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254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254화
89.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3)
“아몬드! 6레벨 되나요!? 되나요!”
“됐습니다!”
해설자들이 6레벨 6레벨 노래를 부른 이유는, 도망을 빨리 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무려 5인이 아몬드 하나 잡겠다고 미드로 몰려오는 이상, 점멸검 한 개로는 도주가 불가능했다.
하나 2개가 된다면?
가능성이라도 있다.
“이제 도망가야죠!”
만약 살아남는다면, 팀에 엄청난 이득이다.
무려 5명이나 아몬드를 죽이기 위해 시간이 투자되었는데. 그 시간이 허투루 쓰이는 셈이니까.
그사이 벌룬스타즈는 다른 곳에서 포탑을 부수거나, 적의 감시 토템을 부수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을 터다.
그러니까, 6레벨이 됐다고 5인 사이로 점멸을 해버리라고 6레벨, 6레벨 노래를 부른 게 아니었다는 뜻이다.
“일단 단무지, 고구마, 백숙 선수부터 미드에서 합류해서 아몬드 선수를 죽이러 들어갑니…… 아니! 아몬드! 이걸 들어가요!?”
킹귤이 놀라서 벌떡 일어난다.
“칼 두 개 다 적진으로!?”
아몬드가 두 칼 모두를 적진을 향해 던졌기 때문이다. 하나는 고구마, 하나는 단무지를 향해.
아몬드를 향해 달려들려던 셋.
고구마, 백숙, 단무지는 순간 멈칫했다.
‘이걸 들어와?’
‘뭐야 진짜인가?’
‘페이크 아냐?’
셋 중 둘은 호기롭게 던진 이 두 칼이 모두 페이크라고 생각했다.
점멸 하는 척, 전혀 다른 방향으로 던지고 자신은 그냥 뒤돌아 뛰려는 계획이라고.
단무지만이 제대로 반응했다.
‘……온다!’
커다래진 그의 눈, 바로 옆을 지나가는 단검에서 봤기 때문이다.
파지지직!
찰나의 순간에 지나가는 금빛의 전격을.
[점멸]파앗!
허공에서 나타난 아몬드의 신형이, 단무지 위로 그림자를 드리운다.
아몬드는 진짜 적진으로 뛰어들었다.
현재는 3 대 1.
아주 빠른 시간 안에 5 대 1이 될 전장으로, 자신을 밀어 넣은 것이다.
“진짜 갑니다! 설마 미드 포탑 내주기 싫다 이건가요!? 그러기엔 상황이 너무 안 좋은데요!
“다행히 고구마랑 백숙은 지금 원래 아몬드가 있던 곳으로 달려가고 있죠! 설마 자기들 쪽으로 달려들 거라고 생각을 못 한 거죠!”
순간적으로 만들어진 단무지와의 1 대 1.
꿀꺽.
단무지는 마른침을 삼켰다.
허공에 뜬 아몬드의 몸이, 순식간에 회전했다.
갈아버리듯이 3연격이 그어졌다.
살벌한 검로가 위에서부터 아래로 휘몰아친다.
카가가강!
“검강! 막혔어요!”
단무지는 막아냈다.
그리고 반격하려는 찰나. 아몬드는 검을 던지며 사라졌다.
[점멸]파직!
던진 검 쪽으로 사라진 건 아니다.
그 검은 아직 점멸 쿨타임이다.
“아! 아몬드! 다시 검을 던지면서 점멸?! 근데 지금 던진 검이 아니라! 아까 던진 검?!”
처음 던졌던 2개의 검 중 나머지 하나로 이동했다.
고구마가 있는 곳이었다.
촤아악!
순식간에 검격을 맞게 된 고구마.
[뭐, 뭐야!?]정신이 없었다.
“와아아! 완벽한 회전격! 그리고 또 던집니다!?”
고구마가 야수의 발톱으로 응수하며 그를 베어냈으나. 허공을 휘젓는 꼴이다.
아몬드는 이미 검을 던진 뒤였다.
[점멸]파직!
또 사라졌다.
“아! 이거 어디죠?!”
“이번엔 아까 단무지랑 싸울 때 던졌던 검이죠!”
바로 전에 던진 검이 아니라, 전전에 던졌던 검으로 계속해서 이동하는 패턴이었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이 급박한 상황에서 적들이 대응하긴 너무 힘들었다.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엇박자로 공격이 들어온다고 느껴진다.
파직!
촤아아악!
파지직!
촤악!
연이어 점멸을 해대며 공격을 해대는데도, 제대로 타격 한 번 넣지 못했다.
“아아! 이거 시간 너무 끌리는데요!?”
“한 대! 한 대를 못 때려요!”
“이제 도토리묵과 서포터, 대추도 합류합니다!”
그러던 중…….
파직!
‘?’
‘뭐야.’
‘아…….’
고단백의 세 계약자의 얼굴 위로 허무감이 드리운다.
어느새 아몬드는 자기 포탑 앞으로 되돌아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이 전투 자체가 없었던 일인 것마냥.
