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3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132화
46. 망나니 용사(3)
[레이나 VS 발키리 강신 대전. 이거 보여주려고 어그로끌었다……gif]게시물을 열어본 주혁의 입가에 미소가 서렸다.
“역시……!”
비록 노말 대전이고, 릴에서는 듣보 취급을 받을지언정, 역시 아몬드의 플레이에는 감동이 있다.
킹덤에서도, 배틀 라지에서도 그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아니, 저걸 왜 굳이 맞서 싸우냐고 ㅋㅋㅋㅋ
└개.멋.있.으.니.까.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뭐야 짜고 치는 거야?
└짜고 쳐도 저걸 어케 하누?
└ㄹㅇ 어케하지?
└100번 정도 시도하면 한 번은 안 나오나? 저런 그림?
└릴을 그렇게 오래 하면 그냥 죽을 듯 ㅋㅋㅋㅋ
└짤 남기려다가 장례 치를 일 있누 ㅋㅋㅋㅋ
-와 진짜 좃간지긴 하닼ㅋㅋㅋㅋㅋ
-크~! 낭만 있네요!
왜 저런 플레이를 하는지는 의문이지만.
일단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은 건 확실했다. 일단 이 게시물은 릴이 아닌 빅 게시판으로 가 있었으니까.
그것뿐이 아니었다.
“어……?”
[10위 망나니 용사]현재 릴프로 실검에 망나니 용사가 올라가 있었다.
주혁은 안경을 고쳐 쓰며 갸웃했다.
“이게 되나?”
다시 게시물의 조회 수를 봤다.
[조회 1,789]아직 2,000도 안 되는 조회 수인데?
얘네 전부가 검색한다고 해도 저 순위의 실검은 안 나올 거다.
당연히 전부 검색해 보는 것도 아닐 테고…….
“……아!”
그제야 그는 왜 저 실검이 떠 있는지 깨달았다.
“이 새끼…… 아주 맛들렸네.”
* * *
릴프로는 기본적으로 릴을 위한 사이트였다. 시작은 일단 그랬다.
그러나 릴이 거의 최고 인기로 치솟아 오를 때, 사이트는 종합 게임 커뮤니티로 확장되었다.
그 이후로는 종합 게임 커뮤니티 중에 3위 안에 드는 거대한 사이트가 됐다.
이런 곳에서 실검에 신작 게임이 오르내린다?
돈으로 따지면 억 단위의 효과일지도 몰랐다.
고 팀장은 믿기 힘들었다.
‘이걸 아몬드가?’
그 일을 아몬드가 해내다니.
[9위 망나니 용사]현재 9위까지 치솟은 검색어.
“아몬드…… 맞습니까?”
고 팀장은 다시 한번 확인하듯이 물었다.
“그래! 그 사람이 이거 홍보해 준다고 자기 아이디를 망나니 용사로 했더라! 으하하하! 우린 공짜로 이득 봤잖냐!? 아니, 진짜 광고를 맡기려면 이런 놈한테 맡겨야 되는 거여! 고객 감동 서비스 아니냐? 이런 게?”
그렇구나.
아몬드구나. 고 팀장은 머리를 긁적였다.
부장의 칭찬은 멈추지 않았다.
“얼마 전에 판타지아 채널 유아나랑도 인터뷰할 때 망나니 용사 언급해 줬다더라. 내 직원이 알려줬어. 대단하지 않냐? 너처럼 그냥 인상 팍~ 찌푸리고 될 대로 되라~ 일하는 놈이랑은 다르지?”
“아니…….”
왜 또 거기서 내 욕을 합니까.
고 팀장은 인상을 찌푸리다가, 아까부터 이상한 점을 하나 물었다.
“근데 아몬드가 이 정도로 화력이 좋은 사람이었습니까? 부장님이 분명…….”
근데 아몬드는 1만 언더라고, 부장이 직접 말한 적이 있다.
1만 언더 스트리머가 슈퍼 플레이 좀 했다고 실검에 오른다?
조금 이상했다.
