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09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230화(1101/111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230화
73. 당신의 용사(2)
또 다른 용이 나타났다.
비록 망사용룡의 크기에 비하면 이 용은 작은 참새처럼 보일 지경이지만.
과거 파프리카 주민 전체를 쓸어버린 전적이 있는 무시무시한 존재였다.
“가지볶음…….”
아몬드가 중얼거린다.
이 용은 사실 아몬드를 죽이기 위해 따라왔던 것인데.
당시 가지볶음의 후원으로 아몬드만 살아남고, 주변에 있던 파프리카 주민만 몰살당했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처음부터 이 용은 아몬드를 죽이려 했다는 것이다.
-ㄷㄷㄷ
-가지볶용 등장
-루비소드라고 해야하는 거 아니냐고 ㅋㅋㅋ
-뭐임 ㅋㅋㅋㅋ
-헐 또 죽이러 왔나??
-ㅈㄴ 끈질기누 ㅋㅋㅋㅋ
-루비소드:???
결국 또 아몬드를 죽이러 돌아온 것이었다.
용은 순식간에 날아들어, 대감의 앞에 착륙했다.
쿵.
“!”
이때서야 옆의 기사단이 놀란다.
용이 누군지 알아본 것이다.
“요…… 용이? 이거 그거 아냐?”
“그 파프리카 학살용?”
-파프리카 학살용 ㅁㅊㅋㅋㅋㅋ
-학살용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헉 그거야?
이들 역시 놀치마 편집본을 봤으니, 이 용의 정체에 대해 알고 있었다.
다만 하늘을 날고 있을 때 바로 알아보지 못했던 것.
“그…… 그럼 이제 대감 죽이러 온 거 아니야!?”
스릉!
그 말과 함께 단봉이가 칼을 빼 들고 대감 앞을 막아섰다.
“젠장!”
“대감 지켜!”
휘릭!
각자 무기를 빼 들고 용과 대치하는 기사단.
반면 아몬드는 신기한 듯 그 용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지.’
아몬드는 이 용과 이미 대적해 봐서 알고 있었다.
이 녀석은 자비가 없다.
등장과 동시에 브레스를 뿜어댔던 놈이다.
아마 이쪽을 인지하는 동시에 불을 뿜어 죽이려 했을 것이다.
그런데 저 앞에 내려앉아 경계하고 있을 뿐이다.
그때였다.
쏙.
치즈마을에 뚫린 수많은 땅굴 중에 한 곳에서 누군가의 머리가 하나 튀어나온다.
“어어? 대…… 대감이 왔다! 대감이 왔어! 우리를 구하러 와주셨어!”
그는 치즈마을 상황을 살피러 잠시 밖으로 나왔다가 대감과 기사단을 발견한 것.
그 뒤로 마치 두더지 게임처럼 하나둘 땅에서 머리들이 하나씩 튀어나왔다.
“진짜 대감이야!”
“아몬대감과 네 명의 기사! 그 전설이 사실이었다니!!”
대감과 네 명의 기사, 그리고 하늘 높이 떠 있는 거대한 망사용룡.
이들의 눈에 봉송 기사단은 이미 영웅이었다.
심지어 이뿐이 아니다.
“아니 근데 저 용은 뭐지!?”
“이…… 이럴 수가. 하늘이 대감에게 용을 내려주셨어…….”
위기 상황에서 찰나에 보게 되는 것들이 대개 그렇듯.
자신들이 희망하는 대로 해석하게 되는데.
거대한 용이 하늘에서 날아와 대감 앞에 앉은 것이 마치 신이 그에게 계시를 내린 것처럼 보인 것이다.
‘알아. 사실 말도 안 된다는 거…….’
‘저 용은 대감을 죽이려 했던 용이잖아…… 물어뜯으려고 하는 걸까?’
속으로는 알고 있었다.
저 용이 대감에게 복종하려고 내려온 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하지만 지금 치즈마을에게 그런 의구심은 하등 도움이 되지 않았다.
붙잡을 수 있는 건 아무리 말도 안 되는 희망이라도 붙잡아야 하는 것이다.
콰과과과광!
이 순간에도 망사용룡의 브레스가 치즈마을 곳곳을 파괴하고 있었으니.
말 그대로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한다.
꽈악.
그때 누군가 말라비틀어진 풀을 잡고 땅 아래에서 올라왔다.
“허억…… 헉…….”
단순히 머리를 내미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빠져나와 완전히 지상 위에 섰다.
[트리아나]그녀는 성녀 트리아나.
잠에서 깨어나 황급히 기사단을 따라왔던 것이다.
