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7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172화
60. 조커는 웃고 있다(1)
실버와 마스터가 1 대 1 매치를 한다.
그것도 둘 다 스트리머다.
이는 애초부터 엄청난 관심을 받을 만한 사건이다.
아무 장작 없이도 활활 타오를 법한 화제였다.
그런 곳에 주혁이 기름을 부어버렸다.
[실버 vs 마스터! 빅 이벤틐ㅋㅋㅋㅋㅋ 포인트 토토!] [공짜 포인트 벌어가세요! 실버 vs 마스터!] [실버랑 마스터랑 붙는데 토토를 거는 무친놈이 있다!?]주혁이 고른 기름은 바로 베팅 시스템이다.
시청자들이 모은 포인트로 내기를 거는 시스템으로, 실행하면 일단 무조건 반응은 뜨겁다.
그게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와씨 ㅋㅋㅋ 나도 공짜 포인트 벌러 간다!] [ㅁㅊ ㅋㅋㅋ 실버 견과류 쉑 드디어 참교육 당하냐?!] [커뮤에 견과류단 ㅈㄹ 많아서 개짱났는데 포인트 패배에 올인해서 인증함ㅋㅋㅋ]처음 이 베팅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아몬드에 대한 반응은 딱 이런 식이었다.
아몬드가 패배할 게 뻔하니, 포인트나 벌어가자는 마인드.
아무도 아몬드의 승리를 낙관하지 않았다. 상처가 될 법한 말들도 많이 적혀 있었다.
하나, 주혁도 아몬드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아몬드는 비난을 받으면 오히려 더 달려들어서 해내는 녀석이고, 주혁은 아몬드의 그런 능력을 믿으니까.
주혁이 집중해서 관찰한 건 오히려 반대편이다.
‘그렇지만 딸기슈터는 어떨까?’
아몬드는 이런 녀석인데. 딸기슈터는 과연 어떨지.
마스터로서의 부담감에 이어서 과연 배팅까지 걸린 이 상황을 잘 넘길 수 있을지…….
답은 나왔다.
주혁이 예상한 대로였다.
“……이, 이럴 수가.”
쿵.
딸기슈터의 무릎이 바닥을 찧었다.
‘안됐군.’
그렇지 못했다.
딸기슈터는 이걸 넘길 그릇이 안 되었다.
“하, 한 판도…… 못 이기다니…….”
딸기슈터는 무너져내렸다.
그게 정말 멘탈 때문인지, 아니면 실력 때문인지는 정확히는 알 수 없었으나.
어찌 됐든 승패는 갈렸다.
아주 극명하게.
“메인 원딜은 아몬드! 딸기슈터는 서브 원딜로 들어간다! 끝!”
타코의 외침과 함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이벤트 경기는 마무리됐다.
-와아아아아아!!
-아몬드! 아몬드! 아몬드!
-마스터를 이기는 실버……ㄷㄷㄷ
-마. 이. 실. ㅋㅋㅋㅋㅋ
-와 레전드다 ㅋㅋㅋㅋ
-그거 아셨나요? 아몬드는 딸기보다 강해요! 그거 아셨나요? 아몬드는 딸기보다 강해요! 그거 아셨나요? 아몬드는 딸기보다 강해요!
-엄마! 전 커서 땅콩이라도 될래요! 엄마! 전 커서 땅콩이라도 될래요! 엄마! 전 커서 땅콩이라도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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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는 수많은 찬양을 받았고.
거기에 후원도 쏟아졌다.
[케루루 님이 1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와아아! 레이나 진짜 개멋있어요!!!] [데협 님이 무려 3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레, 레이나 짱을…… 잘 부탁한다능……] [베팅왕 님이 1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와아아! 형 덕분에 역배로 개많이 땄어!!! 고마워!!! 믿고 있었다구! 아몬드으으으!] [선언문 님이 1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이제부터 이 방에선 실버와 마스터는 동의어다. 알겠나?].
