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101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232화(1103/111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232화
74. 신들의 전쟁(1)
“트리아나한테 맞아달라고 부탁할 수는 없을 것 같아. 그래서는 주작 방송이나 다를 게 없잖아.”
“그쵸…….”
제작진은 난항이었다.
마지막 그림이 어느 정도 설계안 안에서 흘러가 줄 거라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틀어질 줄이야.
“이런 변수가 있을 줄이야.”
“또 저희가 아몬드를 저평가한 건가요……?”
“그, 그럴 리가.”
그들은 아몬드에 대해서 저평가한 적은 없었다.
이들이 다름 아닌 국가 대항전의 전설을 써 내려간 가짜 국대 제작진이다.
어떻게 그 대회의 MVP였던 아몬드를 저평가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이들은 아몬드가 절대로 먼저 망사용룡을 끝낼 수 없는 설계를 해두었다.
“이건 물리적으로 안 되게 해놨던 건데.”
이는 말을 타고 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
더군다나 여긴 시빌엠이 아니라, 서크다.
서크는 전투 판정 같은 게 개판인 게임이다.
화살 사거리도 짧고, 사용감도 좋지 않았다.
시빌엠처럼 전투에 있어 정밀하게 만든 게임이 아니다.
“대체 어떻게 쏘고 있는 거야?”
“저기까지 한 대도 안 맞고 날아간 것도 말이 안 돼요.”
여기서 얹어진 추가 변수는 트리아나였다.
용을 타고 날아가다가 아몬드가 브레스를 몇 대 맞는 것.
이게 제작진이 설계한 그림이었다.
그리고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가 삭제당한 줄 알고 놀라지만?
알고 보니 귀신들의 응원 버프 실드로 살아 있는…….
그런 극적인 장면을 그려놨다.
그 후, 트리비 도시가 위로 올라와 망사용룡과 제대로 된 전투를 펼치는 거다.
그런데─
“이거 페이즈 1이 끝나게 생겼는데요?”
망사용룡이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고 있었다.
퍼어엉!
퍼벙!
“와…… 이게 다 박살이 나네.”
크흠.
장 피디는 잠시 혼란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인다.
아무리 그가 잔뼈가 굵은 피디라고 할지라도, 이렇게까지 그림이 망가지면 수습하기 힘들다.
“괜찮아요. 사장님. 박살 난 게 한 둘인가요?”
이에 박오훈이 위로했다.
“이게 서크의 재미라면서요?”
서크는 결국 정해진 룰로 플레이하는 게임이 아니었다.
모래사장의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자유로운 세계.
샌드박스 게임.
“그렇지. 맞아.”
장 피디는 다시 그 본질을 되새기며, 정신을 부여잡았다.
“1번 카메라. 아몬드, 2번 카메라, 트리아나 얼굴 잡고 16번. 드론 뷰로 위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이 장면.
플레이어들의 표정.
기도하며 위를 올려다보는 이들의 눈빛.
용을 모는 트리아나.
한 치 흔들림도 없이 시위를 당기는 아몬드.
이 모든 이들의 표정이 카메라에 담겼다.
“페이즈 2로 넘어갈 것 같습니다.”
“그래…….”
꿀꺽.
벌써 페이즈 2라니.
장 피디는 긴장됐다.
하지만 스스로 다독인다.
‘괜찮아. 그것대로 의미가 있으니까.’
국가 대항전이야말로 예견된 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던 스포츠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어떤 것들보다 의미가 있지 않았던가?
치즈마을은 스포츠가 아닌 기획이지만.
그 장르는 참여자들에 의해서 언제든지 바뀌는 것이다.
여기에 몸을 던진 이들이 기획을 틀고, 새로운 걸 보여준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응원하고, 환호한다면.
이는 또 다른 장르가 되는 것이다.
* * *
퍼어엉!
