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12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5 12화(1129/1131)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5 012화
4. 튜토리얼(3)
실제로는 무거운 철갑과 방패보단, 가벼운 가죽옷에 활을 든 사람이 더 몸이 가벼울 것이니, 더 이동속도가 빠른 게 정상이다.
그런데 일종의 게임적 허용 및 조정이랄까?
적어도 릴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탱커들이 이동속도로 딜러를 따라잡을 수 없다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지기 때문에, 무조건 근접 공격을 하는 쪽이 이동속도가 더 빨랐다.
겉보기에는 중장갑 때문에 느려 보일지라도, 사실은 더 빠른 것.
타다다다─
지금 아몬드가 적들을 향해 달릴 수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방패 Lv. 2]==== ====
공격력 +25
방어력 +15
이동속도 +35
cc 지속 시간 감소 25%
==== ====
레벨 2 방패는 이동속도가 30에서 35 증가로 더 빨라지고.
혹여나 가는 길에 cc(*crowd control, 군중 제어기)가 걸려도 25% 감소되어 적용되니 원딜러 포지션만 3명인 적군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심지어 가는 길에 수풀에 몸을 숨겨가며 안 들키기까지 한다면?
‘너무 좋은 각이야.’
훨씬 더 수월했다.
평소 딜러, 암살자 포지션이 익숙한 아몬드로서는 이 각을 안 볼 수가 없었다.
‘저기다.’
그는 적들의 뒤통수까지 금세 우회했고.
파앗!
수풀에서 튀어 나가 달리는 아몬드.
쿵, 쿵, 쿵!
“뭐, 뭐야! 뒤!”
중장갑이다 보니 소리가 커서 적들도 그를 눈치를 채는데.
‘늦었어.’
아몬드는 속도를 더 붙인다.
이동속도 스탯이 같아도, 유저에 따라 목적지에 도달하는 시간이 다르다.
어떤 곳을 밟고 질주하느냐, 인코스로 도느냐, 아웃코스로 도느냐.
이 미세한 차이가 릴에서는 생각보다 큰 차이로 작용되는데.
아몬드는 이런 디테일의 귀재.
대회에서조차 프레임 단위의 디테일까지 수행하는 게 아몬드였다.
“뭐, 뭐야 존나 빨라!”
“헉……!”
“쏴! 이쪽에 쏴!”
적들은 당황했고.
본래 아몬드 팀의 본대를 노려야 할 원딜 세 명은 아몬드 쪽으로 집중 포화를 쏜다.
총과 화살 등 온갖 투사체가 날아드는데.
‘지금.’
아몬드는 이때 들고 뛰던 방패를 휙 치켜든다.
터엉!
방패에 일순간 모든 투사체가 막히면서.
[패링!]조건부 패시브 스킬이 발동됐다.
근데 메시지가 하나가 아니었다.
[패링!] [패링!]-ㄷㄷ
-??
-헐
-와 ㅋㅋ
-한 번에??
그랬다.
세 명의 공격이 한 번에 전부 다 패링했다.
[패링!] [방패를 들어 올리지 않은 무방비 상태에서 날아오는 투사체를 정확히 쳐낼 시, 공격한 상대가 2초간 기절합니다. 동일한 적에게 적용되는 쿨타임 18초.]현재 아몬드가 갖고 있는 방패 능력.
여기에 따르면 지금 적들은 전부 기절 2초를 선물받게 됐다.
순간적으로 적 원거리 딜러 3명이 마비된 것.
[기절] [기절] [기절]일상생활에서야 화장실이 아주 급한 게 아니고서야 2초가 소중한 경우는 거의 없다만.
릴에선 달랐다.
“뭐 해!?”
2초의 기절은 팀 탱커가 뭐 하냐고 답답해할 만큼의 긴 시간이다.
혹은 누군가 목숨을 잃을 시간.
‘대체 언제?!’
뒤돌아본 탱커가 보게 된 건, 방패가 번뜩이며 위로 치켜올려진 장면이었다.
──터어어엉!!
이내 그것이 원딜러, 돌핀의 머리를 강타한다.
“컥!”
방패는 막상 맞기 시작하면 창, 칼만큼의 대미지가 나온다.
[돌핀] [체력 73%]이게 초반에 탱커가 좋은 이유다.
스펙이 모든 포지션 중에 가장 뛰어났다.
-캬
-이거지
-지렸다
-크
‘한 대 더!’
터엉!