아몬드는 자신의 앞에 모인 셋, 아니, 이제 다섯을 바라본다.
‘다음엔…….’
휘릭.
손목을 풀듯이 두 칼을 돌리면서, 다음 타깃을 정하려는 듯.
“……!”
킹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본래 고단백 다섯이 아몬드를 사냥하러 온 거지만, 꼭 아몬드가 다섯 중 누굴 죽일지 고민하는 것처럼 되었다.
“이거 누가 누굴 사냥하러 온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다섯 명이 잠시나마 멍하니 아몬드를 바라보고 있는 장면.
누가 이 미드 라인의 주인인지 알려주고 있었다.
“고단백! 시간 또 끌립니다!”
시간이 지체되어 버렸다.
[전부 퍼부어!]단무지는 급했는지, 기습적으로 강신기를 쓰며 칼을 휘두른다.
콰아아앙!
“이거 지금 강신기예요!!”
파직!
아몬드가 검을 내던지며 다시 사라졌다.
“도토리묵이랑 서포터, 대추도 뜁니다! 이제 진짜 5인 갱이에요!”
말 그대로 다섯 명이 아몬드를 잡기 위해 대열을 갖추며 달려든다.
“아! 결국! 벌룬스타즈 멤버들도 왔습니다!”
하나, 이미 시간이 지체된 상황.
당연히 벌룬스타즈 쪽에서도 대처가 있었고. 그들은 아몬드를 지키는 걸 택했다.
“미호와 딸기 슈터 도착! 백숙이랑 교전!”
가장 먼저 도착한 바텀 듀오가 남측에서부터 적들을 쏘아댔다.
그들을 상대하는 건 역시 같은 바텀 듀오인 백숙과 대추.
파바방!
그들은 서로 투사체를 쏴대며, 최대한 미드로 몸을 옮겨간다.
“자리싸움 치열합니다아!”
“제천 달려듭니다! 근데 아몬드 또 어디로 간 건지 알 수가 없어요!”
“풍선껌도 뛰어오고 있죠!? 또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곳에서부터 뛰어옵니다!”
“타코야끼!? 야수를 밀어냅니다!”
이제 타코야끼까지 합류했다.
미드에선 이제 4 대 5 교전이 벌어진다.
온갖 스킬들이 난무하고, 순식간에 서로의 체력이 깎이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점멸로 날아다니며 전장을 휘젓고는 있지만.
수많은 스킬이 난사되는 한타에선 그냥 눈먼 투사체에도 맞게 된다.
[망나니 용사] [체력 35%]어느새 체력은 35%다.
“어!? 아몬드 체력 35% 자칫하면 이거 강신기 조건 맞춰집니다!”
단무지가 눈을 부릅뜨며 외친다.
[지금! 한 방에 죽여야 돼!] [아몬드부터 점사해!]35%에서 애매하게 5~10%만 더 사라지면 강신기 발동 조건만 채워주는 셈.
이때 완벽하게 한 방 대미지로 끝장을 내야 한다.
그렇기에 모든 화력을 집중하는 고단백.
“고단백! 거의 모든 강신기 발동! 지금 아몬드에게 쏘아지죠!?”
“너만 죽이면 된다아! 마인드!”
하나, 그게 마음대로 안 되는 게 5 대 5 한타의 묘미다.
“하지만 벌룬스타즈는 얘만 지키면 된다 마인드거든요! 이게 마음처럼 안 되죠!?”
파앗!
이상한 곳에서 튀어나온 거석.
그가 변수였다.
“어!? 뒤늦게 합류하는 풍선껌! 위치가! 위치가 너무 좋은데요!”
[박치기]콰앙!
별로 고민도 없이 들이박은 박치기.
[상태 이상 : 공중에 뜸] [상태 이상 : 공중에 뜸].
.
.
이 박치기에 무려 3인이 공중에 떠버린다.
“미, 미친 거석! 박치기 대박!”
“이 맛에 거석을 하죠! 맨날 줘터지다가도! 그냥 들이받으면 뭔가 되거든요!”
-무친ㅋㅋㅋㅋ
-이게 껌형이지!
-왘ㅋㅋㅋ 브론즈의 계획을 너희들이 어떻게 알겠냐곸ㅋㅋㅋ
잠시의 딜 공백.
그 순간, 고단백 입장에서는 등골이 섬뜩해지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피로 맺은 계약은 기억하고 있겠지.〕
아몬드의 체력바가, 정확히 30%에 멈춰 있었다.
화르륵!
머리칼이 붉은 마나에 휘날리며 하얗게 타들어가고.
이기어검술이 발동된다.
주변 모든 적들의 무기가 일시적으로 먹통이 되고.
파직──!
아몬드의 신형이 어디론가 흩어졌다.
* * *
아몬드의 강신기 발동 후.
중계진이 뱉은 말이라곤 이런 것뿐이었다.
“아아아아몬드!?”
“우아아아!”
“미, 미쳤어요!”
