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3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137화
47. 촬영장(5)
올튜브 수익.
스트리머들의 가장 큰 수익 지분을 차지하는 시스템 중 하나다.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할수록, 올튜브에서 더 많은 수익을 가져다준다.
때로는 이 수익이 트리비 수익의 2~3배를 넘는 경우도 있으며, 많게는 20배까지도 차이가 난다.
현재 아몬드의 채널은 11만 명의 구독자를 갖고 있으며, 평균 조회 수는 20만까지 올라간 상태였다.
인기 동영상의 경우엔 100만에 가깝게 찍힌 것도 있다.
이러면 대충 얼마만큼의 수익이 나올지, 머릿속에 그려지긴 했다.
몇몇 관심도가 높은 사람들은 대충 채널 사이즈를 보고 그 수익을 정확히 예측하기도 한다.
그 정도로 올튜브의 정산은 투명한 편이다.
[아몬드 : 올튜브 수익 정산서 왔어. 확인해 봐.]두둥…….
이 메시지를 보는 순간, 지아의 귓가에는 북소리가 울리는 듯했다.
‘한…… 오백 정도 나올까?’
서지아 역시 영상 쪽에 워낙 관심이 많았기에, 대강의 수익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있었다.
예전에 활동하던 영상 카페에서 보고 들은 정보가 있었으니, 얼추 근처는 맞혀볼 수 있었을 터다.
‘천? 1천이 나올 수도…… 아냐. 영상 개수가 너무 모자라. 아직은…….’
너무 기대하면 안 된다고 스스로에게 계속 타일러도, 저절로 돌아가는 계산기를 어쩔 도리는 없었다.
‘김칫국 마시지 말자. 서지아. 제발.’
영상 조회 수는 몰라도, 신생 채널이기에 개수가 압도적으로 모자랐다.
지금까지 올린 영상은 해봐야 20개 정도이다.
이마저도 거의 이틀에 한 번꼴로 올리다시피 한 건데…… 아직 아몬드라는 스트리머의 활동 기간이 너무 짧았다.
‘그냥 빨리 확인하자.’
계속 앓느니, 빨리 보고 털어내는 게 나으리라.
그녀의 마우스가 첨부된 정산서로 향했다.
두근─ 두근─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긴장감에 마우스가 흔들렸다.
딸깍.
힘겹게 클릭해 낸 마우스.
“!”
모니터에 어렴풋이 비친 그녀의 눈이 튀어나올 듯이 커졌다.
“꺄아아아아아아!”
커다래진 그녀의 눈에 맺힌 숫자.
[총 수익 23,552,890원]2천 3백이었다.
계약대로라면 여기서 무려 40%가 지아의 몫이었다.
“대애애애애애박!”
퍽!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는 바람에 무릎이 책상을 쳐버렸지만, 개의치 않았다.
지금 머릿속이 새하얘져서 저 액수 말고는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 사람이 한 달에 2천을 벌 수도 있는 거구나…….”
직장을 다녔다면 꿈도 못 꿨을 금액이었다.
아니, 그 어떤 것을 했어도 이런 돈을 벌 수 있었을까?
전문대 졸에, 커리어라곤 계약직뿐이고, 취미는 집에서 팬 영상이나 끄적이던 내가?
“기적…… 같아…….”
이건 기적이었다.
인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적.
“하길 잘했어…….”
그때 용기를 내서 아몬드에게 사인을 받길 잘했다. 아몬드를 좋아하길 잘했다.
남들 다 뭐라 하지만, 좋아하는 일에 돈 안 아낀다며 후원 크게 쏘길 잘했다.
집에 박혀서 영상만 만들길 잘했다…….
원래라면 하나같이 후회할 일들.
사회에서는 지탄받을, 한심하게 볼 일들.
그것들이 지금은 하나같이 잘한 일이 되어버렸다.
처음이었다.