아몬드는 딜러 하나를 무작정 두들겨 패기 시작했고.
2초의 기절 중에 무려 세 번이나 방패를 강타시켰다.
[돌핀] [체력 32%]체력이 순식간에 거덜 난 딜러.
“기절 끝났어! 죽여!”
“하 미친─”
이때서야 다른 팀원들의 기절이 풀린다.
이들은 그제야 부랴부랴 대처하며 사격을 감행하는데.
‘우측.’
아몬드는 방패를 옆으로 들며 가볍게 막는다.
터더더덩!
방패 위로 불꽃이 튄다.
-막았어 ㄷㄷ
-이걸
-캬
-캡틴아몬드카 ㄷㄷ
쿨타임 때문에 패링만 안 될 뿐, 막는 건 문제가 없다.
아주 소량의 체력만 깎여 나간다.
[망나니 용사] [체력 93%]‘한 대 더.’
다시 내달려, 방패 그대로 앞으로 내질러 찍는 아몬드.
퍼억!
돌핀은 또 맞는다.
[돌핀] [체력 10%]단 10%의 체력만 남은 돌핀.
그는 패닉했다.
그야 여기 튜토리얼 큐에 잡힌 이들은 죄다 초보 아니던가?
“제, 젠장 뭐냐고!”
그는 제대로 쏘지도 못하고, 버둥대더니.
뻑!
마지막 방패 공격을 맞고 그대로 뻗는다.
[퍼스트 블러드!] [망나니 용사 → 돌핀]뿅.
돌핀이 그대로 룬 정령이 되었다.
-캬
-레전드 ㅋㅋㅋ
-와 ㅋㅋㅋㅋ
-결국
-숟가락 살인마 ㄷㄷ
-이걸?
-대애애애 가아아암!
.
.
.
채팅창이 버벅일 정도로 가파르게 올라온다.
일련의 과정이 수행되는 데 최대 15초.
초보들이 따라가기엔 버거운 호흡이다.
“미친……?”
“뭐, 뭐냐고.”
돌핀뿐 아니라 다른 딜러들도 버벅댄다.
자동차 헤드라이트 앞에 선 야생동물처럼 굳어버린 이들.
“다음……!”
뻐억!
이들은 망나니 용사의 너무 쉬운 먹잇감이었다.
“컥!”
또다시 아몬드의 방패 일격을 맞을 때까지 이들은 뭘 해야 할지 몰랐다.
“쏴! 쏴! 그냥 쏘라고!”
“으아아아아아!”
피유웅! 피융!
그냥 미친 사람처럼 앞으로 방아쇠를 당겨댔을 뿐이다.
그러나 그런 쉬운 공격은 방패 앞에 다 막혀 버렸고.
“들어가아! 적 딜러 짤렸다!”
아몬드의 아군들이 놀고 있는 게 아니다.
아몬드가 적진을 완전 와해시키자 그들이 죄다 달려든다.
“파이어 볼 날립니다아!”
아군 마법사 타조알의 파이어 볼이 때 좋게 적중하기까지 한다.
화르르륵!
사방이 불타오르며 일시적으로 시야가 혼란된다.
“아, 안 보여! 젠장!”
“으, 으어어!”
여기는 초보존이다.
혼란에 매우 취약하다.
‘한 번 더.’
뻐억!
아몬드의 방패가 한 번 더 적중하고.
뒤이어 온 배기의 창이 찔러넣었다.
“꼬챙이!”
푸욱!
아까만 해도 사라진 탱커 아몬드에게 욕을 하던 배기.
그는 활짝 웃으며 외친다.
“용사님 나이스!”
엄지까지 치켜든다.
“믿고 있었다고! 최고의 방패!”
-ㅁㅊㅋㅋㅋㅋㅋㅋ
-태세 변환 ㅋㅋㅋ
-엌ㅋㅋㅋㅋ
-최고의 방패 ㅋㅋㅋㅋㅋ
-대체 뭘 믿고 있었는데?ㅋㅋ
-개신났네 ㅋㅋㅋ
-요즘 봇 성능보소
-이러니까 진짜 봇 같아……
한타는 일방적이었다.
[배기 → 뮤트레] [망나니 용사 → 소라게] [햄펀치 → 우로보로] [망나니 용사 → 소스카]5 대 0의 완전한 전멸.
[망나니 용사 트리플킬!]망나니 용사는 트리플킬까지 달성한다.
