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123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5 8화(1125/1131)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5 008화
3. 그의 생존 방식(2)
라이프 이즈 레전드(Life is Legend).
줄여서 릴이라 불린다.
아몬드라는 스트리머를 전국에 알린 건 시빌 엠파이어 국가 대항전이었지만.
그전엔 릴이 있었다.
그래서 아마 어떤 사람들은 그를 이 이름으로 기억할 수도 있다.
[환영합니다. 계약자 ‘망나니 용사’ 님.]망나니 용사.
당시 아몬드가 광고를 받았던 수집형 모바일 RPG에서 따온 아이디였는데.
“안녕하세요. 망나니 용사입니다.”
아직까지도 이 아이디를 쓰고 있다.
-ㅋㅋㅋㅋㅋ커엽
-망나니 용사의 귀환 ㄷㄷ
-망뇽 간만이네
-망나니 용사 ㅋㅋㅋ 저 겜 아직도 서비스 하나?ㅋㅋㅋ
-캬
-진짜 얼마만이냐 이게
-드디어 서크 강점기 끝났냐고 ㅠㅠ
-광고주 개이득ㅋㅋㅋ
시청자들은 광고주가 큰 이득을 본다고 말한다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띠링.
[수줍음세포 님이 3천 원 후원했습니다.] [저 망용키 아직도 하고 있어요. 아몬드님 캐릭터 맥스 레벨 찍음요 ㅋㅋ]아몬드는 망나니 용사 키우기에 자신의 캐릭터가 출시됐었는데.
이로 인해 광고주뿐 아니라 아몬드도 큰 이득을 얻고 있었다.
“어……? 그래요? 그거 아직도 잘 되나요?”
물론 아몬드는 그런 걸 노리고 여태 이 아이디를 유지하는 건 아니었다.
그냥 한 번 정한 걸 바꾸는 게 귀찮아서다.
돈도 들고 말이다.
-광고 이후로 전혀 안해본 듯한 질문 ㅋㅋㅋ
-나름 스테디셀러됨 ㅇㅇ
-여태 홍보해줬음 몰라도 되긴하지.
-광고 이후로 지웠다고 합니다……
“아닌데요?”
광고에 대한 해명만큼은 굉장히 빠른 아몬드.
“광고 이후에 지우다뇨. 저 그거 국가 대항전 갈 때까지 틈틈이 했어요. 나중에 소통 방송 때 레벨 보여드림.”
-갑자기 말을 너무 잘해버리누
-맞음 꾸준히 함 ㅋㅋㅋ
-광고 억까는 못참지
-얘만큼 광고 하면 뽕 뽑아 주는 애 없다. 솔직히(이렇게 하면 되는건가요?)
-래퍼임? 말 개빨라
-괴수 광고 뽕 레전드로 뽑은거보면 아몬드한테 광고주는게 답임.
채팅창 여론이 다시 진실을 외치기 시작하는 것을 본 후.
‘휴.’
아몬드는 안심하고 게임을 진행한다.
‘어디 보자.’
바로 생존전을 하는 건 아니다.
릴에 오면 첫 번째로 해야 하는 게 하나 있다.
특히 간만에 올 경우엔 더더욱.
[교류의 장]바로 그의 화신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
* * *
아몬드가 릴을 실행한 건 정말 오랜만의 일인데.
이 사실에 요동치는 한 커뮤니티가 있다.
[릴프로]선수에 대한 늘 혹독한 평가, 악독한 혓바닥으로 명성이 높은 커뮤니티.
릴프로다.
이곳은 대한민국 게임 커뮤니티 중에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이름처럼 릴 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여러 게임을 다 다룬다.
특히 지난 국가 대항전 때 시빌 엠파이어 탭을 새로 만들기도 했을 만큼.
이슈가 되는 게임들은 웬만하면 탭을 나눠준다.
물론 릴 얘기를 제일 많이 한다.
거의 빈도수로 치면 70% 이상이 릴 얘기다.
아몬드는 릴을 안 할 때도 가끔 큰 화제를 끌고 오면 릴프로에 언급돼서 빅 게시판으로 가곤 했는데.
[속보) 아몬드 릴켰다 ㅋㅋㅋ] [전자파 비켜! 망나니 용사 나가신다~] [망나니 용사의 귀환 ㄷㄷ]그가 릴을 켰으니 언급이 나오는 건 당연했다.
“……허. 결국.”
모니터를 보던 주혁은 이마를 짚었다.
릴을 켜자마자 릴프로에 언급되는 건 사실 그렇게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니, 관심으로 먹고 사는 스트리머가 왜 언급을 싫어하느냐?
그야 릴프로에 저런 게시글이 오르면…….
-와 갓몬드 ㄷㄷ
-드디어 왔냐고 ㅠㅠ
-젠장 아몬드! 난 네가 좋다아아!
……등의 댓글이 달리면서 환영해 줄 리가 없고.