“아니지. 아몬드는 그냥 시청자 1만도 안 돼. 화력이 좋을 리가 있냐.”
“이상하네요. 1만 언더인데, 슈퍼 플레이 한 번으로 실검에 들 수 있습니까?”
기획 부장이 씩 웃으며 손을 저었다.
“그게 사실 킬포야.”
괜히 젊어 보이려고 줄임말을 써서 더 늙어 보인다는 말은 넘기고, 고 팀장은 경청했다.
뭐가 킬포라는 걸까.
“생각을 해봐. 왜 아몬드가 실검이 아니고 망나니 용사가 실검이겠냐.”
그러고 보니 그랬다.
원본 영상이 이거라면 사실 아몬드를 검색해야 맞다. 근데 실검은 망나니 용사가 올랐다.
“어린 친구가 수완이 장난이 아니야.”
부장이 움짤 하나를 보여준다.
방종하는 아몬드가 담겨 있다.
거 방종 참 신박하게 하네…….
“이건 그냥 광대잖아요.”
“아, 방종 리액션인데. 그 뭐냐. 원래 이런 거 한대. 아니,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채팅을 보라고. 채팅.”
-야아아! 딜량!
-딜량 안 보여줘!?
-무친놈…….
-첫판 캐리하고 딜량도 안 보여주고 도망가는 쿨가이…….
딜량.
이 단어가 스쳐 가자 사태를 파악했다.
“아!”
릴은 한 게임이 끝나면, 일종의 성적표를 준다.
누가 누가 제일 잘했는지, 적에게 입힌 총 피해량, 받은 피해량 등등 계산해서 보여준다.
그 성적표가 궁금해진 시청자들이 그의 딜량을 보기 위해 자연스레 전적을 검색했고.
그 아이디는 당연히 망나니 용사니까, 실검에 오르는 것도 당연히 망나니 용사다.
“전에도 이런 사태가 있었대. 다이아 찍어놓고 랭크를 안 보여주고 방종해 버려서 제이버 실검에 올랐단다. 이번에도 그걸 다시 활용한 거 같다.”
“그래서 오른 거군요?”
“그렇지! 거기에 방금 네가 본 그 전투 영상이 겹친 거야. 화력이 더해진 거라고.”
우연일까?
아닌 것 같았다. 이전에도 한번 재미를 봤었다고 하니 말이다.
아이디를 만든 것부터, 방종을 이런 식으로 한 것까지 전부 의도된 것 같았다.
턱.
부장이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얘 오면 잘해라. 어?”
“음…… 뭐, 이런 걸로 굳이 잘할 거까지 있습니까?”
“박 상무님.”
“?”
“그 양반 이거에 민감한 거 알지. 실검에 환장하잖아. 조작도 서슴지 않는다고. 게다가 이 망나니 용사는 위플러그 합작이잖아. 거기 그 양반 주식이…….”
“…….”
박 상무.
그 직함이 나오자, 고 팀장은 벙어리가 됐다.
부장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여튼 난 그 양반한테 손도 안 대고 실검에 올랐다고 보고할 거니까. 그 땅콩인지 호두인지 하는 놈. 광고에 딱 잘 박아놓으라고.”
“아몬드입니다.”
“그게 그거지, 인마. 여튼 잘해. 중석이 너도 박 상무한테 걸린 게 많은 걸로 아는데?”
“…….”
고 팀장은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 *
한편, 주혁과 상현은 간만에 생긴 아침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일찍부터 옷을 챙겨입었다.
둘은 기합이 꽤 들어간 모습이다. 아무래도 광고 모델로서 촬영은 처음이니,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하는 것이다.
“자. 나가자!”
주혁이 씩씩하게 외치며 대문을 열었다.
쾅.
그들을 기다리는 건 지옥같이 이어져 있는 계단.
아까 전의 기세는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이 달동네 계단 앞에선, 모든 게 무의미했다.
약 10분 후.
“후아…… 후아…….”
상현은 멀쩡했지만, 주혁은 거의 죽을 듯이 숨을 골랐다.