‘젠장. 늦게 들어왔어.’
사실 진즉에 일어나서 접속했어야 하는데.
늦잠을 자버렸다.
덕분에 꽤 많이 이동을 해야 해서 그녀는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준비된 대사를 읊었다.
“다섯 명의 결사대는 들으라!”
우우웅!
신성 마법의 시전과 함께.
“이 세계의 모든 존재들이…… 그대들을 도울 것이다!”
마지막 결사항전의 의미를 알려줬다.
“망사용룡은 보다시피 그대들뿐이 아닌 이 세계의 모든 것을 파괴하려 하니. 아직 그의 검은 마수에 감염되지 않은 세계의 모든 존재들이…… 그대들을 도울 것이다.”
쿵.
이 말과 함께 아몬드 앞에 내려왔던 용이 한 발씩 다가왔다.
쿵. 쿵.
용은 아몬드 앞에 앉아 날개를 접고, 목을 조아렸다.
“!”
땅굴 속에서 머리를 내밀고 상황을 보던 모든 주민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지…… 진짜로…….”
“하늘에서 대감께 용을 내려주셨다!”
“대감은 하늘이 점지한 황제다!”
그들의 왜곡은 실시간으로 진행되었다.
고양된 주민들이 서버 채팅창에 마구 채팅을 치기 시작했다.
[슈크림: 아몬대감이 재앙에 맞서 싸우려 하자 하늘에서 용이 내려와……] [딸기슈터: 하늘에서 점지한 황제 아몬대감!] [상추: 우리 다시 살아날 수 있어!]어쨌거나 희망이 타오르고 있었다.
이에 트리아나가 지팡이를 위로 올리며 선언한다.
“다시 한번 마지막 힘을 담아…… 말하겠다.”
제작진에 신신당부했던 것이다.
“신성 마법…… ‘항전’을 시작한다.”
우우우웅!
보라빛 투명한 돔구체가 마을을 감싸기 시작했다.
-ㄷㄷㄷ
-항전?
-결의가 아니라?
-큰 거 온다 ㄷㄷㄷ
띠링.
모두에게 이런 창이 떠올랐다.
[후원 시스템 복구]==== ====
5천 원 = 체력 회복
1만 원 = 랜덤 버프
10만 원 = 랜덤 몬스터 소환
30만 원 = 랜덤 마법 발사
100만 원 = 신성 마법 발사
*트리비 후원도 연동됩니다.
==== ====
-ㄷㄷㄷㄷㄷ
-헉
-지금 트리비에서 해도 된다고?
-이거 트리비랑도 얘기 됐던거임?
-누군가가 치즈 플랫폼을 꺼버려서 부랴부랴 연동시킨 거 같으면 개추 ㅋㅋㅋ
-엥?
-어 후원 효과가 바꼈다!
* * *
이 시각 치즈 회의실.
현재 라이브 상황을 지켜보는 대표 채다희.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휴…… 그래…… 이미 예상했던 돈보다 훨씬 더 벌었으니까…….”
그랬다.
지금부터 후원될 돈은 수수료 없이 전부 스트리머들에게 직행한다.
그러므로 치즈에서 후원될 필요도 없이, 트리비에서 쓰이는 ‘서드파티’를 써도 상관이 없었다.
당연히 윗사람들이 싫어할 만한 기획이었으나.
“트리비는 시청자들에게 의미가 큰 곳이었어요…… 아마 다들 좋아할 겁니다. 스트리머들도요.”
치즈는 트리비의 마지막을 이렇게 장식해 주기로 한 것이다.
“트리비 또한 스트리머들을 위해서 모든 걸 인수인계해 줬습니다. 이 정도는 괜찮을 거라 생각해요. 겨우 하루니까요.”
채다희는 쓰디쓴 표정으로 수긍한다.
“그래…… 하루…… 하지만 대목인데…… 에휴.”
치즈가 욕심을 부렸다면 분명 이 마지막 전투에서 나오는 후원으로 엄청난 수수료를 벌어들였을 것이나.
이 기획에 참여한 제작진들은 스토리상의 완결성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즈마을이 왜 생겨났고,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그것이 플랫폼에 대한 소속감을 끌어올릴 것이고, 그건 비단 시청자들에게만 그런게 아닐 거라고.
그 설득에 채다희는 넘어간 것이다.
“트리비 섭종까지 몇 시간 남았어?”
“6시간 정도 남았습니다. 지금 스트리머들의 접속률은 최상입니다. 마지막 피날레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트리비도 간만에 사람들이 붐비고 있고요. 언론에서도 트리비에 대한 추모식이라며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그래?”
