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114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245화(1116/111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245화
78. 별과 모닥불(3)
낚시라는 컨텐츠는 의외로 힐링 캐주얼 게임에서 상당히 핵심이다.
이게 이렇게 된 건 이런 종류 게임의 전신인 어떤 게임 덕분이다.
낚시를 하고 신나는 표정으로 물고기를 화면에 내미는 귀여운 캐릭터.
빠밤.
너무 하찮은 효과음.
그러나 그 속에서 전해지는 평화로움, 여유, 일상의 회복.
현대인이 잃어버린 무언가가 그 안에 존재했다.
대단한 긴박감도 뛰어난 스토리도 존재하지 않는 그 작고 아기자기한 세계 안.
굉장히 소중한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
이후로 비슷한 게임들이 우후죽순 쏟아져나오며 ‘낚시’라는 건 이런 게임에서 보통은 거쳐 가게 되는 필수 요소가 되었다.
그런데 우연일까?
아몬드는 우연히도 과거의 경험으로 인해 낚시에 꽂혔고.
아몬대감으로서 살아왔던 모든 게 끝나고 나서야 작은 개울가에서 낚시를 시작했다.
휘릭!
힘차게 휘두른 낚싯대.
지이이이이이익!
찰진 소리와 함께 풀려나는 와이어.
잔잔한 호수 위로 파문이 일며 낚시찌가 솟아오른다.
퐁당.
“오오…….”
아몬드의 눈이 반짝인다.
그간 그렇게나 하고자 했던 이 낚시.
왜 못 했던 걸까?
‘할 일이 많아서.’
할 일이 많아서 그랬다. 아몬드는 그렇게 생각했다.
일단 먹고사는 문제가 더 중요하니까.
그냥 원래 하던 대로 먹고살던 것들부터 해결해 온 것이다.
부모님을 잃고, 그가 늘 해오던 것이 그거니까.
할머니 혼자 자신을 먹여 살릴 수 없다는 건 아무리 어린 시절이어도 눈치챌 수 있었다.
그랬기에 더 죽기 살기로 시위를 당겼다.
그러다 보니 낚시 한 번 해본 적이 없었다.
사람은 참 바뀌지 않는 것이다.
스트리머가 되었음에도, 여기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는 똑같이 시위만 당겼다.
낚시는 안 했다.
“근데 여태 낚싯대도 안 만들고, 뭐 했어요.”
고구마가 옆에서 낚싯대를 휘두르며 묻는다.
“활이랑 낚싯대랑 재료 똑같은데.”
낚싯대에 들어가는 재료, 활에 들어가는 재료와 거의 똑같았다.
그런데 아몬드는 활을 만들었다.
애초에 선택하지 않은 것이다.
왜지?
“음…….”
글쎄.
아몬드는 고민에 잠기며 멍하니 낚시찌를 바라본다.
미동도 없다.
미끼를 안 달고 던졌나? 싶을 정도로 무반응.
“몰라. 그땐 활이 필요했어.”
마침내 아몬드가 대답한다.
“아…… 그랬죠. 그때는.”
“응.”
상현이 어렸을 적 연습장에서 시위를 홀로 당길 때.
다른 친구들은 수학여행으로 캠핑을 다녀왔다.
왜 가지 못했을까?
‘그때는…….’
그때는 갈 수 없었으니까?
아니었다.
‘가고 싶지 않았구나.’
사실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가지 않았다.
가고 싶었다면, 정말 원했다면 그냥 갔을 것이다.
당시 상현은 앞에 닥친 일을 해결하고 싶었을 뿐이다.
할머니 일손을 덜어주는 것이, 여행 갔다 와서 자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의미가 있는 일이었을 뿐이다.
사실 어쩌면 낚시도 하고 싶지 않았다.
아몬대감으로서 모든 일이 다 끝날 때까지, 그는 낚시는 사실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아니, 애초에 왜 하고 싶다고 생각했을까?
왜 여행을 가 보고 싶다고 생각했을까?
왜 부러웠을까?
이젠 오히려 그것이 의문이다.
“어때? 재밌나?”
그때 누군가 뒤에서 다가온다.
