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244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244화
85. 또 빼앗긴 펜타킬(2)
율이 미드 포탑을 부순 이후로, 어디가 비었다 하면 포탑이 일단 무너졌다.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
.
그리고 막으러 가면 타코와 아몬드는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둘은 마치 별동대마냥 나머지 팀원들과는 따로 다녔기 때문에, 5 대 5 정식 한타를 하고 싶어도 전혀 상대를 해주지 않았다.
그냥 돌아다니면서 건물만 부수는 테러범들이었다.
“어느새 탑 미드 포탑이 전부 다 부서졌죠?!”
“포탑이 부서지면 적팀 전체에게 골드가 지급되기 때문에 이거 골드 차이도 막심합니다! 전쟁은 어쨌든 돈이거든요!? 릴도 다르지 않아요!”
“예, 돈이 슬슬 차이 납니다!”
딱히 제대로 싸운 적도 없는데, 구입하는 아이템들에 차이가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
“벌룬스타즈는 샤넬백 사고 있는데, 솔로이즈백은 그냥 백팩이에요! 슬슬 위기감을 느껴야 합니다!”
킹귤의 비유만큼 큰 차이는 아직 아니었으나, 확연하게 보이지 않게 차이는 벌어지고 있었다.
“나중엔 돈으로 패버립니다!”
그래서 결국 솔로이즈백은 결정을 내리는데…….
그게 미드로 다섯이 모여서 돌진하는 전략이었다.
* * *
캐스터가 탄식을 흘리며 외쳤다.
“아! 솔로이즈백! 결국 다섯 명이 다 모여서 미드로 돌진!”
게임을 잘 볼 줄 모르는 캐스터의 눈에도 짙은 패배의 그림자가 보였다.
그는 맵 전체를 내려다보니까, 이미 뒤에서부터 좁혀오고 있는 두 괴물의 그림자가 보이는 것이다.
“이게 진짜 사율 조합의 무서움입니다. 5 대 5 꽝 한타 말고는 답이 없게 만들어놓고. 막상 5 대 5로 붙잖아요? 그럼…….”
킹귤의 설명은 여기서 끊어졌다.
파앙!
[강신기 – 무영]키이이잉──!
타코의 전신에서 붉은 기운이 피어오르며 뛰어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앗 무영! 발동!”
“무영이 그림자가 없다는 뜻이거든요! 보면 바로 이해할 겁니다!”
쉬이이이익!
타코의 신형이 순식간에 잔상으로 흩어졌다.
공간이 그를 중심으로 휘어질 정도의 속도.
[속력 증가 350%] [대미지 증가 400%] [지속 시간 10초]무영이라는 별칭이 여기서 나온 것이다.
파아아앙!!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그림자가 남지 않았다.
[노가리] [체력 50%]──촤아아악!
몇번의 검격이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적의 등을 긁어냈다.
“으아악! 노가리! 순식간에 반피!?”
“뒤를 잡혔어요!”
“솔로이즈백! 율에게 집중점사!!”
솔로이즈백의 모든 계약자들이 율을 향해 뒤돌았다.
그리고 모든 스킬을 퍼부었다.
콰과과광!!
일일이 형용하기도 어려운 다채로운 스킬들이 살기를 머금고 율을 베어 넘겼다.
하나…….
[강신기 – 신앙]기리리릭──
시위에 걸린 화살은 피처럼 붉었다.
아몬드가 멀찍이 뒤에서 타코를 조준하고 있는 것이다.
타코는 잔상이 남을 정도의 속도로 적진을 휘젓고 있었다.
맞히는 게 가능한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
하나, 아몬드는 별다른 망설임도 없이 활시위를 놓았다.
화살은 말끔하게 날아가 타코의 뒤통수에 꽂힌다.
푹!
[대상이 3초간 무적 상태가 됩니다!]타코의 주변에 청량한 백색의 기운이 깃들며, 적의 공격이 전부 튕겨 나갔다.
[타코야끼] [체력 21%] [상태 : 무적]“아아아! 아슬아슬한 체력으로 무적!!”
여기서 아몬드는 빛의 화살을 연이어서 쏘았다.
타코가 아무리 빨리 움직여도 그의 화살이 빗나가는 법은 없었다.
푹!
[신성의 영역이 보호합니다!]우우웅……!
무적이 걸린 채로, 타코의 체력이 차오른다.
[타코야끼] [체력 52%]푹!
또다시 화살이 들어간다.
[타코야끼] [체력 77%]“아니, 저 거리에서 지금 빛의 화살을!? 다 맞히는 거예요!?”
“보통 사율 조합하면 사나들이 조금 가까이 붙거든요? 근데 아몬드는 최대 사거리에서 쏴요! 저걸 어떻게 죽입니까!?”