.
.
대체 얼마인지 일일이 헤아릴 수도 없이, 수도 없이, 정신없이 후원이 쏟아졌다.
“베팅왕 님, 케루루 님, 데협 님…… 감사합니다…….”
아몬드가 쉴 새 없이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을 무렵.
반대로 딸기슈터는 수많은 비난을 받았다.
-너 뭐 하냐?
-아니ㅋㅋ 너한테 걸었는데 뭐 하냐 진짜 실버한테 지는 거임???
-이거 실화?
-땂깂슚텂
-아밑딸! 아밑딸! 아밑딸!
딸기슈터는 결국 채팅창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런다고 멈출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의 방송 채팅창이 닫히자, 커뮤니티에 가서 욕을 하기 시작했다.
[미친 씨발 딸기 새끼 실력 실화냐!?] [아니, 실버한테 진다고???] [폴 골라놓고 란한테 진 것도 레전드. 독침버니로 레이나한테 진 것도 레전드 그저~ 레전드!] [시발 폴로 뚜벅뚜벅 걸어가서 그냥 뒈지네 ㅋㅋㅋㅋ 그럴 거면 근접 캐 골라서 썰지 뭐 하는 거냐 진짜 시발 내 포인트 ㅡㅡ] [왜 이렇게 급하게 하지? 멘탈 나갔나???] [아몬드는 평소보다 오히려 더 잘하던데 큰 무대에 강한가 봄]역풍은 거셌다.
포인트를 잃은 유저들이 커뮤니티에 저마다 한마디씩 불평을 써놓고, 그게 또 재생산되어서 이리저리 날라지고…….
[브=실=골=플=다=마 ㅋㅋㅋㅋ] [마스터도 별거 없네~~] [어휴 뒤져라 ㅅㅂ ㅋㅋㅋ] [마스터 박탈 좀;;] [마스터 협회에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습니다.]커뮤니티는 관련 글로 끝도 없이 범람했다.
결국 그 거대한 커뮤니티인 릴프로에 잠시나마 마비가 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현재 서버가 원활하지 않아, 잠시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휴대폰을 보던 타코는 딸기슈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하아…… 하아…….”
딸기슈터는 아직도 전장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준모야.”
“……”
가까이 가서 불러봐도 대답이 없다. 혹시나 음성 채널을 전부 꺼둔 것일까? 가끔 대화하기 싫을 때 그렇게 해두는 플레이어들이 있다.
“……형.”
그건 아닌 모양이다.
“저 어떡합니까.”
타코는 그저, 말없이 다가가서 그의 어깨를 만져주었다.
“인마. 대회에서 잘하면 되는 거야.”
타코는 그의 머리칼을 헝클어뜨리며 씩 웃었다.
“그래도 넌 머리털은 지켰잖냐.”
* * *
치이이익──
상현의 캡슐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여어! 마스터를 이긴 실버! 마이실! 또 새로운 칭호가 생겼다? 어?”
주혁은 호쾌하게 웃으며 그에게 수건을 던져주러 갔는데.
“……뭐야. 너 괜찮냐?”
생각보다 엄청나게 집중했던 걸까?
1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의 결판이었지만, 6시간은 방송한 것마냥 상현의 몸은 땀에 절어 있었다.
“마스터 만나는 건 처음이라. 조금…….”
이렇게 중얼거리며 수건으로 머리를 닦는데, 어딘가 시선이 멍하다.
“대회…… 할 수 있는 거지?”
주혁은 언제든 그만둬도 된다고 덧붙였으나. 상현은 곧바로 거절했다.
“할 수 있어. 그냥 마스터를 만난 게 처음이어서 그래.”
“대회 가면 그랜드 마스터도 있고 챌린저도 있는데?”
“이젠 별거 아냐.”
상현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게 대답하고는 욕실로 향했다.
애초에 그도 대회에 대해서는 준비해 놓은 바가 있다.
