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25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257화
91. 소감(1)
중계진이 화들짝 놀랐다.
[망나니 용사! 더블킬!]기습적인 1레벨 인베이드식 갱킹을 회피한 수준이 아니라, 아예 정면으로 완파해 버렸다.
“이걸 둘 다 죽이다뇨!?”
“심지어 본인은 살았습니다!?”
“1레벨 싸움을 이렇게 잘하는 선수가 있었던가요!”
1레벨에는 모든 화신들이 딱 2개의 스킬뿐이다.
자신의 고유 패시브와 1레벨에 배우는 스킬.
그렇기에 전술이나 전략의 변수가 적고, 순수하게 피지컬로 승부가 나는 경우가 많다.
“아몬드 선수의 VNS 수치가 허황된 게 아니라는 증거죠! 1레벨이야말로 피지컬 진검 승부니까요!”
“아몬스 선수 상대로 1레벨 싸움을 시도한 게 실수군요! 나름 고단백의 날카로운 전략이었는데요!”
“아무리 계획을 잘 짜놓으면 뭐하나요!? 이런 수준의 플레이가 나올 거라고 누가 예상합니까!?”
-미쳤다;;;
-이게 아몬드?? 이게 아몬드?? 이게 아몬드?? 이게 아몬드??
-레입도! 레입도! 레입도!
-이게 레이나의 입술을 훔친 자의 실력…… ㄷㄷ
앞선 4개의 경기 중 어떤 경기도 이렇게 한쪽이 유리하게 시작한 경기는 없었다.
“이거 고단백 회복 가능한가요?”
“아…… 글쎄요. 모르겠습니다.”
게임이 터졌다…… 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그와 비슷한 수준인 건 분명했다.
-헐 결승 마지막에 이렇게?
-고단백 ㅠㅠㅠ 어카냐 ㅠㅠ
-ㅈ망했다 ㅋㅋㅋ
고단백의 마지막 경기가 허무하게 끝날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처음 결승이 시작할 때는 고단백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이 80%에 가까웠던 걸 생각하면 흥미로운 반응이다.
-정배들아 정신이 들어?!
-비겁한 정배충들 멸! 망!
-이거지! 이거야! 이게 배팅이라고오오!
반면, 벌룬스타즈의 승리에 걸어둔 사람들은 신이 났다.
그게 채팅창 너머로도 느껴질 정도다.
“아니! 킹귤 님! 지금 고단백 상황이 너무 안 좋은데!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
“음…… 일단 레이나가 원래 근본 미드라이너가 아니라는 게 그나마 위안인 것 같습니다.”
킹귤이 열심히 고단백에게서 희망적인 면을 찾으려고 포장을 해본다만…….
-응~ 위안은 중국 화폐구여~
-ㅋㅋㅋㅋ근본 미드고 뭐고 아몬드 레이나 초반 2킬 먹으면 그냥 악몽 스타트야
-어차피 킹귤도 알고 있을 듯. 아몬드 지금 움직이는 거 보면 그냥 답 나옴.
시청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실로 현장 관중석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우아아아아아아!
-워우! 워우! 벌룬! 벌룬!
-아! 몬! 드!
벌룬스타즈 관중들은 열심히 응원가를 부르고 있는 반면, 고단백 쪽은 분위기가 싸늘하기 짝이 없었다.
킹귤은 최대한 더 수습하기 위해 다시 말을 시작했다.
“아직 끝난 거 아닙니다! 미드에서 큰 사고가 나긴 했지만! 다른 라인은 아직 영향을 안 받았거든요!”
“그렇죠! 단순히 2킬로 끝나면 별게 아니고, 스노우볼이 굴러야 되거든요! 릴이란 게임이!”
“맞습니다! 특히 탑이 희망입니다!”
킹귤이 고단백의 탑을 강조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죽은 건 서폿이랑 미드니까. 탑엔 별 영향이 없죠!”
첫째로, 죽은 건 서포터와 미드라이너이기 때문에 탑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점이고.
“게다가 지금 굉장히 사기캐로 평가받는 발키리를 고르지 않았습니까!”
둘째로는 고단백의 탑이 발키리라는 점.
늘 밴을 당할 정도로 성능이 좋은 화신인데. 이 화신이 잘 크기까지 한다면 정말 희망을 걸어볼 만했다.
킹귤의 포장이 빛을 발하는 걸까?
관중들은 조금이나마 수긍하는 것 같았다.
