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23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235화
81. 쉽지 않은 게임(2)
곳곳에서 패전 소식만 들려오고.
“치키챠!”
“치키챠~!”
“치키치키챠~!”
앞에 놈은 아까부터 성가신 소리를 내면서 온갖 심리전을 걸어온다.
그 물리적, 정신적 공격을 다 견디고 피해낸 후.
‘드디어…….’
끝끝내 레벨 4가 된 아몬드.
[방출 가속 업그레이드] [멀리서 적중시킬 수록 강한 데미지가 들어갑니다. 최대 250% 강화.]란의 꽃이라 볼 수 있는 방출 가속 업그레이드.
그는 망설임 없이 형상화를 바로 시작했고, 그건 활의 형상이었다.
기리릭……
마나로 이루어진 시위를 당겼다.
조준과 발사까진 오래걸리지 않았다.
파앙!
눈 한 번 깜박하는 사이에 이미 결정은 날아가고 있었다.
──퍼어엉!!!
모솔의 얼굴로 시원하게 꽂히는 물 폭탄.
‘드디어.’
아몬드는 내심 속이 후련했다.
* * *
“와 4레벨 되자마자 한 방 먹여 버립니다! 아몬드!”
“이거 지금 최대 사거리죠?”
단 한 방에 중계진이 호들갑을 떠는 이유가 있다.
바로 란의 최대 사거리 대미지 때문이다.
[모솔] [체력 73%]“아. 모솔 선수. 체력 깎이는 거 보고 정신이 확 들었는지. 잠시 멍한 표정입니다.”
“아. 제 생각엔 체력 깎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게 왜 맞나 하는 생각 때문인 거 같습니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란의 충전이 완료됐고.
퍼엉!
“또 맞았어요!?”
“진짜로 이상하게 맞네요?”
모솔은 연이어 한 방을 더 맞았다.
[모솔] [체력 50%]단 2대를 맞은 모솔의 체력이 50%까지 내려가 있다.
다행히 두 번째 맞은 건 최대 사거리가 아니었던 모양인지 처음보단 대미지가 덜 들어갔지만.
여전히 엄청난 대미지다.
“모솔 어느새 체력이 절반?!”
“이게 4레벨부터 적용되는 사거리 비례 대미지입니다! 멀리서 맞을수록 너무 아파요!”
단 2대에 체력이 절반 나간다.
이게 레벨 4 란의 힘이다.
“근데 아몬드 선수 미니언은 그냥 안 먹나요? 모솔만 연이어 두 번 때립니다? 란은 충전 시간이 있어서 이러면 미니언 많이 놓치죠!”
* * *
중계진의 말처럼, 아몬드는 미니언은 버리고 모솔만 때리고 있다.
누구보다 모솔이 당황했다.
‘이걸 나만 때려?’
근데 그게 효과가 좋았다.
‘거의 다 최대 사거리로 때리네.’
그냥 맞히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아몬드는 이걸 최대 사거리에서 아슬아슬하게 맞히고 있었다.
그때, 다시 물소리가 들려온다.
쏴아아아!
아몬드가 또 조준 중이다. 멀어서 잘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말이다.
모솔이 이를 악문다.
‘미니언은 무시하고 계속 나한테 쏠 생각이야.’
또 온다.
모솔은 이번에는 완벽하게 미니언 뒤로 몸을 숨겼다.
그런데…….
콰아앙!!
휘청거릴 법한 충격이 가해졌다.
“!?”
처음엔 스플래시 대미지나 맞았겠거니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체력 23%]제대로 된 대미지가 들어왔다.
살짝 삐져나온 발뒤꿈치 쪽에 란의 공격이 적중된 것이다.
‘……뭐야?’
이거 이대론 안 될 것 같다.
* * *
“아아아! 또 들어갔어요!?”
“어디라도 보이면 맞혀 버리는 아몬드의 란! 챌린저 미드 상대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어라!”
-누가 그 노래를 그렇게 우렁차게 부르냐곸ㅋㅋㅋ
-미친 군가여?ㅋㅋㅋ
-근데 저게 왜 맞음?ㅋㅋㅋ
-또 맞았어?