모자를 눌러 쓴, 긴 머리의 아저씨 아바타다.
“팡어 형?”
“이야~ 그 유명한 대감을 여기서 처음 보네.”
씨익.
팡어가 웃는다.
“낚시. 재미없지?”
“……응.”
-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이 새키 ㅋㅋㅋ
-뭐냐고 ㅋㅋㅋㅋㅋ
-이제와서?ㅋㅋㅋ
-아오 ㅋㅋㅋ
시청자들은 철없는 아몬드를 한 대 쥐어박고 싶어 하는 느낌이다만.
팡어는 이해했다.
유상현이라는 인간은 본래 낚시 같은 거 딱히 좋아할 사람이 아니라는 거.
“순간의 집중력이 아니거든. 낚시는. 활이랑은 완전히 달라. 흘러가는 시간을 즐기는 거지. 넌 전혀 그런 타입이 아니잖아.”
“아…….”
“우린 가끔 우리가 뭘 원하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래서 이런 시간이 필요한 거지.”
훠이차.
팡어가 능숙한 자세로 낚싯대를 던지고.
가만히 기다린다.
“이렇게 시간을 강과 함께 흘려보내는 시간. 그러면 알게 되거든. 아. 이거 별거 아니구나.”
-크
-팡어 아재 ㅠ
-팡어님 반갑당
-얼마나 낚시만했으면 이제야…….
-ㅋㅋㅋㅋㅋㅋ 아까 전시관에 물고기 제일 많이 낚은 사람으로 나왔던데.
파르르…….
그때였다.
아몬드의 낚싯대가 진동했다.
“어어?”
아몬드가 놀라운 반응 속도로 잡아당긴다.
굉장히 강한 힘이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첨벙, 첨벙!
“오오오! 물었다!”
아몬드는 있는 힘껏 와이어를 돌렸고.
펑!
물에서 빠져나오며, 저항력이 사라진 물고기는 엄청나게 위로 튀어올랐다.
“와……!”
마치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처럼.
모든 이들이 그 물고기를 바라봤다.
엄청나게 거대한 월척이었다.
‘어?’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낚싯바늘이 빠져 버린 거다.
-헉
-?
-ㄷㄷ
-어? 날아가는데?
-아귀 로켓 시즌 2 ㅅㅂㅋㅋㅋㅋ
물고기는 마치 날듯이 위로 쏘아져 버렸다.
낚시 바늘에서 해방되어 하늘에서 헤엄치듯이 말이다.
‘젠장?’
아몬드는 잠시 어이가 없었는지 입을 떡 벌렸다.
겨우 하나 잡은 녀석이 이렇게 되다니.
그때 팡어가 속삭였다.
“쏴.”
“?”
“쏘라고. 네가 잘하는 거.”
“!”
그 순간 아몬드는 순식간에 활을 꺼내 들었다.
기리릭─
시위를 당기는 것과 조준은 동시에 이뤄졌다.
놓는 것도 일순간.
시위를 떠난 화살은 창공을 가르며, 높이 떠오른 해를 향해 쏘아졌다.
그 타오르는 햇살 속으로 화살이 사라졌다.
이내 들려오는 소리.
푸욱!
펄떡이던 그림자는 얼어붙은 듯 멈춰 버렸고.
모두가 입을 떡 벌렸다.
“와!”
“마, 맞았다! 맞았어!”
“어, 어떡하냐?!”
물고기가 추락한다.
그런데 그건 강의 한가운데.
이대로 두면 물고기는 강에 떠내려간다.
“내가 간다앗!”
레몬이 뛰어나갔다.
첨벙 첨벙!
그녀는 방패를 바구니처럼 들고 앞으로 몸을 던졌다.
퉁……!
엄청난 크기의 물고기가 레몬의 방패 위에 얹어졌다.
완벽한 캐치.
그러나─
“어어…… 떠, 떠밀려간다!”
레몬도 강물에 너무 깊이 들어와 밀려갔다.
타악!
그때 홍차가 그녀의 발을 잡는다.
그 뒤로 단무지, 고구마 전체 다 발에 발을 잡았고.