-그건 그래
-아 탑이 역겨운 그 새끼구나
-발키리면 또 모르긴 해
-역시 감귤포장학과 출신 킹귤…… 포장 지리네
캐스터도 이거다 싶어서 다시 한번 강조한다.
“아! 그렇죠! 발키리! 이거 잘 크면 못 말리거든요!? 충분히 뒤집고도 남아요!”
“여기서 버티면서! 계속 기회를 보면 되는 거예요!”
킹귤의 이런 말이 들리기라도 한 걸까?
그런 사건이 있었던 것치고는 고단백은 나름 잘 버텨냈다.
우선 약 10분여 동안 미드에서 아무런 사고가 없었고.
[적을 처치했습니다!] [고구마 → 풍선껌]심지어 탑에서 득점을 해냈다.
“와! 탑에서 그래도 킬을 해냅니다!”
“오? 좋아요? 이러면 진짜 또 몰라요?”
“저는 이제 상황 거의 반반 봅니다!”
이러면 고단백이 게임을 다시 반반으로 만들기 위한 조건을 얼추 다 맞춘 셈이다.
-이걸 결국 껌이 죽네
-저건 어케 할 수가 없음.
-필살 갱킹이었음.
-저래서 사기라니까? 그냥 포탑 처맞으면서 들어오잖아.
이대로 시간을 더 끌면 초반에 있었던 실수는 없던 일처럼 흐려질지도 모른다.
“원래 이 릴이란 게임이 한번 이득을 보고 그걸로 또 이자 받아먹듯이 계속 굴려야 되는 건데. 그 이자가 끊기면 별거 없어져요!”
“그렇죠. 초반에 미드에서 더블킬. 그거 흐지부지될 수도 있는 겁니다?
“더블킬 먹은 아몬드가 뭘 해줘야 하는데요.”
보통 이런 상황에선 킬 먹은 사람이 뭔가 해줘야 한다.
릴에서 의외로 킬을 많이 먹고도 욕을 먹는 경우가 있는데.
‘넌 그 킬 먹고 한 게 뭐냐?’
이런 논리로 공격당하곤 한다.
이건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킬을 먹고 성장을 했으면 그만큼 어깨에 짐이 무거워지는 게 이 게임의 특징이다.
캐리를 하려면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셈이다.
“아몬드가 뭔가 할 수 있을까요!? 지금 레이나가 강력한 4레벨 타이밍이거든요!?”
지금 상황에선 그게 아몬드다.
초반에 2킬을 내리먹었으니. 그 성장력을 바탕으로 뭔가 더 해낼 차례가 온 셈이다.
“또 솔킬을 내는 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아? 왜죠!?”
“폭풍 닌자는 연막탄이 있고 챠크라 터뜨리면 속도가 엄청 빨라서 어지간하면 정말 안 죽거든요.”
분석관의 말에 킹귤이 동의한다.
“맞죠! 그렇게 플레이하는 화신은 아니지만. 안 죽으려고만 하면 진짜 안 죽습니다!”
암살자들은 대체로 이동기가 뛰어나다.
보통은 그 이동기를 암살을 하기 위해 사용해야 하지만, 망한 암살자들 같은 경우, 살기 위해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정말 죽이기 까다롭다.
“차라리 아몬드 선수는 다른 라인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더 낫다고 말하려…….”
본래 이럴 땐 다른 라인을 개입해서 풀어내는 게 좋지만. 레이나는 아무런 CC기도 없어서 그게 쉽진 않다.
그런데…….
“……는 순간! 타코야끼 미드로 진입!?”
파앗!
미드 라인의 우측 수풀에서 타코야끼가 등장한다.
아무래도 미드 돌파를 강행하려는 모양이다.
[나무 정령 – 우드렐] [타코야끼] [레벨 3]“아! 저희가 블라인드 픽이라 미쳐 강조를 못 했는데요! 타코야끼 선수 픽이 굉장히 노골적이었죠!?”
“그렇죠! 이거 대놓고 아몬드 밀어주는 픽이거든요!”
나무 정령, 우드렐.
서포터형 정글러라는 희한한 포지션을 갖고 있는 화신이다.
본인 자체가 전투 능력이 있다기보단 아군에게 특수한 효과를 부여하면서 싸우는 화신이다.
이때 그가 특수한 효과를 부여할 아군은 누가 봐도 뻔했다.
“아몬드도 달립니다!”
아몬드다.
“단무지! 반응 빨라요! 뒤로 도망!”
[챠크라 방출]퍼엉!
