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8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187화
64. 뉴 챌린저(1)
지금 누군가에게는 지옥이고, 누군가에겐 천국인 장소가 있다.
[릴프로]바로 릴의 최대 커뮤니티 릴프로다.
[오늘부터 실스터와 마버가 공식 명칭입니다. 단어 사용에 유의해 주세요.] [아몬드 방송 보다가 요마금 왔는데. 이것도 보험처리 되나요?] [엄실! 나 커서 아몬드가 될래요!]가볍게는 ‘마’와 ‘실’이 바뀌어버린 언어체계가 시작되었고.
-그린티는 대체 뭐 하는 넘임?
└그린티 뭐라 하지 실셈. 실스터가 마버에게 지는 건 당연한 일.
-솔직히 인베 때 망해서 진 거 아니냐? 견과류단 화력 지리네 ㄹㅇ
└인베를 오더한 게 그린티인데. 인베 탓하기는 ㅋㅋㅋ
└인베 때 오히려 마와 실이 갈린 거 아님? 인베 다 성공했는데 아몬드 혼자 남아서 존나 때렸잖아.
조금 깊게 들어가자면, 그린티의 실수를 욕하고 있는 유저들이 다수.
-까놓고 말함. 마스터가 실버한테 지는 건 말이 안 됨. 그냥 용납이 안 됨.
└그래서 실스터인데. 불만이라도?
└마스터라는 건 없어진 지 오래인데요.
-실스터쉑들 ㅋㅋㅋ 딸기도 마스터 아니라고 하고, 그린티도 마스터 아니라고 함 ㅋㅋㅋㅋ 꼬리 자르기 ㅈ되넹
└ㄹㅇㅋㅋ
└걍 아몬드가 마스터 넘는 실력이란 걸 인정하는 게 그렇게 힘든가……
-정말, 정말 까놓고 말함. 아몬드가 걍 챌린저급임.
└ㅈㄹ ㄴ
└염병ㅋㅋ
└빠가 까를 만든다.
└호두 딱밤 마렵네 ㅅㅂ 믹스넛츠 새끼들
어렴풋이 아몬드가 정말 더 잘하는 게 아니냐는 사람들도 꽤 생겼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이런 일이 일어났고. 그 당시 실력 문제가 거론되었던 딸기슈터가 지금 정글로도 꽤 준수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리해 준다. 아몬드가 왜 챌린저인지.]그런 와중에, 이런 상급 어그로의 글이 하나 올라오는데.
이게 꽤 반응이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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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는 챌린저급 실력이다.
왠지 보여준다.
드래곤볼 등의 만화에서 약한 상대를 상대할 때 어떻게 하지?
바로 ‘한 손으로!’ 상대한다!
그렇다!
이건 소년 만화의 정석이며, 약자에 대한 우월감의 표시다!
아몬드도 그렇다!
아몬드는 놀랍게도 란을 ‘한 손으로’ 플레이하고 있다. 잘 봐라.
쏠 때마다 오른손을 주머니에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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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썹이 굉장히 진할 것 같은 컨셉의 말투로 이야기하는 게시글. 그 밑엔 아몬드의 란 플레이 클립이 여러 개 담겨 있었다.
하나같이 한 손으로 해결하는 모습이다. 그것도 전부 왼손으로.
-????
-ㄹㅇ?
-한 손으로 쏠 때만 편집해 준 거겠지 ㅋㅋㅋㅋ
└ㄹㅇㅋㅋ
└아니야 킹귤이 해설하는 방송 봐보셈.
-와 주머니에 넣는 거 뭔뎈ㅋㅋㅋㅋㅋ
└멘탈도 같이 공격하는 거냐?!
-얘네들은 킹귤 방송으로 안 보고 다른 채널로 봤나 보넹ㅋㅋ 왜 다 모르냐? 난 이거 보고 놀래서 이거 말하려고 왔는데
└킹귤 보고 옴. 개 또라이네.
-아몬드 방에서도 저거 언급 나왔었음. 제대로 주목을 못 받아서 그렇지.