“생각해 둔 게 있다고…….”
쏴아아아……
물이 떨어지는 소리에, 상현의 나지막한 중얼거림은 들리지 않았다.
* * *
다음 날.
이른 아침부터 벨소리가 울렸다.
휴대폰 벨소리가 아니라, 초인종 소리였다.
“누구세요?”
일찍 일어나있던 상현이 나가서 대답했다.
“택배입니다. 직접 전달해 드리라고 해서요.”
“어디서요?”
“아…… 그……린 다이아몬드라는 곳인데요?”
“오……!”
문을 열고 나가보니, 택배원들이 낑낑대며 상자를 여기로 옮기고 있었다.
상자에는 ‘아몬드 후레이크’라고 쓰여 있다.
‘이럴 수가.’
상현은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라도 온 느낌이었다.
“어휴. 여기 차가 못 들어와서, 진짜 고생했어요.”
“아…… 감사합니다.”
“어디로 놔드릴까요?”
“음…… 우선 여기 주방에 놔주세요.”
쿵. 쿵.
택배원 둘이 열심히 오고 가며 상자를 날랐다.
날라도 날라도 상자는 끝이 없었다.
상현도 두 팔을 걷어붙이고 그들을 도왔다.
그 와중에 주혁이 일어났다.
졸려서 처지던 주혁의 눈이 큼지막하게 뜨였다.
산처럼 쌓여가는 아몬드 시리얼 상자가 그의 동공에 맺히고 있었다.
‘빌어먹을…….’
오 실장에게 광고를 부탁할 때, 왜 이런 생각까지는 못했을까.
쿵. 쿵.
상자들은 끝을 모르고 계속 쌓이고 있었고.
결국 주방에 발 디딜 곳도 없어진 다음에야 택배원들이 끝을 고했다.
“자~ 여기 마지막입니다!”
“와.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어요!”
상현은 평소엔 잘하지도 않는 인사를 활기차게 해대며 택배원을 배웅했고.
주혁은 끔찍한 눈으로 상자들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야. 저건 유통기한도 없다냐? 뭐 저리 많이 줬대.”
광고 확정 기념으로 협찬이 들어온 것 같은데. 양이 장난이 아니었다.
“야. 이거 찬장에 넣는 거 좀 도와줘라.”
“……싫어.”
“?”
“싫다고, 인마!”
주혁은 괜히 성질을 내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왜 저래.’
상현은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다시 열심히 상자를 찬장 안으로 옮겼다.
주혁이 양치를 하고 나와도, 여전히 상현은 시리얼을 채워 넣고 있었다.
찬장을 꾹꾹 다 채우고도, 남은 것들은 뒷마당의 창고로 옮겼다.
‘제발 벌레 먹어라.’
주혁은 남몰래 아몬드 시리얼에 저주를 퍼부으며, 다시 방으로 들어가 누웠다.
아직 잠을 좀 더 자고 싶었다.
낮잠을 자면 악몽을 가끔 꾸는데. 이날 악몽엔 아몬드 시리얼 상자를 뒤집어쓴 좀비들이 습격했다.
그들은 움직일 때마다 바삭바삭한 소리가 났다.
마치 아몬드 시리얼을 먹을 때처럼.
* * *
아몬드 시리얼을 전부 옮긴 후.
상현은 이른 아침부터 캡슐 안으로 들어갔다.
[모드 : 연습]아몬드가 작동한 건 릴의 연습 모드였다.
[참관 : 타코야끼] [받아들이시겠습니까?]“오. 아몬드 님.”
핑.
타코야기의 아바타가 허공에 생겨났다.
그는 아직 졸린지 하품을 하고 있었다.
“오늘도 아침부터 일어나셨네요.”
“연습하기로 했으니까요.”
“오늘로 6일째던가요? 조커픽 연습하기로 한 게…….”
“예.”