단무지는 갱킹인 걸 눈치채자마자 곧바로 땅을 박차며 뒤로 쏘아지듯이 달렸다.
원래라면 레이나가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
하지만──
[정령의 가호] [대상에게 정령을 보내 보호막을 부여한다. 대상의 이동속도가 빨라지며, 공격 시 추가 대미지를 입힌다. 지속 시간 5초. 재사용 대기 시간 8.4초]──우웅!
아몬드가 녹색 빛에 감싸지더니.
휘이이이잉!
엄청난 속도로 달려가기 시작한다.
이 순간 한정으로 폭풍 닌자보다 훨씬 더 빨랐다.
“폭풍 닌자 순식간에 따라잡혀요!”
기리릭……!
그리 빨리 뛰는 와중. 아몬드가 활시위를 당긴다.
“아니, 달리면서!? 활을 당깁니다?!”
활시위를 놓자, 푸른 화살이 날았다.
피융!
정확히 폭풍 닌자 뒤통수에 생성된 타깃에 꽂힌다.
퍼엉!
“적중!!!”
“서서 쏘는 거랑 다를 게 하나 없어요!”
그뿐이 아니다.
타탕!
정령의 가호가 부여해 주는 추가 대미지도 자동으로 들어간다.
이후로 아몬드는 계속 뛰면서 활을 쏴댔다.
퍼엉!
퍼버벙!
퍼벙!
뛰면서 쏘는 화살이 죄다 타깃에 명중했다.
“무빙샷으로 무려 6콤보!!!”
[단무지] [체력 11%]단무지의 체력이 눈에 띄게 낮아졌다.
“이러다가 죽겠어요!”
단무지는 겨우겨우 아군의 포탑 사거리 안으로 들어갔으나.
타코야끼와 아몬드는 개의치 않았다.
우우웅……!
다시 한번 정령의 가호가 씌워지면서, 아몬드는 그냥 포탑 공격을 맞으며 앞으로 달렸다.
“아몬드! 그냥 포탑 그냥 맞으면서! 다이브!”
“쉴드 때문에 가능하죠!”
그때였다.
아몬드가 포탑을 맞으면서 다시 활시위를 당기는 순간.
펑!
[연막탄]폭풍 닌자의 연막탄이 터졌다.
주변이 흐릿해지며, 닌자의 신형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마구 쏘아지던 화살도 멈칫한다.
“아! 타이밍 좋은데요!?”
“이러면…… 포탑 다이브 너무 위험해졌어요!”
포탑에 맞으면서까지 억지로 몸을 들이민 아몬드 입장에선 상당히 곤란해졌다.
‘체력이…….’
[망나니 용사] [체력 53%]포탑에 단 2대를 맞고 체력이 저렇게 됐다.
앞으로 2대를 더 맞으면 죽는다.
‘놓치면 안 돼.’
하지만 아몬드는 활시위를 당겼다.
기리릭……!
“아니! 여기서 쏜다구요!?”
그는 최대한 집중력을 끌어올려, 자신이 폭풍 닌자를 플레이했던 경험을 돌이켰다.
‘발자국은 보이던데.’
연막탄 안에서도 발자국은 보인다.
감각이 예민한 아몬드는 그게 불만이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에, 별달리 입 밖으로 내본 적 없는 불만.
그걸 역으로 이용할 생각이다.
흡.
호흡마저 멈추고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타악.
바닥에 움푹 파이는 자국이 보인다. 아주 흐릿하고 미세하지만.
분명 보인다.
‘저기다.’
그는 조심스레 오른손에 힘을 푼다. 마치 처음부터 활시위 같은 건 잡고 있지 않았던 것처럼.
피융!
날아가는 푸른빛의 화살.
더 많이 쏠 필요도 없다. 상대는 딱 한 대만 더 맞으면 죽는다.
타깃에 맞을 필요도 없었다.
아몬드는 화살이 도착하는 것도 확인하지 않은 채 곧바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의 등 뒤, 저 멀리서 푸른 불꽃이 타오른다.
[망나니 용사 → 단무지]화르륵!
퍼렇게 산화하는 시체.
쏜 화살이 단순히 맞은 걸 넘어, 우연히 타깃에 적중된 모양이다.
“우, 우와아아아! 죽였어요!?”
-와 연막킬 뭐야 ㄷㄷ
-아니 어케 맞힌 거야?
-미쳤다……
-이 미친놈! 레이나를 책임져! 이 미친놈! 레이나를 책임져! 이 미친놈! 레이나를 책임져!
“아몬드! 아몬드는 살아나오나요!?”