또다시 망사용룡의 눈에 화살이 적중하고, 군중들이 환호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
망사용룡의 브레스는 트리아나와 그녀의 용을 타격하기에 너무나 투박했다.
속도가 빠르긴 해도 일직선상, 한 줄기로 쏘아질 뿐이다.
입이 벌어지는 순간부터 반응해 버리는 그녀의 대처에 전혀 손을 쓸 수 없었다.
하늘에 수놓아지는 응원봉이 늘어났다.
응원 카드들 중에서 트리아나를 응원하는 것들도 생겨났다.
[성기사 트리아나ㄷㄷ] [트리비를 살려줘! 트리아나!].
.
.
후우우우웅!
빠르게 용을 모는 와중에 트리아나의 동공에 그 응원 문구들이 비춘다.
그녀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스쳐 간 그 순간.
휙!
“……!”
그녀는 갑자기 비행 경로를 틀어버린다.
“어어어?!”
시위를 당기던 아몬드는 자칫 넘어질 뻔했으나.
콱!
트리아나를 붙잡고 버텼다.
“으윽?!”
그런데 그가 붙잡은 건 트리아나의 머리통이다…….
사실 당연한 것이다.
서크에서 가장 큰 게 머리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머리끄댕이를ㅋㅋㅋ
-ㅁㅊㅋㅋㅋㅋ
-캬
-이게 머리끄댕이 잡고 캐리하는거죠? 진짜 모름
이런 추태를 보이면서까지 그녀가 비행경로를 급선회한 이유가 있었다.
우우우웅!
갑자기 망사용룡의 몸에서 강한 빛이 솟구친 것이다.
그 빛은 이내 폭발하며 사방을 전부 밀어내었다.
망사용룡이 터져 버린 것이다.
콰아아아아앙!
-ㄷㄷㄷㄷ
-헐 이겼어??
-대박ㅋㅋㅋㅋ
-와 ㅋㅋㅋ 둘이서???
-아몬드 이 무친새킼ㅋㅋㅋㅋ
이때 모든 주민들은 망사용룡이 완전히 죽은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세…… 세 마리!?”
망사용룡이 터져 나간 자리에 연기가 걷히니.
실체가 드러났다.
세 마리의 용.
망사용룡은 사실 세 마리의 용이 함께 뒤집어 쓰고 있던 가죽에 불과했다.
본체는 이 셋이었다.
그들은 크기는 더 작지만, 척 보기에도 망사용룡보다 훨씬 강해 보였다.
“으하하하하. 이렇게까지 날 밀어붙인 건 처음이다. 인간.”
그중 가장 강해 보이는 붉은 용이 자신만만하게 웃는다.
두둥.
[세인트 카이저 Saint Kaiser]그의 이름이 머리 위로 떠오른다.
성스러운 황제.
성역과 권력 모든 것을 쥔 존재.
그의 머리에 황금빛 왕관이 씌워져있었다.
다음은 오른쪽, 냉철해 보이는 인상의 검은 용이 내뱉는다.
“칭찬해 주지. 날 나서게 하다니.”
두둥.
그의 이름이 떠오른다.
[나이트 테러 Knight Terror]공포의 기사.
충직한 황제의 오른팔로서 뜻에 반하는 모든 것을 척결하는 존재.
그다음은 황제의 왼쪽.
“……죽일 거야. 다 죽일 거야. 너희는 존재해선 안 돼.”
뭔가 가장 음침해 보이는 용이 원한에 가득 차 염불을 외고 있었다.
색깔만큼은 가장 눈에 띄는 핑크색이다.
[레이디 그루지 Lady Grudge]원한의 숙녀.
명문가에서 태어났으나, 왠지 모르게 원한에 가득찬 용.
-헉
-ㄷㄷㄷ
-이름이 ㅋㅋㅋㅋㅋㅅㅂㅋㅋㅋ
-드디어 왔나? 통신 3사……
-캬 ㅋㅋㅋㅋ
-미쳤냐고 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ㅋㅋ
-“멋진 이름”
하나에서 셋으로 나뉘어진 용들.