-호들갑 견들 다 몰려왔누
-릴 켰다 ㅇㅈㄹ ㅋㅋㅋㅋㅋ 릴 키는 건 우리 할머니도 함 광견단 새끼들아
-와 설마 고작 릴 켠 걸로 견과류단 설치는 각 잡기 시작한거? 진짜 레전드네 이 새끼들은 ㅋㅋㅋㅋㅋ
-전자파 비켜 ㅇㅈㄹㅋㅋㅋ 딱밤 ㅈㄴ 마렵네
.
.
.
현재 달리고 있는 이런 댓글이 주류를 이룰 게 뻔하기 때문이다.
릴프로가 그런 곳이다.
그야말로 혹독한 증명의 장.
“어휴. 릴프로와의 전쟁. 시작됐구나.”
주혁은 한때 릴을 주력으로 하던 시절이 떠올랐다.
거의 댓글 알바가 된 것처럼 커뮤니티를 누비고 다녔었는데.
지금 다시 봐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제는 굳이 그렇게까진 안 해도 되겠지만…….”
하지만 이젠 그런 3D 직종까진 안 한다.
그를 대신 해줄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믹스넛츠에 댓글 담당 직원 같은 걸 고용했단 말이 아니다.
이 진흙탕에 들어가 대신 싸워줄 전사들이 생겼다는 것이다.
바로 팬들.
-릴악귀들 그냥 열등감에 절여짐ㅋㅋㅋ
-이 새끼들은 걍 존잘남이 싫음ㅋ
-아니 언급도 못함?ㅋㅋㅋㅋㅋㅋ보기 싫으면 니들이 방 빼ㅋㅋㅋ
-아몬드가 릴 켰는데 니들이 어쩔건데? 아몬드가 릴 켰는데 니들이 어쩔건데? 아몬드가 릴 켰는데 니들이 어쩔건데?
-엄마 나 커서 릴프로를 부술거에요! 엄마 나 커서 릴프로를 부술거에요! 엄마 나 커서 릴프로를 부술거에요!
.
.
.
이렇게 도배까지 해가며 충성스럽게 싸워주는 팬들이 많았기에.
굳이 주혁까지 참전할 이유가 사라졌다.
이 릴악귀들만큼이나 악독한 견과류단들은 결국 하나의 게시물을 ‘빅’에 보내고야 만다.
빅) 아몬드 천년만에 레이나 만나러 감ㅋㅋㅋㅋㅋㅋ
바로 아몬드가 교류의 장에 접속해 레이나와 만나게 되는 장면을 올린 게시글이었다.
-천년은 무슨 견과류단 애들은 주인 닮아서 수학을 못하누
└아몬드 수학 개잘하는데?ㅋㅋㅋ
└놀랍게도 그 녀석은 수학귀신이다
└원댓인데 ㅅㅂ 그 새끼 수학 왜 잘하냐? 어이없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ㅁㅊㅋㅋㅋ 보고왔누 ㅋㅋㅋ
└어이없긴함
-거의 뭐 이누야샤와 금강쓰~
-레이나 ㅋㅋㅋ 표정부터 심상치않은데?
-이거 오랜만에 만나면 친밀도 박살 나 있던데
-와 뭐라할지 ㅈㄴ 궁금하네 ㅋㅋㅋㅋㅋㅋ
-아몬드가 레이나 만나는게 왜 빅을 오는거임 ㅅㅂ 미쳤네 광견단 새끼들
└아몬드가 레이남 만나는게 빅이 아니면 뭐임? 진짜 모름.
└외신 특보급인데 개소리하네;
이렇듯 아무리 릴프로에 악독한 이들이 많다고 해도.
아몬드가 수개월 만에 처음으로 레이나를 만나러 가는 장면은 관심을 모았다.
* * *
쿠구궁……!
교류의 장의 문이 열렸다.
안쪽엔 또 다른 세계가 있는 것처럼 시원하게 내리치는 폭포와 높이 깎아지른 바위산이 보였고.
드넓은 들판과 숲속을 화신들이 자유롭게 누비고 있었다.
[아몬드깨물어먹기 님이 3천 원 후원헀습니다.] [행님. 생각보다 화신이 별로 없으시네여?]체감상 난트전도 우승하고, 릴 관련 프로그램도 몇 개 진행해서 다른 릴 스트리머들이 그렇듯 화신을 거의 다 구매한 줄 알았는데.
-ㄹㅇ
-10명 좀 넘는 건가? 진짜 없긴하다 ㅋㅋ
-대회 어케 했누 ㅋㅋㅋㅋ
-이걸로 난트전을 우승한거?
거의 다는커녕 가진 게 몇 개 없다.
그야 그는 다른 릴 스트리머에 비해 릴 플레이 타임이 별로 긴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게 최대한 많이 산 거예요. 얼마 없는 애들 친밀도라도 유지하게 말 걸러 가 보겠습니다.”
-친밀도 유지할 거였으면 몇번씩 들어왔어야지 ㅋㅋㅋㅋ
-몇 달 만에 와놓고 친밀도 유지하게 말건다니 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
교류의 장에선 화신과 대화를 나누며 친밀도를 쌓을 수 있었다.
