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250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250화
88. 점멸검(2)
난트전 결승 승패를 예측하라 하면 대부분 이렇게 말했다.
“벌룬스타즈는 한 번도 고단백을 이긴 적이 없다.”
“벌룬이 호감이긴 한데. 고단백이지.”
“음. 3 대 0? 물론 고단백이 이기는 걸로.”
“3 대 1도 힘들 것 같은데. 한 판도 못이겼다며. 스크림에서도.”
당연한 예측이었다.
실제 설문에서도 80%가량은 고단백의 승리를 점쳤고, 벌룬스타즈를 지지하는 20%는 팬층이었다.
아마 이게 돈이 걸린 토토였다면, 퍼센티지는 훨씬 더 차이 났을 것이다.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아니 이거 뭐냐!?
-실화야?
-1렙 솔킬 ㄷㄷ
-뭔데!
“아니 1렙 솔킬! 이거 대형사고죠?!”
1레벨 솔킬이 터졌다.
킹귤이 잔뜩 흥분하며 고래고래 외쳤다.
“아몬드가 외치고 있죠?! 짜장면만 가져와! 단무지는 다 썰어놨으니까!!”
-외치는 건 님인데요
-팩트) 킹귤이 외쳤다.
-ㅋㅋㅋㅋㅋ단무지한테 보낼 영도 겟.
-짜장면이 더 비싼데…… 되게 자신감 있게 말하네 ㅋㅋㅋㅋㅋ
캐스터는 흥분한 킹귤을 진정시키듯이 말했으나, 본인도 상당히 흥분한 목소리였고.
“자, 자! 일단 리플레이 보시죠!”
리플레이가 재생될 때도 킹귤은 입을 멈추지 않았다.
“와! 이거 뭐죠!? 뭐가 어떻게 된 거예요! 결승 시작하자마자 이런 미친 플레이라뇨! 아몬드 선수는 긴장 같은 걸 못 하는 병에 걸렸나요!?”
“제가 봤을 땐 게임 못하면 죽는 병에 걸린 것 같습니다! 진짜 목숨 걸고 연습한 것처럼 잘하네요!”
빨간 안경마저 고조된 목소리로 거든다.
킹귤이, 아니, 중계진 전체가 이렇게 흥분한 이유는 간단했다.
결승을 위해 준비한 히든 카드.
약팀의 이변.
시작하자마자 터지는 킬.
이 모든 요소들은 중계진이 사랑해 마지않는 것들이다.
왜냐?
-우아아아아아아아아!
-아몬드! 아몬드! 아몬드!?
지금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함성이 말해주듯이. 언더독의 반란은 언제나 사람들을 미치게 만드니까.
중계진은 그 광기를 더 부추겨서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 의무가 있다.
“여기 보세요!”
킹귤은 다시 한번 느린 속도로 쓰러지는 단무지를 보며 계속 열변을 토했다.
“단무지 선수 입장에선, 서로 껴안고! 등에 칼 꽂고! 하면서 로맨스 불륜 영화 찍더니! 갑자기 죽었어요!”
-미드의 세계 ㄷㄷ
-불륜영화라니 ㅋㅋㅋㅋ
-레드상수식 킬각
-한쪽이 죽은 엔딩까지 완벽하네 ㅋㅋㅋ
“자~ 리플레이 보는 중에! 라이브 화면에선 단무지가 다시 부활해서 돌아왔습니다. 앞으로 진짜 힘들겠는데요?”
다행히 킹귤의 목이 터지기 전에 리플레이가 끝났고 화면이 전환됐다.
* * *
계약자라면 필시 미니언을 잡아서 골드와 경험치를 얻어내야 한다.
그런데 단무지가 잡을 미니언이 이미 다 지나가고 없다.
전부 포탑의 공격에 타죽고 시체만 남았다.
반면, 아몬드는 이미 레벨이 2였다.
“점멸검이 먼저 2레벨을 찍다니. 이러면 너무 편하죠?”
중계진은 점멸검의 2레벨을 강조 중이다.
“예. 2레벨이 된다고 뭐 드라마틱하게 세지는 화신은 절대 아닌데. 먼저 찍으면 훨씬 편하죠!”
이들이 ‘편하다’는 말을 반복하는 이유는 2레벨에 배우는 이 스킬 때문이다.
