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22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227화
78. 캡슐 적응(1)
성소에 소환된 아몬드는 대강 몸을 가볍게 이리저리 움직여봤다.
‘좋아.’
확실히 가볍다.
몸 상태를 체크한 후엔, 타코가 게임 시작 전 강조했던 포인트를 되짚었다.
「이번 게임의 포인트는 탑이다.」
탑이 포인트랜다. 난트전을 진행하면서 처음 듣는 말이었다.
「미드는 별 개입 없이 이길 수 있고, 바텀은 우리 픽이 사나라서 뚫기 쉽지 않아. 탑 라인만 변수가 있어.」
변수가 있는 유일한 라인이 탑이다. 그러니까 탑에 지원을 줘서 그 변수를 극대화한다.
이게 타코의 전략이었다.
이론상으로는 아몬드도 충분히 동의하는 전략이었다.
‘될까…… 껌 형이……?’
그러나 풍선껌의 애청자로서 자리 잡고 있는 뿌리 깊은 믿음(?)이 계속 그 생각을 방해했다.
아무리 주력 픽인 아이언 볼은 곧잘 하긴 한다지만, 그래 봐야 골드 정도이다.
매일 대놓고 고르는 픽인 데도, 구태여 그걸 견제하는 적팀은 한 번도 없었다.
그 정도로 게임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했기 때문이다.
풍선껌에 대한 이런 믿음에도 불구하고…….
「무엇보다 사나는 탱커가 잘 커야 힘을 쓰기 좋거든.」
이 마지막 말이 아몬드의 마음을 움직였다.
힐 효율이 제일 잘 나오는 건 누가 뭐래도 탱커다.
이번 판은 탱커가 어느 정도 잘 커야 한다.
그러려면 지원을 가야 한다.
지원을 가려면 미니언을 빨리 처치하고 전선을 적진 쪽으로 밀어 넣어야 한다.
더군다나 탑라인이라고 하면 바텀에서 한참 멀리 떨어진 곳이다.
그 시간 동안 바텀 포탑을 안전하게 지키려면 라인을 끝까지 밀어넣어야 한다.
물론 밀고 싶다고 쉽게 밀 수 있는 게 아니다.
일단 홍차와 레몬도 그 전술을 예측할 가능성이 높으니까.
“롸하하하! 간만이야! 아몬두우우!”
홍차 옆에 선 레몬이 평소처럼 방정을 떤다. 그녀는 이번에도 ‘부두술사 – 쿠이판’이다.
홍차도 옆에서 손을 흔든다. 그러나 옆 친구처럼 경박하게 굴진 않았다. 눈빛이 진지하다.
[쌍권총 해적 – 올리비아]그녀가 고른 화신은 쌍권총을 쏘는 해적 캐릭터인 올리비아였다.
새빨간 머리칼과 눈가에 그어진 흉터가 홍차의 이미지와도 잘 어울렸다.
괜히 모스트 중 하나인 게 아니다.
게다가 미니언 정리도 빠르다.
우선, 쌍권총을 쓰는 만큼 한 번에 두 개의 타깃을 때릴 수 있다.
더군다나 ‘폭발탄’이라는 스킬을 쓰면 총구에서 폭발하는 탄알이 발사되는데, 이게 스플래시 대미지가 상당하다. 많은 수의 미니언을 한 번에 정리하기에 용이하다.
반면 사나는 스플래시 대미지는 없었다. 그림자 덫 화살 같은 속박기 정도는 있지만, 그건 미니언 처치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 아몬드는 밴픽 시간에 미리 염두에 둔 전술이 있다.
“몬드. 나 앞으로 간다?”
“예.”
“삑사리 나면 나 죽는 거야.”
아몬드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럴 일이 있겠냐는 듯이.
피식.
타코야끼는 아몬드의 그런 모습에 웃어 보이며 앞으로 나선다.
“자신감 좋고.”
쿠구궁…….
미니언들이 뛰어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양측의 미니언이 부딪히기 직전.