타코야끼는 딸기슈터와의 원딜 대전 전부터 아몬드를 매일 개인 코치 해주고 있었다.
자칫 불공평하다 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팀원들도 다 동의한 바였다. 아몬드는 워낙 초보였으니까.
‘처음엔 초보 적응 훈련이었는데…… 이젠 비장의 무기를 만드는 훈련이 되어버렸지.’
그러나 훈련을 거듭하는 중에 훈련의 목적이 바뀌었다.
초보를 적응시키려고 했던 기초 훈련이, 비장의 무기를 갈고 닦는 전술 훈련이 되어버렸다.
‘조커 카드.’
지금 타코는 아몬드만의 조커 카드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아몬드의 화신 운용 폭이 좁다는 걸 역으로 이용하는 거지.’
그가 활을 쓰는 화신만 고집한다는 건 모두에게 알려진 사실이다.
그가 픽하는 것들이 대체로 예상이 간다는 뜻이다. 그러니 견제도 쉽게 당할 것이다.
이 조커 카드는 그때를 위한 대비책이다.
“그럼 오늘도 한번 해보죠.”
타코의 후광이 밝게 빛나더니, 화신이 깃들었다.
[망치 전사 – 울테]망치 전사는 잘 다루는 사람이 잡으면, 어지간한 약한 공격들은 망치의 육중한 무게로 다 튕겨낼 수가 있다.
그렇기에 빠르고 가벼운 공격으로 상대를 갉아먹는 스위프트의 카운터다.
[점멸검 – 스위프트]아몬드의 뒤로 스위프트의 신형이 후광처럼 깃들었다.
점멸검 스위프트.
이게 아몬드의 비밀병기로 키워지고 있는 조커 카드인 셈이다.
“예.”
휘릭.
아몬드는 이젠 꽤나 능숙하게 두 개의 단검을 돌리며 타코에게 다가갔다.
타코는 만반의 준비를 하며 망치를 들어 올렸다.
“오늘은 어제보다 난이도를 높이겠습니다.”
“예.”
키깅!
철컹!
쾅!
타코의 망치 전사는 순식간에 갑주를 풀셋으로 갖춰 입었다.
타코는 아몬드의 스위프트에게 자신이 패배할 때마다 착용 아이템 수를 늘렸는데.
오늘부로 6개의 풀템을 다 착용하는 날이었다.
즉, 매일 훈련 때마다 진 것이다.
“자. 뚫어보시죠.”
아몬드는 아무런 템도 없이, 풀템을 갖춘 타코의 망치 전사를 상대로 앞에 섰다.
눈먼 시선으로 보기에도 밸런스가 안 맞는다.
한쪽은 중무장을 하고, 한쪽은 그저 단검 두 개만 덜렁 들고 있으니까.
하나 막상 단검 두 개만 덜렁 든 사람은 아무런 부조리함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그는 무표정으로 달리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점멸하였다.
파앗!
* * *
“허억…… 허억…….”
망치 전사는 바닥에 드러누워서, 헐떡이며 중얼거렸다.
“이 정도면…… 아이디 가리면 그랜드 마스터라고 해도 믿겠네요.”
결국 풀템을 착용하고도 아몬드에게 유린당하다가 쓰러졌다.
시간의 문제였을 뿐이다.
“근데 왜 굳이 점멸검입니까? 다른 화신을 했으면 2~3개는 더 마스터했을 실력인데…… 활 쓰는 화신은 아직 더 있습니다만.”
점멸검을 연습하고 싶다고 했던 건 아몬드였다.
“점멸검은 한 손으로도 플레이가 돼서요.”
“……?”
한손으로?
아몬드가 왼손을 들어 보이자 타코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무슨 말이야?’
여태까지 점멸검을 한 손으로 플레이하고 있었다고 말하는건가? 점멸검은 두 개의 단검으로 싸우는 화신인데?
‘나 여태 한 손한테 진 거야?’
오늘로 훈련 6일째. 이제야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 타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