내가 뭔가를 잘해냈다고 느낀 건.
항상 과거는 후회투성이였고, 고쳐야 할 것들뿐이었다.
주마등처럼 그간 회사에서 겪었던 일들이 스르르 지나간다.
겨우 한 달 전인데, 이제 빛바랜 오렌지색이 되어버린 기억들.
「넌 일을 그렇게밖에 못 하냐?」
「하여간 전문대…… 차라리 말 잘 듣는 고졸이 낫지.」
「이 과장님이랑 사귄다고 어깨 힘 좀 들어갔었나 본데. 너 이제 어쩌냐? 어? 푸하하하.」
「대체 뭘 어쨌길래, 이 과장님 같은 분이 이런 애한테 홀라당 넘어갔니? 참내.」
「무슨 여자애가 이렇게 음침해. 회식 자리도 다 안 나간다고 하질 않나. 집에만 박혀서 뭘 하는데?」
「네가 여길 나간다고 뭐 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아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으…….”
참아보려 했지만.
「나, 너 때문에 발목 잡히기 싫다.」
마지막으로 떠오른 기억.
그것만큼은 빛바랜 오렌지색이 아니었다.
선명한 색으로 눈을 파고들었다.
훨씬 더 오래된 기억인데도.
“흐으…… 흐으으윽…….”
울음이 터져 나오고 말았다.
그녀는 쓰러지듯이 침대에 엎드려, 가득 고인 것들을 펑펑 쏟아냈다.
* * *
쾅.
집에 돌아오자마자 주혁은 헉헉거리며 상현의 휴대폰을 뺏어버렸다.
“와, 씨. 대체 얼마길래 저러냐?!”
지아가 저렇게 큰 소리를 내는 걸 난생처음 들었다.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상현도 마찬가지였는지,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우…….”
“크으…….”
2천 3백이라는 숫자.
그걸 보자마자 둘은 지아보다도 더 큰 소리를 지르며 두 팔을 번쩍 들었다.
“크으으으아아아아!”
“우와아아아아!”
주혁은 흥분으로 얼굴이 벌개져서 외쳤다.
“와씨! 그럼 우리 한 달에 3천 번 거냐? 어? 미쳤냐고 아몬드으으!”
“그, 그렇게 되나? 우와아아아!”
앞서서 벌어들인 트리비 수익 1,100만 원, 그리고 올튜브 수익 2,300만 원.
굵직한 광고들을 제외하고도 현재 3,400만 원을 벌었다. 가장 적게 받는 주혁도 (상현이 좀 더 얹어줘서) 800에 가까운 수익을 받게됐다.
무려 2,300만 원을 벌어들인 올튜브 수익 덕분이다.
“아빠아아! 나 커서 서지아가 될래요!”
“그만 잘해! 서지아아아!”
둘은 이젠 실생활이 되어버린 인터넷 속 채팅 밈들을 남발하며, 기쁨을 마구 표출했다.
둘은 그날 기념으로 맥주 한 잔씩을 까마시고는, 나이 들어버린 간을 절실히 체감하며 금세 각자 방으로 가서 자버렸다.
정말 짧은 자축이었다.
* * *
다음 날.
눈이 번쩍 뜨이는 수익과 광고비, 그리고 눈부신 성장세에 대한 기쁨도 잠시.
와그작. 와그작.
아침에는 또 평소처럼 아몬드 플레이크를 먹고 있는 상현이 보였다.
주혁의 배 속에선, 이때부터 슬그머니 열이 솟았다.
‘하아. 징한 새끼다. 진짜.’
그는 다른 걸 해 먹기 위해 냉장고를 열었다.
주혁의 인상이 팍 찌푸려졌다.
‘다 썼구나…….’
식자재가 없다.
원래 어제 장을 봤어야 했는데, 촬영 때문에 까맣게 잊어버렸다.
그 흔한 라면조차 없이 다 떨어졌다.