└아몬드 한 손으로 하느라 집중해서 채팅을 안 읽어줌 ㅠㅠㅠ
처음엔 의심하는 사람들이 다수였지만, 댓글의 연이은 제보로 사실로 확인되었고.
사실 사람의 눈만 있다면 이게 사실임은 너무나 명확했기에, 이 글은 금세 ‘빅프로’ 게시판으로 옮겨진다.
다만, 처음 작성되었던 그 글이 아니라, 그 글을 다시 정리해 놓은 글이 가게 되었다.
[빅) ??? : 당신은 제 오른손도 꺼내지 못하셨습니다만? 쿄쿄쿄!]이런 제목의 글이었다.
-아니, 이거 내가 몇 분 전에 똑같은 내용으로 올렸던 글인데. 왜 난 빅 못 가고 쟤만 빅 가냐. 진짜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잠도 안 온다……
└지금 오후 7시니까 잠은 당연히 안 오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름인 건 이게 ㄹㅇ이라는 거임 ㅋㅋㅋㅋ 진짜 뺏겼음.
└그러니까 ㅂㅅ 같은 소년 열혈 만화 말투 누가 쓰래?ㅋㅋㅋㅋㅋㅋ
원본 게시자의 한탄이 담긴 댓글도 달렸지만, 주된 반응은 아몬드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것이다.
-와 이거 난놈이네.
-권총 형상 개간지네
-란을 아예 한 손으로 쏘는 애가 있었나?
-집중력이 높은가?
└VNS 비공식 세계 최고
└수치만 놓고 보면 쌉가능이지.
-사고 형상화 방식이 뇌파 사용에 효율이 너무 안 나와서 다들 힘들어하는데, 저걸 한 손에???
-그래도 에임 정확하네 ㄷㄷ
-심지어 왼손잡이도 아니잖아. 원래. 오른손잡이던데?
└ㄹㅇ????
└ㄹㅇ임.
거기에 더해서 왼손잡이가 아니라, 오른손잡이였던 게 여러 사진과 영상들로 밝혀지면서 더 충격은 거세졌다.
[아몬드 ㅈㄹ 말고 솔랭부터 돌려라. 실버는 말도 안 된다.] [와 벌룬스타즈 팀 그러면 마스터 이상이 2명이냐?] [마스터=실버의 왼손 ㅋㅋㅋㅋㅋ] [오른손잡이인데 오른손을 주머니에 넣고 싸우는 놈이 있다?] [싸이아 행성에서 자란 아몬드인가요? 왜 힘을 숨기죠?] [그린티는 아몬드 오른손도 주머니에서 못 뽑아보고 바텀에서 또 죽은 거야?! ㅋㅋㅋㅋㅋ]“……에라이!”
펑.
그린티가 디스월드 방을 둥둥 떠다니는 기분 나쁘게 생긴 인형을 뻥 걷어찼다.
“이 새낀 왜 한 손으로 플레이를 한 거야!? 대체!? 어?! 그게 무슨 의미냐고!”
“야. 커뮤니티 보지 말라니까? 한 손이든 양손이든 알 바 아니잖아?”
“그래도…… 그래도! 한 손으로 싸우는 놈한테 지는 게…… 말이 되냐아!”
버럭.
말리려던 팀원에게 고함을 내지르는 그린티.
그는 이미 이성을 반쯤 잃었다.
릴을 하다 보면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인간 다섯이 모이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명언은 수도 없이 많다.
“져놓고 뭘 화를 내냐. 그냥 이번에 실수했다고 생각해.”
“그래. 이딴 거 본 게 잘못이지. 내 실수다.”
팀원의 위로에도 쉽게 기분을 풀지 못하는 와중, 피클이 코를 파면서 한마디 던졌다.
그는 게임에서 기간트 머신을 플레이했었다.
“마수겠지. 임마.”
“……뭐?”
순간, 그린티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마수라고 말해야 맞지. 실이랑 마랑 바뀌었잖아.”
“…….”
일순간 디스월드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반면 채팅창의 스크롤은 미친 듯이 위로 질주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친
-오이절임쉑ㅋㅋㅋㅋ
-엄마! 피클 빼주세요! 엄마! 피클 빼주세요! 엄마! 피클 빼주세요! 엄마! 피클 빼주세요!