[어검술] [검을 다시 손으로 불러들인다. 이때 경로에 적이 있으면 대미지를 준다. 쿨타임 3초.]이제부터 점멸검은 검을 던지고 나서, 다시 자기 손으로 불러들일 수가 있다.
본래라면 칼을 던진 후 그곳으로 점멸을 타서 다시 주워오거나, 아니면 직접 뛰어가서 줍고 뒤로 던지며 점멸로 도망가야 했다.
“이러면 3초마다 한 번씩은 원거리 공격을 쓰는 화신이 되는 거죠?”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다.
즉, 안정적으로 골드와 경험치 수급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훨씬 안정적이죠. 물론 1레벨 점멸검에 비해서 안정적이라는 거지, 진짜 안정적인 건 아닙니다. 어쨌든 체력은 종잇장에 근거리 화신이니까요.”
“그렇죠.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몬드 선수는 지금 너무 잘해주고 있는데요? 심지어 견제까지 합니다!”
아몬드는 검을 미니언에게도 던졌지만, 가끔씩은 단무지를 향해서도 던졌다.
“이야. 점멸검이 라인전에서 견제를 한다는 게…… 지금 상황을 보여주죠?”
“엄청 유리하다는 거죠!”
실제로 미드 라인전은 아몬드가 주도권을 꽉 쥔 채로 운영되고 있었다.
“아무리 1레벨에 솔킬을 땄어도 점멸검은 점멸검인데. 이거 거의 틈을 안 주는데요?”
“제 기분 탓일까요? 아몬드 선수 오늘 움직임이 상당히 매끄러워요!”
중계진의 말처럼 아몬드의 오늘 컨디션이 상당하기 때문일까?
아몬드는 상대를 역으로 압박까지 해내며 레벨 5까지 성장한다.
이대로는 무난하게 6레벨도 찍을 것이다.
이에 단무지는 묘수를 던졌다.
“단무지 선수. 라인을 벗어납니다. 로밍인가요.”
그가 미드를 벗어나서 어딘가로 향한다.
“아까부터 맵을 넓게 쓰려고 하고 있죠? 감시 토템도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단무지와 그의 정글러 고구마가 틈틈이 감시 토템으로 맵을 밝혀둔 덕에, 현재 미드에서 탑으로 향하는 길은 대낮처럼 밝았다.
위험 요소가 없는 것이다.
“아. 아몬드 선수가 미드 라인전을 엄청 잘하고 있는 건데. 아무래도 점멸검이다 보니 시야 밝히는 거까지 방해할 순 없었어요!?”
“그렇죠? 레벨 6까지는 어떻게든 가만히 크는 게 좋으니까요! 반면 단무지 선수는 그런 상대의 심리를 읽고 지금 최대한 이득 굴리고 있는 거구요!”
점멸검은 흥했든 망했든 6레벨 전까지는 라인을 잘 벗어나지 못한다. 때문에 벌룬스타즈는 시야를 많이 밝혀두지 못했고.
고구마와 단무지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단무지 안 보여요.]그냥 적이 안 보인다는 콜을 보낼 수밖에.
“단무지! 지금 거의 탑에 도착했습니다!?”
“타이밍 아주 좋죠?”
단무지는 전투는 졌을지언정, 전쟁을 지고 있진 않았다.
그는 큰 그림에서 팀의 승리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일단 상대의 최약체인 탑을 공략하는 것이 그 밑그림이다.
“아, 풍선껌 도망가야죠!”
“이미 늦은 거 아닌가요!?”
풍선껌은 뒤늦게 낌새를 눈치채고 뒤로 뛰었으나.
평소 하던 아이언볼처럼 빠르게 굴러갈 수가 없었기 때문에 한 템포 늦은 반응이었다.
“단무지! 스킬샷 잘 맞혀야 합니다!”
“풍선껌은 잘 피해야 하구요!”
팟.
단무지가 우측 수풀에서 튀어나온다.
키잉──
그의 검에 푸른 바람이 깃들었다.
[돌풍] [순간적으로 많은 바람을 모아 앞으로 내지른다. 돌풍에 맞은 적은 공중에 떠버린다. 쿨타임 4초.]──파아앙!!