있는 거라고는, 아몬드 플레이크, 콘플레이크, 첵스…… 그러니까 그냥 다 시리얼뿐이다.
그는 기필코 제대로 된 밥을 먹으리라 결심하며 밖으로 향했다.
“음? 어디 가냐.”
“먹을 것도 없잖아. 장도 한동안 안 봐서.”
“아몬드 플레이크 있는데?”
“…….”
“첵스도 있는데…… 너가 질린다고해서…….”
“됐어, 인마!”
쾅.
주혁은 신경질적으로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아오. 먹거리가 떨어지면 한 번을 안 사다 놓네. 이 견과류 새끼.”
투덜거리면서도, 사실 주혁도 이유를 알았다.
그가 식자재에 대한 책임감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저놈은 애초에 먹거리가 떨어졌다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아몬드와 우유가 넘치는 이상, 상현의 눈엔 젖과 꿀이 흐르는 냉장고로 보이는 거다.
끼익.
그때, 창문이 열리며 상현의 머리가 튀어나왔다.
“야. 나갈 거면 쓰레기는 버리고 가. 대문 앞에 있다.”
“…….”
* * *
거대한 쓰레기 봉투가 묵직한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쿵.
주혁은 손을 털고서, 평소 자주 가던 국밥집으로 향했다.
아침부터 여는 곳이 그곳 외엔 별로 없었으니, 딱히 선택권이 없었다.
“여기 순댓국 특으로 하나 주세요.”
그는 익숙한 몸짓으로 자리를 잡고 앉으며 바로 주문했다.
그리고 물을 따르고, 수저를 꺼내며 누군가와 눈이 마주친다.
“……어?”
“……어.”
서지아였다.
눈이 마주친 그들은 미처 듣지 못했다.
주머니에서 울려 퍼지는 휴대폰 알림을.
띠링.
[아몬드 님이 스트리밍을 시작합니다!] [어서 들어오세요!]* * *
-뭐야? 아침부터!?
-크 어머니! 보시죠! 취업을 안 하면 아몬드를 볼 수 있다구요!?
-아하?
-아침부터 아하?
-아몬드 푸레이크의 시간이라…… 오히려 좋아…….
-포브스 선정 0군들의 피버 타임. 아침 9시.
.
.
.
아침에 방송을 켰는데도 사람들이 꽤 들어와줬다.
[현재 시청자 3.4천]약 3,400명의 시청자들.
아침 시간, 그리고 갑작스럽게 켠 방송임을 고려했을 때 꽤나 많이 모여든 것이다.
팡.
아몬드의 아바타가 생겨나고, 손을 흔들었다.
“트하!”
-아하아하
-아하하!
-오늘은 뭐죠?! 드디어 켈로드 광고인가요!?
-ㅎㅇㅎㅇ
아몬드는 시청자들이 그의 방송을 좀 더 친근하게 여기길 바랐다.
그래서 별것 아닌 일에도 방송을 켜는 습관을 들였다.
“아침에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무슨 개소리를 하려는 거죠?
-ㅋㅋㅋㅋㅋㅋ견소리
-견과류 소리입니다. 오해 마시고~
-광고 맞네 ㅅㅂ
-어제도 광고 촬영하느라 휴방하더니 또 광고냐!
애석하게도 시청자들은 이제 아몬드가 갑자기 방송을 켜면 광고가 아니냐는 생각부터 하게 됐다.
그러나 이번엔 광고가 아니었다.
“안타깝게도 광고는 아니고요.”
-안타깝게도 ㅋㅋㅋㅋ
-엌ㅋㅋㅋ
-진심으로 아쉬워하는 표정…… ㅋㅋㅋ
-토끼귀 스폰은 안 들어오나요?
“제가 저번에 릴을 이기긴 했는데. 뭘 어떻게 해서 이긴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오늘은 좀 더 공부하듯이 플레이해 보려구 아침부터 방송을 켰습니다.”
