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190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190화
64. 뉴 챌린저(4)
아몬드가 소총수의 총알을 피하고, 자신의 순백의 결정을 욱여넣는 장면에 분석관이 감탄했다.
“허? 이건 좀 큰데요?”
킹귤은 아예 포효를 내질렀다.
“와아아아아아아! 방금 뭔가요!?”
-아우 귀청 ㅋㅋㅋㅋ
-또 흥분했누 ㅋㅋㅋㅋ
-홍귤이다 홍귤!
-와 지렸다 방금 아몬드 뭐야.
-거의 버그급 플레이;
-아몬드 혼자 다른 프레임에 사누?
“와!!! 이거 진짜 감탄밖에 안 나오는 피지컬입니다! 총알을 피하다뇨!? 이게 말이 되는 건가요?! 못 맞힌 게 아니거든요? 분명 백숙은 잘 쐈거든요?!”
“예 잘 쐈었습니다. 그러니까 스치기라도 했겠죠. 아몬드가 엄청난 반응속도를 보여줬어요. 이건 아몬드가 잘 피한 겁니다. 그래서 여기서 딜교환이 약간 삐끗해 버렸어요.”
“전자파 이상의 VNS라는 게 어떤 수준인지 비로소 체감되네요!”
“그렇습니다. 거의 인외종을 보는 것 같군요.”
-인외종 ㄷㄷ
-인외종 맞지 견과류인걸?
-크 인간 초월 견과류!!!
-와 빨간 안경 오피셜) 아몬드는 인외종
“근데 아몬드는 왜 굳이 페이크를 치고 공격한 걸까요?”
“아무래도 란이 공격할 때 생기는 반동 때문이죠. 동시에 공격을 하면 란은 상대 공격을 피하기가 어렵습니다.”
란이 만약 미리 방출을 사용했다면, 소총수의 총알을 피하진 못했을 것이다.
“아, 그래서 공격하는 척만 해서 상대 공격을 유도한 뒤, 자신은 공격을 피하자마자 바로 쏴버린 거군요!”
“예! 소총수도 아주 찰나지만 잠시 반동 때문에 움직임이 느려지거든요? 그걸 아주 프레임 단위로 쪼개서 욱여넣은겁니다. 반면 소총수는 란의 공격으로 인한 충격 때문에 반격 타이밍을 놓쳤어요. ”
“진짜 딜링 머신이네요!”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그 찰나의 프레임까지 파고드는 아몬드의 딜 타이밍.
VNS 수치가 높다는 말 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는 기예였다.
“백숙 선수 조금 억울할 거예요. 소총수는 훨씬 빨리 많이 쏠 수 있는데. 왜 맞기만 했는지…… 이해가 안 될 겁니다.”
“지금 아몬드 선수 다시 백숙의 사거리 밖으로 도망가서, 백숙 선수 고민하는 것 같죠?”
“그런데 싸워주면 안 됩니다.”
“백숙은 다시 정신 차리고 사리면 됩니다.”
“아, 말하는 순간! 아몬드가 또 앞으로 나옵니다!”
아몬드는 다시 백숙의 사정거리 근처에서 알짱거렸다.
“지금 어차피 넌 나 못 맞힌다. 이런 도발이거든요!?”
“이건…… 백숙이 어떻게 대처할까요.”
“아아! 백숙! 도발에 걸린 것 같죠!? 다시 총구를 들이밉니다!”
백숙은 아몬드를 죽이기로 마음먹은 표정이었다.
“아! 백숙 아몬드를 죽이겠다는 마음!”
그 와중에, 아몬드도 백숙을 죽일 생각인 듯했다.
[킬각…….]“아몬드도 킬각이라고 합니다!”
“킬각이요? 또 제 눈엔 안 보이는 각이 있나요!?”
“아, 아마 서포터가 잠시 멀리 갔다고 생각한 건가요!?”
-전프로였던 킹귤 어리둥절 ㅋㅋㅋㅋ
-킹귤도 모르는 킬각
-와 씨 저기서 킬각이 나온다고?!
* * *
타코가 어리둥절하여 되묻는다.
“킬각?!”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몬드가 앞으로 뛰었다.
타코가 놀라며 따라간다.
“야! 먼저 가면 어떡해!”
“호응해 줘요!”
