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12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5 10화(1127/1131)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5 010화
4. 튜토리얼(1)
촤악!
행글라이더가 펼쳐지고 아몬드는 얼추 안전해 보이는 곳으로 조금씩 행글라이더를 조준했다.
마침내 착지한다.
“휴.”
아몬드는 안도의 숨을 쉰다.
행글라이더는 배틀 라지의 낙하산과 달라서 속도가 워낙 빨라 확실히 더 긴장됐다.
“배틀 라지랑은 확실히 좀 다르네요.”
-다른 게임이니까요
-어허
-배틀라지를 삼킨 릴입니다ㅎ
-ㅋㅋㅋㅋㅋㅋ바로 배틀라지 언급
-유기할 땐 언제고 이럴 땐 또 언급하냐곸ㅋㅋ
릴이 생존전을 만들 때부터 기존 배틀로얄 게임과의 유사성 논란이 있었다.
이제 와서는 이런 게임이 워낙 많이 생겨서 별 의미가 없었지만.
당시만 해도 배틀 라지가 압도적인 배틀로얄 게임의 점유율을 갖고 있던 때였는데, 릴이 얌체같이 자기들 클라이언트에 비슷한 모드를 만들었던 것.
이후 릴만의 특색을 갖추고, 재밌어져서 이젠 근본 배틀로얄 라인업 중 하나에 들어갈 정도다만.
그럼에도 생존전 할 때 배틀 라지를 언급하지 않는 건 불문율 같은 건데…….
“배틀 라지처럼 파밍하나요?”
아몬드가 그걸 알 리가 없었다.
그는 생존전이라는 게 있는지도 잘 몰랐으니까.
-또 또 ㅋㅋㅋㅋ
-이새키 일부러이러냐
-ㅁㅊㅋㅋㅋㅋㅋㅋ
-평소 같으면 배라 이름도 기억 못할 텐데ㅋㅋㅋ 긁으려고 연습해왔네
채팅에선 배라 언급에 대해 아우성이 많아졌으나.
아몬드는 읽지 못했다.
띵.
[튜토리얼 Tip] [심연의 그림자에는 나락이 여럿 존재합니다. 나락에 빠지면 곧바로 ‘룬 정령’으로 변하니 꼭 행글라이더를 이용하세요.]튜토리얼을 진행 중엔 계속 팁이 나와서, 눈이 쉴 새가 없다.
“나락?”
아몬드는 그런 게 있었나 주변을 둘러본다.
보아하니 있었다.
깎아지른 절벽 밑으로 새까만 공간이 보인다.
“저렇게 큰 곳에 누가 빠지나요? 룬 정령은 뭔지 모르겠─”
“─으아아아아아아!”
훙!
그렇게 말하는 순간 뭔가가 나락으로 쑥 들어갔다.
‘죽은 거야?’
행글라이더 낙하에서 실수한 것 같다.
그러니까…… 죽은 거다.
‘벌써 경쟁자가 하나 사라졌네.’
아몬드는 여유 있게 대사를 쳐준다.
“벌레 컷.”
-엌ㅋㅋㅋㅋㅋ
-아 ㅋㅋㅋ 배틀로얄에선 이런거 해줘야제~
-초보들이라
-튜토리얼은 죄다 첫판러들이라 저럼ㅋㅋㅋ
-크 ㅋㅋㅋㅋ
-벌레컷ㅋㅋㅋㅋ 간만이누
빠밤!
[AI인권위 님이 무려 20만 원 후원했습니다!] [AI 봇 인권 신경 써주세요. 레이나에게 관심 좀 주시고, 벌레라는 말은 삼가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뭔데 이건
-벌레는 인권 없나요?
-갑분 레이나
-20만원 ㄷㄷ
-헉
-ㄹㅇ AI도 감정이 있는 사람입니다 ^^
“아, 네. 권위 님. 20만 원 감사합니다. 봇 인권. 주의하겠습니다.”
-권위 ㅋㅋㅋ
-20만원이면 ㅇㅈ이지
-ㅋㅋㅋㅋㅋ권위
-20만원? 곧바로 봇 인권 주입ㅋㅋㅋㅋ
-견과류도 인권이 있는데 봇 쯤이야 ^^
아몬드는 팀원들을 찾기 위해 팀 보이스로 말한다.