타코가 그 사이로 끼어들었다.
쾅!
상대편 미니언이 휘두른 도끼가 그의 방패에 막힌다.
“!?”
“엥!?”
1레벨부터 너무나 과감한 움직임이었다.
지금은 방패로 막았지만, 다음 공격부터는 온갖 미니언들이 그를 노릴 텐데.
아무리 계약자라고 해도 1레벨부터 상대 미니언에 둘러싸여 버리면 위험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상대 계약자가 놀고 있는 게 아니었다.
“어, 언니! 저거 죽이자!”
“그래!”
레몬과 홍차가 곧바로 타코를 조준했다.
* * *
중계진은 한참 이번 경기의 포인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아 그러니까 아몬드 팀의 바텀이 미니언들을 최대한 빠르게 죽여야 한다는 말씀이죠?”
“예. 정확히는 미니언 숫자를 훨씬 많게 유지해야 합니다. 아군 미니언의 숫자가 더 많아야 하죠…… 그래야 다른 라인에 갔다 와도 포탑이 피해를 덜 보거든요. 경험치 손실도 적고……. 근데…….”
“근데 문제가 있나요?”
“근데 쌍권총 해적이 미니언 죽이는 솜씨가 예술이거든요. 일단 총이 두 개잖아요?”
“그렇죠. 어. 근데 말하는 순간…… 타코야끼 선수 이상한 포지션을 잡습니다!”
“어!?”
킹귤도 놀라서 눈이 커다래졌다.
‘어그로 끌고 힐로 버티겠다는 건가……?’
킹귤의 생각이 맞았다.
타코는 미니언들에게 일부러 어그로를 끌어서 대신 맞고 있었다.
후에 힐로 회복할 생각이다.
“아니, 계약자가 아군 미니언들 대신 맞아주고 있어요! 이거 족보가 꼬이는 거 아닙니까?!”
캐스터가 놀라서 킹귤에게 묻는다.
“아무리 서폿이라도 미니언보다 서열이 낮아질 리가 있겠습니까! 단지 쌍권총이 워낙 미니언을 잘 죽이니까 그걸 방해하려는 겁니다!”
“자기 몸을 불살라서요!?”
“예. 그렇다고 죽을 생각은 아닐 테고, 아마 힐로 버티겠다는 생각인데…… 한 번만 미스 나도 이건 너무 위험하거든요!”
“아 그렇죠. 사나의 힐, 그거 빗나가면 그냥 무효인데. 너무 극단적인데요! 아! 지금! 홍차와 레몬이 타코야끼에게 공격을 퍼붓습니다!”
“아몬드 선수를 믿지 못하면 쓸 수 없는 전략입니다!”
홍차는 일단 기본 공격을, 레몬은 두꺼비를 소환해서 타코에게 보냈다.
두꺼비의 공격과 홍차의 탄알이 전부 타코에게 적중했다.
[체력 87%]타코의 체력이 눈에 띄게 줄었다.
그걸 기다렸다는 듯 아몬드의 화살이 적 미니언 위에 뜬 타깃을 가격했다. 그림자 화살이었다.
퍼엉.
녹색으로 그려진 타깃이 화살에 꽂혀 터져 나갔다.
보상으로 화살 통에 빛의 화살이 생겨났다.
우웅……!
빛의 화살은 그 즉시 아몬드의 손에 이끌려 나가 활시위에 걸렸고.
파앙!
거의 동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빠르게 타코의 머리에 꽂혔다.
퉁!
〔신성의 영역이 보호하리라!〕
녹색 빛의 장막이 펼쳐지며, 타코의 체력이 소량 회복되었다.
[체력 95%]이 일련의 과정이, 약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이뤄진다.
“오. 방금 그 동작만으로도 오늘 아몬드 선수의 컨디션을 볼 수 있죠? 장난 아닙니다? 날이 서 있어요!”
분명 간단한 플레이다. 사나를 골랐다면 응당 해야 하는 그런 기본적인 플레이였다.