-방패로 트리플 ㅁㅊㅋㅋ
-와 ㅋㅋㅋㅋㅋ
-수포좌 바들바들 ㅋㅋㅋ
-그러니까 봇전인데 왜 미션걸었어? 어?
-근데 얜 표정이 왜이럼
채팅창의 반응이 상당히 뜨거운 와중, 아몬드는 아쉬워한다.
“아…… 석궁이네.”
상대가 들고 있던 무기 중에 활이 없었던 것이다.
-?
-앗
-?
-활이 아니라 석궁이구나
-그게 그거 아님?ㅋㅋ
-계약 화신은 비슷함 취향 차이임.
“그게 그거라뇨. 완전 다른데요.”
활 대신 석궁을 들 법도 하지만.
“혹시 석궁 드실래요?”
그는 활을 든 유저, 요요요에게 묻는다.
“아니, 싫다니까!”
요요요는 오기가 생겨서라도 주기 싫었다.
그러자 리더 봇에게 묻는 아몬드.
“흠…… 근데 배기 님. 꼭 다섯 명이 필요한가요?”
-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
-팀킬이 안되는게임이라 다행이다 ㄹㅇ
-ㅋㅋㅋㅋㅋ무친
-봇이니까 뭐 어때
“그럼요. 넷보단 다섯이 낫죠. 그리고 무기 함부로 바꾸지 마세요. 지금 포지션 딱 좋습니다.”
배기는 대체 그런 걸 왜 묻냐는 듯한 표정.
어쨌건 이 팀은 큰 승리를 거뒀고, 보상은 달콤했다.
[레벨 업!] [Lv. 2 → Lv. 3]아몬드 팀은 가장 빠르게 레벨 3이 되었다.
* * *
이런 와중 릴프로.
빅) 속보! 아몬드, 게임 유저들을 봇으로 착각중ㅋㅋㅋㅋㅋ
아몬드의 트루먼쇼가 중계되고 있다.
-ㄹㅇ?
-연기 아님?
-ㅁㅊㅋㅋㅋㅋ 다 속이네
-와 ㄷㄷ
-연기라고? “0이 하나 없어요” 이것도 연기라고 해봐라 ㅋㅋㅋㅋ
-그간 증명한게 있는데 연기라니ㅠㅠ 너무 속상해ㅠㅠㅠ
└계속 속아넘어가던 걸 ‘증명’이라고하냐 보통?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증명ㅋㅋㅋ 바보인걸 쇼앤프루브ㅋㅋㅋㅋㅋ
└증명이란 말이 존나처웃기넼ㅋㅋㅋㅋㅋㅋ
-근데 나도 튜토리얼 당연히 봇전인 줄 알았음 들어가서 아니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ㄹㅇ 나도 ㅋㅋ
└들어가면 다 알게되지않냐?ㅋㅋㅋ
-레전드네 ㅁㅊㅋㅋㅋㅋ
-근데 애들이 아몬드에 비해 너무 못해서 봇이라고 점점 더 굳게 믿는게 레전드
-속보! 방패로 트리플킬해서 앞으로 쟤네 다 봇으로 확정될 예정 ㅋㅋㅋ
└이젠 봇이 아니라는 걸 저쪽이 증명해야할 판임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ㅋㅋㅋ
-튜토리얼로도 이런 어그로라니…… 그저 방송력 GOAT
└ㄹㅇㅋㅋㅋ 순수 재능 탑
단순히 튜토리얼을 한 것만으로 빅 게시판에 아몬드 이름이 올라가고.
거기에 댓글 수도 엄청나게 달리고 있었다.
이에 아몬드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듯한 댓글이나 글도 여럿 생겼지만.
-와…… 견과류단 새끼들 화력 미쳤네;
└이 정도면 플랫폼 대항전 연습 들어가면 걍 릴프로 점령될듯 ㅋㅋㅋ
└그땐 젤로도 같이해서 딱히?
└젤로뿐인가?ㅋㅋㅋ 파프리카 애들도 다 하는데 ㅋㅋㅋㅋ
한 번 터지기 시작한 방송을 걷잡을 수는 없었다.
빅) 속보! 아몬드 방패로 트리플킬ㅋㅋㅋ
빅) 실시간 호칭 망나니에서 용사로 바뀌는 중ㅋㅋㅋㅋ
빅) 5 대 0 한타 대승을 아쉬워하는 아몬드
일거수일투족이 빅에 오르기 시작하는데.
