슐 같은 장소.
[찰나와 영원의 도서관]그 안엔 천장까지 책이 은하수처럼 수 놓여 있으며, 중앙에 거대한 기계가 자리하고 있다.
“와. 이게 뭐야? 컴퓨터야?”
“대박. 이런 거까지 만들어놓다니.”
“돈 좀 썼는데~”
이 정도 사이즈를 설계하려면 보통 인력으로는 불가능했을 것이란 걸, 서크를 자주 하던 파프리카 주민들은 알고 있었다.
“와~”
오렌지는 컴퓨터 앞으로 다가가서 이것저것을 만져본다.
타다다다닥.
“이거 뭐야. 여기서 책이 어딨는지 다 알 수 있는 데다가…… 정보를 다 볼 수 있는데요?”
“다들 조용.”
트리아나가 검지를 입에 대며 읊조린다.
-왜 오렌지 말할 때만 ㅋㅋㅋ
-오렌지 억까 뭔데 ㅠ
-하꼬는 조용
그녀는 아몬드의 등 위에서 내린 뒤, 잠시 목을 가다듬더니.
“흠, 흠.”
장엄하게 말했다.
“수고했다. 수도자들이여. 이곳에 과거 트리비의 유산이 묻혀 있느니라.”
-ㅋㅋㅋㅋㅋㅋㅋ아 대사 칠 시간이었구나
-대사는 쳐야지
-유산??
-트리비의 유산 ㄷㄷ
트리비의 유산에 대해 처음 듣는 파프리카인들과 젤루.
“트리비의 유산……?”
특히나 젤루는 놀라는 모습이다.
-위대한 유산 젤루 ㄷㄷ
-설마 그건 죽은 젤로?
-죽은 아버지가 여기에!
그의 시청자들은 심지어 죽은 젤로가 여기에 묻혀 있는 게 아니냐는 황당한 추측까지 했으나.
“그래. 단…… 아무나 그걸 열 수는 없다.”
아직까지 그걸 확인할 수는 없다고 한다.
“보아하니 이미 방문자가 있었구나. 하지만 그는 트리비의 유산을 얻는 데에 실패했다.”
실제로 이곳엔 이미 도토리묵이 왔다 갔지만, 그는 비옥토의 비밀만 발견하고 나갔을 뿐이다.
그 이상 뭔가를 알아내진 못했다.
지금 컴퓨터를 열심히 두들기는 오렌지의 눈에도 그저 큰 도서관으로 보일 뿐이다.
“이곳엔 성녀인 나와…….”
우우우웅!
그녀 몸 주변이 빛나기 시작했다.
“수많은 신도들이 함께해야 하니.”
이에 따라 모든 주민들의 몸에서도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빛의 색도, 크기도 달랐다.
파프리카는 붉은색, 치즈는 파란색이었다.
그리고─
“호오?”
젤루의 주변으로 엄청난 양의 파란 기운이 솟구치고 있었다.
쿠오오오오……!
그에 못지않게 아몬드 역시 마찬가지.
“오.”
콰아아아아아아!!
엄청난 파란 기운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ㄷㄷㄷ
-막상막하 ㄷㄷ
-캬
-젤로랑 비비네
-이게 킹덤에서 활 쏘던 아몬드가 맞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크
“파란색은 차고 넘치는구나. 하지만 붉은색은…… 흐음.”
파프리카에서 가장 챠크라가 강한 자들 셋을 데려왔다.
파슬리, 올리브, 새우였는데.
이게 치즈 컨텐츠이기도 할뿐더러, 이들은 본래 트리비에서도 젤로에 한참 못 미치던 스트리머들.
“아, 아니, 이걸로 꼽주는 게 맞는 겁니까?”
“하꼬는 웁니다…… 엉엉.”
-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얘네도 센 건데 ㅠ
-저 두 놈이 이상한거라구요!
“뭐, 상관없다. 최소 양을 넘기기만 하면 되느니라.”
“?”
그럼 왜 꼽준 건데?
챠크라가 모자란 줄 알고 당황해하던 파프리카는 벙쪘다.