-무친놈아 너 때문에 진 거잖아!
-저 새낀 진짜다.
-누군가 치즈버거에 독을 풀었다……
그린티의 얼굴이 슬슬 벌게지기 시작했다.
-홍차 됐네ㅋㅋㅋ
-빨간불 on!
-개빡쳤닼ㅋㅋㅋㅋ
시뻘게진 얼굴의 그린티가 마치 야수가 된 듯 달려들었다.
“이 개자식이!!!”
퍽!
그는 온몸으로 피클을 들이받으며 넘어뜨렸다.
그 모습에 팀원들이 죄다 웃음을 터뜨렸다. 이 상황이 현실이었다면 모두 뜯어말렸겠지만, 여긴 디스월드다.
때리는 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냥 얼굴이 좀 더 웃기게 바뀔 뿐.
“야! 너 때문에! 진 거잖아!”
퍽. 퍽. 퍽.
눕혀진 피클의 얼굴이 좌우로 흔들렸다.
그러나 그는 전혀 개의치 않고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그 어깨 위의 얼굴은 지금 전쟁 중인데도.
“사각지대로 오는 공격을 무슨 수로 막냐. 게임 터진 건 바텀에서 아이템 레벨 다 앞서고도 아몬드한테 따인 너 때문이지.”
“……!”
그린티의 공격이 멈췄다. 주먹이 파르르 떨린다.
너무나 맞는 말이었다. 처맞는 말이 아니라, 진짜 옳은 말이다.
애써 부정하고 싶었던 그 사실.
‘……내가 개발렸구나.’
실버에게 진 마스터.
이 칭호가 이젠 비단 딸기슈터 하나만을 향하지 않게 되었다.
‘딸기한테나 연락해 봐야겠다.’
딸기슈터가 졌을 때 그렇게 놀려댔었는데. 갑자기 후회된다.
* * *
“으하하하하! 형님! 오늘 진짜 쩔었습니다!”
“……그래?”
“예! 정말 솔랭 제대로 하시면 제가 볼 땐 챌린저 가신다니까요?”
오늘 딸기슈터는 누구보다 기분이 좋았다. 가만히 있어도 웃음이 실실 새어 나올 정도.
‘그냥 아몬드가 개잘하는 거잖아!?’
자신이 못하는 마스터가 아니라, 아몬드가 사실상 실버 실력이 아닌 것이 이제야 제대로 밝혀진 셈이니까.
사실 이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함부로 입 밖으로 내뱉기 힘들었다. 패자는 어떤 말을 해도 변명이 되어버리니까.
근데 이젠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 같았다.
이대로 아몬드가 챌린저 원딜까지 이겨준다면, 소원이 없겠다.
“에이. 챌린저는 좀 힘들지…… 하하.”
아몬드는 딸기슈터의 기뻐하는 모습에 안도했다.
‘다행이다.’
마스터로서 자존심에 상처를 크게 입고 회복하기 힘들어할 줄 알았는데.
이런 방식으로 치료가 될 줄이야.
앞으로 그랜드마스터도 챌린저도 이겨야겠다고 아몬드는 다짐한다.
‘오늘 한 손 쏘기는…… 진짜 아슬아슬했어.
한 손으로 플레이할 계획이 없는 채로 갑자기 하게 된 거라 전부 임기응변으로 대체해야 했다.
막상 권총 모양을 만들어놓고 쏘는 방법을 준비하지 못했었다.
대충 어깨너머 본 거로 따라 했는데.
‘의외로 활 쏘는 거랑 비슷한 구석이 많네.’
그는 다시 한번 자신의 왼손을 내려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선배들이 하도 사격을 비하해대서(그건 상대편도 마찬가지였다.) 제대로 배울 수는 없었지만, 비슷한 점이 상당히 많아서 어깨너머로 본 거로도 흉내 정도 낼 순 있었다.
‘주머니 손 넣는 게 반응이 좋네.’
그때 사격 폼을 봐두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사람들의 반응 때문도 있다.
사실 주머니에 손을 넣는 게 훨씬 안정적인 폼인데, 사람들은 오히려 퍼포먼스라고 여기는 것 같다.
