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13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5 24화(1141/114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5 024화
8. 숙청(1)
아몬드의 입장에서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보자면 이렇다.
자신이 파프리카의 유명 스트리머라고 주장하는 후원.
알고 보니 정말 같이 게임을 했던 닉네임과 일치한다.
그런데 그 게임은 봇전이다.
봇이 후원을 한 셈이다.
‘그게 말이 되나?’
당연히 말이 안 된다.
거기에 봇전을 치르던 중 계속 나오던 어그로를 생각해 보라.
-저거 사람이라니까요 ㅋㅋ
-AI도 사람이다!
-봇이 아닙니다. 살아있는 사람입니다.
급진적인 AI인권을 주장하는 자들.
방송 초반에 후원했던 가짜 정기찬.
퍼즐 조각들이 들어맞는다.
단 하나의 진실로.
“아……!”
짝!
아몬드는 깨달았다.
“또 어그로네.”
저건 사칭이었다.
-?
-???
-……?
-ㅔ?
스릉.
‘젤로류 악질 관리.’
결국 검을 뽑고 마는 아몬드.
이렇게 아몬드는 오믈렛을 밴해 버린다.
[오믈렛 님이 1시간 밴되었습니다.]10만 원이라 1시간 정도로 봐준 것 같다.
“재밌었습니다. 1시간만 있다가 오세요.”
아몬드는 마치 좋은 추리게임이었다는 듯한 표정으로 오믈렛에게 인사를 날린다.
“추리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밴ㅋㅋㅋㅋ
-캬
-아몬도일! 아몬도일! 아몬도일! 아몬도일!
-이게 아몬도일이지
-크……
[충신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아몬도라이님 진짜 봇 아니고 사람이에요 튜토리얼은 봇전이 아니라구요!]충신들의 애절한 외침.
그러나 아몬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 봇전이 아니면 어떻게 제가 혼자서 다 이겨요?”
-ㄹㅇㅋㅋㅋ
-저게 봇이 아니면 뭔데
-아니 튜토인데 뭔 사람이여 ㅋㅋㅋ 그딴 겜이 어딨냐고 ㅋㅋㅋ
-가불기 ㅅㅂㅋㅋㅋㅋ
[일백번고쳐죽어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봇이라는 증거 있음?]사실 봇이 아니라는 증거보다 봇이라는 증거로 보이는 것들이 더 많았다.
“리더봇이 설명도 다 해주고, 화신도 원하는 대로 뽑고, 애초에 봇이 아니었으면 제가 방패로 자기 뒤에서 막았을 때 욕했을 텐데 욕 안 하던데요.”
-ㄹㅇㄹㅇ
-봇이 아니라는 증거를 대라고
-욕할 건 알고있었넼ㅋㅋㅋ
-ㅋㅋㅋㅋㅋㅋ욕했는데요?
-그니까 말이 됨? 사람이면 벌써 패드립 도배됨.
-봇 인간론 지겹다……
시청자들의 합심은 놀라운 수준이었고.
기어코 아몬드는 놀라운 발언을 내뱉는다.
“아니. 봇이 아니라면, 증명하면 되잖아요? 그게 더 쉬운 거 아니에요?”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ㄹㅇ
-왜안함? ㄹㅇ 모르겠네
-그니까 ㅋㅋ 와서 후원도하고 말도 걸어보라고~ 그럼 인정해줄게~
-무죄추정 법칙모르냐고~
-옳소!
이제 봇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란다.
여기에 쐐기를 박는 음모론자 낙인.
[뱀 님이 3만 원 후원했습니다.] [그냥 “봇은 사실 사람입니다”라는 유행하는 음모론 밈이에요. 분노 ㄴㄴ.]-ㅋㅋㅋㅋㅋㄹㅇ
-맞음
-지구가 평평하다 같은거 ㅇㅇ
-레이나는 살아있다! 레이나는 살아있다! 레이나는 살아있다!
아몬드는 깊게 공감하며 끄덕인다.
먹이를 주면 안 된다.
“밈 알겠는데. 그런 어그로도 계속하면 재미없습니다. 경고드립니다.”