“하지만! 모솔! 앞으로갑니다?”
“역시 챌린저! 체력이 적다고 절대 쫄지 않아요!”
잘하는 플레이어들의 특징이다.
자기 체력이 적다고, 해야 할 플레이를 주춤한다거나, 망설이지 않는 것.
“이야~ 저 체력으로 앞으로 나간다는 게 대단하네요!”
“이래 봬도 챌린저거든요! 모솔 선수는 과감한 플레이로 유명합니다!”
“그렇죠! 이대로 맞기만 해서는 뭐가 안 되겠죠!”
모솔이 일단 기본 폭탄을 내던졌다.
퍼엉!
아몬드는 역시나 사거리를 제대로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첫 번째 폭탄은 전혀 맞지 않았지만.
모솔은 뭔가를 추가로 던져놓은 상태.
[클레이모어]수상한 물체가 떨어지더니.
철컥!
뭔가 설치되는 소리가 난다.
“어? 폭탄은 페이크고, 클레이모어를 설치했죠?”
“그렇습니다. 애초에 클레이모어가 목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클레이모어는 설치되는 순간에 타격을 가하면 지울 수 있는데.
모솔의 다른 폭탄을 피하느라 아몬드는 신경 쓰지 못했다.
덕분에 골치 아파졌다.
“이거 군필분들은 알 겁니다! 가까이 가면 칼날 같은 게 수천 개 날아와서 벌집을 만들어버리는 지뢰예요!”
“저런 지뢰가 근처에 설치되면 라인전 되게 피곤하죠!”
클레이모어가 발동되면 수천 개의 날카로운 납덩이들이 날아오는데. 맞으면 이동 속도가 느려지고, 대미지도 상당하다.
“아몬드 선수 기준으로 왼쪽. 그러니까 남쪽은 갈 수가 없게 됐어요.”
그렇기에 쉽게 왼쪽으로 갈 수가 없다.
이제 아몬드는 왼쪽은 버린 채로 중앙과 오른쪽만을 돌아다니며 상대를 쏴서 맞혀야 했다.
“서로 포킹 캐릭터인데. 동선이 제약되면 많이 힘듭니다!”
퍼엉.
아니나 다를까, 아몬드는 다음에 날아온 모솔의 기본 폭탄을 피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게, 피할 구석이 별로 없었다.
“아몬드 체력 갉아 먹힙니다!”
“그리고 다시 미니언 뒤로 숨었어요!”
“이게 폭파광의 장점이죠? 폭파광은 애초에 폭탄을 위로 던지기 때문에, 미니언 뒤에서도 던질 수 있지만, 란은 일직선으로 쏘기 때문에 미니언 뒤에 있으면 맞히기 힘듭니다!”
“모솔 선수 역시 이해도가 높아요!”
“아몬드 선수 이제 충전 다 됐는데! 쏠 수가 없어 보입니다!
“모솔이 말합니다! 이번엔 머리카락도 못 찾을걸!? 타코처럼!”
-니가 말한 거자낰ㅋㅋㅋ
-???: 제가 언제요?!
-아닠ㅋㅋㅋ
-당신…… 그들의 저주가 무섭지 않은 거야?
킹귤이 저렇게 표현할 만큼 모솔은 이번엔 완전히 자기 몸을 미니언 뒤에 숨겼다.
아니, 다들 그렇게 생각했을 뿐이다.
‘숨은…… 건가?’
아몬드의 눈엔 맞힐 수 있을 법한 각이 두어 개 정도는 보였다.
──콰아아앙!
모솔의 왼쪽 팔꿈치에 또다시 순백의 결정이 적중한다.
[모솔] [체력 3%]모솔의 체력이 바닥이 되어버렸다.
“아니! 이게 왜 맞아요!?”
“아! 다행히 최대 사거리는 아니었구요!”
그나마 최대 사거리로 맞지 않아서 거리 비례 대미지가 적게 들어가서 겨우 살아남은 모솔.
하나 맞기만 한 건 아니다.
“하지만 모솔도 어쨌든 폭탄으로 대미지를 꽤 줬어요!”
[망나니 용사] [체력 37%]아몬드도 체력이 꽤 떨어졌다.