-ㅋㅋㅋㅋㅋㅋㅋ뭐야 걍 한마디 한거야?
-아니 ㅋㅋㅋㅋ
-ㅋㅋㅋㅋㅋ성녀님 챠크라에 민감함
성녀가 컴퓨터로 다가가 지팡이를 어딘가에 꽂는다.
철컹.
컴퓨터 옆에 보석이 하나 떠올랐다.
그것이 금세 붉은색으로 차올라가더니.
[코드 해석 완료]모니터에 이런 말이 떠올랐다.
[아카식 레코드를 가동합니다.]그리고 허공에 홀로그램 창이 마구 떠올랐다.
무언가 재생되고 있는 듯하다.
성녀가 씩 웃으며 말한다.
“이것이 트리비의 자랑스러웠던 역사이니라.”
낮은 화질이지만, 희미하게 보였다.
“허…… 이, 이건……?”
트리비의 살아 있는 역사라 할 수 있는 젤루.
그는 선글라스를 벗으며 놀란 표정이 되었다.
“제 첫 방송인데요?”
“헐. 이, 이건 난트전 시즌 1이야.”
“와, 이거 예전에 스트리머 합동 방송했던 거 아니야? 대박…….”
지금 홀로그램 창에 흘러나오는 영상들은 전부 트리비에서 벌어졌던 굵직했던 이벤트들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젤로입니다. 트리비로 이전해서 처음 인사드리……] [제1회! 난트전! 시작됩니다! 오늘 해설로 릴챔스 전 프로게이머죠? 킹귤 님이 해설로 오십니다! 박수!] [……동 방송! 좀비들의 놀이터. 룰은 간단합니다. 다들 좀비로부터 살아남으면 되는…….]음성도 흘러나오고 있었다.
킹귤의 해설 커리어가 처음 시작됐던 난트전 1회.
그뿐이 아니다.
“와. 껌 형. 젊은 것 봐.”
“대박…….”
풍선껌의 방송이 흘러나오는 홀로그램 쪽으로 아몬드가 다가간다.
[자, 오늘 할 게임은~]지금과 크게 달라진 것 없지만, 얼굴은 확실히 젊다.
세월은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껌 형.”
아몬드는 풍선껌의 예전 방송에 눈을 떼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
‘기억나.’
이때 아마 한참 아성에서 적응 못 하고 고군분투하고 있을 적이다.
2년 차쯤이었던가?
아성은 분명 훌륭한 회사지만, 그만큼 차가웠다.
상현의 머릿속엔 이 시절이 기나긴 겨울처럼 남아 있다.
하얀 눈은 아름답지만, 가지는 앙상해진다.
목에 걸린 사원증은 빛났지만, 긴장감에 몸이 시렸다.
그러면 밤에 집에 오면서 맥주 몇 캔을 사 들고 와 풍선껌의 방송을 틀어놓고 보는 것이다.
거짓말처럼 기분이 나아졌다.
차가운 맥주가 들어가는데도, 온기가 퍼져 나갔다.
그러면 다시 그 추운 곳으로 돌아갈 힘이 생겼다.
잠시 그 시절의 기억에 젖어 있던 중.
아몬드의 뒤쪽에서 이런 말이 들려온다.
“와! 저거 전자파 처음 나온 릴챔스! 대박!”
홍송이가 흥분하며 한쪽 창을 가리킨다.
‘전자파?’
아몬드도 그쪽으로 향했다.
화질이 너무 낮지만, 확실히 대충 알아볼 수는 있었다.
확실히 전자파라고 써 있다.
[아. 전자파 선수. 오늘 첫 데뷔전이죠? 큰 기대를 모으는 선수인데.] [예. 아무래도 프로와 아마추어 랭커들의 벽이 있거든요. 그걸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는지가 관전 포…….]아몬드는 뒤를 흘끔 바라본다.
누군가 뚫어져라 쳐다보는 기분이 들어서다.
성녀 트리아나의 눈이 그의 뒤통수에 고정되어 있었다.
‘……?’
아니, 아몬드가 아니었다.