휘두른 검격을 따라 일직선으로 휘몰아치는 돌풍.
[공중에 뜸]풍선껌의 상태에 변화가 생기며, 붕 떠버렸다.
“아, 적중했습니다!”
이에 따라오던 도토리묵의 ‘제천대성 – 손’의 여의봉이 쭉 늘어나며 공중에 뜬 풍선껌을 내려친다.
뻐어──엉!
소리만 들어도 묵직한 대미지가 들어갈 듯한 공격.
붕 떴던 풍선껌의 몸이 바닥으로 찍히고, 다시 한번 튕겨 올라갈 정도의 충격이었다.
이때 단무지가 손을 교차시켜 스킬을 발동한다.
[하늘 베기] [공중에 뜬 적에게 순간 이동하며 세 번 베어 넘긴다. 쿨타임 4초.]공중에 뜬 적에게 쓸 수 있는 공격 스킬이자, 이동기다.
팟.
바람처럼 흩어진 단무지의 신형이 공중에 붕 뜬 풍선껌 바로 옆에 등장했고.
바람을 잔뜩 머금은 칼날이 그를 세 번 베어 넘겼다.
촥! 촤악! 촤아악!
너덜너덜해진 풍선껌은 끈 잘린 연마냥 공중에서 휘청거렸다. 그 위로 야수가 들려든다. 떨어지는 그를 그대로 낚아채서.
쿵!
[덮치기]파운딩을 넣는다.
야수의 이빨이 사정없이 물어뜯었다.
풍선껌은 바닥에 깔린 채 무력하게 죽어갔다.
[풍선껌] [체력 3%]마지막은 단무지의 일격이 처리했다.
푹!
패시브로 인해 잔뜩 길어진 칼날이 풍선껌의 배를 꿰뚫어버린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단무지 → 풍선껌]“이야! 완벽한 콤보! 팀플레이!”
“이런 걸 풍선껌 님한테 살아나라고 하면 그게 못된 거죠. 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단무지 선수 로밍 타이밍 완벽했구요! 아몬드 선수에게 1킬 따이고 시작한 게 맞는지 의문일 정도죠!?”
단무지는 자신의 실책을 완벽하게 복구해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 5]레벨도 5로 올라서 아몬드의 레벨을 따라잡았다.
“지금 3명이 모인 김에 포탑 쳐도 되지 않나요?”
심지어 포탑을 부술 수도 있는 상황까지 되었다.
현재 도토리묵과 고구마, 단무지 이렇게 셋이라면 충분히 가능했다.
셋 다 포탑을 때려 부수는 거에 일가견이 있는 화신들이다.
“그렇죠! 바람검, 제천, 야수 셋 다 포탑 철거 귀신이거든요!”
“이야. 이게 강팀의 운영인가요? 분명 첫 킬은 벌룬스타즈가 만들어냈는데요……! 뭔가 자연스럽게 고단백이 게임이 유리해집니다?”
일전에 붙었을 때도 늘 이런 식이었다.
아몬드가 어쩌다가 라인전을 겨우 이겨도, 포탑 철거는 상대가 먼저 한다. 수 싸움과 시간 활용 노하우의 레벨이 다른 거다.
리그전에서도, 스크림에서도 단무지의 큰 그림을 그려가며 플레이하는 능력에 손을 쓰지 못했다.
늘 이런 플레이에 당했다.
하나…….
[몬드야. 뒤에서부터 돌아서 와. 난 정면으로 들어갈게.] [예.] [야수가 선타깃이다. 도주기 없어.]늘 이런 플레이에 당했다는 말은, 연습하고 대비할 기회가 충분했다는 말이기도 했다.
“……근데! 아몬드 선수와 타코 선수가 탑 쪽 수풀에 숨어 들어갔습니다! 언제 왔죠!?”
타코는 단무지의 손해를 메꾸는 방식에 대해서 연구했고, 그 타이밍과 동선을 대강 예측할 수 있었다.
그는 단무지가 게임을 풀어내기 위해 풍선껌을 죽이러 갈 거라는 걸 알고 있었고.
그걸 미끼로 써버렸다.
“이거 쌈 싸 먹으려는 거죠!? 각이 묘합니다! 고단백! 포탑 밀려고 하면 역으로 다 쓸릴 수도 있어요!”