[다들 어디 있나요?]봇들에게 말하는 투가 한층 예의 발라졌다.
팅~ 팅~
미니맵에서 핑이 찍힌다.
[저 여기에요. 여기요.] [여깁니다.] [세이프.]타조알, 요요요, 배기.
이렇게 셋은 모두 아몬드가 있는 지역으로 걸어와 모였다.
“다 모였네요.”
아몬드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봇들에게 격려의 말을 건네려 했는데.
“봇이지만 노력해 주시는…….”
“예? 아니에요. 한 명 없잖아요.”
사실 한 명 모자랐다.
“아까 대답한 분은 다 모였는데요?”
-앜ㅋㅋㅋ
-무적의 논리 ㅁㅊㅋㅋㅋ
-아니 임마 총 다섯이라고 원래 ㅋㅋ
-누가 봇인지……
-???: 없는 사람 손들어!
“아, 아니, 그게…….”
배기라는 봇(?)은 당황했다.
‘뭐? 뭐라는 거야. 저 새끼.’
속마음은 이렇지만, 여긴 다 초보니까. 어떻게든 설명해 주려 한다.
물론 아몬드를 상대로 그게 쉬울 리가 없다.
“그러니까…… 없으니까 대답을 못 한…….”
장황해지는 설명.
슬슬 아몬드 표정이 안 좋아지는 와중.
퉁…… 퉁…….
반짝이는 동그란 공 같은 게 폴짝이며 다가온다.
그 공 위로 이런 말이 떴다.
[룬 정령(햄펀치): 저 좀 살려주세요. 낙사했어요…….]낙사당한 팀원이 있었다.
‘어?’
아몬드는 시청자들 채널로 묻는다.
“아까 그…… ‘그거’ 맞죠?”
벌레컷의 벌레가 아군이었다.
-‘그거’ㅋㅋㅋ
-네. 제가 벌레컷의 벌레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ㅁㅊ
-아까 떨어진 걔냐?
-앜ㅋㅋㅋㅋㅋ
시작부터 죽는 아군이라니.
이런 환상의 팀 운에 어지간한 플레이어들은 멘탈이 흔들리겠으나.
아몬드는 아니었다.
원래도 멘탈 하나는 최강이라 어림없었지만.
지금은 더, 더, 어림없다.
‘그게 봇이니까.’
첫째 그는 이들이 봇이라고 믿고 있었고.
‘원래 이렇게 진행되는 건가 보다.’
둘째로, 그는 이게 튜토리얼의 짜인 각본이라 여긴 것이다.
이런 팁을 보여주기 위해.
띠딩.
[튜토리얼 Tip] [룬 정령이 된 아군을 살리려면 근처에 가까이 머물고 있으면 됩니다. 성소의 에너지가 공명하며 게이지가 다 차오르면 아군이 다시 살아납니다.]그리하여 아몬드는 벌레니 뭐니 딱히 말하지 않고, 순순히 팀원을 살려준다.
[햄펀치가 부활했습니다!]슈웅.
룬 정령이 점점 커지며, 사람의 형상이 되었다.
“아, 아이고 죄송합니다. 처음부터 죽어버렸네요.”
햄펀치는 민망해했으나.
아몬드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아니에요. 덕분에 배워가요. 고맙습니다.”
햄펀치는 그에게 부활시키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희생된 봇 아닌가?
봇 인권 인식이 상승된 아몬드는 오히려 고맙다 전한다.
물론 햄펀치는 당황한다.
“네……?”
“음성 인식이 잘 안 되나.”
“???”
아몬드는 햄펀치에 얼굴을 바짝 붙이면서 고마움을 다시 전한다.
제대로 알아듣게 또박또박.
“참. 고. 맙. 다. 구. 요.”
“!?”
-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협박하냐?ㅋㅋㅋㅋ
초근접 샷으로 말하는 아몬드에 햄펀치는 몸 둘 바를 모른다.
“네, 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몬드가 엄근진하게 고개를 휙 저으며 더 자세히 말해준다.
“아녜요. 햄펀치 님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살리는지도 몰랐을 겁니다. 배울 기회가 없었을 거예요.”