일단 호응해 달라고 하니, 따라서 뛰었다.
“미친, 그렇게 앞에 가면 안 돼!”
휘익!
잠시 안 보였던 적 서포터가 튀어나와 빛의 고리를 내던졌다.
숨어 있던 거다.
“!?”
치익!
매섭게 날아온 빛의 고리는 아몬드의 어깨만 스쳤을 뿐, 별다른 피해는 주지 못했다.
‘빛의 고리 – 레아’의 눈에 당황스러움이 깃든다.
‘또 피했어?’
란은 그리 날렵한 화신이 아니다.
그러나 둔하지도 않다. 일단 체형이 날씬한 편이니까.
‘히트박스 끄트머리를 스치게 하고 있어.’
아몬드는 지금 날씬한 란의 몸을 극한까지 활용해서,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공격을 피하는 거다.
타앙!!
소총수가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이번엔 머리가 아니라 심장을 노린 일격이었다. 소총수는 급소를 맞히면 보너스 대미지가 큰 편이다.
그러나──
-또?!
-와 뭐야
-버그급인데 ㅅㅂ ㅋㅋㅋ
-미쳤다
푹!
어깨에서 피가 튄다.
[망나니 용사 – 체력 79%]이런 구도에서 총알을 아예 피할 순 없지만, 급소는 피해낸 것이다. 대미지는 당연히 별로 들어오지 않았다.
와중에 순백의 결정이 완성됐다.
파직!
[순백의 결정]오른손이 주머니에, 왼손 검지는 소총수의 몸통을 향했다.
우웅……!
빛이 형성해 낸 권총이 밝은 빛을 뿜었다.
방출 직전, 소총수가 한 번 더 방아쇠를 당겼다.
타아앙──!
[망나니 용사 – 체력 72%]아몬드는 또 희한한 각도로 몸을 틀면서 치명상을 피했다.
이젠 란의 차례였다.
[방출]새하얀 마나가 발광하며 앞으로 날았다.
소총수는 몸을 날려 피했으나.
콰과과광!!!
“컥!”
결국 큰 피해를 입었다.
[백숙 – 체력 59%]백숙의 남은 체력은 거의 절반.
소총수는 다시 총을 고쳐 들고 레버를 당겼다.
이번엔 그도 뭔가 깨달은 바가 있었다.
‘상체는 거의 다 피하는데?’
이젠 상대가 총알을 피할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는 백숙.
상체에 급소가 많기에, 상체 위주로 쏘는데. 이건 아몬드에겐 오히려 안 쏘느니만 못했다.
‘그렇다면…….’
철컥.
연이어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타앙!
아몬드의 하체에서 피가 튄다.
효과가 있다.
발걸음이 느린 란은 하체 공격에선 속수무책이다.
[망나니 용사 – 체력 65%]아몬드의 체력도 꽤나 깎인다.
그사이에 타코와 레아는 서로 바닥을 뒹굴며 진흙탕 싸움 중이었다.
“끄아아아아!”
“놔! 놔!”
“못 놔!”
아몬드는 도움을 받을 수 없음을 확인했다.
‘상대가 파악한 건가?’
상대는 명백히 하체 위주로 때리고 있다.
아몬드는 열심히 좌우로 왔다 갔다 해보지만…….
타앙!
백숙은 감을 잡았다.
또 하체에 총알이 적중한다.
그때였다.
“내가 너랑 왜 싸우냐!”
레아를 떨쳐낸 타코의 그물망이 날아왔다.
타코는 레아를 무시하고 백숙을 노린 것이다.
“어어억!”
[그물에 걸렸습니다! 이동이 제한됩니다!]백숙이 철푸덕 넘어지며 질질 끌려갔다.
그러나 기습은 타코만 한 게 아니었다.
“나도 있어 새꺄!”
레아 역시 아몬드에게 스킬을 적중시켰다. 아몬드의 란을 상대할 땐 하체를 노려야 하는 걸 보고 배운 듯, 하단으로 낮게 깔려서 날아오는 고리.
[고리에 걸렸습니다! 이동이 제한됩니다!]쿵!
아몬드도 바닥에 쓰러졌다.
끈적한 진흙이 얼굴에 잔뜩 튀었다.
“으윽.”
퉤.
아몬드는 입에 들어간 흙을 거칠게 뱉어냈다.