하나, 그 기본적인 동작만으로도 오늘 그의 컨디션이 얼마나 날이 서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빠르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분석관도 고개를 끄덕인다.
“몸놀림이 뭔가 더 매끄럽군요.”
“아! 그렇습니까? 제 눈에는 그냥 엄청 빠르다 정도밖에 모르겠네요! 마침! 홍차와 레몬이 타코에게 더 큰 대미지를 가하려고 합니다.”
캐스터의 말마따나, 홍차와 레몬이 연이어서 타코의 망치 전사를 때린다.
콰과광!
꽤 커다란 굉음이 터져 나오며 타코의 위치가 소폭 뒤로 밀린다.
[체력 82%]체력이 아까보다 더 떨어졌다.
“체력이 팍 깎입니다! 타코 선수 사이에 껴서 이거 어쩝니까! 초반부터 기 싸움이 장난 아닙니다!?”
그에 대해 대답이라도 하듯, 아몬드는 이번에도 그림자 화살을 날렸다.
그런데 이번엔 화살이 2개다.
2개의 화살이 동시에 날더니, 당연하다는 듯 타깃에 적중.
퍼벙!
2개의 타깃이 터져 나간다.
그 보상으로 빛의 화살이 2개 생겼고. 순식간에 그것들을 뽑아 들고 활시위에 걸었다.
기리릭──
두 개의 화살이 동시에 시위에 걸린 모습. 그에 해설진이 미처 놀라기도 전.
바로 릴리즈로 이어졌다. 소름이 끼칠 시간조차 주지 않고 날아간 화살은 전부 타코에게 적중했다.
──파방!
더블샷이다.
〔신성의 영역이 당신을 지킬 거예요!〕
〔신성의 영역을 생성합니다!〕
타코의 체력은 확 내려갔다가 다시 출렁이며 위로 차올랐다.
[체력 98%]힐이 더블로 들어갔다.
레몬과 홍차가 때린 대미지가 거의 다 커버되었다.
“방금 힐이 더블로 들어간 거죠!?”
“더블샷! 더블샷을 두 번 했어요! 그림자 화살로 한 번 빛의 화살로 한 번!”
“심지어 그 2개가 전부 맞는군요. 힐 양이 2배로 들어갑니다! 중반 한타 구도 때나 볼 수 있는 힐 양이 초반부터 들어갑니다!?”
“이게 이래도 되는 겁니까!? 킹귤 님!”
보통의 힐러들이라면 힐을 2번 넣는다고 힐이 2번 들어가지 않는다.
대부분의 스킬엔 쿨타임이란 게 있으니까.
그러나 사나의 빛의 화살은 그런 게 없다.
“아. 사나의 힐에는 쿨타임이란 게 없거든요! 플레이어의 피지컬이 쿨타임이에요. 어느 세월에 그림자 화살로 타깃 맞히고 다시 빛의 화살 꺼내서 힐하고 싶은 상대 조준해서 맞힙니까? 이 중 한 번이라도 빗나가면 다 무효입니다! 근데 지금 아몬드 선수는 노쿨입니다!”
“아아! 쿨타임이 실력에 따라 조절되는 화신이었군요!? 아몬드 선수한테는 절대 주면 안 되는 화신이네요!”
“홍차 선수! 미니언이 점점 많이 밀리고 있어요! 이제 미니언을 때릴지 타코를 때릴지 골라야 합니다!”
홍차는 굳이 어느 것 하나를 고르지 않았다.
타앙! 탕!
총 하나로는 타코를 쏘면서, 다른 총으로는 미니언들을 처치했다.
“와우! 홍차 선수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죠!? 난 둘 다 해!”
총 하나로는 타코를 견제하면서, 다른 총으로는 미니언 막타를 꼼꼼히 챙겨 먹는 홍차.
한 번쯤 실수할 법도 하지만, 뇌가 두 개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탄알들은 깔끔하게 목표물에 명중했다.