적의 입장에선 다가가기 정말 애매한 거리에서 사나가 힐을 주고 있다.
원래라면 몇 번은 빗나가고, 이 지독한 대머리를 죽일 수 있게 돼야 정상인데.
[신성의 영역이 보호합니다!]어떻게 된 게 빗나갈 생각을 안 한다.
촤악! 촤아아악!
그러는 사이에 율의 검이 몇 번 더 휘둘러졌고, 노가리가 쓰러진다.
그다음은 바로 옆에 있던 소주다.
촤아아악!
‘가속’ 효과가 붙기 시작한 율의 검은 이제 단 몇 초만 주어져도 원딜쯤은 가루로 만들어버렸다.
[타코야끼 더블킬!] [타코야끼 → 소주]“우아아아앗! 원딜이! 죽어요!?”
“안 돼요! 얼른!”
팟.
타코야끼의 무적 시간이 끝났다.
“지금입니다! 지금 때려요!”
“모솔 선수 강신기!”
모솔이 타코에게 강신기, 로프 조르기를 시전했다.
순식간에 적에게 붙어 로프를 교차해 목을 졸라 큰 대미지를 주면서, 움직이지도 못하게 하는 일대일 최강 기술.
단점이 있다면 자주 빗나간다는 건데.
꽈드득……!
모솔은 챌린저였다. 그리고 로프 어쌔신은 -아무도 몰랐지만- 그가 준비한 히든 카드였다.
빗나갈 리가 없었다.
[제압]타코는 제압 상태에 걸렸고.
[체력 31%]순식간에 다시 체력이 70%만큼 뭉텅이로 날아갔다.
모솔뿐 아니라 모든 팀원이 공격했기 때문인데.
[대상을 공격할 수 없습니다!]팅!
다시 공격이 전부 무효화되었다.
“아아아아!? 아몬드 선수 강신기를 한 번 더 맞혔어요!?”
아몬드가 다시 무적을 걸어준 것이다.
사나의 강신기는 3개의 화살을 주는데, 그중 지금 2개를 소모했다.
“진짜 최대한 아껴서 쏘는군요! 지!독!하!다! 견과류!”
적의 입장에선 정말 거슬리기 짝이 없는 타이밍마다 들어오는 강신기.
그래서인지 솔로이즈백 중 몇은 아몬드를 잡으러 뛰었다.
하나, 그걸 두고 볼 타코가 아니다.
[호랑이 베기]촤아아악!!
순식간에 일직선으로 돌진하며 검격이 그어지고, 아몬드를 향해 뛰어가던 둘이 쓰러졌다.
[타코야끼 쿼드라킬!] [타코야끼 → 막걸리] [타코야끼 → 맥주]순식간에 혼자 남은 모솔.
“타, 타코야끼 쿼드라아아!?”
“이야 결국 이렇게 되는군요!!”
타코야끼는 눈을 번뜩이며 모솔을 향해 뒤돌았다.
[강신기 ‘무영’ 종료]무영의 효과는 끝났지만, 혼자 남은 모솔을 죽이는 건 일도 아니었다.
모솔도 어차피 게임 진 걸 인지했는지, 도망갈 생각도 없어 보였다.
휘리릭! 그는 되려 타코 쪽으로 로프를 던지며 돌진했다.
“모솔 에라 모르겠다 돌진!”
“어차피 여기서 타코 못 잡으면 이미 게임 끝났다 이거죠!”
촤아악!
모솔의 대거와 타코의 환도가 교차하며 피를 흩뿌렸다.
그 직후, 서로 뒤돌아 검을 휘둘렀다.
카앙! 캉!
몇몇 검격은 서로 부딪혀 상쇄됐으나.
몇몇 검격은 각자의 급소를 베고, 찔러서 찢었다.
언뜻 막상막하로 보이나, 대미지 차이는 확연했다.
“펜타아아……!”
[모솔] [체력 5%]모솔의 체력이 먼저 바닥을 쳤다.
푹!
“……킬?!?”
[마무리!]마지막을 장식한 건, 이마에 박힌 사나의 화살이었다.
[망나니 용사 → 모솔]“잠깐만요.”
킹귤이 잠시 말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아몬드가 뭐라 하는 것 같았다.
[……키챠.]* * *
“엥!?”
경기를 보던 주혁은 벌떡 일어났다.
“와. 저 자식 뒤끝…….”
푸하하!
이내 그는 폭소해 버렸다.
“모솔한테 원수졌냐!”
주혁은 아몬드가 일부러 저랬다는 걸 대번에 알 수 있었다.
[앗. 죄송합니다~]그도 그럴 게 저 목소리. 많이 들어봤다.
쓸데없이 평소와 다르게 약간의 애교가 들어간 목소리.
상사한테 혼날 때 자주 쓰던 목소리.