아몬드가 마지막 고구마 발을 잡는다.
“으으으!”
힘껏 잡아당긴다.
-ㅁㅊㅋㅋㅋㅋㅋ
-와 ㅋㅋㅋ
-기사단 팀플ㄷㄷ
-대감식 낚시 지리네
-???: 어 난 사람을 낚아
촤아아아아……!
물살이 갈리면서 인간 낚시줄이 끌어당겨지기 시작하고.
기어코 레몬까지 다시 강변으로 빠져나왔다.
화살이 꽂힌 거대한 물고기와 함께.
-캬
-ㄷㄷ
-와
-월척!
아몬드는 그 물고기를 잡고 포즈를 취해봤다.
빠밤.
“월척이다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캬
-대박
-커엽ㅋㅋㅋㅋㅋ
빠밤!
[루비소드 님이 3만 원 후원했습니다.] [대박 ㅋㅋ]빠밤!
[오늘도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이게 대감식 낚시?ㅋㅋㅋ]후원 세례가 이어졌다.
기사단들 모두 물고기를 끌어안고 사진을 한 방씩 찍었다.
“우리 이런 걸 잡았으니, 구워 먹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와. 그러게. 근데 우리가 다 먹을 수 있나?”
“그럼 좀 더 부르자.”
* * *
[아몬드: 거대 물고기 잡음. 여기로 올 사람?] [고구마: 대감님 월척이요~ 물고기 먹으러 오세요~]엄청난 물고기를 잡았다는 소문이 마을 채팅창에서 퍼져 나갔다.
기사단은 그사이 장작을 만들고, 모닥불을 피웠다.
퍽. 퍽.
레벨이 높아서 그런가, 나무 정도 캐는 건 일도 아니었다.
고구마가 장작을 캠프파이어 모양으로 쌓고, 홍차가 불을 피웠다.
화르륵!
제대로 된 캠프파이어가 타올랐다.
주민들이 그 불을 보고 하나둘 모여든다.
“와…… 뭐예요? 진짜 저 큰 물고기 먹는 거예요?”
미호와 슈크림이다.
목장을 하던 사람들이라 말을 타고 가장 빨리 온 것 같다.
“와. 미호 님! 슈크림~!”
“올려, 이거 올려.”
홍차가 낑낑대며 손짓한다.
미호와 슈크림이 붙어서 거대 물고기를 바비큐 거치대 위로 올린다.
뜨거운 연기가 물고기 껍질 안으로 스며들며 고소한 내음이 풍긴다.
“안녕하세요~ 파티가 있다고 해서 왔어요!”
“와, 물고기 뭐야?”
“와하하! 이거 뭐야? 진짜 몬드가 잡았다고?”
주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딱히 기획된 마지막도 대단한 행사도 없었지만.
마치 이곳에서 마지막을 보내기로 약속한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어떤 이들은 자신들이 잡은 멧돼지도 이고 왔다.
“이것도 구워 버리자.”
“다 구워 다 구워! 오늘이 끝이야 어차피!”
도우너츠는 옥수수와 감자를 한가득 들고왔다.
“와 감자 개많아.”
“감자 환술을 넘어 감자 분신술~”
아하하하하.
도우너츠 스스로 감자 환술을 언급하자, 사람들이 자지러지게 웃는다.
점점 해는 저물어가고, 석양이 진다.
붉은 하늘 아래, 붉게 타오르는 캠프파이어.
그 주변으로 모여든 수많은 주민들.
어느새 여러 개로 나뉘어진 바비큐 거치대.
주민들이 각자 모여 떠든다.
“아니, 그건 내가 한 게 아니라 대감이 시킨 거라니까요?”
“무슨 전부 대감이냐?”
“이 또한 대감의…….”
“아니, 난 그런거 시킨 적 없는데?”
“기억을 못 하는 거지!”
치즈마을 시절 저질렀던 업보들로 서로를 놀리며 추억을 되새긴다.
“파프리카도 왔습니다~”
“와 로켓단!”
파프리카 마을 주민들도 우르르 몰려왔다.
“저희는 이걸 준비했습니다.”
퉁.
그들이 상자를 내려놨다.