“와, 양 선수 다 더블샷을 깔끔하게! 대단합니다!”
“아, 물론 대단하긴 합니다만…… 쌍권총은 원래 저렇게 쏘는 걸 상정하고 밸런스를 맞춘 화신이고, 사나는 화살을 2발씩 쏘는 걸 상정하고 밸런스를 맞춘 건 아니거든요!? 이대로 가면 홍차 선수가 불리해요!”
킹귤의 말이 맞았다.
전선은 점점 홍차 쪽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벌룬스타즈의 미니언이 거의 2배 가까이 많았다.
라인전 전투가 이어질수록, 홍차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뭔가 잘못되어감을 느낀다.
‘왜 저번보다…….’
저번에 상대하던 아몬드와 뭔가 달랐다.
‘더 잘하냐?’
믿을 수 없지만 그사이에 실력이 훨씬 더 늘었다. 상대를 향해 조준하고 있던 두 개의 총구가 잠시 좌우로 떨렸다.
“어! 홍차 선수 쪽의 미니언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요! 라인전에서 이러면 안 되거든요!?”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이대로 라인이 밀리는 구도가 되면, 사나가 너무 좋거든요!”
“미니언을 치려고 해도 타코 선수가 너무 잘 방해하니까. 아무래도 타코에게 모든 스킬을 다 부어야 할 것 같습니다!?”
레벨 3이 되었을 때.
그들의 말을 듣기라도 한 듯, 홍차가 결단을 내린다.
철컥.
그녀는 두 개의 총구 모두를 타코에게 조준했다.
[레몬. 타코한테 전부 다 부어.] [잉? 그래도 돼? 안 죽잖아.] [쟤네가 미니언 계속 방해하잖아. 이대로면 밀려. 그냥 다 부어. 그러면 기회가 있어.] [오케이!]홍차의 쌍권총이 번갈아 불을 뿜기 시작했다.
타앙!
탕!
타코의 방패 위로 불꽃이 튀었다.
타당!
방패에 점차 흠집이 나기 시작했다.
타다다당!
타코의 발이 뒤로 밀린다.
“아아아아! 홍차 선수! 대놓고 타코한테 전부 쏩니다!”
“미니언은 일단 모르겠고 너부터 죽이겠다!?
“레몬 선수도 두꺼비와 독 뿌리기 등으로 모든 공격을 다 퍼붓고 있어요!”
구웨에엑!
촤아악!
고전하는 타코 위로 쏟아지는 부두술사의 맹공.
“아, 아니! 이거 타코 선수 뭔가요!”
“양쪽에서 엄청나게 맞고 있어요! 오늘 평생 맞을 거 다 맞습니다아!?”
해설지들이 말하는 ‘양쪽’은 부두술사와 쌍권총이 아니다.
〔신성의 영역이 당신을 지킬 거예요!〕
〔신성의 영역을 생성합니다!〕
〔신성의 영역이 보호하리라!〕
〔신성의 영역이…….〕
타코의 뒤쪽에 새하얀 화살이 마구 꽂히는 걸 두고 한 말이다.
퍼버버벅!
“무슨 무협지에 나오는 한의사가 강제로 침을 막 놔서 살리고 있는 것 같죠?!”
“아, 타코 선수! 체력이 이리저리 춤을 춥니다!”
“주, 죽여줘……!”
타코의 앞쪽에선 시뻘건 탄알과 오물 폭탄이, 뒤쪽에서 하얀 화살이 마구 박히고 있었다.
“이거 이젠 자존심 싸움입니다!?”
“어떻게 되나요!”
누가 누가 더 집중력 있게 빨리 쏘는지 대결이었다.
퍼버버벙!
하얀 빛과 시커먼 탄막이 타코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서 휘몰아친다.
‘절대 밀리면 안 돼.’
‘여기서 뚫는다……!’
둘 중 하나가 끝장나기 전엔 어느 쪽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퍼스트 블러드!] [풍선껌 → 잼]전혀 의외의 곳에서 승전보가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