‘그래도 쏴야지.’
계획이 틀어졌다. 쏘는 것만이 살길이다.
그는 엎어진 와중에도, 마나가 다 충전된 왼손을 들어 올렸다.
소총수 역시 그물에 이리저리 끌리며 진흙투성이가 되는 와중에도 총구는 아몬드를 향했다.
[방출]콰아아앙!
아몬드의 손이 반동으로 튕기고, 백숙의 총도 불을 뿜었다.
동시였다.
퍼엉!
타앙!
백숙의 오른쪽 어깨에 하얀색 빛깔 불꽃이 터졌다.
* * *
이 난장판 교전에, 해설진들이 미친 듯이 흥분했다.
“아아아아! 이게 아몬드가 말한 킬각입니까!?”
“이, 이런 난전을 계산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데요?”
둘이 진흙탕에서 구르면서 미친 듯이 서로를 향해 쏘고 있었다.
[망나니 용사 – 체력 32%] [백숙 – 체력 29%]체력이 슬슬 바닥을 향한다.
그럼에도 교전은 멈추지 않았다.
타앙! 퍼엉! 타아앙!!
몇몇 공격은 빗나가기도 했지만, 이제 누군가 한 명이 죽어야 끝나는 교전이 되어버렸기에, 개의치 않았다.
[망나니 용사 – 체력 5%] [백숙 – 체력 11%]어느새 한 방 싸움이라고 할 법한 밑바닥 체력이 되었을 때.
파앗!
[속박 해제]둘이 거의 동시에 이동 제한에서 풀렸다.
소총수는 아몬드를 조준하고, 아몬드는 급하게 미니언 뒤로 몸을 숨겼다.
팅!
미니언의 방패에 총알이 튕겨 나갔다.
‘죽을 뻔했다.’
안도의 숨을 쉬며 그는 미니언과 등을 맞댄다.
검지에 다시 하얀 마나를 피워올렸다.
[충전]아마 이게 마지막 충전이 될 것 같았다.
‘생각보다 잘하잖아?’
아몬드는 처음으로 적이 잘한다고 느꼈다.
마스터와는 실력이 전혀 다른 느낌. 어떤 벽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다.
‘킬각이었는데…….’
서포터가 숨어 있던 건 둘째 치고 적이 앞으로 너무 내디디건 분명한 실수였다. 그런데 이후 적의 대처가 너무 좋았다.
결국 난전으로 들어가고, 예상과는 전혀 다른 구도가 되었다.
상체를 피하기 시작하니 하체로 타깃을 바꾸는 순발력도 놀라웠다.
‘어찌 됐든, 이젠 한 방 싸움.’
덕분에 이제 서로 한 방 싸움이다.
서포터 둘은 또 서로에게 묶여 있는 상태다.
아몬드, 백숙 둘만의 싸움이 결판을 낼 것 같다.
‘백숙은 어딨지.’
아몬드에겐 지금 시야가 없다. 고개를 내밀었다간 바로 저격당할 테니까.
“타코 님! 백숙 위치 어디에요!”
“오른쪽 수풀!!!”
이렇게 알아내는 수밖에 없었다.
‘오른쪽 수풀…… 날 조준하고 있겠네.’
고개를 내밀고 쏘면, 총알이 더 빠르기 때문에 진다.
그렇다고 고개를 내밀면서도 총알을 피할 순 없다. 적이 먼저 대기 중이니까.
어떻게 해야 할까?
* * *
“아몬드! 지금 방패 미니언 뒤에 숨어서 다시 충전 중!
“백숙이랑 아몬드 둘 다 체력이 거의 10% 미만이거든요!?”
“아몬드가 이렇게 고전하는 건 처음인데요?”
“아무래도 억지로 싸움을 여는 구도가 되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백숙은 지금 수풀에 숨어서 탄약을 장전 중입니다. 이거 다음 교전에서 어떻게 되겠습니까?”
“서부 시대의 듀얼처럼 먼저 쏘는 사람이 이기지 않겠나요?”
“아! 그렇군요! 한 방 싸움!”
“예. 거의 그렇게 된 것 같은데요.”
“둘 다 레벨이 낮아서 딱히 별 스킬도 없으니, 아마 변수는 진짜 누가 더 빨리 쏘냐일 겁니다.”