“미호까지 멀리서 따라오고 있어요! 이거 풍선껌을 미끼로 두고 설계한 게 아닌가요!?”
타코와 아몬드에, 미호까지 먼 거리에서부터 조여들어 온다.
반면 상대는 탑의 포탑을 깨느라 여념이 없었다.
[야. 뒤에 오는 거 같은데? 둘 정도?] [일단 포탑 깨자.] [바텀도 서폿 안 보여요.] [그럼 셋인가?]적이 조여오는 걸 몰라서는 아니었다.
단지 지금 포탑까지 밀어서 이득을 취하지 않으면 점점 더 게임이 힘들어질 것을 우려한 단무지의 판단.
그 판단은 옳았던 걸까?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쿠구구궁……!
일단 포탑은 무너졌다.
“포탑 진짜 빨리 밀었죠?”
“고단백 이제 도망가나요!?”
“도망갑니다!”
고단백은 뒤돌아서 마구 뛰기 시작했다.
어차피 이들은 포탑도 밀고 풍선껌도 죽였으니 도망만 가면 이득이다.
[몬드야! 내가 문다!]타코는 그들이 뒤돌아 도망가는 걸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한발 빠르게 뛰어든다.
[밀치기]슈우우웅!
타코의 신형이 고속으로 날듯이 쏘아졌다.
“망치 전사의 밀치기! 잘 들어갑니다! 타코 선수!”
“너무 앞 아닌가요!?”
타코는 정확히 야수에게 들이박았다.
쿠웅!
“밀치기 적중!”
“벽 기절까지!”
야수의 신형은 뒤로 쭉 밀려나, 벽에까지 닿아서 한 번 더 부딪혔고.
[기절]기절해 버렸다.
“아! 근데 타코 선수 너무 혼자 앞입니다!”
“이래서는 본인이 역으로 3 대 1이 됐죠!?”
기절한 야수를 제외해도 둘.
그것도 폭발적인 딜을 뿜어낼 수 있는 두 계약자가 타코를 향해 스킬을 시전한다.
‘이런.’
풍선껌을 죽였던 그 연계가 다시 시작된다.
[돌풍]강력한 바람이 우선 그를 덮친다.
퍼어엉!
타코의 몸이 붕 떠버렸다.
제천이 달려든다.
[봉 후려치기]여의봉이 쭉 늘어나며 내려찍는다.
쿠웅!
바닥에 부딪히며 다시 위로 떠오르는 타코의 몸.
[타코야끼] [체력 68%]제천과 바람검 다 이 타이밍에 워낙 강력한 터라, 순식간에 절반 가까운 체력이 날아가고.
[하늘 베기]바람검의 하늘 베기가 작렬한다.
촤아아악! 촥!
[타코야끼] [체력 29%]공중에서 세 번의 검격을 당한 뒤 떨어지는 타코의 신형.
밑에 기다리고 있는 건 여의봉으로 후려칠 준비를 하고 있는 제천.
후우웅!
그는 마치 홈런 타자처럼 봉을 휘둘렀는데.
──카앙!
‘!?’
뭔 투사체가 날아와서 봉을 옆으로 쳐내버렸다.
제천은 분노에 찬 눈으로 투사체가 날아온 곳을 돌아봤다.
‘뭐야?’
그러나, 이미 적은 그곳에 없다.
그때, 옆에서 뭔가 번쩍거린다.
[점멸]파직!
세 명의 적 사이로, 전격처럼 나타난 아몬드의 신형.
탁.
허공을 맴돌던 그의 손이, 점멸검을 정확히 쥐었다. 아까 전 제천의 봉을 쳐냈던 그 검이다.
허공에 뜬 그의 몸이 회전하며, 자연스레 검로가 만들어졌다. 검강의 푸른 기운이 깃든 검로가?
촤아아아악!!
─제천의 목에 빨간 줄을 그어냈다.
치명타와 함께 강력한 대미지가 들어간다.
푸슛!
붉은 핏방울이 사방에 튀었다.
제대로 된 일격이었다.
‘어?’
하나, 제천을 놀라게 한 건 대미지가 아니다.
그의 동공에 비친 텍스트 때문이다.
[망나니 용사] [레벨 6]점멸검의 레벨이 6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