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10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110화
38. 교육 방송(4)
퍼엉!
풍선껌이 조준했던 머리가 터져 나갔다.
[풍선껌 → 테디베어] [처치하였습니다!] [76/100]“!”
조준경을 바라보던 풍선껌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마, 맞았다!!”
남은 적 하나를 그가 처치했다.
이제 무기고엔 아무도 없었다.
“와아아아!!!”
풍선껌이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와!! 풍선껌 우승!!!
-여러분! 풍선껌이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달성합니다!!
-엌ㅋㅋㅋ 진짜 우승급이네.
-껌 형이 저격은 그래도 좀 해.
-이거 아몬드 코치 효과가 있는 건가?
아몬드가 박수를 쳤다.
“와. 잘했어요.”
“그, 그렇죠?!”
아몬드의 칭찬에 아이처럼 기뻐하는 풍선껌.
-ㅋㅋㅋㅋㅋ 참 잘했어요 스티커냐
-풍선껌 왤케 좋아함ㅋㅋㅋ
저격이라면 원래 꽤 쏘는 편이었던 터라 그리 놀라울 건 없는 퍼포먼스였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풍선껌이 체감하기엔 달랐다.
‘이렇게 한 방에 맞힌 적은 거의 없는데.’
그가 저격을 곧잘 하지만 단 한 방에 헤드를 맞혀서 터뜨릴 정도는 아니었다.
심지어 처음부터 저격총을 갖고 있던 것도 아니고, 죽어라 뛰어서 잡은 뒤에 바로 쏜 것인데.
이게 맞다니!
‘긴장감이 줄어서인가?’
확실히 지금은 평소 게임할 때보다 긴장이 덜 됐다.
맞지 않으면 어떡하지 따위의 걱정이 들지 않았다.
덕분에 에임도 덜 흔들렸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감이 올랐나?’
이건 자신감의 차이 같았다. 아몬드와 무기고를 헤쳐나오면서 공포에 내성이 생긴 것이다.
‘효과가 있어.’
이럴 수가.
믿기 좀 힘들지만. 아몬드의 이런 막장 코칭 방식이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진짜 실력 증진 효과를 바라고 시작한 콘텐츠도 아닌데…….
이 콘텐츠 이대로 가도 되는 걸까?
그때였다.
“풍선껌 님. 여기요. 이거 파밍하세요.”
“오!”
아몬드가 가리킨 엄청난 아이템들.
눈앞의 풍요로운 파밍거리들을 보니 잡생각은 싹 사라졌다.
풍선껌은 입이 귀에 걸린 채로 배틀 라지 최고의 사치스러운 쇼핑을 시작했다.
“와. 이건 영웅이네. 이건…… 별로고.”
그는 총기뿐 아니라 총기의 파츠까지도 최상으로 조립해 냈고.
아몬드는 희귀 등급 화살을 얻었다.
* * *
무기고에서 나왔을 때.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블루존이 축소됩니다!]안에서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된 것이다.
어쩔 수 없었다. 일단 죽어라 뛰는 수밖에.
그러던 중, 삼토바이라고 불리는 탈것을 발견했다.
오토바이 옆에 사이드 카가 하나 더 붙어서 총 셋이서 탈 수 있는 식이다.
물론 둘이서 타도 일반 오토바이보다 더 좋다. 한 명이 운전하는 사이 한 사람이 편하게 총질을 할 수 있으니까.
“오. 선생님. 제가 운전할까요?”
아몬드는 풍선껌 방송의 애청자였다.
“아뇨. 그냥 제가 할게요.”
당연히 그에게 운전대를 넘겨주는 미친 짓 따위는 하지 않았다.
-ㄲㅂ
-풍선껌 : 아…… 이래서 눈치 빠른 아이는 싫다니까?
-ㅋㅋㅋㅋㅋ암살 실패
그건 매우 옳은 선택이었다.
둘은 다음 블루존이 이동하는 구역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중간에 다른 팀들을 마주치기는 했지만.
아몬드의 운전 실력과, 자신감이 붙은 풍선껌의 사격으로 잘 해치워 냈다.
“와! 또 맞았어!”
풍선껌은 달리는 오토바이에서 권총으로 상대를 맞힌 뒤, 자신이 더 놀라워했다.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거의 축제 분위기였다.
드디어 풍선껌이 정말로 브론즈에 갈 수 있는 거냐며 눈물을 흘려대는 채팅이 쇄도했다.
“역시 자신감이 붙으시니까 잘 쏘시네요!”
아몬드가 열심히 핸들을 꺾으며 외쳤다.
추가로 그는 일전에 풍선껌과 처음 게임에서 조우했을 때 얘기도 꺼냈다.
당시 풍선껌이 저격총을 들고 있었고, 아몬드가 저격당하는 상황이었다. 아몬드가 저격수의 총알을 화살로 상쇄시킨 그 전설이 탄생한 상황이기도 했다.
“사실 저격수의 에임이 너무 좋아서 풍선껌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듣고 엄청 놀랐습니다.”