그 안엔 파프리카만 잔뜩 들어 있었다.
-아니 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
-파프리카 구우면 맛있긴함 ㅋㅋㅋ
“와 맛없어.”
“아니, 먹지도 않았잖아!”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지만, 꼬치에 꽂아 불에 구우면 맛있다.
해가 완전히 저물고, 거대한 생선이 다 익어갈 즘.
“……여, 여긴가.”
모솔도 슬며시 그곳에 모습을 드러냈다.
“내가 가도 될까? 같은 팀도 아닌데.”
-?
-??
-저 사람들은 같은 팀이라서 갔냐고 ㅋㅋㅋㅋ
-아오 ㅋㅋㅋㅋ
-진짜 줘패고 싶네 ㅋㅋㅋ
-너무 늦게 온 거 아니냐 오히려?ㅋㅋㅋㅋ
-너 모붕이잖아……
그는 수많은 -어디까지나 모솔 기준- 인싸들이 모인 모습에 땀을 삐질 흘렸으나.
용기를 내어 발걸음을 옮겼다.
터벅. 터벅.
“오오오! 기찬이!”
“모솔이다!”
그런데, 앉아서 떠들던 주민들이 일어나서 그를 환영해 준다.
“와아아아아!”
“정기찬! 정기찬!”
-ㅁㅊ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
-이러면 더 못간다고 ㅋㅋㅋㅋ
-엌ㅋㅋㅋㅋ
이번에 올라왔던 놀치마 영상에서 모솔은 꽤나 주인공으로 편집이 되었기 때문이다.
모솔은 과한 환호에 쭈뼛댔으나.
아몬드가 그에게 얼른 오라는 듯 손짓했다.
“모솔~ 여기로 와!”
아몬드의 옆엔 놀랍게도 오렌지가 앉아 있었고, 별 접점이 없던 미호도 있었으며 그 옆엔 젤로가 누군가와 신나게 떠들고 있었다. 초코송이인 것 같았다.
모솔은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내달렸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주민들은 일부러 더 큰 소리로 환호해 줬다.
“여기 와, 이거 먹어. 이거.”
고구마가 그에게 거대한 생선 구이 한 칸을 챙겨줬다.
도우너츠는 옥수수 구이를 추천해 줬다.
사냥꾼 연합에선 멧돼지 고기도 한 점 떼어줬다.
그냥 지나갔을 뿐인데.
접시 위엔 엄청난 만찬이 차려져 있다.
“와…….”
이윽고 해는 완전히 종적을 감추었고 밤이 도래했다.
별이 반짝인다.
일렁이는 모닥불 빛 아래, 모든 주민들이 모여 있다.
“우리 각자 소감 말하기 해볼까요?”
미호가 갑자기 일어나서 –모솔 기준-무시무시한 발언을 한다.
“치즈마을 서버 오늘로 완전히 끝이잖아요. 간단하게라도 한 명씩 말해보자.”
-역시 인싸
-도망쳐 기찬아…… ㅈ됐다
-망할 ㅋㅋㅋ
-인싸의 장벽은 높고도 높다……
꿀꺽.
모솔은 긴장했다.
설마 나도 말해야 할까?
‘……말하고 싶은가?’
아니, 말하고 싶은 건가?
모솔은 그걸 되묻기로 했다.
그는 어떻게 하고 싶은 걸까.
사람과 멀어지고 싶은 건가.
가까워지고 싶은 건가.
“아, 아. 나부터 할까? 와하하. 나는…….”
스트리머 대선배. 풍선껌이 먼저 일어나서 소감을 말했다.
“일단 나는 게임 실력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어.”
사람들이 자지러지게 웃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벌써 웃기네 ㅋㅋㅋㅋ
-시작부터 인지부조화 ㅋㅋㅋ
-엌ㅋㅋㅋ
풍선껌이 소감을 이어나가고, 사람들은 점점 더 크게 웃어댄다.
풍선껌의 소감 이후, 다른 몇몇 스트리머들도 나서서 말한다.
모솔은 작은 주먹을 움켜쥔다.
‘하고 싶은 말…… 있어.’
그도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