아닌 척 하지만, 저놈은 지가 잘생긴 걸 아주 잘 알아서 가끔 그걸로 어물쩡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적어도 주혁이 보기엔 그랬다.
[응? 뭐가? 펜타? 뭐 그럴 수도 있지! 우리 에이스가 한 건데! 하하! 난 그런 거 신경 안 써!]역시나 타코는 쿨하게 넘겼다.
서폿과 정글을 플레이하는 유저답게 딱히 이런 욕심이 없는 것 같았다.
[쥐쥐~~!] [이야! 너무 재밌었습니다! 이런 추억의 조합으로…….]타코는 철저히 승패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었고, 이미 경기는 끝났기 때문이다.
이제 2패로 내몰린 솔로이즈백은 ‘작전 타임’을 사용하며 약 20여 분간 회의를 진행했지만…….
그다음 경기도 벌룬스타즈의 완승이었다.
작전 타임이 별 소용은 없었나 보다.
[아, 솔로이즈백…… 작전 타임에 외부인사까지 불러서 분전했지만 결국 안타깝게 집에 가게 됐습니다.] [반대로! 벌룬스타즈! 결승에 진출합니다!?!] [그렇죠~! 이야~! 드디어 성사되는군요! 단무지와 아몬드의 대결!!]생각보다 너무 쉽게 이겨 버린 준결승.
벌룬스타즈는 별다른 카드도 꺼내지 않고 손쉽게 결승으로 진출했다.
게임이 끝난 후, 아몬드가 손을 흔들자 관중석에서 우렁찬 함성이 쏟아진다.
-아몬드! 아몬드! 아몬드!
-와아아아! 사랑해! 오빠아아!
-엄마 나 커서 아몬드 포장지가 될래요!
아몬드 박수 풍선과, 아몬드 모자 등을 착용한 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주혁은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본 후.
다시 모니터 한편으로 고개를 돌렸다.
지아와 회의하고 있던 채팅방이 떠있었다.
주제는 대체로 이번 난트전을 어떻게 편집할 건지, 그리고…….
“……이걸 어쩐다.”
* * *
경기가 끝난 후.
벌룬스타즈는 별다른 피드백을 진행하지 않았다.
어차피 결승까지는 3일이라는 많은 시간이 주어진다.
“수고했다! 오늘 같은 날은 집에서 그냥 쉬면서!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연습해 보자고!”
타코의 말에 팀원들은 마치 방학식 날의 학생들처럼 환호했다.
“아자!”
“네엡!”
아몬드도 표정이 좋아 보였다.
타코가 특히나 그를 자주 칭찬했기 때문이다.
“오늘 플레이 장난 없었다. 몬드야.”
마지막까지도 그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네가 좀만 더 일찍 이 세계로 왔으면 프로로 도전하는 건데.”
타코는 물론 알지 못했다.
아몬드가 이미 프로의 세계에 몸담은 적이 있었고, 그로 인해 진입이 늦은 것이라는 걸.
그리고 상현은 양궁의 미련을 풀기 위한 게 아니라면, 더 이상 프로의 세계에는 발을 디디고 싶진 않다는 것도.
하지만, 프로가 될 수도 있다는 이런 류의 칭찬이 기분이 나쁜 건 절대 아니었다.
되려 아몬드는 이런 칭찬이 가장 기분이 좋았다.
“그 정도는 아니죠.”
그는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입꼬리는 귀에 걸려 있었다.
역시나 이기는 게 제일 재밌는 아몬드다.
“푸하. 겸손은. 솔직히 지금 프로 해도 되겠지만…… 그건 스트리머랑은 또 아예 다른 거라.”
“그렇죠. 저는 스트리머가 좋습니다.”
상현은 일전에 현주를 만난 뒤로, 스트리머로서의 길을 걷는 것에 대한 결심을 굳힌 바 있다.
이젠 추억은 추억으로.
그렇게 묻어두기로 했다. 그렇게 묻어둘 수 있게 됐다.
캡슐에서 나간 뒤 주혁이 보고 있던 영상을 보기 전까지는,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어……? 나왔냐? 와…… 저 캡슐은 무슨 열리는 소리도 안 나냐?
“뭐야. 그걸 왜 보고 있냐.”
주혁은 상현의 선수권 금메달 따던 시절의 영상을 보고 있었다.
“아…….”
주혁은 잠시 당황한 듯 눈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상현은 그런 주혁을 무시하고 욕실로 향하려 했으나…….
“……?”
영상이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내가 갖고 있던 영상이 아닌데?’
그가 컴퓨터에 저장해 뒀던 영상과는 다른 각도에서 촬영된 영상이었다.
지역 방송에서 송출된 버전이 아니라, 누군가 직접 손으로 들고 찍은 듯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