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108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239화(1110/111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239화
76. 피날레(2)
망사용룡이 5G의 과부하를 못 견디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후.
슝.
치즈마을의 운영진.
체다, 모짜렐라, 에멘탈 등이 모두 입장했다.
“자. 슬슬 준비하자구요.”
“예!”
지금껏 치즈마을은 모두 자율행동이 기반이었지만.
여기서부터는 명확한 플랜이 있었다.
파앗!
운영진은 각자의 위치로 이동하며 폭죽 장치를 터뜨렸다.
퍼벙……!
펑……!
어두워지는 밤하늘 위로 폭죽이 터져 나온다.
〔있잖아, 난 널 떠올리고 있어〕
큐티파이의 노래가 시작된다.
트리비 도시는 그녀의 무대가 되었고, 보랏빛 조명과 연기가 퍼져 나온다.
취이이이!
체다는 공중을 날아다니면서 보이스 연결로 소통한다.
[자, 시작했다. 다들 긴장하고~] [예!]직원들의 목소리도 연결된다.
[장 피디님이 파티셰 나머지 멤버도 곧 접속한다고 합니다.] [오케이.]파티셰.
큐티파이가 속한 아이돌 그룹이다.
데뷔 연차가 쌓이면서 따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 안에서 불화 논란까지 일어나서, 어지간해서는 안 모인다는 이미지인데.
이들이 최근에 모인 건 작년 연말 트리비 시상식에서다.
‘트리비 관련이라고 하면 모여줄 거라 생각하긴 했는데. 정말로 완전체로 와줬어.’
이 피날레 공연은 치즈마을 서버에 관한 것이기도 하지만, 트리비의 마지막을 기념하기 위한 성격이 더 컸다.
트리비의 마지막이 치즈로 이어진다는 것.
그게 이 피날레의 핵심이다.
[00:48:42]이제 트리비의 서버 종료까지 1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
체다는 폭죽이 터지는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진짜 끝이구나.’
장기간에 걸쳐 준비해 온 서버가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퍼벙……!
폭죽에 떠오르는 트리비 마크.
“와아아아아아아아!”
큐티파이에 환호성을 지르는 주민들.
큐티파이 콘서트 소식에 수도 없이 올라가는 시청자들.
-콘서트 ㄹㅇ함?
-와
-잼겟다
-역시 큐티파이
시간이 지나면, 이것도 전부 없었던 일처럼 사라질 것이다.
폭죽은 한 번 쏘아져 아름답게 터지고 나면, 아무 흔적도 남지 않듯.
이 서버가 끝나면 모든 게 사라질 것이다.
트리비도 그럴 것이다.
‘나도…… 애청자였는데.’
체다는 예전을 회상해 본다.
대학 시절 트리비를 처음 보고 개인 방송에 빠져들었고.
결국 취업까지 트리비로 했었다.
그녀는 그때 내부 직원으로 있으면서 깨달았다.
‘외국계는 어려웠지.’
스트리밍 플랫폼은 결국 국내 대기업이 운영해야만 하는 실정이라는 걸.
그걸 눈치채고 든든한 뒷배가 있는 치즈 프로젝트로 옮겼다.
분명히 영리한 판단이었다.
합리적으로 움직인 것이다.
침몰하는 배에 있을 수 없었으니까.
‘……진짜 가냐?’
하지만 보랏빛으로 밝게 빛나는 트리비 도시를 보는 체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있잖아, 난 널 떠올리고 있어〕
큐티파이의 첫 번째 곡이 끝났다.
첫 소절과 마지막 소절이 같은 곡이었다.
저 소절을 말하며 과거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시 현재로 돌아와도 똑같은 소절을 노래하는 곡.
퍼벙!
수많은 폭죽이 첫 번째 완곡을 축하하듯 쏘아졌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주민들이 신나서 일어나 박수를 친다.
가상 세계여서인지, 다들 밖에서 보여줬던 모습보다 더 해방되어 있다.
거대해진 아몬드와 젤로가 함께 춤을 추고, 오렌지는 머리를 땅에 박고 헤드스핀까지.
“아하하하하하!”
“오렌지 뭔데!”
“저거 못 멈추는 거 아냐?”
주민들은 그 모습에 더 자지러졌다.
그야말로 축제였다.
‘내가 처음 봤던 방송도 이거였는데.’
서바이벌 크래프트.
릴만큼이나 지지층이 탄탄한 게임이었고.
체다는 이 게임으로 방송에 입문했다.
그녀가 트리비 문화에 빠지게 된 건 이 게임을 기반으로 했던 대규모 합동 컨텐츠 때문.
그때 그녀가 봤던 그 컨텐츠보다, 지금의 치즈마을이 몇 배는 더 퀄리티가 높았지만.
탁하고 빛바랜 기억은 화려하고 밝은 지금보다 더 아름다웠다.