아니, 어쩌면 이들은 처음부터 셋이었다.
그저 망사용룡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껍데기로 자신들을 가려놨던 것뿐.
세인트 카이저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진다.
“이 세계의 태초부터 우리가 지배해왔다. 너희들은 단 한 번도 허락받은 적이 없는 존재들이다.”
옆에 있는 나이트 테러가 말을 얹는다.
“그렇다. 이곳에 뻔뻔하게 존재하고 싶다면. 황제의 딸과 결혼이라도 하든가!”
“뭐? 내가 누구랑 결혼을 한다는 거야? 이 버려진 자식 놈아?”
잠시의 내분.
그러나 이는 말 그대로 잠시였다.
망사용룡으로서 함께 존재했던 만큼.
이들의 목적은 너무나 확고했다.
“전부 죽어라!”
후우웅!
이들은 각자의 마법을 시전하며 아몬드와 트리아나를 공격했다.
“메테오!”
하늘에서 떨어지는 불타오르는 운석 조각들.
쿠구구구……!
“네메시스!”
벼락처럼 내리꽂히는 천벌.
번쩍!
“플로라 스웜!”
독을 품은 꽃가루가 상공을 전부 뒤덮었다.
-ㄷㄷ
-헐
-뭐야 이거 다 어케 피함 ㅠㅠ
“망나뇽! 브레스!”
트리아나가 외쳤다.
-망나뇽으로 이름 정해진거임?ㅋㅋㅋ
-망나뇽사 ㄷㄷ
-망나니용의 약자입니다. 오해 ㄴ
망나뇽이 브레스를 쏘며, 공기가 타올랐다.
일직선상의 꽃가루는 사라졌고.
메테오는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트리아나여도 즉발로 판정되는 벼락을 피할 수는 없었다.
쿠궁!
“!”
순간적으로 용이 균형을 잃고 휘청였고.
그 위로 메테오가 적중해 버렸다.
쾅!
“크어어어어어!”
망나뇽이 울부짖었다.
날개는 힘을 잃고 추락한다.
“으, 으어어어!”
아몬드는 더더욱 세게 트리아나의 머리통을 잡고 늘어졌다.
-아ㅋㅋㅋㅋㅋ
-일단 살아야지 ㅋㅋㅋ
-어카냐
-ㅁㅊ 치즈마을 초토화되겠네
일촉 즉발의 위기.
이대로 추락하면 당연히 다 죽는다.
그때였다.
빠밤!
[루비소드님이 무려 30만 원 후원했습니다!] [랜덤 마법 발사 제발!]30만 원 후원의 혜택.
랜덤 마법이 시전됐다.
[파이어볼]이 상황에서 하나도 쓸모없는 마법이 세 마리의 용을 향해 날아갔다.
-?
-??
-파이어볼ㅋㅋㅋㅋ
-뭐냐곸ㅋㅋ
-30만원 증발 ㅅㅂㅋㅋㅋㅋ
-풍선껌식 마법 ㄷㄷ
후우우우웅!
아몬드와 트리아나는 계속해서 추락했다.
그들을 구하기 위해서였을까?
후원이 계속 쏘아졌다.
빠밤!
빠밤!
[아이스 애로우] [썬더 볼트] [어스퀘이크]그러나 랜덤 마법이지 않던가?
이 상황을 타개해 줄 마법 같은 건 쉽게 나오지 않았다.
“죽어라아아!”
그러는 사이, 완벽하게 끝내겠다며 나이트 테러가 하강한다.
그는 입을 쫙 벌려 브레스를 장전하고, 검은 마기를 끌어올렸다.
추락하는 중에는 피할 수 없다.
저걸 맞으면 그대로 삭제.
성녀가 죽으면 모든게 끝이다.
절망적인 공포.
그것을 즐기듯, 나이트 테러의 입가기 씩웃더니.