그녀는 전자파가 나오는 화면을 가만히 보고있던 거다.
‘목소리…….’
아몬드는 불현듯 뭔가 떠올랐다.
저 사람의 목소리가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았다는 거.
마침 트리아나가 말을 꺼낸다.
“이것이 찰나이지만 영원히 기억될, 거대 도시를 이끌었던 모든 에너지…… 음?”
뭔가 이상하다.
치지지지지직……!
홀로그램 창이 전부 노이즈가 끼기 시작했다.
-?
-??
-뭐야?
팅~!
불길한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앗
-윈도우 튕~ㅋㅋㅋ
-ㅅㅂ 이 소리 ㅋㅋㅋㅋ
-블루 스크린 뜨나?
[경고! 레코드가 손상되었습니다!]빨간 글씨로 경고가 떠올랐다.
한참 전자파의 영상을 쳐다보던 트리아나가 다시 수도자들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이는 망사용룡의 짓이다.”
“……?”
“그의 포효가 레코드를 손상시킨 것이다.”
그녀는 지팡이를 다시 들어 올리며 말한다.
“이것이 애초에 그가 우리를 멸망시킨 이유.”
“……이, 이게 멸망의 이유?”
“그렇다. 그는 이 기록들을 증오한다. 이것을 모두 사라지게 하여, 이 세계를 한없이 단순하고, 가볍게 만들려 한다. 이런 기록 같은 건 아무것도 아닌 거라고, 하찮고 필요 없는 것이라 말하며 전부 지우려 하고 있느니라.”
-그렇구나 ㅅㅂ ㅠㅠㅠ
-ㅠㅠㅠㅠ
-ㅠㅠㅠ젠장
-아오 망사용시치!
망사용룡의 눈에 트리비 도시가 가진 기록들은 정말 쓸모 없는 것들이었다.
이런 건 세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그냥 데이터만 낭비하는 쓰레기였다.
망사용룡은 그 쓰레기를 정리하러 나온 세계의 균형일 수도 있다.
“그래. 그의 말대로 이것들이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 것들일 수도 있다.”
트리아나조차 이것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일 수도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트리아나의 수도자들이여 너희들도 그에 동의하는가?”
그러나 이것이 과연 여기 모인 이들에게도 같을까?
트리아나는 그녀의 수도자들에게 묻고 있었다.
다들 머뭇거린다.
“어떻게 저게 아무것도 아니죠? 사람들이 저렇게 많이 모여서 기뻐하고 있잖아요.”
홍송이가 먼저 버럭 외치자.
젤루가 이어서 소리쳤다.
“맞습니다! 이 안에 사람이 있다고요! 사람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ㄹㅇㅋㅋㅋ
-그렇게 말하니까 이상해보이잖앜ㅋ
-ㅋㅁㅊㅋㅋㅋ
-사람이 있긴 함.
트리아나는 피식 웃으며 마지막 질문을 읊조린다.
“그렇다면 너희들은 아무것도 아닌 것을 지키는 이 싸움에 동참하는가?”
모든 주민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위해 싸우겠다고.
휘릭.
“좋다─”
그녀의 지팡이가 한 바퀴 회전하더니.
쿠우우웅……!
보라빛의 광채가 모든 홀로그램 창을 뒤덮었다.
그러자, 다시 화면이 모두 재생되기 시작했다.
아주 깔끔한 화질로.
“망사용룡에게 손상된 이 모든 기억은 순서가 뒤엉켜 있다. 아주 잠시 동안 내가 그것을 복구할 수 있으나. 순서만큼은 너희들이 맞춰야 하니라.”
띠딩.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2] [기록의 순서를 맞춰라!]수도자들에게 퀘스트가 떨어졌다.
지금 사방에 널린 트리비 시절의 영상들.
이것들을 시간 순서대로 맞춰놓으란 것이다.
-아니 퍼즐이냐고 ㅋㅋㅋㅋ
-망사용룡에 대항하는 법! 퍼즐을 푼다!
-역사 퍼즐 ㄷㄷ
-이거 한국사 시험인데?