“이러면 소총수가 훨씬 유리하죠. 총알이 란의 마나 결정 날아가는 속도보단 빠르거든요?”
그때였다.
파지지직!
방패 미니언의 뒤에서, 아몬드의 손만 쏙 빠져나왔다.
미니언 뒤에 등을 기댄 채, 뒤로 손을 꺾어 올린 것이다.
해설자들이 무어라 설명할 틈도 없었다.
아몬드는 적을 보지도 않고, 곧바로 사격해 버렸다.
그것도 등 뒤로.
“아아──”
킹귤이 무어라 입을 여는 순간.
퍼엉!
수풀에서 잠시 장전을 하고 있던 백숙은 전조현상도 없이 갑자기 날아오는 공격에 죽어버렸다.
[적을 처치하였습니다!] [망나니 용사 → 백숙]그렇게 서로 치열하게 난전을 벌이더니.
끝은 정말이지 허무했다.
백숙 입장에선 말이다.
[사망] [23초 후 부활]* * *
백숙에겐 허무했을지 모른다.
“이, 이게 뭐죠!?”
“노룩 샷! 지금 적이 반응도 못 하게, 그냥 미니언 뒤에서 뒤로 쏴버렸어요!?”
그러나 보는 사람은 신박한 광경에 혀를 내둘렀다.
-????
-방금 머냨ㅋㅋㅋㅋ
-이게 된다고?
-운빨 좃망겜ㅋㅋㅋㅋㅋ
“란이 이런 게 가능하다니! 한 손으로 쏘는 방식에 이런 장점이 있군요!!!”
해설자 둘 다 흥분을 참지 못해 캠에 침을 마구 튀겼다.
그만큼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와. 운 좋았다.’
아몬드는 막무가내로 질러본 노룩 샷이 먹혔음에 안도했다.
그도 딱히 확신을 갖고 쏜 게 아니었던 것이다.
어차피 속도전에선 안 될 테니, 이렇게라도 해보자고 한 건데.
그게 딱 맞아버렸다.
-우리 세계를 구해줘요! 아몬드! 우리 세계를 구해줘요! 아몬드! 우리 세계를 구해줘요! 아몬드! 우리 세계를 구해줘요! 아몬드!
-와 미친 또라이
-이게 된다고!?
-뭐냐 이 깡은ㅋㅋㅋㅋ
-한 손 플레이 란 ㄷㄷ 사격 자유도 돌았누!
거의 서커스에 가까운 기예.
운도 따라줬기에 가능했던 플레이다.
그러나 운은 여기까지였다.
이날 벌룬스타즈는 20분 만에 성소가 터졌다.
아몬드는 게임이 끝나기 직전까지 상대 셋을 추가로 죽이며 분전했지만.
실력의 차이라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쥐쥐~~~!”
“재밌었습니다! 이야, 그래도 결국 클라스는 클라스죠?”
“예. 바텀에서 아몬드와 타코가 분전했지만, 나머지 라인이 전부 터진 걸 수습할 순 없네요.”
“고단백 팀이 제대로 된 팀플이 뭔지 보여줬다고 생각합니…….”
해설자들의 마지막 마무리 멘트가 페이드아웃처럼 귓가를 스치며 아몬드의 아바타는 디스월드로 옮겨졌다.
* * *
“하아.”
아몬드는 깊은숨을 내쉬며 주저앉았다.
“……몬드야.”
타코가 다가와 그의 어깨를 주물렀다.
“아주 잘했어.”
“…….”
그럼 뭐 하나. 졌는데.
이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다.
그러나 삼켜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야. 이거 연습 경기다? 어? 과몰입 하지 말고. 이따 피드백 때 잘 배워둬.”
“예.”
“오늘 진짜 개 잘한 거야. 이따 피드백 때도 말할 거지만. 넌 못한 게 없다.”
“예.”
아몬드는 그저 기계처럼 예, 예 대답만 할 뿐이었다.
이날 피드백은 약 1시간 정도 이어졌다.
그러나 1시간 반이 지나고, 2시간이 지나도 아몬드의 캡슐은 열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방송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김주혁 : 야. 왜 안 나와. 뭐 해?]이상하다고 생각한 주혁이 메시지를 보냈다.
돌아온 대답은 단 두 글자였다.
[유상현 : 솔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