“예. 여기 보세요.”
직원이 꺼내 든 휴대폰에 뜬 포털 뉴스 페이지.
[망사용료 이슈로 종료된 플랫폼 ‘트리비’에 때아닌 성수기?] [망사용료 서버 종료 “트리비” 아쉽게 떠나지만 화려한 폐막식] [치즈 관계자 “헤리티지의 의지” 트리비에 대한 화려한 추모식] [외신 “트리비, 가장 즐거운 장례식”의 상주는 국내 플랫폼 “치즈”].
.
.
외신 반응까지 퍼오면서 언론사들이 잇따라 보도하고 있었다.
이는 물론 치즈가 보도 자료를 준비해서 뿌린 탓도 있지만.
그렇게 뿌린 것보다도 더 다양한 형태의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말 그대로 여론에서 반응이 오고 있는 셈이다.
“생각보다 레거시 언론에서의 반응이 좋습니다. 흔한 사례는 아니니까요.”
“그 새끼들 다 통신사 편들 때는 언제고.”
채다희는 슬쩍 웃으며 머리칼을 뒤로 넘긴다.
언론들의 보도는 마음에 든 모양.
“……뭐 이랬다 저랬다 하는 놈들이니까요.”
직원 역시 그녀가 이제 만족스러워한다는 걸 눈치채고 씩 웃었다.
“뭘 웃어? 끝날 때까지 끝난 거 아니다.”
* * *
탁.
아몬드는 용의 등 위로 올라탔다.
“크르르르…….”
용은 딱히 마음에 안드는 듯 으르렁댄다.
-당장 죽여야될 놈인데 어케 할수는 없고 ㅋㅋㅋㅋ
-용 반응 뭐임ㅋㅋㅋ
-어쩔 수 없이 도와준다 이 느낌이네 ㅋㅋㅋ
-???: 이번만 임시 동맹이다.
-노려보는 거 같은데?
“워. 워.”
아몬드는 용을 토닥이며 어떻게 타고 날아가 보려 하는데.
“……근데 이거 안 움직이는데요?”
-아닠ㅋㅋㅋㅋ
-그건 그렇네
-아몬드에 원한이 있어서 ㅋㅋ
아몬드가 올라탔지만, 용은 전혀 움직일 생각을 안 했다.
그런데─
“!?”
타악!
누군가 아몬드의 앞에 자리를 가로채듯 앉았다.
트리아나였다.
“용은 내가 몰 테니까. 뒤에서 활을 쏴.”
그녀가 용의 고삐를 쥐자.
용이 날개를 펼쳤다.
촤악!
-캬
-성녀 누나 박력ㄷㄷ
-크
-이거지
-오 이렇게 하는거였어?
용이 날아오른다.
이에 망사용룡이 반응한 걸까?
콰과아아아앙!
브레스가 곧바로 이쪽을 향해 쏘아졌다.
마법진을 통과한 브레스는 다방면으로 갈라지며 융단처럼 펼쳐지는데.
“꽉 잡아.”
“오.”
후우우우웅!
트리아나가 고삐를 당기며 용이 날아올랐다.
그녀는 브레스의 방향을 향해 정면으로 돌진했다.
-ㄷㄷㄷ
-엥?
-헉ㅋㅋㅋㅋ
-자살?
-아니 음주운전 아니에요?!ㅋㅋㅋ
사람들은 브레스가 쏘아지는 방향으로 날아오르는 것을 보고 불안해했으나.
이내 그것은 감탄으로 바뀌었다.
-?
-캬
-캬……
-ㅅㅂ 운전 실력 뭔데??
-F1급 ㅋㅋㅋㅋ
-와 ㅋㅋㅋㅋ
-미쳤다 AI 아님?
후우우우웅!
그녀가 모는 용은 미세한 차이로 브레스 포격을 피해가며 망사용룡에 빠르게 가까워져 가고 있었다.
콰과광!
트리아나의 휘날리는 머리칼이 브레스에 스쳐 타오를지언정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지금.”
기리릭.
때가 왔을 때, 사인을 줬고.
아몬드는 이미 뒤에서 시위를 당기고 있었다.
우우우웅!
망사용룡 역시 시위를 당기듯, 다시 한번 브레스를 모으고 있다.
맞으면 곧바로 삭제.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담은 브레스가 바로 코앞.
트리아나는 끝까지 그 앞을 향해 날았고.
아몬드의 시위 역시 흔들리지 않았다.
‘눈…….’
아주 가벼운 호흡을 내뱉은 후.
그는 시위를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