아몬드가 쏠 때 모솔도 폭탄을 날려준 것이다.
“그렇죠. 아무리 날고 기어도 상대를 공격할 땐 못 피하거든요!”
“근데 모솔 선수 이제 진짜 스치면 죽어요!”
그러나 전부 의미 없었다.
남은 체력 3%가 주는 압박이 가장 컸다.
“스플래시 대미지만 받아도 죽는 그런 상황까지 왔습니다. 성소로 돌아가서 체력을 채우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들의 제안과는 다르게, 모솔은 돌아가지 않았다.
“모솔 근데 안 갑니다?! 믿는 구석이 있죠!?”
“아몬드는 당연히 모솔을 죽이러 앞으로 나갑니다! 이거 낚이는 거 같은데요!?”
* * *
아몬드의 눈이 번뜩였다.
‘맞았다…….’
모솔이 생각보다 스킬을 잘 맞아준다. 심리적으로 흔들린 걸까?
어느새 체력이 바닥이다.
‘한 방이면 킬.’
아몬드는 이제 완전히 모솔을 없애기 위한 마지막 마나를 모으며 앞으로 걸어갔다. 이젠 최대 사거리에서 쏠 필요도 없다.
그런데 그때 스치는 생각.
‘근데, 왜 왼쪽에 클레이모어를 설치했지.’
클레이모어가 이상했다. 정확히는 그 사용 방식이.
폭파광의 클레이모어는 설치로 쓸 수도 있지만, 그냥 대상을 맞혀 버려도 발동한다.
근데 모솔은 굳이 설치를 감행했다. 그것도 한참 왼쪽으로.
‘날 우측으로 보내려고?’
아마 아몬드를 우측, 즉 맵에서 북쪽으로 보내고 싶었던 것 같은데.
왜일까?
아몬드의 고개가 휙, 돌며 북쪽의 우거진 수풀을 돌아보는 순간.
스스슷!
수풀이 흔들린다.
“크아아아아!”
곧이어 튀어나오는 검은 인영.
정글러다.
* * *
“갱킹 왔어요!”
“모솔이 이걸 기다리던 거죠!”
순식간에 돌진해 오는 야수의 스피드. 아몬드는 나름대로 반응해서 방향을 틀었지만.
──퍼억!
야수의 어깨가 그의 날갯죽지에 박히고 만다.
아몬드의 몸이 맥없이 뒹굴었다.
“앗! 그쪽으로 가면 클레이모어가 있는데요!”
팅……!
소름마저 끼치는 경고음이 울린 후.
콰앙!
시커먼 연기와 함께, 폭약의 추진력을 받은 수백 개의 칼날이 쏘아진다.
촤라라라라라라라락!!!
융단처럼 촘촘한 탄막이 시야를 덮었다.
“클레이모어 완벽하게 발동됩니다!”
“저거 다 맞으면 너무 아파요!”
영락없이 클레이모어가 뿜어내는 모든 파편을 다 맞아야만 하는 상황.
그런 상황에도, 뒹굴어 날아가는 중에도, 아몬드는 집중력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후우웅…… 후우웅…….
세상이 이리저리 뒤집히고 있는 이 상황이, 느릿하게 흘러간다.
정상 속도인 것은, 아몬드의 의식뿐이다.
그러자 그의 시야에 보였다.
꽃이 피어나 듯 천천히 터져 나오고 있는 클레이모어의 파편들.
그곳으로 힘겹게 팔을 치켜드는 아몬드.
답답하리만치 느리지만, 사실 엄청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우우웅……!
그의 손에 마나가 모여들고, 어느새 권총이 형상화되었다.
한 손으로 쏘기 위해서다.
그는 더 조준할 것도 없이 곧장 방아쇠를 당긴다.
[방출]순백의 결정이 날았다. 클레이모어가 피워내는 꽃을 향해.
퍼어엉!!!
폭약의 추진력과 마나의 팽창력.
이 두 세력이 마찰을 빚어내며 광풍을 일으켰다.
콰과과과광!!
투명한 충격파가 퍼지며 바닥을 긁어낸다. 안개처럼 자욱이 퍼진 흙먼지.