아무리 재밌는 말이어도, 같은 주제가 방송에 계속 도배되면 좋을 게 없다.
-캬
-속전속결
-ㅎㄷㄷ
-이 맛이야……!
-올 하일 아몬도일! 올 하일 아몬도일! 올 하일 아몬도일!
-ㄹㅇ 노잼 어그로 ㅋㅋㅋ
-봇이 봇이지 왜 사람임? 진짜 모름
-오믈렛? 이제부터 니 이름은 중급봇이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ㅅㅂㅋㅋㅋ
그의 호쾌한 대응에 시청자들이 환호한다.
빠밤!
[봇자배 님이 5만 원 후원했습니다.] [여윽시 과거 독재 국가를 운영해봤던 대감답습니다요~ 아주 일처리가 시원하십니다요~]-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봇자 배 ㅇㅈㄹ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
-봇이 븅보다 밑이냐?
-팡자 배가 높나요? 봇자 배가 높나요?
-아니 너무들하네 ㅋㅋㅋ 애초에 봇이 아니라고 ㅠㅠㅠ
“이제 진짜 봇이 아닌 사람들하고 게임 하러 갈게요. 노말 10판 채워야 랭크 가니까. 갈 길이 멉니다.”
이렇게 아몬드는 노말 게임을 시작했고.
‘음……?’
머리는 아니어도, 감각이 예민한 그는 어렴풋이 깨닫는다.
‘봇이랑 너무 비슷한데?’
튜토리얼 봇들과 이들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음…….’
그러나 의심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게임하기 바쁘니까!
이날 아몬드는 총 7판의 노말 게임을 마친 후.
방송을 종료했다.
-ㅅㄱㅇ
-재밌었습니다~
-빠이요 ㅠㅠ
-와 오늘 방송 개혜자 ㅋㅋㅋ
앞서 첫 판이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지만.
그 뒤에 7 게임이나 더 진행하면서, 당연히 앞의 기억은 서서히 잊혀갔다.
그게 라이브 방송의 특성이었다.
실시간으로 기억이 덧씌워지며, 잊혀질 것들은 그냥 잊혀지고 만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라이브 방송’의 특징이다.
편집본은 그렇지 않았다.
찰나의 순간도 영원히 박제될 수 있었다.
다음 날 업로드된 오믈렛의 영상처럼.
[전향했더니 ‘봇’이었던 건에 대하여]-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얔ㅋㅋㅋㅋㅋ 미치겠닼ㅋㅋㅋㅋㅋ
-아몬드 ㅋㅋㅋㅋㅋㅋ 미친거 아님?ㅋㅋㅋㅋㅋㅋㅋ
-전향봇 미쳤냨ㅋㅋㅋ
-생존전으로 환생했더니…… 내가 봇!?
-공성전 그랜드 마스터 = 생존전 봇
└넛츠 펑크에선 그랜드 실버라고 한단다 얘야
└ㄹㅇㅋㅋㅋㅋㅋ
└그랜드 실버 ㅅㅂㅋㅋㅋㅋㅋ
└앜ㅋㅋ 이거 ㅈㄴ 오랜만이네
└실버면 솔직히 봇이라고 착각할만 해
-이러려고 공성을 배신했나? 오믈렛?
-Make Silver Great Again
* * *
스트리머라는 직업의 기본은 라이브 방송 체급이지만.
라이브 방송이 잘나간다고해서 올튜브까지 꼭 잘되는 건 아니다.
둘은 완전히 성격이 달랐다.
어떤 종류의 스트리머들은 라이브의 체급에 비해 올튜브에서는 그저 그런 경우가 많았는데.
오믈렛이 그러했다.
엄청난 올튜브 체급으로 보이지만.
‘사실 조회 수가 저조해진 지 좀 됐지…….’
전성기 시절 쌓은 구독자와 지금 현재 나오는 조회 수의 격차가 컸다.
[릴을 다시 위대하게] [25.1만] [스——껄] [12.8만] [작심발언) 생존전 구려] [38.7만]이런 식으로 구독자 수보다 조회 수가 훨씬 낮았다.
‘그나마 생존전 어그로가 잘먹혔어.’