“맨날 오르내리는데도 힘드냐?”
“다, 닥쳐…… 후아…….”
주혁은 반박할 힘도 없는지 손짓으로 얼른 꺼지라는 듯 그를 밀어냈다.
빵빵!
그때, 커다란 밴이 도착했다. 펑크에서 보낸 차였다.
드르륵, 옆으로 열리는 문 뒤로 드러나는 반가운 얼굴.
“여어. 많이 기다렸나?”
사람 좋은 얼굴로 웃는 오 실장이었다.
차가 없는 상현과 주혁을 위해 이 밴을 가져오기로 한 게 오 실장이었다.
“아뇨. 방금 왔습니다. 오히려 숨도 못 쉬고 타게 생겼네요. 하하…….”
주혁이 아직 얼굴이 시뻘게진 채로, 뒤쪽의 지옥같은 계단을 가리켰다.
주혁의 엄지를 따라 올라가던 오 실장의 시선이 흔들렸다. 당황한 표정이다.
‘저기에…… 산다고? 달동네잖아?’
오 실장은 사실 상현과 주혁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따위는 알지 못했다.
그저 대기업 출신에 멀끔하게 생긴 두 청년이니, 좋은 가정에서 잘 자랐겠거니 여겼을 뿐이다.
심지어 상현은 어렸을 때 양궁을 했잖은가? 양궁은 장비가 들어가는 스포츠라 비용도 엄청나게 들 텐데…….
‘거기에 사고까지 당한 건가?’
상현이 당한 사고까지 생각이 이어지자, 오 실장은 말문이 막혔다.
그가 살아와야 했던 과거가 머리에서 재생되어 버렸다.
잠시 동안 그는 아무런 말도,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흠, 흠.”
하나 오 실장은 이내 목을 가다듬으며 말을 꺼냈다. 사회생활을 하루 이틀 하는 게 아닌데, 이런 걸로 당황한다고 해도 티를 낼 그가 아니었다.
“그래? 하하. 운동도 되고 좋겠구만. 그래서 건강한가? 얼른 타요. 타.”
그는 표정을 가다듬으며 자리를 비켰다.
안으로 들어오면 분위기가 전환될 거다. 왜냐면, 깜짝 손님이 있거든.
“안녕하세요!”
신인 아이돌처럼 밝게 인사하는 목소리에, 주혁과 상현 모두 깜짝 놀라서 뒷좌석을 바라봤다.
특히나 주혁은 밴으로 들어오다가 머리를 쿵, 하고 찧어버렸다.
“컥!”
주혁의 비명 소리를 뒤로하고, 미호가 상현 쪽을 바라봤다.
“아몬드 님. 실제로 뵙는 건 처음이죠?”
그녀의 화사한 눈웃음은, 디스월드에서보다 현실에서 더 비현실적이었다.
“아…… 안녕하세요.”
상현은 어색하게 인사를 건냈다.
예상치 못한 손님에 놀라서 그런 것이지만, 떨떠름한 표정이라고 오해를 사기엔 딱 좋았다.
그래서인지 미호는 괜히 묻지도 않은 변명을 시작했다. 왜 이 밴에 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매니저는 휴가고, 제가 운전을 못 해서…….”
“너 차 있잖아.”
오 실장이 어림도 없다는 듯 말을 끊었다.
“그 차 사고 나서 수리해서…….”
“운전을 못 하는데?
“그…… 그러니까요. 운전을 잘 못 하니까 사고가 나서 수리한다는 말이었어요.”
집에 있는 멀쩡한 외제차를 급하게 수리 센터로 보낸 미호.
그녀는 최대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밝게 웃었다.
“그래서 밴에 타게 됐어요…… 하하…….”
오 실장은 뒤돌아서 웃으며 고개를 저었고.
“아, 예…….”
상현과 주혁은 할 말이 없어 그냥 뻔한 대답만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자, 그럼 갑시다. 그래도 미호가 와줘서 아주 화사해졌구만, 밴이!”