아마 무엇을 기획해도 그녀의 머릿속에 있던 시절을 넘어설 수는 없을 것이다.
그건 이미 그녀의 이데아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 또 누군가의 이데아로 남을 것이다.
〔여러분. 노래 잘 들으셨나요?〕
큐티파이가 다음 곡을 준비하며 운을 뗀다.
“네~!!”
〔사실 이 노래가 제가 제일 처음 만든 곡이었어요. 발표는 나중에 했지만.〕
“와아~!”
쉬이이이이……!
아래로 내려오던 트리비 도시가 다시 한번 위로 떠오른다.
〔이다음은 단체곡입니다.〕
조명의 색이 바뀐다.
보라색 일변도에서 다섯 가지의 색으로.
[도착했다고 합니다.]직원들의 음성이 들려온다.
[좌표 잡았어?] [예. 328, 101, 70 곧 접속합니다. 카운트 5]카운트가 시작되며 트리비 도시가 해당 좌표 근처로 이동한다.
[4]오색 빛의 연기를 흩뿌리며.
“와아아아아아아!”
주민들이 그 도시를 따라 달려가며 환호한다.
[3]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일부러 반주가 긴 곡이 선정되었다.
“어? 파티셰 곡이다.”
“설마 완전체로 온 거야?”
“진짜로?”
[2]큐티파이가 마이크를 잡았다.
퉁!
동시에 곳곳에 거대한 스크린이 켜졌다.
그 스크린에는 큐티파이의 얼굴이 클로즈업되어 있었다.
그런데, 서크 캐릭터가 아니었다.
-ㄷㄷ
-헐
-진짜다 ㅋㅋㅋ
-와우
큐티파이의 본체가 스크린에 흘러나오고 있었다.
물론 실제 이 게임에 있는 건 여전히 머리가 큰 아바타이지만.
저건 미리 촬영한 공연 영상이었다.
[1]카운트다운이 끝났다.
큐티파이가 노래를 시작했다.
[접속!]펑!
하늘에서 불꽃이 터져 나오면서,
나머지 멤버들의 아바타가 떨어진다.
〔안녕! 트리비 친구들!〕
〔파티셰에요!〕
트리비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띠링.
모든 주민들에게 알림이 울렸다.
[피날레 공연의 초청 가수 파티셰입니다.] [큰 박수로 맞아주세요!]“와아아아아아아아!”
우레와 같은 함성 속에서 그녀들의 노래가 시작됐다.
‘와.’
아몬드도 거대한 머리를 치켜들고 감탄하며 지켜봤다.
‘이 정도로 준비해 놨구나.’
길고 긴 여정의 끝.
그 끝이 이렇게 화려하다면, 어쩌면 후회는 남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 말고도 또 누군가 감탄하는 소리가 나지막이 들려온다.
“와.”
아몬드는 놀랐다.
“응……?”
그야 잊고 있었다. 머리 위에 아직도 누군가 있었다는 걸.
그건 트리아나였다.
“아직도 있는 걸 몰랐어?”
“…….”
아몬드는 몰랐다.
“아까 춤 잘추던데? 떨어질 뻔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트리아나 있었어??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
-대체 어떤 싸움을 ㅋㅋㅋ
아몬드는 왠지 모르게 얼굴이 빨개졌다.
그때 젤로의 흥이 폭발하는 바람에 저도 모르게 몸이 움직인 것뿐인데 말이다.
퉁. 퉁.
지금도 신나는 노래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가즈아~
-캬
-이거지
채팅창에는 고개를 흔드는 이모지로 도배된다.
-(_ _)(- -) (_ _) (- -)(_ _)
-(- -) (_ _) (- -)(_ _)
-(_ _) (- -) (_ _) (- -)
.
.
.
분위기가 그냥 멈출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나는 괜찮으니까. 계속해. 그래야 저 수치가 빨리 차오르지.”
트리아나도 촉구하며 가리킨 건 ‘염원’ 수치였다.
[염원] [461,302/1,000,000]저 하늘 위에 떠서 여전히 조금씩 차오르고 있었다.
호응이 좋을수록 시청자들도 동해서 염원 수치가 빠르게 차는 것 같았다.
노래는 아까 솔로곡보다 지금이 훨씬 신나는 노래였다.
〔어쩔 땐 말야, 갑자기 가슴이 뛰어!〕
한 명이 나와서 주민들에게 뛰라고 손짓한다.
“뛰어!”
원래 구호를 아는 주민들이 마구 뛰며 흥분했다.
“뛰어어어~!”
옆에 젤로도 신나서 방방 뛰었다.
몰랐는데.
젤로는 상당한 춤꾼이었다.
-젤로 뭔데 ㅋㅋㅋ
-쉣 ㅋㅋㅋ
-여캠을 하도 보다보니 여캠이 되어버림
-ㅋㅋㅋㅋㅋㅋㅁㅊ
-앜ㅋㅋㅋ
그냥 놀리듯이 하는 말이 아니라, 2등신 아바타로도 그의 리듬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춤추는 방송을 자주 보나?