보기에도 자극적이고, 실제 사격에는 안정적이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함께 커뮤니티 반응을 보던 미호가 꺄르르 웃었다.
“오빠. 오늘 제 캐리 조합이라고 해놓고. 사실 똑같이 아몬드 캐리네요?”
그녀는 아몬드가 아니라 타코를 보고 말하고 있었다. 그를 놀리는 것이다.
“크흠…….”
“전술이 잘못된 거 아니냐구요~”
“크흠. 아냐. 인마.”
타코는 이걸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었다. 팀 코칭이란 건 파워 리프팅보단 보디빌딩에 가까운 것이다.
파워 리프팅은 오로지 높은 무게를 드는 것이 목표이지만, 보디빌딩은 무게를 많이 들지 않더라도, 해당 근육에 자극이 온전히 전해지는 걸 우선시해서 근육을 키운다.
보통 일반인들이 하는 헬스란 게 보디빌딩이고, 몸을 키우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지금은 몸을 키울 때인데.’
아몬드가 게임을 이겨버리는 건 파워 리프팅에 가깝다.
올바른 근육과 자세로 들어 올려서 팀을 강하게 키워주는 자극이 아니라, 그냥 들어 올리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렇게 계속 아몬드에 의지해서 무게를 들면, 한쪽 팔만 괴물같이 커져 버린 이상한 밸런스의 몸이 되어버릴 터다.
그래서는 당장 무게를 높이 들 수는 있을지라도 언젠간 문제가 크게 생긴다.
‘내가 너무 진지한가.’
사실 난트전이라는 컨텐츠가 프로 게임도 아니고 그냥 재밌게 즐기면서 적당히 실력대로 승리하고 실력대로 우승하면 된다.
타코는 저도 모르게 이 컨텐츠에 과몰입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스스로도 그게 느껴질 정도라면 타인의 시선에선 더 이상해 보일 터다.
잠시 추스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렇게 과몰입한 이유는, 아마 저 녀석 때문이다.
타코의 시선이 아몬드를 향했다.
‘욕심이 나게 만든단 말이지.’
아몬드의 재능을 보고 있자면, 어떤 코치라도 욕심이 나지 않을까.
저 녀석은 어쩌면 정말로 프로급의 재능을 갖춘 것일지도 모른다. 단순히 피지컬이나 게임 내적 능력을 두고 하는 생각이 아니다.
그에겐 프로의 자세라는 게 몸에 배어 있다. 매일 연습하고, 매일 똑같은 훈련을 견디고, 어떤 상황에서도 똑같은 판단력을 유지하고…….
마치 아주 오랫동안 프로를 했던 것처럼, 그에겐 프로의 냄새가 짙게 배어 있다.
타코처럼 그 시절의 향수를 못 잊은 사람들을 미치게 만드는 그런 냄새가.
그리 짙게 밴 냄새를 타코만 맡았을 리는 없었다.
[‘단무지’ 님께서 입장을 원합니다.]“……단무지?”
이번 대회의 최강 전력을 평가받는 단무지가 디스월드 방에 찾아왔다.
[허락하시겠습니까?]타코가 무어라 말하려 했으나…….
“오. 단무지!”
풍선껌이 신이 나서 미리 수락해 버렸다.
핑, 소리와 함께 단무지가 순식간에 허공에 등장했다.
“아~~~ 안녕하십니까!?”
특유의 활기찬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와. 안녕하세요. 껌 형님. 타코 형님. 아몬드 님. 미호 님. 딸기! 여기도 스크림이 순식간에 끝나버렸네요!?”
“와하하! 맞아. 그냥 뒤집어 엎어버렸지!”
풍선껌은 마치 자기가 했단 듯이 말했으나. 단무지는 어차피 알고 있는 듯했다.
“아~ 저희도 일찍 끝나버렸지 뭐에요.”
그의 시선은 처음부터 아몬드를 향하고 있었다.
“……그럼 혹시 저희랑 연습 한 판 하실래요?”
타코의 이맛살이 찌푸려졌다.
‘지금? 최고의 팀이랑?’
역시 인사나 하려고 찾아온 게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