-오……?
-님 공부 개 못하잖아요.
-레이나 설명도 안 듣고 넘어가더니. 이제 와서?
-그냥 활이나 쏘시죠 형님.
-어차피 그냥 다 쏴서 죽이고, 이게 뭐죠? 할 거 다 안다구~~ 엌ㅋㅋㅋ
“자. 갑니다.”
아몬드는 시청자들의 장난스러운 조롱은 싹 무시한 채 바로 릴을 실행했다.
[라이프 이즈 레전드]슈웅.
순식간에 주변 환경이 바뀌었다.
푸른 하늘과 깎아지른 절벽 산맥이 그를 반겼고.
그 위로, 텍스트들이 떠올랐다.
[공성전] [호송전] [생존전]3가지 모드가 있지만.
“일단 공성전을 복습할게요. 하던 거 제대로 해야죠.”
아몬드는 공성전을 복습해야 했다.
하나라도 제대로 익히고 넘어가야지,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해봐야 좋을 건 없었다.
[공성전]채팅에서 더 왈가왈부하기전에 얼른 공성전을 눌렀다.
그러자 메시지가 떠오른다.
[퀘스트 ‘공선전 1승 혹은 5판’ 완료.] [계정 레벨 2가 되었습니다!]퀘스트를 완료했단다.
“퀘스트?”
-저번에 노멀 한 판 한 게 퀘스트임
-레이나가 억지로 시켰잖음. 처맞으면서 크라고 ㅋㅋㅋ
“아. 그게 퀘스트의 일부분이었군요.”
레이나가 시키는 대로만 했던 터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는데.
그게 퀘스트였던 모양이다. 곧바로 계정 레벨이 2로 올랐다. 희소식이다. 얼른 레벨이 올라야 랭크전이 가능하니까.
[다음 퀘스트를 수행해 주세요.] [퀘스트 : 공성전 3번 승리하기]다음 퀘스트는 3번 승리하면 된다.
어차피 게임하려는데 퀘스트까지 자동으로 클리어되니 감사할 따름이다.
아몬드는 곧장 노말 대전 큐를 잡았다.
[상대를 찾았습니다!]쿵.
사방이 순간적으로 번쩍하더니, 어느새 다른 네 명의 팀원이 옆에 서있었다.
“후. 아까 진짜 그 새끼 다시 만나기만 해봐.”
“아오. 그 빌어먹을 독침 버니 새끼…….”
-역시 ㅋㅋㅋㅋㅋ
-시작부터 분위기 쌀벌 ㅋㅋㅋㅋ
-그래도 저번보단 낫네
-크큭…… 익숙한 지옥의 향기군
다행히 이번엔 아몬드에게 직접 시비를 거는 사람은 없었지만, 전판에 뭔가 안좋게 끝난 모양이다.
분위기가 좋진 않았다.
“자, 자. 어디 가실래요.”
한 사람이 분위기를 잡으려는 듯 물어본다.
아몬드는 가장 먼저 대답했다. 하나밖에 못하니까.
“저 원딜러요. 바텀…….”
바텀이 맞던가?
다시 지도를 확인하고서야 아몬드는 확실히 대답했다.
“바텀이요.”
“원딜러 나오셨고. 난 미드.”
“전 그럼 정글.”
“이 몸은 탑.”
“……아 씨바. 서폿이네. 잠깐 스킨 바꾸고 있었는데.”
어찌저찌 각각의 포지션은 정해진 모양이다.
[당신에게 깃들 화신을 선택해 주세요.]아몬드가 고를 화신은 사실상 정해져 있었다.
딱 하나밖에 없으니까.
[냉혈의 마궁수 – 레이나]아몬드는 욕을 먹을 각오를 하며 일단 바로 레이나를 골랐다.
그런데, 그가 욕먹을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화신, 레이나는 당신과 함께할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난 화신이 레이나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