그럴수록 당연히 아몬드의 생방 시청자도 올라갔다.
[현재 시청자 11.8만]간만에 켠 방송, 그것도 그저 릴 생존전 튜토리얼이나 하는 방송의 시청자가 무려 11만 8천 명.
“출발이 좋군.”
주혁은 만족스럽게 웃는다.
이는 트리비 시절 아몬드의 개인 방송 고점보다 한참 적은 것 아니냐? 할 수 있지만.
‘그건 놀치마 이벤트 때였어.’
모든 스트리머들이 참여한 합동 컨텐츠에서 주인공이 됐던 아몬대감 시절과 비교할 수 없을뿐더러.
‘플랫폼이 사실상 둘로 나뉘어진 것도 크다.’
트리비 해체가 뷰어십 체급에서 확실히 영향이 있었다.
트리비에서 파프리카로 간 대형 스트리머들도 꽤 있기 때문에 치즈에서 예전만큼의 시청자를 기대할 순 없었다.
그렇게 흥했던 치즈마을조차 초반엔 굉장히 저조한 뷰어십을 자랑했었다.
‘반면 파프리카는 반사이익을 엄청 얻었어.’
딸깍.
파프리카 플랫폼을 켜본다.
‘잘나가는구나. 젠장.’
파프리카 같은 경우는 반대였다.
가만히 있다가 트리비에서 넘어온 스트리머들 덕에 체급이 더 늘었다.
한때는 트리비와 비등한 플랫폼이었으나, 이젠 명실상부 단독 1등이다.
‘당분간은 어쩔 수 없지.’
치즈는 이제 시작하는 플랫폼이다.
대기업을 등에 업고 있으니, 좀 기다려봐야 한다.
‘결국 플랫폼 대항전이 중요할 거야.’
분기점은 아마 플랫폼 대항전이다.
그런 사례가 자주 있었다.
스트리머 크루끼리 대결을 하는데, 이긴 쪽이 진 쪽의 뷰어십을 일부분 흡수하는 사례.
이유는 알기 힘들다.
주혁도 이 현상의 원인에 대해선 그저 이렇게 추측할 뿐이다.
‘더 강한 사람을 따르고 싶은 건가?’
극성 팬들은 자신들이 따르는 대상과 자아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까 아마 더 강한 쪽을 따르고 싶을 거다.
그에 따라 자신도 더 강해지니까.
지금 아몬드가 하고 있는 릴 생존전에서도 마찬가지.
계약자는 늘 강한 화신과 계약하고 싶어 하지 않던가?
‘그나저나 방패면 누구랑 계약하려나. 이거 나름 궁금해지는 재미가 있네.’
생존전이 인기인 이유를 주혁은 알 것 같았다.
튜토리얼만 진행 중인데도 꽤 흥미로웠다.
일단 계약을 안 한 상태로 들어가는 점이 그랬다.
어떤 화신과 계약하게 될지도 사실 게임 안에서 정해야 하고, 랜덤성이 있다.
이런 랜덤성이 적당히 존재하면 늘 게임은 흥미로워진다.
그런데, 그건 인생도 마찬가지.
“……응?”
주혁은 양 모니터에 치즈 화면과 파프리카 화면을 둘 다 띄워놨었는데.
“뭐야. 이거…… 시간이 똑같아.”
아몬드와 묘하게 비슷하게 겹치는 화면이 있었다.
“큐가 같이 잡힌 거야?”
[현재 시청자 19.7만 명]파프리카의 엄청난 대형 스트리머.
릴 챌린저 출신의 ‘오믈렛’이다.
그가 지금 아몬드와 같은 게임에 들어와 있었다.
[아. 이거 생존전도 나름 괜찮은데?]-변절자야 닥쳐라
-와 내가 대항전 때문에 오믈렛이 생존전하는 걸 다 보네 ㅋㅋㅋㅋㅋ
-진짜 생존전함?
-노근본 겜 ㄷㄷ
그는 공성전만 하는 스트리머로서 상당히 인기가 많지만.
공성전 외의 다른 모드는 취급하지 않았던 사람이다.
그런데 그도 마침 이번 플랫폼 대항전 때문에 생존전을 처음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주목도도 엄청났다.
그런 상태로 아몬드와 똑같은 게임으로 ‘튜토리얼’을 진행 중인 것이다.
“와…… 이건 대박인데?”
주혁은 저도 모르게 함박웃음을 지었다.
“저 사람도 봇인 줄 알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