그 사이로 보인다.
생각보다 많이 남은 아몬드의 체력이.
[망나니 용사] [체력 29%]“아니!? 클레이모어의 파편들을 쏴버렸어요!?”
“반응속도 미쳤습니다!”
“이건 미리 클레이모어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반응 속도예요!”
킹귤의 예측과는 다르게, 아몬드는 클레이모어의 경고음을 듣기 전까진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갱킹 정도는 예상했지만 말이다.
‘후. 살았다…….’
그래서인지 드물게도 아몬드의 얼굴에 안도의 빛이 스친다. 아직 완전히 살아남은 것이 아님에도.
“야수 덮칩니다!”
야수가 바로 옆에서 그의 숨통을 노리고 있지 않던가?
[덮치기]노가리가 야수의 ‘덮치기’를 시전했다.
“크아아앙!”
그는 포효하며 아몬드를 향해 다시 뛰었다.
우락부락한 야수의 손이 아몬드의 팔을 움켜쥐었다. 아니, 움켜쥐려 했다는 게 맞다.
아몬의 손이 쏙 빠져나갔으니까. 마치 그냥 통과해 버린 것처럼.
‘뭐야?’
넘어지는 와중에 이런 컨트롤을 보여준다니. 노가리는 어처구니가 없었다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손은 빠져나갔어도 야수의 몸뚱이는 어쨌거나 아몬드를 덮치는 데 성공했다.
쿵──!
아몬드가 균형을 잃고 넘어진다.
──털썩.
등이 땅에 내리꽂히며, 충격으로 흘러내리는 선글라스.
오른팔을 제외하면 모든 곳이 꼼짝할 수 없었다.
‘덮치기’에 제대로 걸린 것이다.
[제압되었습니다!]-ㄷㄷㄷ
-이 구도 뭐죠?
-엄마 저 커서 노가리가 될래요!
-노가리가 여자였음 여기서 금발 미소년 아몬드를 보고 스턴 걸려서 사는 건데 ㄲㅂ
시청자들은 장난스레 농담을 던지고 있었지만…….
“아몬드 선수! 죽겠는데요!?”
“이러면 벌룬스타즈가 지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진짜 끝이에요!”
상황은 심각했다.
아몬드의 목숨에 팀의 승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
여기서 그냥 죽으면 1세트는 패배였다.
[망나니 용사] [체력 18%]너무 낮은 체력. 제압된 상태로 야수가 몇 번 물어뜯으면 죽을 정도다.
“아! 물어뜯기 시작합니다아!”
“이러면 벌룬스타즈 다 한 번씩 죽는 건데요!”
쩍 벌어진 야수의 아가리가 목덜미로 달려들어 아몬드의 체력을 깎아내기 시작했다.
콰드드득!
죽기 직전의 상황인데. 이상하게도 아몬드의 표정은 흔들림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만족한 표정이다.
그는 모솔 쪽을 보며 되뇐다.
‘역시.’
타코와 함께 분석한 게 맞았다.
모솔은 욕심이 너무 많고 자기의 회피 능력을 믿기 때문에 어떻게든 낮은 체력으로도 킬을 주워 먹겠다고 근처를 서성인다.
지금도 가장 가까운 미니언 뒤에 숨어서 아몬드에게 폭탄을 투척하려 하지 않는가?
어떻게든 킬을 먹으려는 건데. 결과적으로 무리수였다.
아몬드의 한쪽 손은 자유로운 상태니까.
‘기회야.’
형상화된 권총의 총구에 순백의 마나가 모여들기 시작한다.
쏴아아아……!
그걸 본 모솔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뭐, 뭐야. 제압 상태인데? 왜 조준이 되지?’
제압 상태에서 공격을 할 수 없는데. 어떻게 조준하고 있는건가?
모솔은 당연히 몰랐다.
이 짧은 순간에 한쪽 손이 제압당하지 않았다고 노가리가 일일이 보고할 수도 없으니 말이다.
“아, 씹──”
모솔의 얼굴은 망연자실함으로 일그러졌고.
눈이 마주친 아몬드는 씩 웃었다.
그리고 복수하듯이 중얼거렸다.
“치키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