이럴 수밖에 없었다.
이기어검술과 함께한 아몬드는, 마치 4개의 칼과 함께 전장을 비행하는 것처럼 보였다.
[망나니 용사가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망나니 용사 → 백숙]그가 섬광처럼 지나가는 곳마다 적들이 쓰러진다.
[전장의 지배자! 망나니 용사!] [망나니 용사 → 고구마]-쒯.
-댐……
-ㄹㅇ쩐다
-와;;
“칼에도 전여친의 영혼을 넣어놨나요!? 미친 듯이 집요하게 베어댑니다!”
“이게 너프돼서 10초가 된 건데! 너프 전 15초였으면 큰일 났겠네요!”
마지막으로 남은 단무지를 베어내는 데까지 딱 10초.
[망나니 용사 트리플 킬!] [망나니 용사는 전설적입니다!] [망나니 용사 → 단무지]10초 안에 5 대 5 한타의 결과가 나와 버렸다.
[마무리!]절대 일방적이어서는 안 되었으나.
결과는 일방적이었다.
“벌룬스타즈는 전원 생존! 고단백은 전부 죽었어요!?”
“이게 말이 됩니까? 무슨 포탑 다이브를 한 것도 아닌데요!!”
당연한 말이지만, 여기서 게임은 뒤집혀 버렸다.
꼭 1세트의 데자뷔를 보는 듯했다.
약 10분 후.
탕!
중계진이 테이블을 치며 큰 목소리로 외쳤다.
“쥐쥐~~~!”
게임이 끝났다.
중계진이 가리키는 스코어보드엔 아무도 예상 못했던 스코어가 적혀 있었다.
[버룬스타즈 2 : 고단백 0]-미쳤다 미쳤어 ㅋㅋㅋ
-와 역배는 승리한다아아아아!
-돌겠네 ㅋㅋㅋ
-대박ㅋㅋㅋ
해설자들은 아몬드의 점멸검 하이라이트를 돌려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마지막에 킹귤이 씩 웃으며 이런 예상을 내뱉었다.
“이거 어쩌면 3 대 0 갈 거 같은데요?”
-퇴근 빨리할 생각에 히히낙낙ㅋㅋ
-어림도 없지 킹펠레!
-미친ㅋㅋㅋ 스스로 저주를 거네
-아 왜 그러는데!
-ㅋㅋㅋㅋㅋㅋ ‘그 발언’
* * *
고단백의 대기실.
단무지가 팀원들에게 말했다.
“우리가 틀렸네. 아니, 정확히는 내가…….”
그는 자신이 틀렸다고 인정했다.
프로게이머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거랑 달랐어.”
그간 그에겐 점멸검에 대한 어떤 편견이 존재해왔다.
그의 주력 픽인 만큼, 그간의 경험을 통해 단단히 형성된 일종의 데이터 기반의 믿음이 있었던 것인데.
“점멸검은 늘 조합의 조건을 많이 탄다고 생각했거든.”
일단 첫째로는 점멸검은 조합을 많이 탄다는 것이다. 적군 조합뿐 아니라, 아군 조합도 탄다.
아군 전체가 그를 위해 초반을 희생해야 하는 구조다. 6레벨 이전까지 미드가 게임에 영향력이 없으니, 당연한 이야기다.
괜히 솔로 랭크에서 고르면 욕먹는 게 아닌 셈이다.
그렇기에 사실 점멸검은 대단한 카운터가 따로 필요하지 않았다.
그저 초반 단계에서 슬쩍 찔러주는 플레이만으로 아예 무력하게 만들 수 있었다.
“이걸 잘못 생각했어. 이게 극복이 되더라고.”
하나 이것도 상대 계약자가 어디까지나 인간스러운 점멸검일 때의 이야기였다.
단무지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상상을 초월하더라.”
그는 아몬드의 점멸검 리플레이를 보면서, 깨달았다. 이 녀석은 어디 다른 시공간에서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검강, 회전격 이 두 가지 스킬을 극한까지 활용하면 아이템이 별게 없어도 충분히 한타 구도를 바꿀 수 있는 대미지가 나와. 나도 알고는 있지. 이론적으로. 그리고 어쩌다가 해본 적도 있어. 근데 이걸 진짜 매번 현실로 만드니까…….”
단무지는 말을 줄였다.
할 말이 없었다.
적이 강하다. 이 말을 계속해서 반복해서 하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팀원들의 사기가 떨어지니까.
“그렇다고 우리가 못 이기냐?”
그는 팀원들의 사기를 올려주기 위해 물었다.
“전혀 아니야. 오히려 실력은 한참 앞서. 저 비밀 병기 변수 하나가 문제였던 거야. 이제…….”
스슥.
“밴을 이렇게 고칠 거야.”
단무지는 화이트보드에 적혀 있던 밴 리스트를 수정한다.
[밴 리스트]#1. 점멸검
#2. 레이나
#3. 사나
아이언볼 대신 점멸검이 들어갔다.
아몬드 3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