-ㅁㅊㅋㅋㅋㅋㅋㅋㅋ
-20만원의 효과 ㄷㄷ
-봇인권 떡상 ㅋㅋㅋ
-앜ㅋㅋㅋ
“아…… 저, 정말 잘못했습니다…….”
“아니에요. 잘못한 게 아니에요. 원래 그렇게 프로그래밍 된 거잖아요? 그렇게 태어나신 거잖아요?”
“죄, 죄송합니다아!”
결국 햄펀치는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머리를 조아렸다.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ㅋㅋㅋㅋㅋㅋ
-미친ㅋㅋㅋㅋ
-엌ㅋㅋㅋ 나 숨막혀 ㅋㅋㅋㅋ
아몬드는 만족스러워하며 시청자 채널로 말한다.
“봇도 인격적으로 대하니까. 이렇게 착해질 수 있네요.”
-그러게요 봇이 착하네요
-어떤 봇하고는 다르게 착함 ㅇㅇ
-레이나봇보다야 ㅇㅇ
-아휴 요즘 봇들은 싸가지가 없던데. 이친구는 요즘 애들 같지 않네.
아몬드를 속이기로 작정한 수많은 간신들.
바른말 하는 충신들은 극히 일부였다.
-봇 아니라고 ㅋㅋㅋㅋ
-무친넘앜ㅋㅋ
-봇 아니고 사람인데?
-진짜 사람임
“경고 드립니다. 봇한테 봇이 아니라고 하다니. 봇 인권에 맞지 않습니다.”
그들은 ‘젤로류 – 어그로 쳐내기’ 경고를 먹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어케 봇이 사람이냐고 ㅋ
-으휴 어그로들 ㅉㅉㅉ
-봇은 그 자체로 아름답습니다.
신난 간신들과 여기에 이어지는 충신의 배신.
빠밤!
[루비소드 님이 3만 원 후원했습니다.] [요즘 NPC가 사실은 사람이 갇힌 거라고 밈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대요! 어그로 맞아요.]루비소드도 한 숟갈 얹는다.
“아. 루비소드 님. 감사합니다. 그런 밈이 있는지 몰랐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퀸비소드 ㄷㄷ
-ㅋㅋㅋㅋㅋ아 ㅋㅋㅋㅋ
-뭔 밈이 그따구냐고 ㅋㅋㅋ
채팅창에 유달리 ㅋㅋㅋ가 많이 보이지만, 아몬드는 이만 눈을 떼고 게임을 진행한다.
“저희 어디로 갈까요?”
배기 봇(?)이 대답한다.
“무기 구해야죠.”
“무기요?”
“무기가 항상 먼저예요. 화신에 어울리는 무기를 구해야죠.”
“아…… 그렇구나…… 화신에…….”
대화가 잘 이어지는 줄 알았는데.
‘어?’
아몬드는 갑자기 불현듯 뭔가 떠오른다.
“아. 맞다!”
짝!
손뼉을 친다.
“저 화신을 안 골라서 왔어요! 어떡하죠?”
“……예?”
팀원 넷의 눈동자가 꿈뻑인다.
‘방금…… 뭐라고?’
‘응? 잘못 들었나?’
다들 이해가 안 간다는 눈치.
“화신을 안 골라서 왔다구요. 계약된 화신이 없어요. 갑자기 교관이 발로 뻥 차서.”
“저…… 용사님?”
개중에 그나마 침착해 보이는 배기가 손을 든다.
“화신은 원래 여기서 계약하는 거예요.”
“……?”
-이걸 몰랐어?
-실화임?ㅋㅋㅋㅋ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왔네 ㅋㅋㅋㅋ
-이것도 모르고 왔냐?
-캬
-아아가야. 그냥 아아가야.
그랬다.
생존전의 가장 큰 특징.
화신은 전장에 들어가서 계약한다.
“오…… 신기하다.”
신기해하며 재밌어하는 아몬드와는 다르게, 대부분 팀원들은 모두 표정을 구긴다.
‘젠장. 나보다 더 초보였어.’
‘튜토리얼 승리하면 보상 좋은데…… 망할.’
‘뭐지. 봇인가?’
팀원들 중 그나마 똘똘해 보이는 배기가 앞장선다.
“일단 우리 무기 가지러 갑시다.”