반면 오렌지는 한 번 걸었던 헤드스핀을 멈추지 못하고 있었다.
“으어어어~”
인체 비율상 손이 잘 안 닿는 것이다.
-팽이됐누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광란의 아바타들 ㅋㅋ
-(_ _) (- -) (_ _) (- -)
-오렌지 고장난거 아님??ㅋㅋㅋㅋ
-와 시청자 개많아 ㄷㄷ
-(_ _) (- -) (_ _) (- -)
수많은 시청자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온다.
아몬드도 어쩔 수 없었다.
〔늘 그래왔었지, 똑같은 일, 하지만 때론!〕
“때론!”
아몬드도 박자에 맞춰 뛰어줬다.
푸핫.
머리 위에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소 ㅋㅋㅋ
-(_ _) (- -) (_ _) (- -)
-뛰라면서요 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어쩔 땐 말야, 갑자기 가슴이 뛰어!〕
“뛰어!”
트리아나도 외치며 아몬드의 머리칼을 붙잡았다.
그렇게 염원의 수치는 점점 크게 상승했다.
[염원] [703,129/1,000,000]* * *
[치즈 콘서트에 파티셰 완전체 모임 ㄷㄷ] [치즈 마을 피날레 콘서트 대박] [속보) 아몬드 춤추는 중 ㅋㅋ] [치즈 마을 지금까지 안봤어도 이거 안보면 개손해다 진짜 ㅋㅋㅋ 레전드ㅋㅋ] [아몬드 젤로 댄스듀오 미쳤냐곸ㅋㅋㅋ]치즈 마을 콘서트에 대한 이야기는 커뮤니티에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거대해진 아몬드와 젤로가 춤을 추고, 오렌지가 뒤집어지며, 파티셰 완전체가 나오는 콘서트.
스트리머 가든 유저들로서는 참을 수 없는 유혹이었다.
여태 치즈마을을 한 번이라도 봤던 사람들은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고.
-여기가 축제중인 곳인가요?ㄷㄷ
-와 ㅋㅋㅋㅋㅋ
-대박 화려하다
-우주 대스타 큐티파이
-캬
시청자들도 모두 동화되었다.
그리고 염원 수치가 점점 빠르게 차오르더니.
[1,000,000/1,000,000]퉁!
황금빛 게이지가 꽉 차올랐다.
-어
-됐다
-헉
-대박
퍼어엉!
금빛 폭죽이 사방에서 쏘아지며, 하늘에서 죽은 주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모든 주민 부활]펑.
풍선껌이 가장 먼저 등장했다.
“와아아아아 드디어!”
-겜알못 동아리 회장 ㄷㄷ
-ㅋㅋㅋㅋㅋㅋㅋ개못핵 동아리 회장
-캬
-이런건 1등임ㅋㅋㅋ
-드디어 ㅠㅠㅠ
그들이 마치 축제에 뿌려지는 꽃가루처럼 하나둘 하늘에서 떨어져 내렸고.
노래는 완전한 끝으로 다다랐다.
〔어쩔 땐 말야, 갑자기 가슴이 뛰어!〕
〔어쩔 땐 말야, 아마 널 볼 때만이야〕
〔갑자기 가슴이 뛰어!〕
〔갑자기 가슴이 뛰어!〕
〔아마 널 볼 때만이야〕
퍼벙!
화려한 조명이 터져 나오고, 오색 빛의 꽃잎이 떨어져 내린다.
화려하게 막을 내린 두 번째 곡.
파티셰 멤버들이 앞으로 나와 인사를 하고,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런데 그때였다.
멤버들을 비춰주던 스크린이 바뀌었다.
치지지지직…….
“……어?”
“헐.”
스크린에 떠오른 건 다음 아닌 예전의 영상들.
트리비 도시에 방문했던 자들이 맞췄던 그 퍼즐이다.
트리비의 역사가 순서대로 재생되고 있는 것이다.
[안녕하세요…… 젤로입니다. 예. 잘 부탁드립니다. 왜 트리비냐고? 아니, 몰라. 그렇게 됐어요. 그냥] [아, 전자파 선수인가요? 오늘 첫 데뷔전입니다.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2020 첫 번째 난트전의…….]한때 트리비의 주민이었던 모두는 자신들이 거쳐온 과거를 넋을 놓고 지켜봤다.
그건 무대에 올라가 있는 큐티파이도 마찬가지였으며.
거대해진 아몬드도, 그 위에 올라탄 트리아나도 그러했다.
이때가 트리비에게 남은 시간은 채 30분도 되지 않았을 때였다.
[00:29:31]흔히들 말하곤 한다.
생을 마감하기 전 그간의 인생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고.
어쩌면 이건 트리비의 주마등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