주민들은 모두 당황하여 서로를 쳐다본다.
“이, 이걸 누가 맞춰야 돼?”
“순서? 이거 어떻게 알아? 무슨 트리비 역사 자격증도 아니고.”
“일단 가장 처음 일어난 일부터 맞춰봐야 할 것 같은데…….”
다들 자신이 없어 하는 가운데.
“제일 처음 기억을 앞에 두라는 거 아닌가?”
척.
아몬드가 자신만만하게 나선다.
“이건 너무 쉬운데요.”
-?
-??
-지략의 아몬도일 ㄷㄷ
-정보) 아몬드는 트리비 1년도 안했다
-ㅅㅂㅋㅋㅋㅋ
-아니 ㅋㅋㅋ
그가 자신 있게 어떤 화면을 1번으로 옮겨놓는데.
[활…… 안 좋아요?]아몬드의 킹덤 에이지 첫방송이다.
-?
-??
-……?
-뭐함?
순간의 정적이 흘렀다.
“대…… 대감?”
“아이고…… 대감…….”
봉봉이들이 차마 아무런 말도 꺼내지 못하고 고개를 젓고.
홍송이는 못 본 척 질끈 눈을 감아버렸다.
트리아나는 어안이 벙벙한 눈으로 1번에 꽂힌 영상과 아몬드를 번갈아바라봤다.
‘농담을 하는 건가?’
그가 농담인지 아닌지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이거 확실해. 제일 처음 방송이야.”
아몬드는 자신 있게 다시 한번 말했고.
“하?”
트리아나가 이마를 짚는다.
채팅이 마구 치솟는다.
-ㅅㅂㅋㅋㅋㅋ 네 첫방송 말고 트리비 첫방송을 고르라고 ㅋㅋㅋ
-ㄹㅇ 무친넘ㅋㅋㅋㅋ
-자신 있게 가서 ‘활…… 안 좋아요?’ 고르는거 레전듴ㅋㅋㅋ
-세상은 대감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것에 세상이다.
-아닠ㅋㅋㅋㅋ진짜 개웃기네 ㅋㅋㅋ
빠밤.
[가지볶음 님이 1천 원 후원했습니다.] [머리…… 안 좋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ㅋㅋㅋㅋㅋㅋ
-안좋긴함
-여태 봐놓고 뭘 물어요
-놀라운 건 저 방송에도 가지볶음이 있다는 거임.
“아뇨. 저 머리 좋─”
아몬드가 뭐라 변명하려 했지만, 트리아나가 경고하듯이 외친다.
“조용! 기회는 많지 않다. 제대로 하도록. 내가 이렇게 버틸 수 있는 시간 길지 않아. 게다가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맞춰야 한다.”
“제대로 한 건데…….”
시무룩해하는 아몬드를 재끼며, 젤루가 한 가지 제안한다.
“자, 자! 그러면 일단 그…… 대감님은 지금 좀 몸이 안 좋은 거 같으니까. 어디에 좀 묶어두고 하죠?”
-몸이 안좋은데 왜 묶어놔 ㅋㅋㅋ
-아닠ㅋㅋㅋㅋ
-이게 무슨 제안이옄ㅋㅋㅋ
다들 동의하듯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처, 처음부터 다시하는 퍼즐은 좀 끔찍하지…….”
“이건 뭐…… 어쩔 수 없달까?”
아몬드는 황당했다.
“아니. 왜? 첫 방송 맞는데…….”
-컨셉이죠? 그렇다고 말해줘
-ㅋㅋㅋㅋㅋ엌ㅋㅋ
-ㅠㅠ
-정신차려 ㅠㅠ
-대감님은 지금 몸이 좀 안좋대 ㅋㅋㅋ
-사실 실수한건데 이미 돌이킬 수 없어서 그냥 컨셉 밀어붙이는 중인 아몬드면 개추 ㅋㅋ
-ㅋㅋㅋㅋㅋㅁㅊㅋㅋㅋ
결국 그는 가장 커다란 기둥에 묶여서 퍼즐을 구경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