한껏 미호를 골려준 오 실장이 그녀를 다시 띄워주고는 밴은 출발했다.
부우우웅……!
약 15분이 흘렀을까?
미호와 주혁, 그리고 상현은 나름대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같은 목적이 있다 보니, 그리고 미호와 주혁의 붙임성이 워낙에 좋다 보니 가능했다.
그러던 중 오 실장이 넌지시 상현에게만 뭔가를 말해줬다.
“그…… 상현 씨. 내가 이야기 제대로 못 한 게 있는데.”
미호와 주혁의 고개도 자동으로 슥 돌아갔다.
“…….”
오 실장은 그 시선을 느끼고 잠시 망설였으나, 어쩔 수 없이 말을 꺼냈다.
“우리가 계약을 조금 늦게 맺었잖아?”
“예.”
“회사 생활 해봐서 알겠지만, 갑자기 급하게 추가 일정이 붙으면 사람들이 열이 받아…….”
오 실장의 말은 이러했다.
상현 때문에 일정 앞에 큰 과정이 하나 추가됐고.
그쪽 팀이 상현을 굉장히 불쾌해할 수도 있다. 물론 그런 일 없게 오 실장이 현장에서 버티겠지만.
자잘자잘하게 불이익 주는 걸 다 감시할 수는 없다. 혹여 봤다고 해도 뭐라 해봐야 예민하게 군다며 본전도 못 건질 수도 있고.
“……그러니 감안해 줘.”
그는 약간 미안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내 미리 사과할게.”
“아녜요. 늦게라도 계약해 주신 게 감사하죠.”
상현은 고개를 저으며 괜찮다 했으나, 주혁은 왠지 화가 난 듯한 표정이었고.
미호는 걱정 어린 눈으로 연신 상현을 바라봤다.
“넘 걱정 말아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저는 이런 촬영이 주 업무라서. 잘 알거든요.”
“그래. 미호가 좀 도와줄 거야. 얘 진짜 프로거든.”
“감사합니다.”
“오. 도착했네. 내려, 내려!”
판타지아의 본사 앞에 내렸다.
높은 빌딩이 주는 위압감이 느껴진다.
그들은 로비를 지나서, 가장 중앙에 있는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갈 곳은 20층이다.
20층은 아예 전 층이 촬영 관련 스튜디오로 이뤄져 있었다.
-20층. 판타지아 촬영 스튜디오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스튜디오 특유의 새하얀 빛이 네 사람을 덮었다.
그리고 펼쳐지는 수많은 카메라, 커다란 유리, 매트한 재질의 넓은 바닥.
“여기야. 판타지아 촬영 스튜디오.”
이전에 아몬드 해체 분석기를 했던 라이브 방송 스튜디오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그때보다도 더 많은 스태프와 장비들이 보였다.
꿀꺽.
상현은 마른침을 삼켰다.
오 실장의 경고가 정말이라면, 저 많은 사람들이 오늘 그를 곱게 봐주지 않을 테니까.
아니나 다를까, 수많은 스태프들과 눈이 마주쳤다.
‘왜, 왜 다들 이쪽으로 오는 거야?’
심지어 그중 대다수가 상현을 향해서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이게 뭐냐는 듯 오 실장을 바라봤지만 오 실장은 이미 다른 사람을 만나 악수하며 이야기 중이다.
그때, 가장 선두로 달려온 사람이 활짝 웃으며 손을 내민다.
“아몬드 님이죠?”
그리고 뒤로 우후죽순.
마치 아몬드를 위한 레드카펫인 것마냥, 사람들이 길을 안내했다.
“아몬드 님! 반갑습니다! 이쪽으로 얼른 오세요! 저희는 쓰리디 팀입니다!”
“아몬드 님이구나, 실물이 더 나으시다! 메이크업 팀입니다. 동시에 진행되더라도 양해 부탁드려요.”
그렇게 상현은 순식간에 미호, 주혁, 오 실장과 떨어져야만 했다.
‘생각보다…… 괜찮은데?’
그런데 스태프들 표정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