아몬드는 그 날 느낀 풍선껌의 에임 실력을 솔직하게 전했다.
“예!?”
풍선껌은 그 말을 완전히 믿진 못했지만, 기쁜 표정은 숨길 수가 없었다.
“와하하! 뭘 또 그런 칭찬을──”
사이드카에서 배를 통통 튕기며 웃어 보이는 그때.
멀리서 총성이 들려왔다.
타앙──
푸슛!
풍선껌의 어깨에서 피가 튀었다.
“끄억!”
‘저격?’
저격총의 급습이었다.
달리는 와중엔 어딨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아몬드는 그냥 그대로 쭉 속도를 올려서 달리는 걸 택했다.
* * *
[늪지대 숲]도착한 곳은 늪지대 숲이었다.
마치 갯벌처럼 끈적한 대지가 특징인 곳이다.
부르르릉…….
열심히 달려준 오토바이가 힘 빠지는 소리를 낸다. 여기선 더 이상 쓸 수 없다.
오프로드용 SUV가 필요했다.
“내려서 오프로드용 차를 찾아야겠는데요.”
아몬드가 오토바이에서 내리자 풍선껌도 허겁지겁 따라 내렸다.
풍선 같은 몸집 때문에 사이드 카에 끼어서 크게 뒤뚱거렸으나, 넘어져서 늪에 처박히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매우 아쉬워했다.
-몸개그 ㄲㅂ
-ㅋㅋㅋㅋ 굴렀으면 레전드인데.
-탄알 다 떨어지면서 소닉풍 나왔어야 했는데 아쉽 ㅋㅋㅋㅋㅋ
-저 아바타가 치트키임 ㄹㅇ ㅋㅋㅋㅋ
“여기 잠시만 숨어 있죠.”
아몬드는 일단 이곳의 무성한 수풀 중 하나에 숨기로 했다.
“여기 계속 있나요? 선생님? 블루존 괜찮은데.”
“아…… 그것도 좋긴 한데…….”
아몬드는 고개를 저었다. 블루존은 좋지만, 다른 문제가 있다.
“치료해야죠.”
아까 전 입은 상처가 문제다. 현재까지 출혈이 지속 되는 중이다. 치료를 해야 했다.
“예? 이거 그냥 붕대로…… 어라?”
가방을 뒤진 풍선껌은 화들짝 놀랐다.
그 흔한 붕대 하나 없었다.
“무기고 스타트 단점이에요.”
“아…… 이럴 수가. 하긴 무기밖에 없으니까.”
아까만 해도 여유롭던 그의 표정이 초조해졌다.
‘무기고로 스타트를 제대로 해봤어야 알지.’
아차 싶었다. 무기고 스타트로 성공하면 꽃길만 펼쳐지는 줄 알았는데. 이런 단점도 있구나…….
‘이런 단점을 다 감안하더라도 전설 무기나 영웅 무기가 좋으니 도전하는 거겠지……’라고 생각하던 풍선껌은 뭔가 이상함을 느낀다.
“아니. 잠깐. 아몬드 님.”
“예?”
“아몬드 님은 그럼 그간 무기고 스타트로 어떻게 이긴 거죠?”
“무슨 소리예요?”
듣기로 아몬드는 다이아 승격전 직전까지 전부 무기고 스타트 정면 돌파로 랭크전을 진행했었다.
그러니까 그는 의약품이 늘 이렇게 없는 채로 게임을 했다는 얘기다.
와중에 아몬드는 전설이나 영웅 등급 무기도 쓰지 않는다.
“아몬드 님은 딱히 전설 영웅 무기도 안 쓰는데 무기고 스타트 하셨잖아요. 그럼 의약품도 없고 무기도 없는데…… 어떻게 이긴 겁니까?”
-ㄹㅇㅋㅋ
-헐 그렇네 ㅋㅋㅋㅋ
-하긴 맨날 무기고 폭발만 시켰지 무기를 쓰지도 않잖어.
-대체 어떤 싸움을 하고 있던 겁니까, 아몬두…….
의약품도 없고 활만 들고 중반을 진행한다니. 풍선껌은 상상만으로도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아몬드는 그냥 고개를 갸우뚱할 뿐이다.
“그냥 애들 죽이다 보면 나와요.”
-ㅋㅋㅋㅋ 인간 파밍
-누가 보면 이거 RPG 게임인 줄
-애들 ㅋㅋㅋㅋ 걔네도 다 플레이어라고!
“아…… 네.”
풍선껌은 얼떨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은 아니다.’
절레절레 고개를 젓는 풍선껌의 시야로 메시지가 떠올랐다.
띠링.
[출혈로 인해 지속적인 체력 감소가 시작됩니다.] [적절한 치료를 진행해 주세요.]조금씩 빠져나가는 체력이 눈에 보인다.
풍선껌은 또다시 초조해졌다.
“저, 저…… 지금 출혈…….”
“쉿.”
아몬드가 풍선껌의 입을 틀어막았다.