콰아아아아아아!
브레스가 쏘아진다.
그때였다.
[실드 생성!] [실드 생성!] [실드 생성!] [실드 생성!] [실드 생성!].
.
.
응원자들이 실드를 보내줬다.
“버텨! 아몬드!”
“아몬드! 아몬드! 아몬드!”
“대가아아아암!”
아몬드의 체력이 순간적으로 몇십 배 뻥튀기되었고.
순간적인 판단이 이뤄졌다.
‘내가 맞아야 돼.’
아몬드는 트리아나를 감싸며 브레스를 대신 맞았다.
성녀가 죽으면 모든 게 끝이다.
쾅!
순간 온 세상이 다 하얗게 타올랐다.
그러나…….
[체력 12%]살아 있다.
“돼…… 됐다!”
-ㄷㄷㄷ
-와
-오
-캬
-미쳤다
-크 ㅠㅠㅠㅠ
브레스를 직격으로 맞았음에도 살아남았다.
잠깐의 실드.
이 찰나의 시간.
이 순간.
미래가 바뀌었다.
후우웅!
“대가아아아암!!”
거대한 새가 날아왔다.
단봉이었다.
그가 추락하는 대감과 속도를 맞추며 손을 뻗었다.
탁!
둘의 손이 맞닿고, 대감을 끌어 올리는 단봉이.
아몬드는 트리아나의 머리를 다시 꽉 쥐었다.
그녀도 살려야 하니까.
“으윽! 놔…… 놔!”
트리아나는 알아서 살아남을 방도를 알아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머리채가 잡혀서 단봉이 쪽으로 끌어 올려졌고.
-캬 아몬드 머리채 잡고 캐리 ㄷㄷ
-하드 캐리 아몬드
-크
-엌ㅋㅋㅋㅋ
──쿠웅!
망나뇽은 안타깝게도 완전히 추락해 버렸다.
단봉이가 모는 거대한 새는 경로를 틀며, 최대한 세 마리의 용이 시전한 마법에서 멀어져갔다.
“허억…… 헉…….”
단봉이는 숨을 헐떡이며 말한다.
“다, 다행입니다.”
아몬드도 머리를 휘저으며 정신을 차린다.
그는 지금 아직 하늘을 날고 있다.
거대한 새 위에서.
“이 새는 뭐야?”
“아, 이거요? 갑자기 시청자분들이 랜덤 몬스터 후원을 마구 해주셨는데. 이런 애가 하나 나왔습니다요!”
그랬다.
10만 원은 랜덤 몬스터 후원.
그리고 지금 몬스터들은 모두 망사용룡의 적이자, 주민들의 동료였다.
“나도 왔다요!”
후우우웅!
또 다른 용을 타고 날아오르며 옆에서 레몬이 인사했다.
그 옆엔 홍차가 타고 있었다.
“괜찮습니까?!”
그리고 저 아래, 고봉이는 거대한 거인형 몬스터 에이션트 골렘 위에 올라타고 있었다.
골렘은 두 손으로 용들의 마법을 막아내고는 자신의 핵에서 빔을 쏘며 대항하고 있었다.
콰광!!
쾅!
이곳에서 싸우는 모든 존재들이 치즈 마을의 가장 큰 성이었던 아성보다도 거대했으니.
참여하지 못하는 이들은 그저 넋을 놓고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ㄷㄷ
-와 스케일 뭐야 ㅋㅋㅋ
-(통)신들의 전쟁 ㄷㄷ
-이게 내가 알던 서크가 맞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전부 나는 거 타고 싸우네 ㄷㄷ
-고봉이 골렘 뭐냐 ㅋㅋㅋㅋㅋ
-개쩐다
어두운 땅굴 속.
젤라 역시 그러했다.
“와…….”
그는 동경의 눈으로 그들을 올려봤다.
“아버지…… 저, 저도 커서 망나니 용사가 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