아몬드는 릴을 꾸준히 한 건 아니라 종합 친밀도가 높진 않지만.
자신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레이나, 란, 스위프트에 대한 친밀도는 최대 수치를 찍었었다.
분명 그랬는데…….
“하. 죽은 사람이 걸어 다니네?”
아몬드가 뭐라 말도 하기 전에 갑자기 레이나가 쏘아붙인다.
-ㄷㄷ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럴수가……ㄷㄷ
-ㅋㅋㅋ“데드맨 워킹”ㅋㅋㅋㅋㅋㅋ
-제대로 삐졌ㅠㅠ
“너무 늦었나?”
아몬드는 혼잣말을 한 건데.
레이나는 더 독설을 퍼붓는다.
“아니? 하나도 안 늦었어. 이미 장례도 치르고 묘비도 세웠거든?”
척.
그녀가 어느 한구석을 가리키는데.
놀랍게도 진짜로 묘비가 세워져 있다.
-왘ㅋㅋㅋㅋ
-레전드 레전드~ 라이프 이즈 레전드~
-빅 갈 만하쥬?
-묘비 ㅋㅋㅋㅋㅋ 저거 친밀도 0되면 세우는데
-페이스 아이디도 롱디는 안되는거냐
-캬 묘비 섰구나ㅋㅋㅋㅋ
-레이나도 이제 ㅂㅇ인가……
초장부터 쉽지 않았다.
아몬드는 시청자만 들리는 채널로 중얼거린다.
“친밀도 체크 좀 해볼게요.”
-친밀도 0일듯
-단 ‘1’
-ㅋㅋㅋㅋㅋ절대 그 심연을 들여다보지마……
-너무 방치함ㅋㅋㅋ
-ㅅㄱ
띠링.
[친밀도: 95]-?
-응?
-엥?
응?
아몬드는 뭘 잘못 봤나 했다.
100이 맥스인데.
친밀도가 95라니.
그럼 사실상 거의 안 깎인 거 아닌가?
-ㅈ버그겜 ㅅㅂ
-와 얼굴 ㅈ망겜
-미친 게임이네 ㄹㅇㅋㅋㅋㅋ
-페이스 아이디 성능 미쳤냐고 ㅋㅋㅋㅋㅋㅋㅋ
-이 정도면 얼굴 보고 초장부터 버그 걸린게 틀림 없음
레이나의 친밀도를 보고는 시청자들이 욕을 마구 퍼부었다.
본인들이 받은 대우와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아마 그들은 데협일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인 시청자들은 요 정도의 반응이다.
-이게 말이 되냐고 ㅋㅋㅋㅋ
-앗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95라고?
-이런거 함부로 들여다보면 어떡해!
-헐 별로 안깎였어 ㅠㅠ
-레이나 마음 떠난 척 다 들켰네ㅠㅠ 수치사 ㅠㅠ
대체로 레이나의 마음이 떠나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행…….”
아몬드도 다행이라고 말하려 했는데.
“뭘 빤히 쳐다봐?”
레이나가 톡 쏘며 말하고는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려 버린다.
[친밀도: 96]친밀도는 고고히 올랐고.
채팅창은 폭발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ㅅㅂ
-그 와중에 96 ㅋㅋ
-이모. 여기 락스 한 잔 주세요.
-거부할 수 없는 얼굴……
-“알파메일의 삶”
-아 맞다 아몬드 원래 그냥 쳐다보니까 올랐었지 ㅅㅂ
-쳐다본다고 1 올랐어 ㅋㅋㅋ
-아 기억나버렸다
-데협 합동 장례식은 언제인가요?
-바텐더. 여기 락스 한 잔. 온더락.
.
.
.
그 와중에 몰래 보고 있던 스트리머 하나가 후원하는데.
빠밤!
[모솔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그러니까 여자가 뭘 쳐다봐? 하면 그린라이트인 거죠? 형? 대답해 줘요.]-이거 찐임?
-뭐야 ㅋㅋㅋㅋㅋ 기찬이 ㄹㅇ이냐?
-앜ㅋㅋㅋㅋㅋㅋㅋㅋ
-찐이넼ㅋㅋㅋㅋ
-찐 찐 ㄷㄷ
-왘ㅋㅋㅋ
-미쳤냐고 정기찬!ㅋㅋㅋㅋㅋ
-너가 그러면 그린 라이트 훅이란다!
‘젤로류, 악질 분류법.’
아몬드는 또 폭주하는 채팅창에 대고 손을 젓는다.
“여러분. 이거 진짜 기찬이 아닙니다.”
사실 진짜 정기찬이 맞다.
“강퇴해 주세요.”
진짜 정기찬이 강퇴당할 위기였다.
-ㅅㅂㅋㅋㅋㅋ 떡볶이 합성 영상이 긁히긴했나봄ㅋㅋㅋㅋ
-빛의 속도로 강퇴 판정ㅋㅋㅋㅋㅋ엌ㅋㅋ
-왜 모솔 언급에만 이렇게 엄격한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