* * *
조금만 걸으니 어떤 상자 하나가 빛나고 있었다.
우웅!
[성유물 상자]띠링.
[튜토리얼 Tip] [성유물이란? 성소의 힘으로 만들어진 무기입니다. 성소의 힘이 만들어낸 공간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며, 귀속성이 있어, 한 번에 하나만 장착할 수 있습니다.]이런 설명이 나온다.
아무래도 시작과 동시에 얻게끔 설계된 것 같다.
여기에 리더 봇 -아몬드는 그렇게 부르기로 했다- 의 설명이 곁들여진다.
“포지션을 맞춰서 들어야 해요.”
리더 봇, 배기가 정확히 아몬드를 보고 말한다.
그가 요주 인물임을 안 것이다.
‘아무래도 튜토리얼 유저 같으니 제대로 알려주자.’
누가 봐도 튜토리얼 진행 중인 사람이다.
화신 계약 안 하고 왔다고 놀라는 거부터가.
“용사님. 용사님이 이거 드세요.”
그가 가리킨 건 방패였다.
“……음. 방패요?”
아몬드는 떨떠름한 표정.
“튜토리얼 중이시죠?”
“아, 네.”
“방패 드셔야 생존율이 높아요.”
바닥에 떨어진 건 방패, 칼, 창, 활, 지팡이 등 여러 가지였는데.
배기는 방패를 추천한다.
“방패로 어떻게 싸워요……?”
“방패가 그냥 방패가 아니라 나중에 탱커형 화신이랑 계약하는 거예요.”
“으음…… 탱커…… 전 활이 좋은데.”
옆에서 요요요가 엄지를 척 들며 위로한다.
그는 활을 들고 있다.
“님. 방패도 꽤 좋음. 걍 방패 아님. 거의 캡틴 아메리카 방패임.”
“아뇨. 저는 호크아이 팬인데.”
아몬드의 눈이 요요요의 활로 향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
-ㄹㅇㅋㅋㅋ
-호크아이 팬도 있어?
-솔직히 아몬드가 더 세지 않음?ㅋ
요요요가 발끈한다.
“호크아이 팬? 어그로임?”
어벤져스 중 그딴 놈의 팬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처음 본 것이다.
“아니에요. 진짠데.”
“와, 노답이네 이거.”
이상해진 대화 흐름.
리더 봇, 배기가 중재한다.
“자, 자! 용사님. 그냥 방패 드세요. 원래 그렇게 하는 거예요.”
호크아이 팬임을 선언했는데도, 팀원들은 아몬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근데 망나니용사 모르네
-아몬드인거 다 모르는거?
-연기하는거 아니냐?ㅋㅋㅋ
-봇인데 어케 알아 인간들앜ㅋㅋㅋ
아몬드는 유명해도, 망나니 용사라는 아이디는 그리 알려져 있지 않았다.
아몬드를 대중적으로 널리 알린 건 릴이 아니라 국가 대항전이었기 때문이다.
아마 배기는 아몬드를 안다고 해도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초보 튜토리얼 유저 ‘망나니 용사’가 아몬드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하는 거다.
그냥 유달리 잘생긴 아바타에 집착하는 놈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아, 네. 뭐 튜토리얼이니까. 어쩔 수 없죠.”
아몬드는 튜토리얼의 정해진 수순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비교적 순순히 방패를 들었다.
다만 그는 의미심장한 정보 한 가지를 체크하는데.
“근데 혹시 죽으면 무기 떨어뜨려요?”
“화신하고 계약하기 전이면…… 네. 다 떨어뜨려요.”
“아.”
아몬드가 어딘가를 빤히 쳐다본다.
“왜…… 왜 저를 쳐다보면서 그런 말 함?”
“아닌데요. 보는 거.”
“맞잖슴!”
“활 보는 거예요.”
“그게 나잖씀!”
“저는 호크아이 팬이라…….”
활을 들고 있는 유저, 요요요를 쳐다보고 있었다.
* * *
[초보자 Tip: 성유물을 제외하고 성소의 보호를 받는 계약자에게 영향을 끼칠 수 없습니다. 손으로 당기거나, 밀어도 전혀 소용없습니다. 단 언어로 전하는 정신 공격은 가능하며 많은 계약자들이 이를 즐겨 사용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