그래서 이번에 그는 생존전으로 영역 확장을 하려 했던 것인데.
‘그래서 오늘이 중요했는데…….’
아몬드 관람 컨텐츠로 변질되어 보기 좋게 말아먹었고.
릴프로는 이때다 싶어 오믈렛을 두들겨패기 시작했다.
빅) 오믈렛 오열 ㅋㅋㅋㅋ
빅) 봇믈렛ㅋㅋㅋ 박제 영상ㅋㅋㅋ
빅) 아몬드 쐐기 박기 강퇴
한때 릴악귀였던 30대 생존전 유저들이 사회생활로 감춰왔던 송곳니를 드러낸 것이다.
-와 아재들 화력 미쳤네
-생존전 늙은이들 경로당 페스티벌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믈렛 날 잘못잡았누
-근데 오늘 튜토 첫판 좀 레전드긴함ㅋㅋㅋㅋㅋ
-다 잘하다가 걍 레이나한테 끔살당한건데 너무 억까네
몇 년만의 포식을 시작한 생존전 악귀들의 물어뜯기는 현역 악귀들을 아득히 능가했다.
빅) 오믈렛이 사실 ㅈㄴ 거품인 이유
빅) 그 “오물” 챌린저 대리 의혹 ㅋㅋㅋ
빅) 실시간 “봇자 배”의 탄생
빅) 그마 원딜 “그 봇”의 진짜 실력을 알아보자
빅) “그 봇”이 근본이라 주장하는 PC 게임 시절 실력ㅋㅋㅋㅋㅋ
그들은 그간 오믈렛이 쌓아 올린 업적들까지 전부 깎아내리기 시작했으며.
밑둥 빠진 젠가처럼 오믈렛의 명성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듯했다.
“하…… 젠장.”
사건 당일.
방송을 끈 오믈렛은 릴프로 반응을 보며, 아몬드가 원망스러웠다.
“하필 대체 왜!”
왜 튜토리얼 큐에 같이 걸려서!
왜 하필 전부 다 봇인 줄 알고 있어서!
도대체 왜!
“날 강퇴까지 시킨 거냐고!”
왜 눈으로 보고도 아직도 봇이라고 믿는 걸까.
“왜 내 인생을 망친 거야!”
오믈렛은 이때만 해도 알지 못했다.
대감이 인생은 망쳤을지언정, 방송을 망친 게 아니었다는 걸.
다음 날 눈을 뜨고, 편집자의 메시지를 받은 오믈렛은 놀라서 눈을 껌벅였다.
“……어?”
[전향했더니 ‘봇’이었던 건에 대하여]“어어어어!?”
오믈렛은 침대에서 거의 로켓처럼 솟아나며 일어났다.
#실시간 화제 영상 1위
그의 영상이 차트 최상단에 올라가있었던 것이다.
“미…… 미친 이거 뭐야.”
처음엔 별생각이 다 들었다.
“나 무슨 논란 있나?”
예전에 했던 발언이 문제가 된 게 아닐까?
‘뭐, 뭐였지?’
사실 문제 될 만한 발언은 너무 많이 해서 오히려 뭔지 알 수가 없었다만.
편집자에게 온 메시지를 보면 상황을 알 수 있었다.
[편돌이: 아 형ㅋㅋㅋㅋ 우리 영상 대박남ㅋㅋㅋ] [편돌이: 봇 취급 받는게 대박 빵터짐ㅋㅋㅋㅋ] [편돌이: 형 첫방송 운빨 터졌어 ㅋㅋㅋ] [편돌이: 릴잔디 합방 조회수 넘음ㅋㅋㅋ]논란이 아니었다.
아몬드에게 봇 취급당한 게 웃겨서 영상이 대박 터졌단다.
순수 그냥 대박인 셈이다.
“이, 이럴 수가.”
오믈렛과 편돌이의 걱정거리가 늘 올튜브 조회 수였는데.
사실 편집 자체는 문제가 없는데도, 편돌이는 늘 미안해했었다.
심지어 신규 시청자들도 왔다.