[망나니 용사] [체력 21%]그는 단 21% 체력을 남기고 포탑 사거리에서 벗어난다.
“살았습니다아!”
“와! 다이브 킬! 이건 게임 터졌죠?!”
다이브 킬.
포탑과 함께 싸우다가 그 근처에서 죽는 걸 말한다.
이렇게 죽으면 미니언 경험치 골드 손해가 막심해서 가장 안 좋은 형태의 죽음이다.
-와 심지어 살았어
-다이브 당해 죽었네 진짜 끔찍하다
-와 단무지 ㅡㅡ 머하냐 진짜……
-연막 안에서 죽어버리네;
* * *
잠시 후.
고단백의 미드 포탑이 날아갔다.
[포탑이 무너졌습니다!]“억장이 와르르!”
킹귤이 애달픈 목소리로 외쳤다.
-와르르 맨션ㅋㅋㅋㅋ
-킹귤 ㅋㅋㅋ
-도라이쉑ㅋㅋㅋ
“아~! 미드 포탑이 제일 먼저 부서집니다! 제일 중요한 포탑인데!”
“그렇습니다! 근데 아몬드 또 진격하는데요?!”
“2차까지 밀려나요!?”
아몬드는 1차 포탑을 부순 거로 만족하지 못했다.
2차까지 진격한다.
“2차까지 부서지면 성소까지 포탑 딱 하나 남아요! 이건 안 되죠! 이제 겨우 4레벨인데요!?”
2차까지 지금 타이밍에 내준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인데.
막을 사람이 단무지뿐이다.
“지금 단무지는 아무것도 못 해요! 전력 차가 많이 나서요!”
하나 이미 두 번이나 죽으면서 아이템, 레벨 차이가 극심히 벌어진 단무지는 아몬드 앞에서 힘을 쓸 수가 없었다.
괜히 앞으로 나섰다간 또 킬이나 헌납하는 상황.
“이러면 다 와서 막아야죠!”
결국 다른 팀원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보통 이럴 땐 정글러가 오면 되지만.
“고구마 하나로도 안되거든요! 최소 셋 데려와! 아몬드가 말하고 있죠!”
그것으로도 부족한 게 현 상황이다.
“옵니다! 전부 오고 있죠! 그렇죠! 울며 겨자 먹기로 막아야 돼요! 겨자가 아니라 이 정도면 베트남 고추이긴 한데! 어쨌든 막아야죠!”
킹귤이 울며 겨자 먹기, 고추 먹기라고 하는 이유가 있었다.
“벌룬스타즈는 타코야끼 제외하고 미드로 합류를 안 하죠!? 탑 바텀 그냥 밉니다!”
무려 5명이나 미드 2차를 막기 위해 동원되는 사이, 벌룬스타즈의 다른 멤버들은 편하게 탑과 바텀 미니언과 포탑을 때리면서 돈과 경험치를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아몬드와 타코 둘이서 다섯을 상대할 만하다는 거죠! 아주 좋은 판단입니다! 이러면 진짜 상대가 좋아죽죠!”
“고단백 입장에선 이거 둘 다 죽여도 손해 보는 장사예요!”
“아! 그래서 울며 베트남 고추 먹기였군요!”
“그렇습니다!”
아몬드와 타코를 잡는다고 해도 고단백이 손해였다.
하나 그렇다고 안 잡을 수도 없었다.
그랬다간 더 손해를 볼 테니까.
“아몬드가 지금 묻고 있는 겁니다! 한 대 맞을래? 세 대 맞을래?! 날 막으면 한 대 맞는 거고! 날 못 막으면 세 대 맞는 거야!”
-와 내 학창시절인 줄ㄷㄷ
-그냥 빠르게 빵을 사 온다는 선택지는 없나요!?
-맞는 거밖에 없어 ㅋㅋㅋㅋ
-혹시 킹귤이란 분이 아몬드 본인인가요? 아몬드가 저렇게 묻는지 어케 알죠?
“마, 맞는 거 말고 다른 선택지는 없나요!?”
“없어요! 한 대냐 세 대냐입니다! 아몬드랑 타코를 잡아야 한 대 맞는 거고! 못 잡으면 세 대!”
“못 잡고 역으로 다 죽으면요!?
“그럼 열다섯 대 맞는 겁니다!”
“갑자기 왜 이렇게 올라요!?”
-열다섯 대 ㅋㅋㅋㅋ
-일찐식 산수ㄷㄷ
-무슨 계산법이야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ㅁㅊ