“의약품들 걸어오고 있네요.”
“?”
아몬드가 바닥에 귀를 대며 말하고 있지만 풍선껌은 어리둥절했다.
‘아무것도 안 들리는데?’
그의 귀에는 전혀 발소리 따위가 들리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잠시 후.
철벅. 철벅.
발소리가 미약하게 들려왔다. 그러나 늪지대에 있는 동물들이 내는 잡음과 거의 구분되지 않았다.
‘진짠가?’
긴가민가한 와중에 아몬드는 이미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기리리릭──
‘어?’
사람 머리 같은 게 하나 슬쩍 보이는 그 순간. 일체 망설임도 없이 활시위를 놓는 아몬드.
피융!
부드러운 커브를 그리며 날아간 화살이 머리인지 뭔지 잘 모를 것을 꿰뚫었고.
그게 진짜 사람 머리인지는 다음 킬 로그에서나 알 수 있었다.
[아몬드 → 자야는잘자야] [기절시켰습니다!]방탄모가 없었는지 단 한 방이었다.
“제길!”
“뭐야!?”
웅성웅성. 소란이 들려온다.
당연히 적은 한 명이 아니었다.
풍선껌은 황급히 총을 들고 다른 적들을 조준했으나.
턱.
아몬드의 손이 총구를 붙잡고 내렸다.
“여기서 쏘면 들켜요.”
“……그, 그럼.”
“잠시만 기다리세요.”
그렇게 중얼거린 후.
아몬드는 곧바로 다음 화살을 쏴버렸다.
피융!
바로 옆에서도 눈으로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사였다.
날아간 화살은 수풀 안쪽으로 처박혔다.
잘 보이지도 않는데 누가 맞기나 할는지 걱정됐으나, 허튼 걱정이었다.
푹!
살 깊숙이 박히는 소리가 나면서 비명이 들려왔다.
살아 있는 걸 보니 몸통에 맞은 듯했다.
이어지는 아몬드의 4연사.
파바바방!
화살들은 우측으로 크게 돌며 날아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잠시 후.
퍼버버벅!
네 번의 타격음이 이어서 들려왔다.
[아몬드 → 티슈헌터] [기절시켰습니다!]적은 몸통에 정통으로 네 발을 다 맞은 것인지 기절해 버렸다.
“와…… 미친!”
풍선껌이 감탄을 뱉었다.
그 순간.
“저쪽이다!”
투두두두둥!!
적 진영에서 총구가 번뜩이며, 총알이 빗발쳤다.
“으, 으아앗!”
풍선껌은 황급히 넙죽 엎드려 몸을 숨겼다.
“……엥?”
그러나 총탄은 이 근처조차 오지 않았다.
적들이 쏘는 곳은 전혀 엉뚱한 곳이었다. 한참 우측을 쏘고 있다.
아몬드의 커브샷이 거기서 날아왔기 때문에 오해하고 있는 거다.
‘와.’
커브샷은 적을 속이는 기능도 있었다.
반면 아몬드는 적들의 정보를 얻기 쉬워졌다.
총은 요란하고, 활은 조용해서 벌어지는 차이.
“적 스쿼드는 넷이 다 살아 있었던 것 같고. 지금 남은 건 둘이겠네요.”
아몬드는 지금 활의 몇 안 되는 장점들을 극대화해서 활용해 내고 있었다.
그게 초보자의 눈엔 꼭 활이 더 좋은 것처럼 보였다.
“와. 소리도 안 나고 방향도 자유자제니까. 저게 되네요.”
풍선껌은 시청자들에게 속닥였다.
“이거 사기 아닌가요?”
-ㄹㅇㅋㅋ
-응~ 아몬드가 써서 사기야~
-그럼 형님도 써보세요!
풍선껌이 잠시 소통하는 사이.
파앙!
아몬드의 화살이 또 허공을 가르며 날았다.
적 중 하나가 참지 못하고 머리를 드러냈던 것이다. 그의 머리엔 이제 기다란 화살이 박혀 있다.
[아몬드 → 노랭이] [기절시켰습니다!]이제 적 스쿼드 중 남은 자는 단 하나.
그는 넙죽 엎드린 채, 동료 셋을 치료하려는 중이다.
웃긴 점은 아직도 아몬드의 위치를 한참 우측으로 생각해서, 엄폐 방식이 이상했다.
덕분에 이쪽에서 그 꼴이 훤히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몬드는 저 쉬운 먹잇감을 풍선껌에게 넘기기로 했다.
“남은 하나는 풍선껌 님이 쏘세요. 이제 들켜도 상관없습니다.”
“예? 아, 알겠습니다!”
풍선껌은 허겁지겁 조준경에 눈을 가져다 댔다.
8배율로 들여다보니 적이 확실하게 보인다.
‘이번에도 될까?’
후우.
풍선껌은 긴장 서린 호흡을 길게 내뱉은 후, 숨을 머금었다.
흡.
그리고 조심스레 방아쇠를 당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