-아몬드만 봤는데. 오믈렛도 귀엽네 ㅋㅋㅋ
-그냥 시끄러운 사람인 줄 알았는데 ㅋㅋㅋ 재밌네요 ㅋㅋ 구독함ㅋㅋㅋ
-생존전하니까 떡상하네 오믈렛 ㅋㅋ
“오…… 오 쉣…….”
오믈렛은 이대로 있으면 안 되겠다고 여겼다.
그래서 자신의 올튜브 채널로 가서 영상을 들어간다.
영상 내용을 확인해 보니, 역시나 편돌이가 재미 포인트를 잘 짚어놨다.
특히 아몬드 쪽에 연락해 양측을 교차 편집할 수 있게 돼서 더 재밌어졌다.
그러나 이번 건 편집이 핵심은 아니다.
“이건…… 이건…….”
오믈렛은 ‘리스펙’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이 또한 대감의 은혜겠지요…….”
타다다닥.
자신의 영상에 고정 댓글을 단다.
-이 또한 대감의 은혜겠지요……
└대감의 은혜 ㅅㅂㅋㅋㅋㅋ 이게 여기서 ㅋㅋㅋ
└갓 블레스 대감
└봇 인권은 말살시켜도 방송은 살려주시잖아~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새끼 감다살ㅋㅋㅋㅋㅋㅋ
└대감이 뭐임??
└진짜 나락갈뻔한 건뎈ㅋㅋ 웃겨서 살았누 ㅋㅋㅋㅋ
└대감 쪽으로 하루에 3번 절해라
└찐따들 또 지들만 아는걸로 처웃네 ㅅㅂ
* * *
한편 아무것도 모른 채 다음 날 아침을 맞은 상현.
“흐아아암…….”
어제 소통 방송에 8판이나 게임을 해서 바로 자버렸다가 지금 일어났다.
특히 어제는 트리비 장례식의 숙취가 아직 안 풀린 채 아니었던가?
어지간히 피곤했다.
‘어우…… 피곤해.’
그는 졸린 눈을 비비며 휴대폰을 찾더니.
습관처럼 치즈에서 마련해 준 스트리머 카페로 들어간다.
예전 트리비의 스트리머 게시판, ‘트스게’ 같은 시스템이다.
팬들이 스트리머와 소통하는 전용 게시판.
[어제자 방송 레전드인 점. 아몬드 끝날 때까지 속은 줄 모름ㅋㅋㅋㅋㅋ] [배기 어제 너무 봇 같은 모먼트 모음.jpg] [어제 ‘리더 봇’ 배기가 커뮤에 올린 감사글 발견 대박ㅋㅋㅋㅋㅋ]이렇게 시청자들이 방송에서 있었던 일이나, 아몬드의 시청자들끼리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하는 곳인데.
이것들을 읽어 내려갈수록, 상현의 눈이 흔들렸다.
“……음?”
흐릿한 졸린 눈이 큼지막하게 번쩍 떠진다.
“으음?”
어제 조금씩 이상했던 모든 퍼즐들이 마법처럼 들어맞기 시작한다.
‘봇이…….’
단 하나의 명제만 받아들인다면.
‘봇이 아니었어?’
두둥.
상현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럼…… 오믈렛도 진짜야?’
그는 급하게 릴프로에 들어가본다.
“미친.”
빅 게시판이 오믈렛 이야기로 도배되어 있다.
탁.
상현은 이마를 짚었다.
‘나 때문에 욕을 먹고 있잖아?’
봇 취급을 당하는 실력이라고, 오믈렛을 신나게 물어뜯고 있는 릴프로.
‘솔직히 봇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긴했는…… 아, 아니지.’
그의 머리는 합리화를 위해 매우 빠르게 회전했고.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이 떠올랐다.
단 한 놈.
이 모든 걸 알고 있으면서도 침묵한 놈.
아니, 사실상 설계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놈.
지금 밖에서 낄낄거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놈!
“으…….”
타다다닥.
그는 방을 나가며 외친다.
“야 김주혁!”
매니저에 이은 숙청 대상들을 연이어 떠올렸다.
‘그리고 가지볶음 외 다수……!’
오늘 아몬드의 방송엔 피바람이 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